정경미

Releases

  • 시경 패풍에 나오는 「이자승주二子乘舟」라는 시는 위나라 선공 때 왕자 급과 수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에서 우리는 끝간 데 없는 인간의 욕망이 초래한 비극을 엿볼 수 있다. 권력의 암투와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형제의 의리… 그런데 이 시는, 시 자체로만 보면, 뭐지? 두 아들이 배를 타고 간다. 근데, 그게 어쨌다는 거야? 그게 왜 걱정스럽다는 거지? 알 수가 없다. 호호… 이럴 때 해설이 필요한 거죠!
  • 소박 맞은 여자의 노래. 시경 패풍에 나오는 「곡풍谷風」이라는 시는 가난한 시절 뼈빠지게 고생하다가 이제 고생 끝나고 살 만하게 되자 남편이 새 여자 얻어 오는 바람에 쫓겨나게 된 조강지처의 탄식이다. 고대 사회에서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자의 처지란 단순히 상심의 차원이 아니다. 생존권이 박탈되는 절박한 삶의 위기이다.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쫓겨났으니 이제 뭐 먹고 살 것인가. 어디 가서 살 것인가. 소박 맞은 여자의 쓰라린 심정을 이 시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누가 씀바귀를 쓰다고 하는가! 냉이보다 달구만!
  • 새해를 맞이하는 나의 자세 : “깊은 못에 임한 듯 살얼음을 밟는 듯 如臨深淵 如履薄氷”!! 시경 소아 편에 나오는 「소민小旻」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깊은 연못을 건널 땐 다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 얇은 얼음을 밟을 땐 얼음이 꺼져서 물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 가렴주구가 심하던 시절, 백성들은 한 해 농사 지어 봤자 세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고대에 세금은 수확량의 10분의 1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50% 이상을 빼앗겼다. 거기다 걸핏하면 성 쌓는다 제방 만든다 해서 불러 일을 시키고 젊은 장정들은 전쟁터에 끌고 가니 그야말로, 그놈의 나랏님들 먹여살리느라 백성들 등골이 빠진다. 과중하게 세금을 거두는 정치를 풍자한 시로, 시경詩經 위풍魏風에 「석서碩鼠」라는 시가 있다. 클 석[碩]. 쥐 서[鼠]. ‘큰 쥐’라는 뜻이다. 쥐, 하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G20 회의장 앞의 쥐그림? 관련이 있다. 요즘 쥐가 무능한 위정자의 모습으로 자주 그려지는데, 옛날에도 세금 착취하는 탐욕스러운 관리를 ‘큰 쥐[碩鼠]’라고 했다. 창고의 곡식을 몰래 훔쳐 먹는 커다란 쥐처럼 자기 배 불리는 데 나라 살림을 축내는 탐관오리를 ‘석서’라고 했다. 시경 위풍의 시-「석서碩鼠」는 이렇게 커다란 쥐처럼 백성들을 착취하는 탐관오리들이 전횡하는 정치 현실을 풍자한 시이다.
  • 시경의 열다섯 국풍 중에서 정풍鄭風은 음란하기로 유명하다. 연애시가 많다. 그래서 정풍을 ‘음풍淫風’이라고 한다. 「숙우전叔于田」도 그 중의 하나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대! 그대가 없으니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세상이 온통 텅 빈 것 같아요! 이렇게 노래하는 것이 연애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음란한 시를 공자님은 왜 ‘사무사思無邪’라고 하여 경전에다가 버젓이 실으셨을까? 연애시를 도학적으로 설명하려니 주희는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때 공자가 천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주희를 찾아와 남녀상열지사와 도학은 전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음란하다는 것은 ‘이런 걸 말해도 되나’라고 하는, 소심한 마음이다.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거리는 생각, 닫혀 있는 마음이다. 도道란 무엇인가.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마음의 역동성 아닌가. 도의 실천은 진실한 연애로부터! 이것이 남녀상열지사를 시경에 실은 공자님의 깊은 뜻인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고··· 주희는 여전히 헷갈린다.
