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꼼

Releases

  • cc01
    황진미 in 씨네꼼 2010-09-14
    여기 한 집안이 있다. 문상 온 동창생이 노골적으로 부러워하는 집안. 서울토박이에 중산층이며, 딸은 30대 후반에 서교동 집을 물려받는다. ‘홍대 권역인데, 땅값이 얼마야?’라는 감탄이 튀어나오는가? 영화는 그 감탄의 지점에 질문을 들이민다. 당신이 부러워하는 한국주류우파는 어떻게 형성되었고, 무엇으로 사는가?...
  • 402_땡큐마스터
    황진미 in 씨네꼼 2010-09-07
    은 2008년도에 호주에서 만들어져, 2009년 더번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였고, 우리나라에는 2009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던 작품이다. 호주의 유명 재즈드러머 사이먼 바커는 2001년도에 한국인 제자가 건넨 ‘무형문화제 82호’ 김석출의 연주CD를 듣고 낯선 충격에 휩싸인다. 그 후 수년간 한국을 십여차례 방문하여 이미 80세에 가까운 김석출을 뵙고자 탐문하지만, 한국에는 그를 아는 이는 커녕 변변한 자료조차 없다...
  • 371_밀양
    구원을 둘러싼 종교와 윤리의 모순을 그린 영화 , 세련된 화면 속에 도시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 핸드폰 분실을 계기로 촉발되는 두 남자의 극한 대립을 그린 스릴러 . 주제는 물론 줄거리, 장르, 화면 질감, 작품성 등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세 영화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한 가지 공통점은 가면형 우울증, 일명 ‘스마일 마스크 신드롬’을 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로니를 찾아서
    황진미 in 씨네꼼 2010-08-25
    2009년 여름에는 이주노동자를 다룬 한국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하였다. 영화 (2009)의 개봉을 전후하여 연전에 만들어졌지만 개봉하지 못하고 있던 영화 (2007)과 (2008), (2008)들도 개봉관을 잡으면서 이주노동자 영화는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였다. 이전까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영화로는 인권영화프로젝트의 옴니버스 단편 (2003)와 (2006)가 전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 322_천국의+속삭임
    황진미 in 씨네꼼 2010-08-17
    은 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 미르코 멘카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2008년 함부르크영화제 최우수어린이영화상을 수상하였다. 1961년생 미르코는 8살 때 총기 오발 사고로 시력을 잃는다. 시각장애인에게 일반학교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던 당시 법에 따라 미르코는 부모님과 떨어져 제노바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에 입학한다. 가톨릭 기숙학교인 타소니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직조기술과 배전기술 등 직업교육을 수행하는 기관이었다...
  • 303_아저씨
    황진미 in 씨네꼼 2010-08-08
    한국판 ‘레옹’이란 별칭이 붙은 의 구도는 익숙하다. 범죄조직에 가족을 잃은 소녀와 ‘옆집 아저씨’의 응징이 골간이다. 차이점은 아저씨의 용모가 남다르다는 것. 의 최대 매력은 역시 원빈이다. 조각 같은 얼굴과 우수에 찬 눈빛, 거기에 복근까지 완비된 원빈이 전광석화처럼 특공무술을 펼치는 모습은 무려 의 강동원을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게 할 지경이다. 조연들의 캐스팅과 연기도 아주 좋다.
  • 89372_98364_5840
    를 보고 있자면 이게 정말 4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란 말인가 하고 뜨악하게 된다. 끊임없이 난무하는 폭력과 지나치리만큼 자세한 강간장면 등 각종 폭력이 종합세트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순전히 폭력의 강도만을 놓고 보면 더 자극적일수록 상품가치를 높이는 오늘날에는 더 한 것도 왜 없겠느냐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과 사회를 유지시키는 최소한의 기초에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갈긴다는 점에서 보면 는 진정 폭력적이라 할 만하다...
  • 251_인셉션
    황진미 in 씨네꼼 2010-07-27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데카르트 역시, 꿈에 대해 사유했다. 그는 감각은 확실한 진리를 보증할 수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꿈을 반례로 들었다. 꿈속에서도 생생한 감각을 느낄 수 있지만,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꿈과 현실은 어떻게 구분되는가? 데카르트는 꿈은 ‘깨기 때문에’ 현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영원히 깨지 않는 꿈에 빠진다면? 혹은 깼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꿈이라면? 또는 꿈속에서 조차 ‘이건 꿈이야’를 느끼고 있는데 그 인식이 명석판명하다면?...
