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6월

Releases

  • 20121120_121158
    유물론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종교적인 본성이 실현된 신념체계 즉 신앙과 같은 모든 의식 즉 정신 현상은 실재의 제3차적 특징이래. 감각적인 것은 2차적인 특징이고 질량이나 에너지 따위 물리적인 특징은 제1차적인 특징이고. 3차적인 특징은 2차적인 특징을 그리고 2차적인 특징은 1차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대. 그러니까 결국
  • 말자 2 in Weekly 2013-06-20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의 주요 소재 중 하나는 ‘결혼’이다. 친구로만 생각했던 남자가 결혼 소식을 전하는 순간, 호르몬 작용이 뒤집히며 ‘오! 마이 갓! 이 남자가 내 운명의 남자였어!’를 외치는 여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모르지만 관객 모두가 아는) 나쁜 남자와의 결혼을 앞둔 여자 앞에 우연히 진정한 사랑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혼을 앞둔 여자들의 불안한 심리, 혹은 단짝 친구의 결혼을 앞둔 여자의 심란한 마음을 다룬 영화도 있다. 앤 해서웨이
  •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3-06-20
    이번 글은 원거리와 근거리, 법과 일상, 현재와 과거가 잘 구별되지 않는, 2013년 4월에서 6월 초에 걸친 어떤 도쿄 유학생의 불평불만이 될 것 같다. 이 불평불만 속에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이다. 명명백백히 존재하는 법과 식민주의적 감정을 못 본 척하지도 않지만, 동시에 마치 법과 식민주의가 없는 것처럼 살아갈 수는 없을까?
  • 마레연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은 곳에 다리를 걸쳐놓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해준 오김은 대표적인 문어발식 활동가다. 아니, 거미줄 같다고 해야 할까. 많은 것들이 그녀가 쳐놓은 거미줄을 타고 흐르고 연결된다. 그 줄이 몇 개인지 헤아리고 분류해내기도 벅찰 정도다. 마레연을 탄생시킨 성소수자유권자연대에 이어 2011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보트 피플(vote people)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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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총선에서 처음 ‘레즈비언 있다’라는 구호가 등장했을 때 성소수자 안에서도 양극단의 반응이 나왔다. 조용히 잘 살고 있는데 왜 이런 얘기를 하냐는 사람도 있었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한 사람도 있었다. 누구나 못 본 척, 모른 척 했던 존재가 우리 눈 앞에, 바로 나의 옆에 있음을 선언하는 말이었다. ‘나는 게이다, 나는 레즈비언이다’라는 커밍아웃은 선언하는 주체에게 용기있는 결단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감내할 것을 강조한다. 한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의 고통과 눈물은 이제 전 국민이 알게 됐다. 반면 ‘있다’는 선언은 커밍아웃과 다른 형식이다.
  • 성현 in 편집실에서 2013-06-20
    1960년 런던 한 재판정에서 야유와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피고는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어서 우리는 이 시대를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고 시작되는 로런스의 소설, 이었다. 피고 쪽은 육체와 인생에 대한 참다운 성찰이 배어 있는 수작이라 호소했고, 원고 쪽은 수치심을 극도로 자극하는 타락한 외설의 맹독성이 여전히 반사회적인 위험요소라 쏘아댔다. 작가의 사후 30년이 지나 벌어진 ‘채털리 사건’ 재판은 결국 무삭제판 판금 해제로 판결나면서, 19세기의 법이 20세기의 내면을 구속할 수 없음을 증명했다.
  • 161th
    161호 (0)
    161호. 뫼비우스의 띠
  • 지난 달 19일, 두 명의 헌법재판관이 새로이 취임하며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퇴임 87일만에 5기 헌법재판소 구성이 완료됐다. 기존 법도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버리는 결정들을 내리는 곳이 헌재다. 그 구성원들의 면면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했고, 언론은 기사를 쏟아냈다. 기사들의 대부분은 주로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였는데, 그 중 제일 주목할 만한 것은 사형제에 대한 견해였다.
