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호

Releases

  • 2010년 봄 일본에서도 『다가오는 봉기』가 번역되었다. 이 책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출판되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지만, 일본에서는 (사회적으로는) 거의 어떠한 효과도 남기지 못했다. 같은 시기 ‘봉기’를 특집으로 삼아 『VOL』 4호가 나왔지만 역시 그다지 팔리지 않았다. 우리는 왜 봉기에 관해 생각하야 하는가? 봉기를 혁명과 나누어 생각한 자는 미셸 푸코였다. 「봉기는 무용한가?」에서 푸코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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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변두리 버스 정류장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어요. 옆으로 쓰러질 듯한 쇼핑백을 바로 세우고, 어디서 나올지 모를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핑크색과 보라색 리본으로 어설프게 멋을 낸 와인 한 병, 선물로 받았으나 나보단 선생님에게 더 어울릴 것 같아 챙겨온 목도리 하나, 여드름 다닥다닥한 중학생 녀석들 몇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신다기에 챙겨온 책 세 권. 마음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가벼운 쇼핑백이 자꾸 넘어져요. 저 멀리 보이는 산머루에선 스멀스멀 안개가 내려오네요...
  • sungtaesuk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더니 맨 날 청소년전용 지역아동센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더니 드디어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 센터를 하나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실제는 늘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이다.
  • ssh
    한동안 어떤 책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소위 ‘슬럼프.’ 생활습관이란 이런 때를 위한 것이라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어떤 대가의 글을 읽어도 머리에도 마음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눈가에서 아른 거리다 사라져갔다. 그래도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고, 줄 그은 문장이 많은 페이지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그렇게 ‘멍 때린 지’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만에 노들야학에 현장인문학 세미나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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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2-21
    오래될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응당 그래야한다 여겼다. 골동품 같은 우정, 오래 가는 사랑. 한결 같은 마음. 세월은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고귀한 선물이다. 맞다. 그런데 친구의 경우 한번 마음의 물길 트면 어떤 계기가 없는 한 일부러 단교할 일도 없다. 그런데도 세계 표준시간 경과에 따라 차곡차곡 쌓여가는 since에 지나치게 권위를 부여했다는 생각이 든다.
  • 2009042101730_0
    이제 학기도 슬슬 끝나갈 무렵, 그는 지금쯤 어느 하늘 아래를 날고 있을지 모르겠다. 사카이 나오키(酒井直樹). 그는 어느 샌가 미국의 오지(?) 이타카에서 일본의 도쿄 한복판에 상륙해 있다. 또 눈 깜박하는 사이에 한국의 서울로 우리 곁에 한걸음에 달려온다.
  • 눈 역시 오장에 해당하는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폐,간,비,심,신에 해당하는 기륜, 풍륜, 육륜, 혈륜, 수륜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직접 찾아보시라.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12-20
    당신은 사람을 제일 처음 볼 때 어디부터 보시는가? 가슴? 엉덩이? 뭐, 성적 취향이나 개인적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눈을 본다고들 한다.^^ 뭐, 일반적이라는 것이지 다른 데를 보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하여튼, 왜 그럼 눈을 본다고 할까? 눈은 마음의 창이라서?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2-20
    많고 많은 세상사 얽히고 설킨 삶을 살면서, 어찌 세상일 모두를 다 이해하면서 살 수가 있겠는가?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나는 늘 일상사를 대충 이해하면서 그런 태도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사가 대강 대강 매끄럽지를 못해 갈등을 느끼며, 때론 속상하기도 한다.
  • 11
    오늘 12월20일은 한국군이 연평도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날입니다. 또 오늘은 팔레스타인에 있는 한 친구가 제게 ‘모든 전쟁으로부터 신이 코리아를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온 날이기도 합니다. 언론에 팔레스타인 관련 기사가 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들을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를 걱정하게 생겼네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끈이 지구 먼 곳에 사는 우리들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 M0010007_poster[X160,230]
    황진미 in 씨네꼼 2010-12-20
    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프가니스탄 배경의 할리우드 영화이다. 영화는 전미비평가협회 선정 2007년 최고의 영화 Top10에 들고, 2008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후보와 2008년 아카데미 작곡상후보에 오를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아프가니스탄 배경에 원작이 베스트셀러였고 거기에 음악까지 좋다니 감동은 따놓은 당상일터!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감동은커녕 분노만 치민다.
  • Student-protests-London-007
    지난 11월 10일 런던에서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무려 5만에 이르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합 정부가 내놓은 대학등록금 인상과 재정지원 감축 방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아일랜드와 그리스가 무너진 이후 이제는 스페인과 영국 차례가 아니냐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처럼, 2년 전 세계를 큰 위기에 빠뜨렸던 금융위기는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 093 001
    꼬마야.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거니. 저 먼 바다 끝 너의 눈이 머무는 곳에는 무엇이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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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교외의 집 근처 RER B(파리와 교외를 잇는 지하철)역에는 두 줄의 안내문만 붙은 채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다. 나는 오후에 몽파르나스에서 있을 가두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 친구들 몇몇과 약속을 했던 참이라 난감했다. 역 앞에는 나처럼 ‘다섯 대에 한 대는 열차가 있다’는 인터넷 사이트의 안내를 굳게 믿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투덜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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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2-13
    지난 토요일 매이가 좋아하는 언니네 집에 가는 차 안이었다. 한참 언니네 집에 가면 뭐 할 건지 조잘거리던 매이가 조용해졌다. 덕분에 아내랑 연평도 사건 등 시사에 대한 갖가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매이가 갑자기 “매이, 졸린 것 같은데? 졸릴까, 말까?” 라는 이상한 질문을 던졌다.
  • 354_데리다3
    데리다는 시종일관 경계의 문제를 자기 사유의 주제로 삼았던 철학자다. 경계란 세계에 어떤 구별을 도입하는 것, 구별짓기를 통해 질서와 위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경계의 이편과 저편, 내부와 외부를 나누고, 거기에 권리나 자격을 할당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지 않을 수 없다. 랑시에르 식으로 말해 경계짓기는 대개 치안(police)으로서 정치를 정초한다. 개인적이고도 집단적인 정체성의 여러 표지들, 곧 인종과 민족, 국적, 성별 등의 차별의 분할선들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데리다의 문제 설정은 경계가 경계로서 내세우는 권위의 원천이 우연스럽고 자의적이라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