  • 25_cc02
    황진미 in 씨네꼼 2010-07-21
    20세기 초 미국남부의 흑인여성의 수난과 연대를 그린「컬러 퍼플」(1985)은 14세 딸을 성폭행하여 낳은 두 아이를 강제로 입양 보낸 뒤 그 딸은 중년남자에게 후처로 보내고, 다시 작은 딸을 추행하는 계부를 보여준다. 「예의 없는 것들」(2006)에도 입양한 딸을 성폭행하여 딸을 낳게 하고, 그 딸마저 성폭행하는 양부가 나온다. 「조용한 세상」(2006)에도 계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급우들에게 알려지자 수치심에 자살하는 여고생이 등장하며, 이와 더불어 양부에 의한 성폭행으로 임신을 한 17세 소녀가 양부를 칼로 찔러 상해를 입히고, 이후 성인이 되어 아동위탁기관에 근무하면서 위탁 소녀들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소녀들을 죽이는 연쇄살인범 여성이 등장한다.
  • 24_cc07
    황진미 in 씨네꼼 2010-07-14
    아동성범죄에 관한 우리 사회의 반응은 ‘경악할 만한 사건’이라는 비분강개와, 형량 강화로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엄벌주의가 대세를 이룬다. 그밖에 신상공개와 전자발찌를 둘러싼 이중처벌과 인권논란이 잠시 일다 묻히는 정도다. 그러나 아동성범죄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형사건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경찰청자료에 의하면 13세 미만의 아동성범죄는 최근 4년간 급증하여 2008년에는 1,220건에 이른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0-07-07
    < 하얀 리본>은 20세기 초 독일의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기원을 탐구하는 영화이다. 흔히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기원을 논한다고 하면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하리라 예상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건 의사의 낙마, 소작인 처의 사고사, 남작 아들이 입은 폭행, 영지의 화재, 장애아가 입은 상해 등이다. 그 흔한 유대인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위 사건들이 세계대전이나 파시즘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영화는 알레고리를 통해 전쟁이라는 사건의 작동방식과 파시즘적 주체의 형성을 보여준다...
  • sros23 in 씨네꼼 2010-06-29
    2010년에 한국전쟁에 참전한 학도병의 실화를 다룬 영화가 개봉된다고 하면 어떤 영화가 상상되는가? 반전의 메시지나 한국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기대했다면 < 포화속으로>를 보지 말기 바란다. < 포화속으로>는 반전이 아닌 반공 메시지를 담은 ‘무용담’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시각은 냉전시대 ‘공식입장’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없으며, 어머니를 비롯한 온갖 클리셰들이 포탄처럼 떨어진다. 국가보훈처가 150억원 예산으로 극장판 < 배달의 기수>를 찍는다면 이와 흡사할 것이다...
  • ihunnyi in 씨네꼼 2010-06-23
    < 마이 제너레이션>은 ‘자신의 세대’에 대해 발언한다. < 플레전트빌>이 아니더라도 의미를 파악함직한 무채색 화면으로, 영화는 담담하고 처연하게 청년실업과 ‘카드깡’을 말한다. 시무룩한 표정과 풀이 죽은 목소리로 영화가 전하는 아픈 진실은 이런 것이다. 청년실업과 신용불량은 IMF사태 이후 일어난 일시적인 소요가 아니라 거대한 문명사적 과정이며, 노동과 고용의 신화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고...
  • 동성애자들이 슬픈 이유는 그들의 사랑이 세상의 인정을 받기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사랑을 주고받을 인구군이 협소해서 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슬픈 사람들이 있다. 세상은 이들에게도 사랑의 욕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들은 이성으로부터는 물론 동성으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한다. 연애가 불가능한, 소수자 중의 소수자, 속칭 ‘찐따(들)’말이다...
  • 여자가 (남자)첩을 둔다는 설정이 그리 익숙한 것은 아니다. 흔히 처첩제는 일부다처의 상황을 그리는 것이었다. 시대를 많이 올라갈 것도 없다. (1994)에서 보듯, 한국전쟁 직후까지 한 지붕 아래 처첩이 기거했던 풍경이 존재하였다. ‘한 지붕 아래’라는 규정이 빠지면, ‘두 집 살림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셀 수 없이 많다. 에서 에 이르는 무수한 멜로영화는 물론이고 ...
  • 임상수의 는 김기영의 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원안을 대자면, 내용면에서는 김동인의 이, 스타일 면에서는 이 연상되며, 콘텍스트 적으로는 ‘21세기 식모살이’라는 화두를 꺼낸 과 맞닿아 있다. 세경의 사랑이 참혹한 결말로 ‘꿈의 불가능성’을 입증하였듯, 의 결말 역시 ‘복수의 불가능성’을 역설한다. ...
