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호

Contents

| 고봉준의 언더라인 |
| 달팽이 공방 통신 |
| 동시대반시대 |
| 매이데이 |
| 밍글라바 코리아 |
| 백수 건강법 |
| 선생님 책꽂이 |
| 수유칼럼 |
| 씨네꼼 |
| 여강만필 |
| 올드걸의 시집 |
| 임종진의 사진공감 |
| 정경미의 시경읽기 |
| 편집실에서 |
| 혁명과 정치의 사유 |

Releases

  • shhh
    공교롭게도 최근에 전쟁을 다룬 책을 두 권 연달아 읽게 되었다. 하나는 세노오 갓파의 자전적 성장소설인 『소년 H』이고, 다른 하나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이다. 두 권 다 자발적으로 선뜻 골라서 끝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우연히(결국 그 우연이라는 것도 내가 만들어낸 것이긴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두 책을 읽게 된 것이다.
  • _MG_9525
    티베트 (0)
    해발 5천미터 둔덕. 쉽게 오르기 어려운 고도의 땅 티베트의 어느 광야. 염원 가득 담긴 티베트 깃발 룽마가 떼를 이루어 바람결에 춤을 춥니다.
  • crr2
    황진미 in 씨네꼼 2010-12-14
    는 슈만의 아내이자 브람스의 연인이었던 클라라를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를 그린영화이다. 여기엔 두 가지 오해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첫째, 그녀는 두 남성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뮤즈’인가, 둘째, 삼각관계를 맺었다니 그녀는 팜므파탈 인가하는 것. 는 두 가지 오해를 보기 좋게 따돌리며, 그녀를 뮤즈나 팜므파탈이 아닌 당당한 여성 예술가로 그려낸다. 세 사람의 관계 역시 흔한 불륜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배려와 자기절제로 빚은 예술적 연대로 그린다. 여성주체가 중심이 된 참 바람직한 삼각관계이다.
  • 적린 in 동시대반시대 2010-12-14
    우선, 우리는 우리를 “난민”이라고 부르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새로 온 사람” 또는 “이주자”라고 부른다. 우리의 신문은 “독일어를 쓰는 미국인”을 위한 신문이며, 내가 아는 한에서는, 히틀러가 처형한 사람들, 난민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다.
  • SONY DSC
    사진 - 이상엽/다큐멘터리사진가: 다큐멘터리 사진가. 8년 넘게 다큐멘터리 사진 전문 웹진 《이미지프레스》를 운영했고, 네이버 ‘오늘의 포토’ 심사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프레시안》에서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사람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삶의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뛰어들지만, 사실은 홀로 오지를 떠도는 일을 좋아한다. 《레닌이 있는 풍경》,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등을 펴냈고, [중국 1997~2006] 등의 전시회를 열었다.
  • csz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2-13
    시집을 들고 다니면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나도 시를 읽고 싶은데 무슨 시집부터 어떻게 읽으면 되느냐고.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시가 좋으면 시를 읽어야지 어쩌라고. 공무원 시험과목도 아니고 달리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근데 사람들은 어느 시인의 어떤 시집을 짚어주길 원했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다보니 나는 요령이 생겨서 몇 가지를 일러주었다. 첫째 시집은 무조건 사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고 묵혀놨다가 다시 꺼내 봐라.
  • ohn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12-13
    올 초, 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의 책을 냈을 때, 예상치 못하게 어떤 분이 간단히 서평을 해준 적이 있다. 같은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준 것이 감사했고, 아, 이런 분들까지 내 책을 보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글을 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된 데 감사했다.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2-13
    겨울방학이 가까워지고 있구나. 이번 방학이 끝나면 너는 6학년이 되는 게지. 초등학교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리 되었구나... 초등학생이 되면서 너는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참 자주 하더니, 차츰 차츰 한 학년씩 오르면서 전화질이 점점 줄어들어, 5학년이 된 지금은 너의 목소리를 듣기가 정말 가끔이구나.
  • 시경의 열다섯 국풍 중에서 정풍鄭風은 음란하기로 유명하다. 연애시가 많다. 그래서 정풍을 ‘음풍淫風’이라고 한다. 「숙우전叔于田」도 그 중의 하나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대! 그대가 없으니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세상이 온통 텅 빈 것 같아요! 이렇게 노래하는 것이 연애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음란한 시를 공자님은 왜 ‘사무사思無邪’라고 하여 경전에다가 버젓이 실으셨을까? 연애시를 도학적으로 설명하려니 주희는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때 공자가 천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주희를 찾아와 남녀상열지사와 도학은 전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음란하다는 것은 ‘이런 걸 말해도 되나’라고 하는, 소심한 마음이다.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거리는 생각, 닫혀 있는 마음이다. 도道란 무엇인가.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마음의 역동성 아닌가. 도의 실천은 진실한 연애로부터! 이것이 남녀상열지사를 시경에 실은 공자님의 깊은 뜻인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고··· 주희는 여전히 헷갈린다.