  • 살면서 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 싸우면서 우리는 함께 산다. 싸울 수 있어야 함께 산다. 불행한 것은 나의 본성과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 난관을 극복하는 싸움이 아니라 권력의 욕망에 동원되어 애꿎게 희생되는 경우이다. 내 것이 아닌 싸움에서 죽는 경우이다. 영문도 모른 채 전쟁터에 끌려가 이름 없이 죽어가는 병사들의 비애가 바로 그것이다. 시경 패풍에 나오는 『격고擊鼓』는 권력자의 정복전쟁에 억지로 끌려간 병사가 전쟁터에서 고향의 아내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선물을 ‘동관彤管’이라고 한다. 이 말이 시경詩經 패풍邶風의 「정녀靜女」라는 시에서 나왔다. 사랑하는 마음이란 무엇일까. 좋은 걸 나누고 싶은 마음 아닐까. 맛있는 거 있으면 같이 먹고 싶고, 가을날 단풍이 아름다운 길을 보면 함께 걷고 싶은 거. 무엇이든 선물을 하고 싶고, 서로에게 선물이 되고 싶은 마음. 「정녀靜女」는 연인들의 이런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시이다.
  •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강좌나 세미나 때 공부하러 오는 사람들 보면 대부분 여자들이다. 지금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전쟁이 벌어져서 남자들은 다 거기 끌려간 게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든다. 하긴, 남자/여자를 생물학적 성性의 구분이라기보다 사회적 역할에 따른 구분으로 본다면, 직장에서 야근 밤샘을 밥먹듯이 해야 하니 남자들은 공부할 틈이 없는 게 당연하다. 옛날에도 남자들은 성 쌓고 제방 만들고 전쟁하느라 쉴 틈이 없었나보다. 시경詩經 소남召南 편에 나오는「은기뢰殷其雷」라는 시는 부역負役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노래이다...
  • 시경詩經 빈풍豳風에 나오는 「치효鴟鴞」라는 시는 주공周公이 간신들의 모함에 빠진 성왕成王에게 간언諫言하는 시라고 전해진다. 주공周公은 주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의 동생이다. 주공은 무왕을 도와 상商의 잔존세력을 누르고 새로운 나라의 기초를 닦았다. 무왕이 죽고 그의 아들 성왕成王이 왕위에 올랐다. 성왕은 나이가 너무 어려 주공이 업고 다니며 정치를 했다. 이것을 보고 무경武庚은 “주공이 섭정을 한다” “장차 주공이 성왕의 자리를 빼앗아 왕이 될 것이다”라고 모함을 한다. 성왕은 무경의 이 말을 듣고 주공을 의심한다. 헉! 믿었던 숙부가 내 목을 노리고 있었다고? 왕의 의심을 받자 주공은 왕실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 동쪽 정벌을 나간 지 2년 만에 관숙管叔 채숙蔡叔 등과 결탁한 무경武庚의 반란을 진압하러 다시 돌아온 주공은 이 시를 지어 간신들의 손에 주나라가 위태로워지고 있음을 알렸다.
  • 시경詩經 소남召南 편에 나오는 시 「표유매摽有梅」는 동양 문화권에서 대표적인 청혼 시請婚詩이다. 단순한 구절이 반복되면서 경쾌한 리듬감이 있고, 이 반복의 리듬 속에서 중요한 뜻이 조금씩 변하는 재미. 차이와 반복의 묘미가 있다. 소리내어 읽으면 더욱 경쾌하다. 길이가 짧고 반복되는 구절이 많아 외우기도 쉽다. 단순한 시형에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시경의 ‘인기 가요’이다.
  • 양계장 직송계란이 이천원에 판매합니다. 창문을 닫으며 나도 모르게 양계장 직송 계란을 이천 원에 판매합니다. 비문에 개의치 않고 트럭에 모여들어 계란을 사가는 사람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왜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하는지. 띄어쓰기를 거부하는 문장을 바르게, 나는 잘못 고친다. 간신히 틀려 놓으면 컴퓨터가 띄어쓰기를 해버린다. 때로 글자들에서 한나절 옥상에 말린 이불, 구운 햇볕 냄새가 난다...