  • 독립영화 작가들의 모임인 ‘인디포럼 작가회의’가 매년 개최하는 영화제인 ‘인디포럼’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영화제이며, 독립영화라는 정체성을 지닌 최초의 영화제입니다. 1996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인디포럼 2010’이 2010. 5. 27(목) ~ 2010. 6. 2(수)까지 7일 동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립니다. * 인디포럼(http://www.indieforum.co.kr)이 위클리 수유너머 독자분들에게 초대권을 드리고자 합니다(선착순 1인 2매, 10명. 아래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 는 광기가 빚어내는 영웅성이 어떤 식으로 체제의 결함을 교묘히 가려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그리하여 영화가 현상 유지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권력과 얼마나 쉽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가 사상 최대 관객을 기록한 를 누르고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각종 굵직굵직한 상들을 싹쓸이 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권력과 쉽게 결합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 아내가 집 나간 줄도 모르고, 장난처럼 이혼을 선언한 남자가 후배와 함께 아내를 찾아다니는 좌충우돌의 코미디 은 일견 ‘남자들끼리 놀고 자빠진’ 상황을 그린 버디무비이거나, ‘그녀를 하나도 모르고 있었네’ 를 깨닫는 로드무비 성장담쯤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은 이성애와 결혼의 가치를 부인하는 은폐된 퀴어 영화로, 성 정치적 전복성을 지닌 텍스트이다. ...
  • 는 좀비영화의 대부 조지 로메로의 (1973) 리메이크작이다. 바이러스로 마을 사람들이 미쳐서 서로 죽인다는 설정만 보면 ‘좀비가 나오지 않는 좀비영화’ 쯤 되겠다. 하지만 의 진정한 공포는 ‘미친 사람들’이나 ‘괴(怪)바이러스’에 있지 않다. 살을 뜯어먹는 좀비보다 총을 든 인간이 더 끔찍하진 않으며, 확산양상이나 증상에 일관성이 없는 바이러스는 정체성이 약하다. ...
  • 올해 가장 화제를 모은 드라마는 단연 이다. 조선 인조때를 배경으로 노비를 비롯한 천민들의 생활을 그린 사극으로, 명품 근육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TV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세련된 카메라 앵글과 공들인 OST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의 기본 골격은 추노꾼과 노비반란 세력을 통해 본 신분질서의 모순과 소현세자 죽음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
  • 오늘날 성은 억압되어 있는가? 아니다. 오히려 부추겨지고 있다. 조 단위의 매출을 자랑하는 육체산업과 연예산업은 ‘성을 즐기라’는 복음을 전파한다. 그러나 성의 즐거움은 고사하고, 성적 존재라는 사실조차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오랫동안 성적 권리는 이성애자 성인남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이후 여성, 동성애자, 노인과 청소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
  • 당신이랑 나랑 싸운다 치자. 열 받아서 서로 욕도 하고 발길질도 한다. 너 같은 놈하곤 다신 상종도 안할 거라고, ‘죽어버려라’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하고는 눈탱이밤탱이 된 눈 부여잡고 병원에 갔다. 근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치료 받다가 내가 죽어 버렸다. 당신이라면 무슨 생각이 들겠는가? ‘개 같은 놈, 잘도 뒈졌네!’ 하고 시원해 할까? 아마 아닐 거다.(아닐 거라고 믿는다;;) ...
  • 는 로 1992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최근 작이다.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받는 작가 니콜로 아망티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2009년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하였다. ...
  • (2005)는 으로 흥행배우 반열에 오른 강지환의 스크린 데뷰작이자, 같은 해 파키스탄 이주노동자와 촛불소녀의 사랑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재의 영화 로 이름을 알린 신동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신동일 감독은 에 이어 두번째 작품 (2006)로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사회파 감독’이라는 칭호가 얻게 되었는데, ...
  • 편집자 in 씨네꼼 2010-03-24
    최근 개봉한 는 흡혈귀 SF영화의 외양을 띄고 있지만, 내용상 노골적인 반자본주의 정치영화이다. 의 흡혈귀, 냉혈한, 피에 굶주린 자들, 자신이 아닌 외부를 착취해야만 생존이 유지되는 존재는 다름아닌 ‘자본주의’에 대한 유비이다. 19세기 고딕소설를 영화화한 최초의 뱀파이어 영화 (1922) 이후 뱀파이어는 전통적인 악마의 이미지를 표상하였다. ...
