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호

Releases

  • BIN0001
    뮤지컬을 보았다. 제과회사 직원들이 전쟁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지쳐간다. 그러던 어느날 신제품의 홍보영상물을 만들어 좋은 결과를 얻는다. 이 일을 계기로 직장인 밴드를 조직해서 서로간의 우정을 다져 나간다. 회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다.
  • kyh77.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1-10-27
    우리집엔 벌써부터 벚나무로 시작된 단풍이 지금은 느티나무에 이르러 한창 절정이다. 바람은 거칠고 기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종일 불어덴 거친 바람에 딩굴고 쌓인 낙엽으로 을시년스러운 사위 울녘에 마음이 몹시 스산하다. 장포에 내려서니 진즉 내린 서리에도 꼿꼿 싱싱했던 무 배추가 오늘은 썩 측은해 보인다.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잘 여문 무우가 얼어버릴까 걱정이다.
  • dssam

    연구실이 삼선동으로 이사 오면서 생활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선, 주방이 갖춰지면서 밥 해 먹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점심은 자율로, 저녁은 당번을 정해서 하루 두 끼 꼬박꼬박 챙겨 먹습니다. 어제 저녁은 열무 비빔밥을 해 먹었습니다. 후암동 종점 수다방 옥상 텃밭에서 기르는 열무를 솎아서 버무리고, 돈암제일시장에서 콩나물 2천원어치 사서 국도 끓이고 무쳐도 놓았습니다. 김융희 샘이 보내주신 고추 잎을 삶아 무치고, 냉장고에 있던 …

  • _DSC0333
    10월부터 카페 별꼴과 수유너머 R은 삼선동의 삼정빌딩 3층에서 동거하고 있다. 처음 카페 마담을 제안 받았을 때, 가장 두렵고도 난감했던 게 이 카페의 '애매모호함'이었다. 수유너머R과 카페 별꼴의 공존. 카페 운영자로 일하게 되면 수유너머와 카페의 운영 측인 장애인극단 판 사이에 끼여 머리 아플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리고 카페 운영자는 어떻게든 이 애매모호함을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불거질 애매한 문제들을 도대체 누구와 얘기해야 하나? 머리가 아팠다. 이틀 동안 몸살을 앓아가며 고민을 거듭했다. 혼자서는 이 애매한 과정을 뚫고 나갈 자신도 없었고, 무엇보다 카페를 한다면 공동운영을 꼭 해보고 싶었다.
  • ljk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1-10-25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 은 십자군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기사 블로크에게 찾아온 죽음의 신과 더불어 시작한다. 블로크는 체스로 죽음을 피하거나 연기하고자 하지만, 그건 애시당초 불가능한 것이었다. 결국 다시 찾아온 죽음의 신에게 끌려 손을 잡고 언덕 저편 너머로 춤을 추며 건너간다. 블로크가 죽음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 DSCF1895
    수안아, 이번에는 네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기를 바라고 네가 생후 27개월쯤에 엄마와 주고받았던 메일을 보여주었단다. 엄마는 할아버지를 기쁘게 하려고 매주말에 네 동영상을 15편 쯤 보냈단다, 지금까지 받은 것이 모두 천편이 넘는구나. 나는 이번 주에는 얼마나 자랐는지 하루에도 대여섯 번씩
  • _MG_8667
    물 긷는 아이, 동생을 업은 아이, 소소한 집안일을 하는 아이... 학교에 보내기 어려운 형편이라서 그런지 낮에도 아이들이 마을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천진난만하게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마냥 놀지만은 못합니다. 외지에 나가 쓰레기더미를 뒤지기도하고 혹은 구걸을 하는 아이도 있다고 합니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1-10-25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가족극이자 법정영화이다. 첫 장면부터 이혼문제로 판사 앞에 선 부부의 장면이다. 딸의 장래를 위해 이란을 떠나 서구로 가고 싶은 아내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셔야 하기 때문에 갈수 없다는 남편. 요약하자면 간단하지만, 영화가 이를 통해 제시하는 것은 두 사람의 감정적 골이다. 안다. 누구나 소모적 싸움을 해보았기에, 말꼬리 잡으며 서로를 비난하는 게 어떤 것인지.
  • 장소, 시기, 희생자 불명. 특별히 많이 팔린 엽서.
    그늘을 만들지 않는 빛은 없다. 빛은 밝게 비춤과 동시에 그 밝음을 드러내는 어둠도 만들어 낸다. ‘역사의 빛’도 마찬가지다. ‘근대’는 빛으로 다가왔다. 근대를 대표하는 ‘계몽(啓蒙 enlightment)’이란 말은 ‘밝음을 여는 것’(啓明)이었고 빛의 은유는 자신의 어둠을 과거의 어둠으로 감추고 (중세 ‘암흑’시대!) 자신을 빛으로 그리고 자신의 빛으로 형상화된 역사의 모습을 역사의 총체로 강요하는 것으로,
  • <일본> (1)
    한국 청년유니온의 롤 모델이자, 폭넓은 교류를 발 맞추고 있는 일본의 수도권 청년유니온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커뮤니티) 유니온은 굉장히 보편적인 일본의 노동운동 단위이다. 지역별 색채가 강하며, 전국 규모의 노동현안 이슈를 만들기 쉽지 않은 일본의 특성이 반영 된 것으로 보인다.
  • 이틀 연속 바람과 비가 거셌다.(10월 19일)
    이제 월스트리트 점거도 한 달이 지났다. 19일, 공원을 다시 찾았다. 이틀 연속 차가운 비가 세차게 내렸다.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은 허용되지만 텐트를 설치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며칠 전에는 간단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의무(醫務) 공간만이라도 텐트를 치려고 했으나 경찰의 강력한 제지를 받았다.
  • 타임스퀘어에 모인 사람들(10월 15일) (사진출처: AP)
    지난 15일 ‘지구행동의 날’에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에는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행진을 했다. 지난 5일 행진도 그 정도의 수가 모였는데 열흘이 지난 뒤 역시 비슷한 규모의 사람들이 모인 셈이다.
  • 별꼴 오픈파티 손님들
    모든 일은 우연히, 그리고 얼떨결에 시작되었다. 평소에 친분이 있는 장애인극단 판에서 추진하는 카페이기도 했고, 이사 가는 수유너머R와 한 공간에 자리 잡을 카페이기 때문일까. 나는 어느 순간 5명의 카페 매니저 중 한 명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