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

Releases

  •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몸값’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들이 소속된 곳에서 이적할 때 그 소유자(기획사나 구단)가 다른 소유자에게 상품값으로 받는 돈입니다. 소유니 상품이니 너무 심한 말 같지만, 스포츠신문을 떠들어보면 언제라도 ‘이적 시장에 방출했다’거나 “단기간 임대했다”는 식의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이진경(섬네일용)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09-29
    며칠 전 고려대학교에서 수시선발을 하면서 고등학교들에 대해 다른 점수를 주어 ‘차별’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했던 것에 대해 법원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그로 인해 떨어진 학생들에게 위자료 7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려대뿐만 아니라 연세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이 과학고나 외고 등 잘나가는 학교, 그리고 강남지역처럼 잘나가는 지역, 잘사는 지역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수시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도 등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은, 입시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내 귀에도 들어올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감추어진 공공연한 사실을 법원이 이제야 ‘사실’임을 인정한 것이다...
  • 사러가입구
    지난 1년 여 의 북아현동 생활을 정리하고 수유너머N과 달팽이 공방이 자리 잡은 곳은 부자동네 연희동입니다.(부자동네라고 해서 다 부자들만 사는 건 아니지요^^) 이 동네로 이사 와서 좋은 점은 참 여러 가지입니다. 연구실 바닥이 대리석이라는 것, 중국분들이 하는 싸고 맛있는 청요리집들이 즐비하다는 것, 걸어서 15분이면 홍대로 고고씽 할 수 있다는 것 등.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사러가 마트’가 가까이 있다는 것입니다...
  • 중동이
    대학로 혜화동 성당 앞이나 동묘 앞역 근처를 걷다 보면 필리핀계 사람들이나 미싱을 돌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주로 인도, 네팔인)을 보게 된다. 그렇다고 그들의 시장판에 끼어 물건을 사진 않는다. 왠지 비위생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끔 “스탑, 크랙다운”이라는 구호가 적힌 전단지를 보지만 그리 주의 깊게 읽지 않는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9-29
    나는 늦깎이 일자리로 황혼 창업의 준비중임을 알리는 글을 앞서 쓴 적이(위클리 18호) 있습니다. 준비가 완료되면 “수유너머 위클리”에 맨 먼저 알리겠다는 약속을 그 때에 분명히 밝혔음도 기억합니다.. 늦었지만 오늘은 그 약속, 황혼 창업 이후의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준비와 더불어 시작한 일이 그동안 그럭 저럭 진행되고 있어, 아직은 말처럼 그럭 저럭입니다만, 크게 잘못 되어 후회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차적 사업 “한가로운 여행”에 대한 경험에 비해 어쩐지 좋은 예감의 고무적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pp01
    빗속을 달렸다. 퇴근 후 저녁 7시 30분에 울산에서 출발했다. 경기도 남양주를 향하는 먼길이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차 속에는 오랫동안 함께 공부한 네 명의 벗이 있었다. 독서교육활동가 연수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좀더 긴호흡으로 독서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연수를 기획했다. 이 연수에서는 현장에서 독서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사례, 사례를 전달하는 방식, 앞으로 마련해야 독서정책을 고민하게 된다...
  • HannahArendt
    동물행동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어차피 인간 또한 영토적 동물이라, 자신의 ‘나와바리’를 만들고 타인들로부터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자연스런’ 것이긴 하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도 다 같은 건 아니어서, ‘자연적으로’ 주어진 그런 성향을 ‘본성(nature)’이라고 간주하여 고수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대면하고 넘어서려는 줄기찬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를 잡아먹는 것이 ‘자연적 성향’이라고 보아 그것과 대결하고 바꾸어보려는 이들도 있다. 어떤 문제에서도 이런 두 가지 상반되는 태도는 나타나게 마련인데, 말 그대로 어떤 것을 지키려는 태도가 ‘보수주의’가 전자라면, 어떤 이유에서든 주어진 것을 바꾸려는 태도로서 ‘진보주의’라는 말에는 후자를 대응시킬 수 있을 것이다...
  • act03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09-28
    매이의 연기본능이 폭발하고 있다. 일단 감정표현에 과장이 심하다. 조금만 기분 좋으면 양손을 들고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폴짝폴짝 뛰고, 별로 슬퍼할 일도 아닌데 폼 잡고 우는 시늉을 한다. 어제는 잘 놀다 말고 “아빠, 민준이 오빠는 키가 커. 오빠라서. 매이는 애기라서 키가 작아.” 하며 처연한 표정을 짓더니 양손을 눈에 대고 눈물까지 훔쳤다. 그 모습이 재미있어서 나도 슬픈 척하며 “엉엉, 그랬구나. 매이가 많이 슬펐구나.” 하며 안아 줬더니 금새 해죽거리며 TV쪽으로 뛰어간다. 비가 오면 분홍색 우산을 쓰고 빨간 색 구두를 신고 우산으로 떨어지는 비 소리를 들으며 센치한 표정을 짓는다...