  • 편집자 in 씨네꼼 2010-03-17
    ‘88만원 세대의 삶’,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최근의 한국독립영화에서 이 두 가지 삶의 모습은 빈번하게, 그리고 꾸준히 등장한다. 당연한 일이다. 동시대적 삶을 호흡하고 그 속에서 창작의 동력을 얻는 것이 ‘독립영화’의 존재 이유라면, 그 두 가지 삶의 모습은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문제일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그 두 삶의 모습은 더 이상 ‘예외적 개인’이 감당해야 할 특별한 문제가 아니다. ...
  • 는 이러한 남녀의 정서적 차이가 담겨있는 로맨틱 실연극이다. 그 이름도 평범한 ‘톰’이라는 남자가 ‘썸머’라는 여자에게 반해 300일간의 행복한 연애를 즐기다가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고 200일 가량 폐인생활을 겪다가, 정신줄 챙기고나서 ‘오텀’이라는 여자와 새 연애에 돌입한다는, 흡사 ‘곤충의 한살이’ 같은 생태스토리를 식 시간뒤섞기 편집으로 ...
  • 편집자 in 씨네꼼 2010-03-03
    “미친 소 먹고 죽기 싫어요.”라고 거리로 나온 2008년의 ‘촛불 소녀’들은 이성과 의지로 무장한 운동가들이 아니었다. 그녀들은 자신의 ‘몸의 감각’으로 해로운 것에 대한 원초적인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히스테리적 반응’이라 매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들의 ‘히스테리(자궁)’는 진실을 폭로하는 입이자, 권력자의 죄를 가리키는 손가락이 되었다. ...
  • 두 영화의 공간은 낡은 아파트이다. 아파트는 공간을 구획하여 최대한 사생활이 보장되도록 격리된 수 십 개의 동일한 주거공간을 만들어낸다. 우리 집과 똑같이 생긴 거실에서 누워 똑같은 위치의 TV를 보겠지만,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하며 ‘알고 싶지 않다’. 아파트는 ‘알고 싶지 않은’ 욕망이 축조된 공간으로, 그곳에서 타인과의 조우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일이다. ...
  • 김기덕의 영화가 종교적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혹자는 때 ‘폭력에서 종교’로 변절한 것 아니냐며 휘둥그레했지만, 이나 도 이미 충분히 종교적이었다. 단, 여기서 ‘종교적’이라는 단어는 ‘현실 종교적’이라는 협의가 아니라, ‘종교의 원형질’에 가까운 광의로 이해해야 한다. ‘종교의 원형질’이란 이를테면 ...
  • <불신지옥>에서 짧지만 강렬한 공포를 안겨주는 인물로 경비원을 꼽을 수 있다. “월남전...베트콩...빨갱이 새끼...재수 없고 요망한 년...십창을 내어...삼청교육대...서울대 나온 놈이 내 앞에서 벌벌벌....” 등의 섬뜩한 언사를 자기도취 상태로 내뱉는가 하면, 약자에겐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태도를 보인다. 또 희진의 환상 속에서 누워있는 희진에 올라타 다리를 긁어대는 ...
  •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에서, 2차선 도로로 40분을 달리면, 지르매재 넘어 내촌면이다.” 영화는 강원도 산골 마을의 한적한 모습과 그 위로 들려오는 감독의 푸근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짧은 프롤로그로 시작된다. 그곳엔 지어진지 50년이 넘었고, 언젠가부터(정확히 말하자면, 날아온 씨앗이 싹을 틔워 작은 나무가 되는 세월 동안) 마을의 비료창고로 쓰이고 있었으나, ...
  • 2009년 두 편의 공포영화 <불신지옥>과 <독>은 공통점이 많다. 형식의 측면에서 과장된 세트가 아닌 일상적인 현실의 공간을 무대로 삼으며, 자극적인 시청각 효과가 아니라 서사와 심리를 통한 공포를 추구하는 점을 들 수 있다. 내용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유사점을 지닌다. 두 영화의 중첩된 문제의식을 키워드로 요약하면, 개신교, 아파트, 소녀, 계급이다. 이상 네 가지 키워드는 ...
  • 편집자 in 씨네꼼 2010-01-20
    암에 걸린 엄마와 마지막을 지키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애자>는 서사만으로 보면 참 매력이 없는 영화이다. 암에 걸린 환자가 젊은 것도 아니요, 선남선녀의 애틋한 사랑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불치병 신파 치고도 감상 포인트가 없어 보인다고 할까? 어쩌면 상업영화로 개봉관에 걸리는 것은 고사하고, TV 베스트극장용으로도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 같은 밋밋한 이야기가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