  • 옛날 선비들은 때에 따라 출처出處를 달리 했다. 세상이 나를 알아줄 때 힘과 재능을 다해 세상을 위해 일한다. 이른바 출세出世하여 입신양명立身揚名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때, 즉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공부해도 운이 닿지 않아 벼슬자리를 못 얻거나, 정치적 불화로 벼슬자리에서 물러날 때, 조용히 숲속에 숨어 살면서 자연을 벗삼아 책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
  • 요堯 · 순舜 · 우禹 · 탕湯 · 문文 · 무武 · 주공周公으로 이어지는 고대 성왕聖王들의 덕치德治가 완성된 문물제도로 꽃피었던 주나라가 망하고 세상은 “힘과 힘의 대격전” 권력 다툼의 살벌한 전쟁터가 된다. 이때 어진 군주의 덕으로 살았던 많은 백성들이 망국의 유민이 되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농사 지을 땅은 전쟁으로 황폐해지고, 늘상 이런저런 전쟁에 끌려다녀야 했다. 이러다 보니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이런 당시의 삶이 시경 왕풍에 절절한 노래들로 전한다. 그중에 한 편-「중곡유퇴中谷有蓷」라는 시를 보자.
  • 북문北門, 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동쪽이나 남쪽은 해가 잘 드는 곳이다. 이에 비해 북쪽은 해가 잘 들지 않는 음지陰地이다. 그러니 시경 패풍의 「북문北門」이라는 시. 제목만 봐도 우울한 정서의 시이겠구나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시는 뜻을 얻지 못하고 낮은 벼슬로 가난하게 사는 하급관리가 자신의 불우한 처지를 탄식한 노래이다.
  • 시경詩經 주남周南에 나오는「卷耳」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즉 실연가失戀歌이다. 이 시에서 사랑을 ‘애인愛人’이라고 하지 않고 ‘회인懷人’이라고 하였다. 사람을 품다! 그렇다. 사랑은 너의 전부를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가슴이 심장을 품고 있는 것처럼 너와 나는 사랑이라는 사건 속에서 하나가 된다. 나는 네가 되어 이 세계를 함께 바라보고, 함께 느낀다. 그러므로 실연失戀은 내가 가진 어떤 것 중에서 무언가를 조금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가슴에서 심장이 사라지는,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게 되는 치명적인 사건이다. 내 존재의 근거 자체가 무너지는, 생명의 순환 리듬이 일순간 끊어지는, 일종의 ‘죽음의 체험’이다.
  • 근심이 많은 마음이여[心之憂矣]/빨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하구나[如匪澣矣]” 처음 시경을 읽었을 때, 「백주柏舟」의 이 두 구절에 완전히 꽂혔다. 맞다 맞어! 내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무릎을 치면서. 그건 마치 오래 비가 오다 해가 나는 날씨와 같았다. 이 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아무도 모르는 나의 시름을 깊이 헤아려주는 지기知己를 만난 듯 감격스러웠다.
  • ‘여삼추如三秋’라는 말. 네가 없으니 하루가 삼 년 같아. 헤어져 있는 잠시 동안이 아주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여삼추’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이 시경 왕풍 「채갈采葛」이라는 시에서 나왔다. 칡 캐러 가세 하루를 못 보면 석 달을 못 본 듯··· 쑥 캐러 가세 하루를 못 보면 삼 년을 못 본 듯··· 단어가 몇 개 쓰이지도 않은, 그나마 반복되는 구절이 많은, 단순한 이 시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뭘까?
  • 당신은 효자입니까? 세상에 효자가 어딨냐? 부모 입에서 효자가 나는 거지. 요즘은 참 효자가 없는 것 같다. 효자는커녕 부모 자식 간에는 원수 안 지면 다행이라고도 한다. 시경 패풍에 나오는 「개풍凱風」이라는 시는 효도에 관한 시이다. 거참 효도라니! 관계가 부재한 현대인들에게 효도라는 말은 참으로 뜬금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말 효도는 시대착오적인 고리타분한 도덕에 불과한 것일까?
  • 시경 위풍에 나오는「기욱淇奧」은 유가의 이상적 인간형-군자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미지를 만든 시이다. 군자는 바위에서 보석을 만들듯이 끊임없이 학문과 인격을 수양하는 사람. 절차탁마하는 사람이다. 이 시에서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말이 나왔다. 절차탁마? 각진 턱을 깎아서 갸름하게 만들고[切], 뭉툭한 코를 오똑하게 세우고[磋], 쌍꺼풀을 만들고[琢], 얼굴의 주름을 펴서 피부를 매끈하게 만든다[磨]?