  • 통에 사는 디오게네스. 누구보다 삶을 근본적으로 고민했던 자기배려의 선구자다.
    만세 in 동시대반시대 2010-09-28
    당신에게 5000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제 그 5000원으로 2시간 동안 최대의 이익을 산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는 경마장으로 달려가 100배 배당을 보장하는 이름 모를 경주마에게 5000원을 밀어 넣을 것이고, 누군가는 로또 5장을 산 후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머지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다소 건전(?)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5000원으로 음료수를 사서 더운 날에 잔 당 500원 받고 파는 장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 462_졸음
    졸음 (1)
    아마 뉘라도 와서 깨우겠거니 했을 겝니다. 눈뜨고 기다리나 눈감고 기다리나 없을 손님이면 아예 기척도 없을 것이고 찾아올 누구라도 그나마 있다면 멈춘 발걸음에 깨어나면 그만일 것이니 말입니다.
  • 1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9-28
    그 많은 책은 누가 읽었을까. 서점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꿰차는 부동의 1위 자기계발서. 도대체 안에 꿀이라도 발라놨는가. 뭐가 들어 있길래 그렇게 와글와글 사람들이 모여들까. 별 내용 없다고 치부하기엔 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CEO는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훑고 신입사원은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보고 취업준비생은 도서관에서 읽는다는, 요즘 뜨는 자기계발서 내용을 추려봤다...
  • apple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09-28
    '난 사랑은 교통사고 아니라고 생각해’ ‘그럼 피할 수 있다는 거?’ ‘응’ ‘음..그래. 어떤 점에서 그런지 더 설명해줘’ ‘주체는 자기 의지와 윤리적 선택에 따라 형성되는 거잖아. 먼저 결정돼 있는 게 아니고’ ‘그래도 싫은 사람을 억지로 사랑할 수는 없잖아.’ ‘좋은 사람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나는 어떤 남자에 굉장히 빠졌었거든. 그 때 외로워서 그랬던 거 같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고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거야.’ ‘왜? 섹스하고 싶어서?’ ‘응. 근데 뻔히 보였어. 굉장히 강하고 복잡한 사람이었어...
  • 쿵푸
    신자유주의 시대, 그것을 이름하여 ‘오딧세이아의 시대’라 명명할 수 있겠다. 과거에 비해 국가의 부는 분명히 증가했지만 그렇다고 행복의 크기까지 커졌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개발도상국에서 가까스로 선진국 문턱까지 진입했지만 설령 선진국이 된다고 해서 안도할 수 있으리라는 가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개발독재시절에는 개인의 헌신이 국가 전체의 이득과 풍요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 근로의 기쁨이 개인적 차원에 한정되지는 않았다.
  • 11
    황진미 in 씨네꼼 2010-09-28
    첫 장면부터 리드미컬한 편집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 휴대폰으로 사건을 맡을 ‘해결사’를 천거한다. 최고의 경찰이었고, 특히 ‘드라마’가 있다? ‘강태식 범죄연구소’라는 간판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해결사’가 출동한다. 불륜현장을 급습해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한다. 수년전 아내를 죽인 연쇄살인범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던 정신과의사가 죽어있고, 모니터엔 살인스너프필름이 나오는 게 아닌가? 복잡한 듯 시작하지만, 이 영화는 스릴러가 아니다. 비밀은 곧 공개되고, 그 자리에 타격감 좋은 액션장면들이 들어선다...
  • 위는 습한 것과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 마른 음식과 찬 음식은 싫어욧!!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09-15
    무언가를 아는 것은 쉽다. 누구나 이렇게 하면 몸에 안 좋다는 것 쯤은 안다. 하지만, 무언가를 안다는 것과 무언가를 믿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그것이 단지 정보 차원이 아니라 삶의 문제로, 자기 구원의 문제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그 앎은 진정한 앎이 아니다. 머리 속으로만 아는 것, 그것이 자신의 삶의 문제로 연계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믿음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을 믿는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믿음이 행동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앎이 삶이 되는 것은 믿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일이다. 믿기는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는 것은 다들 경험들 해보셨으리라.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행하기는 쉬우나 그것을 계속해서 지켜내는 것을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 단계까지 와야 비로소 도를 지키며 오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