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2월

Releases

  • 지안 in Weekly 2014-02-22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감당해야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청소년기 가장 흔한 조언은 이런 것이다. 네가 하고 싶은 꿈을 위해선 대학을 가야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서 수능을 봐야한다는 식의. 물론 이 A-B-C의 세 단계도 무지 간추려진 것이다. 꿈을 위해서 그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D나 E, 심지어 F에 해당하는 일까지도 감당해야 한다.
  • 왕자가 된 소녀들3
    작년 봄 개봉한 의 포스터는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포스터 속 선명한 흑백 사진 안에는 마치 난리 통에 부모를 비롯한 모든 것을 잃고 자신의 몸뚱어리만 간신히 연명한 채 위태로이 스러지려 하는 아리따운 여인과 그 여인의 어깨와 허리를 두 손으로 꼭 감싸 안고 평생을 지켜주겠다는 굳은 맹세를 하는 듯 날선 콧날과 앙다문 입술을 하고 있는 남자가 있다.
  • 루쉰의 (1927)은 몇몇 서양학자들(맑스나 니체, 벤야민 등)이 애호했던 ‘단편(fragement)’ 내지 ‘아포리즘(aphorism)’ 형식의 글이다. 니체는 두 개의 산을 잇는 가장 짧은 길이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선이라고 했다. 그것은 문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것이다. 모서리를 돌지 않고 말이다. 이런 글쓰기 형식은 누군가(직접적인 비판 대상 뿐만 아니라 독자까지)를 찌르는 데 특히 적합하다. 문체, 즉 ‘스타일’이라는 말이 ‘스틸로스(stylus)’, 즉 ‘단검’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포리즘은 ‘문체’라는 말의 본래적 의미에 가장 가까운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러한 신인류가 정치사회학 지형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2년 촛불집회였다. 촛불집회는 전위들의 의식화교육과 지휘를 통해 체계적으로 전개되지 않고 신인류의 자발적 각성에 의해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저항운동이었다.
  • 도킨스 말대로 그의 '이기적 유전자'론은 정통 이론을 다른 방식으로 기술한 것이다. 즉, 개체(및 개체들이 집단) 수준에 있던 정통 이론을 유전자 수준에서 재기술한 것이다. 개체 수준을 유전자 수준으로 낮추는 이 한 걸음, 바로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반발과 열광을 초래했다. 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을 우주의 보편적 생명 원리로 나아가게 했다.
  • 구스 반 산트 식 영화만들기를 시작해보자. 우선 두 명의 소년이 필요하다. 그들은 어디론가 걷고 있다.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오직 걸을 뿐이다. 그런데 그들의 길 걷기는 누구에게도 허락받지 않은 것이다. 약간은 범죄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한 소년이 다른 소년을 사랑한다. 우정 이상의 애정관계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고민으로 털어놓지 못한 사랑은 비밀로만 남는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4-02-22
    1945년 5월 8일은 미국, 영국, 소련, 프랑스의 연합군이 독일을 점령하면서 히틀러는 자살, 독일군은 연합군에 항복함으로 유럽에서 2차대전이 끝나는 날이다. 이 날은 전쟁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난 1945년 8월 15일 우리의 광복절을 떠올리게 되지만, 유럽에서는 해방의 날이면서, 독일인들에게 5월 8일은 이를 경험한 개개인에 따라서 의미 해석이 전혀 다른 뜻의 날로 기억되는 날이다. 독일은 패망의 날이며, 새로운 굴종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한 것이다.
  • 179_cham
    179호 (0)
    편집자 in Weekly 2014-02-22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면 안 돼? 지안 in 편집실에서 | 2014-02-22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감당해야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서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청소년기 가장 흔한 조언은 이런 것이다. 네가 하고 싶은 꿈을 위해선 대학을 가야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서 수능을 봐야한다는 식의. 물론 이 A-B-C의 세 단계도 무지 간추려진 것이다. 꿈을 위해서 그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D나 E, 심지어 F에 해당하는 일까지도 감당해야 한다._ 더 보기
  • "어른들이란 자기네들 말이 절대 진리라고 한다. 나는 그들의 말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J D 샐린저, 1951)의 주인공 홀든은 근엄한 팬시고등학교로부터 쫓겨나면서 학교에 대해 이런 저런 증오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에게 세상은 불만투성이며, 조롱의 대상이다.
  • 그 때였다. 빛조차 들지 않는 나의 작은 방에 화염병이 던져진 때는. 내 방은 어두웠지만 밝은 등이 있었고 등이 비추는 곳에서 나는 나를 즐겁게 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나의 하루는 등이 내뿜는 옅은 빛 아래서 나만을 위한 유희방식에 따라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 한 때 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한 반면 두 주인공의 역설적인 캐릭터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여주인공 태공실은 산에서 조난을 당해 구조된 후 3년 간 의식 없이 지내다가 깨어났는데 그때부터 귀신을 보기 시작합니다. 사회생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숨어 지내야 하기 때문에 좋은 학벌에 미모도 소용 없습니다.
  • 사진_환경운동연합 소식지 : ‘함께 사는 길’ 2013년 11월 호 표지
    "아무래도 남자 앞이라 참 그렇더라." 그녀는 올해 육 학년 팔 반입니다. 할머니라 부르기엔 조금 민망한 나이입니다. 꽃다발을 받아보진 못했지만, 화장을 곱게 하고 길을 나서면 남녀 불문하고 말을 걸어왔다 합니다. 시장에서 사 온 옷도 그녀가 입으면 백화점 옷이 되었다 합니다. 아직 그녀는 ‘할머니’라는 호칭이 많이 낯선지, 이렇게 그녀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하곤 합니다.
  •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진숙은 여수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해 ‘1차 피해자는 GS 칼텍스’라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그를 경질로 몰고 간 이 언급을 보며 ‘바다는 누구의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 『이기적 유전자』. 탁월하게 좋은 책이고, 탁월하게 나쁜 책이다. 어떤 관점에서 평가하든 탁월한 책이다. 그 내용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세 가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 178_bada
    178호 (0)
    편집자 in Weekly 2014-02-10
    고통과 새로운 삶 숨 in 편집실에서 | 2014-02-11   한 때 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한 반면 두 주인공의 역설적인 캐릭터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여주인공 태공실은 산에서 조난을 당해 구조된 후 3년 간 의식 없이 지내다가 깨어났는데 그때부터 귀신을 보기 시작합니다._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