  • 이번 동시대반시대 주제를 ‘우리, 난민’으로 정한 것은 지난 11월에 일어난 두 가지 사건 때문입니다. 11월 초 산업연수생으로 왔다가 버마의 민주화와 국내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해 온 ‘버마행동’ 회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난 일이 그 중 하나입니다.
  • 가슴마을의 어린 린코짱
    스폰지하우스라는 영화배급사가 있다. 2002년에 만들어진 회사는 이제 갓 마흔이 되신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회사로, 거장 감독들, 작가주의 감독들의 신작영화 위주로 뽑아 수입, 배급, 마케팅, 요즘은 제작까지 하고 있다. 비슷한 배급사로 진진, 백두대간 등이 있는데 스폰지하우스에서 배급한 , 같은 몇몇 일본영화들이 히트를 치면서 예술영화배급사들 사이에서도 조금 더 유명세를 탄 바가 있다.
  • 00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2-13
    지난 토요일 매이가 좋아하는 언니네 집에 가는 차 안이었다. 한참 언니네 집에 가면 뭐 할 건지 조잘거리던 매이가 조용해졌다. 덕분에 아내랑 연평도 사건 등 시사에 대한 갖가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매이가 갑자기 “매이, 졸린 것 같은데? 졸릴까, 말까?” 라는 이상한 질문을 던졌다.
  • 얼굴은 온 몸의 상태를 바로 보여준다. 자신의 얼굴을 함 잘 살펴보시라~~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12-13
    동양의학에서는 어떻게 병을 진단했을까? 사극에서 어의들이 왕비들을 진맥할 때 발을 내리고 멀리서 명주실로 손목을 연결해 임신 여부를 판명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에이, 저게 가능해?’ 라며 의문을 던진 이들 많았을 것이다. 초음파 검사도 아니고, 하다못해 임신 테스터기로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진맥으로? 그것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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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2-13
    가난한 불빛 번지는 거리를 지나간다. 저만치서 경찰이 불쑥 나타나 불러 세운다. 신분증을 요구한다. 난민을 신청한 상태라고 말한다. 일단 차에 태운다. 전화로 확인이 끝나면 그제야 풀려난다. 무시로 겪는 일이다. 이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이걸 들고 다녀야 한다. 인도적 체류를 허가한다는 법원 판결문.
  • namin
    “그들이 겪은 수난은 다른 집단들이 겪은 수난과는 다르다.” 한나 아렌트(H. Arendt)가 에서 ‘난민’에 대해 한 말이다. 그들은 재산을 잃은 사람과도, 직업을 잃은 사람과도, 지위를 잃은 사람과도, 건강을 잃은 사람과도 다르다. 도대체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그들의 수난은 그렇게 특별한가. 아렌트는 그들이 ‘권리를 가질 권리’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앞서 나열한 사람들은 단지 어떤 권리를 잃었지만 난민은 ‘권리를 가질 권리’ 자체를 잃었다는 것이다.
  • 올해 나와 우리단체가 인권위가 주최한 이주민 인권관련 순회 상담에 같이 결합해서 활동 한 것이 많았다. 여러 지역에 있는 이주노동자, 난민, 결혼이주여성 등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순화 상담을 해서 해결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는 이유로 인권위에서 내 도움을 요청했다.
  • 6481399
    연말에 일제히 올해의 주요 사건을 정리 할 언론들은 상투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 라는 말로 뉴스를 시작 할 것이다. 올 해도 작년처럼 지나치리라 만치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대북관계의 일촉즉발 불안함과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한 국민들의 박탈감이 기묘하게 결합하여 무거운 공기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허무주의라기 보다는 집단적 상처와 같다.
  • 45cb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인간의 마음을 절묘하게 묘사한 유행가 구절이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남이 어느 순간 내 온 가슴을 헤집어 놓는 님이 되기도 하고, 하루라도 안 보면 눈이 멀 것만 같던 그리움이 지겨움으로 변해 ‘도로 남’이 되라는 요상한 주문을 입에 달고 다닌 경험이 있는 이에겐 ‘도로 남’ 이라는 유행가 가사야말로 구구절절 옳은 말이요, 만고의 진리다.
  • jj01
    지금까지 슬라보예 지젝은 주로 프로이트-라캉 정신분석학의 개념으로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잡다한 대중문화 현상을 재기발랄하면서도 철학적으로 분석하는 비평가로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그의 본령은 정신분석학의 신학적 사유를 통해 난쟁이처럼 왜소해진 맑스의 역사유물론을 구원하고자 하는 정치신학에 있다. 정치신학은 노모스(법)의 질서를 수립하는 정치학에 신학의 ‘외부’ 개념을 도입하여 법 바깥의 영역에서 정치와 혁명의 동력을 찾는 실천이론이다. 들뢰즈와 푸코가 비판적으로 지적한 것처럼 정신분석학은 근대의 세속화된 유대-기독교 신학이다. 지젝은 정신분석학의 신학적 사유구조를 한계가 아니라 현실정치의 외부를 발견하는 돌파구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