  • ‘전전반측輾轉反側’이라는 말이 시경 「관저關雎」에서 나왔다. 아니 도대체 왜! 밤에 잠이 안 온다는 것일까. 하루종일 고달프게 일한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낮에 빈둥거리고 놀기만 하니 밤에 잠이 안 오는 거 아냐? 아니면, 요즘처럼 날씨가 무더워서? 하지만 이 시에서 전전반측하는 건 백수의 직업병도 아니고 열대야 때문도 아니다. 그리움 때문이다. 어디에 있을까 나의 반쪽은? 군자는 요조숙녀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짝 만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찾아도 만나지 못하니 밤새 잠 못 들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이 시에서 전전반측은 이렇게 짝을 만나지 못한 싱글의 고독한 몸부림이다.
  • 시경을 통해 우리는 역사 기록으로는 모두 전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과 한숨과 그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웃음과 작은 설레임들을 만난다. 문서로는 다 전하지 못하는 ‘문서의 바깥’을 만난다. 동산에 가서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네. 나 동산에서 돌아올 때 부슬부슬 비가 내렸지··· 시경 빈풍에 나오는 「동산東山」이라는 시는 주공의 정복전쟁 때 동쪽의 전쟁터에서 서쪽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어느 병사의 노래이다
  •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동쪽하늘에서도. 서쪽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추네. 어린 시절 우리가 자주 부르던 노래. 이라는 동요와 비슷한 구절로 시작되는 시경의 노래가 있다. 시경詩經 소남召南 편에 나오는 「소성小星」이라는 시가 바로 그것!
  • 모과는 좀 특이한 과일이다. 보통 과일 열매들은 예쁘다. 먹었을 때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다. 그런데 모과는 울퉁불퉁 못생겼다. 떫고 신 맛이 난다. 그리고 과육이 단단해서 모르고 덜컥 씹었다가는 턱을 약간 상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떤 친구는 자동차에 방향제로 놓아둔 모과를 ‘아 맛있겠다’ 하고 먹었다가 눈물을 찔끔! 흘렸다고 한다. 그래? 그렇다면··· 안쪽은 맛있겠지··· 하면서 한 입 더 베어먹었다가··· 왜 이런 걸 차에 뒀냐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모과도 모르나? 그리고 한 번 씹어 보고 아니면 말지 끝까지 하는 기질이라니!
  • 시경은 몇 년 전, 우응순 선생님의 강의 때 처음 만났다. 그때까지 나는 시경이라고 하면 가수 성시경을 먼저 떠올렸고. 그저, 사서삼경 할 때 삼경-시경, 서경, 역경 중의 하나인 옛날 경전 정도로 알고 있었다. 경전이라고 할 때 느껴지는 묵직한 부담감. 그래, 선인들의 지혜가 많이 들어 있는 훌륭한 책이겠지. 듣도 보도 못한 한자들이 빼곡한 이 책에서 재미를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웬걸? 우응순 선생님이 워낙 강의를 재미있게 하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경전이라는 말의 권위에 주눅들어 접하기 어려웠던 시경은 뜻밖에도 너무너무 생기발랄하고 유쾌하고 무엇보다 신선했다...
  • 『시경詩經』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그러니까 중국의 주周나라 때부터 춘추시대 때까지 황하강 유역의 사람들 사이에 구전되던 노래를 공자가 모아서 엮은 책이다. 원래 311편인데 이 중에 6편은 제목만 전하고 내용은 전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경의 시가 300편 가량 되기 때문에 시경을 ‘시詩’ 혹은 ‘시삼백詩三百’이라고도 부른다. 시경은 쉽게 말해서 노래 책이다. 여기에는 여자들이 불렀던 노래도 있고, 남자들이 불렀던 노래도 있고, 농부가 불렀던 노래도 있고, 전쟁터에 나간 병사가 불렀던 노래도 있다. 각양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불렀던 오래된 노래의 책, 그것이 바로 시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