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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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2)

  • 나와 ‘수유 너머’와의 인연은 그리 길지 않았다. 3 년 전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수유너머’가 제 발로 다가왔다. 덩굴째 굴러온 호박이었다. 당시는 그 기쁨을 표현할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했다. 넓지 않았던 거실을 강의실 삼아 ‘임꺽정’과 ‘사기’를 만났다. 시대와 무관하게 분명한 캐릭터로 나를 사로잡았던 홍명희와 사마천은 물신 숭배에 허우적대던 내 등에 죽비를 내리쳤다. 강의가 끝나고 외등에 의지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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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진미 in 씨네꼼 2012-01-17
    요즘 가장 웃기는 개그우먼은 에 나오는 안영미이다. 지난해 9월17일 케이블채널 에서 처음 방송된 는 지상파 방송 3사의 개그맨들이 대결을 벌이는 ‘개그 배틀’ 프로그램이다. 10라운드 동안 관객투표로 승점을 합산해 우승팀에게 1억원의 상금을 준다. 12월24일 출범한 는 15라운드에 상금 2억5천만원으로 판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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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아케이드는 19세기 초반에 나타났다 백화점의 등장과 함께 사라진 상점들의 집합소였다. 각종 물품들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마주보고 길게 도열해있는 건물 위에 유리와 철근으로 천정을 만들어 씌운, 실내도 실외도 아닌 이 기묘한 공간은 당시 파리지엔들이 즐겨 찾는 산책 코스이기도 했다. 발터 벤야민은 이 독특한 공간에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20세기적 삶의 문화 현상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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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이해하는 아주 나쁜 방식 중 하나는 그것을 정치적 집권 및 제도화의 수준, 다시 말해서 집권에 얼마나 기여했느냐 혹은 결국 어떤 제도적 개편을 이루었느냐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운동을 정치적 집권 내지 제도화를 위한 수단으로 보거나, 아니면 아직 제도화되지 못한 미숙한 정치 행위로 보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정치학자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던져놓고 논쟁하기를 좋아한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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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가장 바깥에서 시작하라 지금이 이 운동의 겨울이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지난 리포트에서 말한 것처럼 지상의 점거 장소는 사라졌다. 그러나 이 운동의 파장은 뱀처럼 여기저기로 흘러 다니고 때로는 두더지처럼 지상에 불쑥불쑥 머리를 내밀고 있다. 지금 곳곳에서 토론회와 워크숍이 열리고 있고 간헐적으로 기습적인 점거도 이루어지고 있다.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1-17
    나꼼수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어제 밤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 인터뷰를 다룬 ‘봉주 2회’편을 들으면서 탁 들었다. 갑자기 들었던 생각은 아니고, 한동안 쌓여왔던 느낌이 ‘봉주 2회’를 들으면서 자기 자리를 잡았다고나 할까. 그 순간은 깊은 밤이었는데, 지난 몇 달간 나꼼수를 들으면서 생겨난 여러 일들이 스쳐갔고, 핫바지에 방귀가 새어나가듯이 나꼼수에 대한 애정이 스스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 뉴스보다는 삶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위클리 수유너머>를 창간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언론이라고 부르지 않고 웹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공동체, 하나의 코뮨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에 자리 잡은 글들이 우리 삶의 공동 자산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 웹진 ‘수유너머 Weekly’ 100호 원고를 부탁받고 2년 전 창간 무렵이 떠올랐습니다. 웹진 편집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남산 연구실에서 만난 몇몇 지인들과 2010년 1월 웹진의 출발을 축하했습니다. 연구실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처지였던 우리는 연구실의 활동, 연구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데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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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1-17
    2010년 1월 16일에 “위클리 수유너머”가 첫 호를 내어, 벌써 두 돌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두 돌 맞이의 지내온 감회나 꺼리를 짚어보려니 특별히 떠오른 생각은 없습니다. 궁금하여 일 년전 돌맞이로 썼던 “한 해를 회고한다”(52호)의 원고를 읽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조목 조목 짚으면서 제법 심회를 적당히 표현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회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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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 in AA의 일드보기 2012-01-17
    설 연휴가 다가오지만 TV 편성표의 특집 방송들은 어느 하나 눈에 가는 게 없고, 그렇다고 어딜 나가기도 귀찮다. 이불 속에 파묻혀 내내 키득거릴 수 있는 설 연휴를 꿈꾸는 분들에게 어떤 작품이 좋을까 했을 때 떠오른 후보작들 중, 공통점을 발견하여 이번 호에 소개하기로 결심했다. 드라마 <시효경찰>과 영화 <텐텐>, 두 작품의 주연 배우는 오다기리 죠, 각본과 연출은 미키 사토시가 맡았다.
  • 이럴 줄 몰랐다. 대충 6개월 정도, 그러니까 20호 남짓 내고 흐지부지 될 줄 알았다. 비록 일간은 아니지만 주간이기 때문에 그 리듬과 속도가 얼마나 숨가쁜지 “내가 해봐서 안다.” 예감은 한참 빗나갔지만, 기분은 매우 좋다. “위클리, 나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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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아야. 고등학교 입학을 축하한다. 이제부터는 고등학생이 되어야지. 내 사랑, 홍아야. 너는 무조건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 하버지가 이 세상에서 제일 궁금한 게 뭔지 아니? 네가 자라서 어떤 모습을 갖추어 갈 것인지 바로 그거라는 걸 너도 알지? 만약에 네가 진정으로 네 자신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우며 그래서 너만 행복하다면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 무엇을 하며 살든지 나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 너를 지지하고 축하하며 기뻐할 거다. 그건 네가 너의 가능
  • 《위클리 수유너머》가 벌써 100호를 맞았단다. 놀랍고도 신기하다. 휘어지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고 위풍당당하게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내는 걸 보니 반갑고 대견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누군가를 달뜨게 하고, 누군가를 매혹시키고, 누군가를 열린 광장으로 이끌겠지. 때로는 말갛게 자신을 비워내게 하고, 옆에 있는 ‘동무’를 돌아보게도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잠시 필자로 함께했던 시간들이 오롯이 되살아나며 마음 밭이 환해진다.
  • <위클리 수유너머>가 100회를 맞이한다는 기쁜 소식과 ‘혹시 축하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느냐’는 부담스러운 제안이 함께 찾아왔습니다. 그런 제안의 배경에 ‘젊은 기자인데 페이스북에서 <위클리 수유너머> 기사의 링크를 걸고 몇 자 적기도 하더라’는, 매우 단순한 이유가 있다는 걸 짐작하게 된 뒤론 그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열성’은커녕 ‘고정’ 독자라 하기에도 민망한 제가 과연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