  • 안경 쓴 남자가 죽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분명 자신의 방에 들어올 남자가 위협적일 것을 예감하고 미리 몸수색까지 감행하였다. 또한 귓속말을 요청받았을 때도 그는 경호원으로 하여금 재차 그가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 모든 예방에도 불구하고 죽게 되었다. 결
  • 40-55--121
    지난 5월 17일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광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신건강 현황을 발표한 바 있다. 직접적인 상해자나 고문 피해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데 무려 43%가 “5-18을 생각하면 분노, 슬픔, 죄의식 등 매우 강한 정서를 느낀다”고 답했다. 5월만 되면 불안하고 답답하며 우울해지는 소위 ‘5월 증후군’이다. 그런데 따져보니 내가 그렇다.
  • dc123123
    오늘날 상대적이고 제거적이고 환원적인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고 말하지. 그러나 만약에 우주 만물의 진화나 인류 역사의 발달이나 생물 개체의 성숙에 방향과 목적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그게 무얼까. 아마 생물 개체가 성숙하는 방향이나 목적은 항상성 유지를 넘어서 스스로가 가진 진선미에 대한 경험 가능성을 실현하여 더 만족하게 사는 것,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겠니.
  • 지안 in 동시대반시대 2013-06-07
    우리의 일생을 과연 누구에게 바치는가, 라는 노랫말을 가진 가요가 있다. 1996년 나온 이 노래는 “‘정복’ 당해버린 지구에서 쓰러져 가버리는 우리의 마음”을 말한다. 가사는 우리의 상태에 대해서 “그에게 팔과 다리와 심장을 잡힌 채” 있고 우리가 많은 걸 ‘잃었다’고 표현한다. 이렇게 “넋이 나간” 영혼들은 자본의 노예로 살아간다. 우리의 심장을 잡고 있는 ‘그’는 누구이며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특히, 이 노래가 나온 지 17년이 흘렀는데 여전히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일까?
  • 가령 제가 이진경 선생님을 향하여 “진경아!”라고 불렀을 때 돌아올 파장을 생각해봅시다. 아마 주변에 있던 사람들까지 황당함에 웃거나, 선생님께서 오늘따라 마음에 여유가 없으시다면 웃어넘기지 못하고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라는 반응이 올 수도 있겠지요. 반말이라서 기분이 나쁜 걸까요?
  • 2013년의 5.18이 벌써 보름 정도가 지난 시기인데도 5.18과 관련하여 논란이 계속됩니다. 당시 광주의 시민군에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되었다는 주장을 하는 종합편성채널의 방송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한 유머 웹 싸이트인 ‘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 행해지고 있는 그들 나름의 놀이문화가 종합편성채널의 방송과 맞물려 사람들을 자극하였고
  • 민주주의는 대체로 지지와 옹호의 대상이었다. 신념에 의거해서 민주주의를 당당하게 비난하고 혐오한 소수의 사람들[1]을 제외한다면 역사 속에서 민주주의를 직접 공격한 예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보통선거제도의 실시 이후 민주주의는 표를 구하는 엘리트 정치집단들이 가장 선호하는 단어가 되었고, (정치체제와 지배자의 성격이 그토록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들은 자신
  • 말자 2 in Weekly 2013-06-07
    ‘아니, 이건 무슨 언어 파괴?’ 라는 생각을 하며 누가 이런 문자를 보냈나 싶어 프로필 사진을 봤다.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10여 년 만이었다.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난 이후, 처음으로 내게 연락한 것이었다. 사회적 인간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대충 잘 산다고 대답하며 상대의
  • 160th
    160호 (0)
    160호. 싸움 속에 있는 자와 그것을 기억하는 자
  • NCFOM_Chigurh_WildEyes
    니체의 말마따나 인간은 무(無)라도 의지한다. 인간은 무언가에 의지해야지만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고 지속시킬 수 있다. ‘시대’나 ‘역사’, ‘세계’와 같은 별이 사라진 시대에서도 인간은 무언가에 의지하고, 의지하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타자와 싸운다. 이 영화에서 그려진, 거대서사가 사라진 시대에 인간이 의지하는 대상은 바로 ‘나’와 ‘주사위로서의 동전’ 그리고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