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

Releases

  • 지난 9일 서울에서 천연가스(CNG) 시내버스가 운행 도중 폭발해 17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버스에서 ‘펑’하는 소리가 크게 나고 연기 속에 발목을 심하게 다친 아주머니가 한 명 보였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디자이너 앙드레김 아저씨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 라디오헤드Radiohead _ 자신들의 정규앨범 를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게 하고, 다운로더가 직접 가격책정 지불하는 '실험'을 하여 화제가 되었던 라디오헤드
    추석 지나고 9월말쯤이면 우리 출판사에서 책이 한 권 나온다. 출판사가 이제 더 이상 책을 안 내기로 했다면 모를까, 맨날 내는 게 책인데, 뭐 새삼스럽다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까. 그건 내용도, 가격도, 프로모션도, 유통 방식도 기존과는 좀 색다른 방식의 책이기 때문이다.
  • rp31
    21세기의 첫 십년 동안 네그리(A. Negri)와 하트(M. Hardt)는 통상 ‘제국 3부작’이라고 불리는 3권의 책, (2000), (2004), (2009)를 펴냈다. 이들의 작업, 특히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해에 출간된 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또 그만큼이나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설령 ‘운’에 불과할지라도, 어떤 ‘때’가 닥쳤을 때 그것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처럼 낚아채는 책들이 있는데, 도 그런 책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 pj01
    풍경지기의 책이야기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휴먼 앤 북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난다. 2004년 어느 날, 체격검사를 하는 날이었다. 1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체격검사를 하는 날은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자랐구나!’ 하고 감동하는 날이 된다.

    우리 교실이 시끌벅적하다. 웃음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우스갯 소리가 들린다. 우리 반에서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아이가 저울에 올라선 것이다. 우리 …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8-31
    처서가 지나면서 밤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여름철 하지 무렵엔 네 시경이면 벌써 밖이 환해 졌는데, 오늘 아침엔 여섯 시가 넘었는데도 아직도 밖이 한 밤중처럼 깜깜합니다. 요즘 계속된 비는 지금도 천둥 번개와 더불어 세차게 내리고 있습니다. 세찬 비바람에 어둠이 깔린 이른 새벽에 교회를 나서려니 귀찮아 언짢습니다.
  • 지난 2주 동안 네 살 난 첫째와 2개월 조금 지난 둘째를 데리고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리는 창원으로 친정 나들이를 다녀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로 간 게 아니면서 지난 2주 동안 컴퓨터 근처는 가보지도 못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위클리 원고를 연이어 펑크를 내버리는 엄청난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이런 핑계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편집자님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절대로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구요!)
  • 8995576332_1
    수유너머N이 있는 북 아현동은 장마가 끝나자 마자 재개발이 될 것이다. 연구실이 이사 온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또 다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는 지은 지 30년쯤 된 건물들에서부터 갓 지은 건물들까지 용도, 종류가 다양한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차있다.
  • 입추, 처서가 지나고 백로가 오고 있습니다. 더위가 식고 일교차가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가을기운이 인간의 몸에도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우리 뇌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영혼의 감기’라고 하나 봅니다. 누구나 걸리지만,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급성 질환으로 발전하여 인간관계의 파탄이나 자살로 치닫는 사람도 있고, 만성화되어 정동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작, 이펙사 등 항우제가 감기약처럼 팔리고 있지만 이미 우리사회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는 못합니다...
  • mg31
    글을 읽고 쓰는 소설가와 동적인 작업 그것도 철판을 두드리거나 절단하고 용접하고 긁어대는 조각가가 한동네에서 서로 마주보고 산다면 어떨까? 생각 만해도 쉽지 않은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갈 텐데 그 조각가의 작업실이 소설가 소유의 집 앞 창고를 사용하고 있다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 우울증 진료 인원과 진료비 추이(2005-2009)
    ‘모든 나쁜 것은 신자유주의 탓’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더 나아가 모든 병이 사회적인 것이고 시대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앓고 있는 병이 인간이라는 종의 특성에서 생겨난 것인지, 혈통이나 유전의 문제인지, 자연환경의 문제인지, 사회문화적 특성 탓인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탓인지, 그 유래를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 ‘여삼추如三秋’라는 말. 네가 없으니 하루가 삼 년 같아. 헤어져 있는 잠시 동안이 아주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여삼추’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이 시경 왕풍 「채갈采葛」이라는 시에서 나왔다. 칡 캐러 가세 하루를 못 보면 석 달을 못 본 듯··· 쑥 캐러 가세 하루를 못 보면 삼 년을 못 본 듯··· 단어가 몇 개 쓰이지도 않은, 그나마 반복되는 구절이 많은, 단순한 이 시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뭘까?
  • og3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08-31
    사랑하는 일을 왜 사과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그런 설정이 많이 나온다. 다른 사람을 사랑해놓고 배우자 혹은 애인에게 눈물 흘리며 속죄의 발언을 한다. 난 그것이 못마땅하다. 사랑을 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사랑했다는 것인가? 이것은 사랑에 대한 모독이다. 사랑의 자유의지를 전제하는 것이다. 맹금류가 양을 잡아먹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와 같다. 동의할 수 없다. '그 잔인'은 아무 죄가 되지 않는다.
  • 371_밀양
    구원을 둘러싼 종교와 윤리의 모순을 그린 영화 , 세련된 화면 속에 도시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 핸드폰 분실을 계기로 촉발되는 두 남자의 극한 대립을 그린 스릴러 . 주제는 물론 줄거리, 장르, 화면 질감, 작품성 등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세 영화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한 가지 공통점은 가면형 우울증, 일명 ‘스마일 마스크 신드롬’을 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출처: 한겨레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8-31
    지난해 쌍용차 파업사태에 있었던 일이다. 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20일 낮 쌍용자동차 노조 간부의 아내가 자살했다. 4살과 생후 8개월 된 아들이 둘 있다고 한다. 비극적이지 않은 죽음이 없겠으나, 핏덩이 남겨두고 간 엄마의 죽음처럼 서글픈 게 또 있을까. 죽는 순간조차 미련의 긴 그림자가 쇠고랑처럼 발목을 잡아대니 얼마나 육신이 무거웠을까. 얼마나 고개 아프도록 뒤를 돌아봤을까. 죽어서도 나비가 되지 못하는 무거운 몸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약하고 여린 새끼를 두고 떠난 에미일 것이다.
  • 우울증은 간기가 울결하여 감정이 제대로 흘러다니지 못하고 막혀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08-25
    “아~우울해. 살기 싫어” 주변에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게다. 이제 우울증은 과도하게 감상적인 사람만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영화 속이나 책 속의 멜랑꼴리한 등장인물이 약봉지를 한 움큼 입 속에 털어넣으며 “요즘 우울증이 있어서요”라며 날리는 멘트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비단 이렇게 바깥으로 표출되는 우울증 말고도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 329_여성적인+매이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08-17
    “예쁜 구두 신을거야. 매이는 여자니까” “아빠, 개똥 좀 치워! 아빠는 남자잖아.” 요즘 매이의 말 속에 부쩍 남자와 여자가 따라붙는다. 과연 매이는 남자와 여자를 어떻게 구별할까? “매이는 남자예요, 여자예요?” “여자” “왜?” “예쁘니까” 엥? “그럼, 엄마는?” “엄마도 예쁘니까, 여자” 안 예쁜 여자도 있다는 말이 목까지 치밀었지만 참고, “그럼, 아빠는?” “응, 남자” “왜?” 뭐라고 대답할지 기대됐다. 잠시 생각하다가 매이는 “응, 멋지니까” “고마워, 그럼, 최문기는?” “최문기도 멋지니까 남자야” 매이에게 예쁜 것과 멋진 것은 미적인 범주가 아니라 성적인 범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