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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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1-17

    전태일이 말하고 은유가 받아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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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40년이 지났단다. 청년 전태일이 세상을 떠난지가. 스물 두 살 세상을 떠난 청년 전태일이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예순 둘의 할아버지겠지. 할아버지 전태일, 낯설기만 하다. 그것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그가 여전히 청년으로 살아 있기 때문이다. 스물 두 살의 새파랗게 젊은 전태일의 삶을 그린 만화가 올해 초 완간되었다. 제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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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11-16
    며칠 전에 엽서가 왔다.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서거 40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알려왔다.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지만 그래도 전태일 형이 서거했을 때 어려서인지, 또 추체험을 통한 체득이라는 혈구지도(絜矩之道)가 부족해서인지, 전태일이라는 존재는 왠지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런데 전태일 형은 늘 나에게 두 가지 기억과 함께 찾아온다. 하나는 꽤 오래 되었고, 하나는 비교적 가까운 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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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뭘 의미할까? ‘노동법을 준수하라’며 전태일 열사가 뜨거운 불길에 스스로를 던진지 벌써 40년이 지났다. 그때보다 노동자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지난 11월 1일, 비정규 파견직 노동자 문제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기륭전자 싸움이 6년 1895일 간의 투쟁 끝에 극적으로 해결되었다.
  • 권력자는 늘 ‘가장 약한 자, 그러나 권력에 몹시 거슬리는 자’의 목소리를 묵살하려고 한다. 온몸을 통제할 수 없다면, 늘 바깥에 적을 만들어 “적을 넘어뜨린다”는 공통목적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정신을 고양시켜 온몸을 통제하려고 한다. 위정자에 대한 반항심을 늘상 밖으로 향하도록 만드는 상투적 수단이다.
  • 1970년 11월 13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 전이군요. 전태일이라는 이름의 ‘어느 청년 노동자’가 일 년 내내 동토였던 서울 한 복판에서 제 몸으로 뜨거운 불을 피워낸 것 말입니다. 지난 40년간의 겨울공화국에서도 불은 꺼질 줄 모르며 정신의 계주를 이어왔습니다. 불을 이어받은 정신들은 각자의 공화국에서 늙어갔지만 그 불길은 처음 그대로, 청년 나이 그대로 도무지 늙지를 않습니다.
  • 얼마 전 인간답게 살아 보려고 한국 땅에 들어와서 노력을 한 한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이 사회에는 자신 같은 약자에게는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을 생명을 걸어 보여 줬다. 사회 약자가 요구하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민주주의 사회인데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사회로 향하고 있는가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을 하라고 그는 온몸을 투신해서 물었다. 솔직히 우리는 지금 그의 질문에 할 수 있는 대답이 아직 없고 대답할 자신도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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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일. 미누형이 정든 한국에서 추방당한지 일 년이 되는 날. 1년이란 정말 금방 간 것 같아.내가 어디로 가든 만난 분들이 아직도 미누형이 잘 지내시나, 뭘 하고 계시나 등 등 형의 소식을 궁금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주민들도 자신들에게 노래로 힘을 줬고 미디어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 해줬던 미누형을 그리워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처음에 형이 한국인이줄 알았는데 추방을 당했다고 하니까...
  • 남자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강좌나 세미나 때 공부하러 오는 사람들 보면 대부분 여자들이다. 지금 혹시 우리가 모르는 전쟁이 벌어져서 남자들은 다 거기 끌려간 게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든다. 하긴, 남자/여자를 생물학적 성性의 구분이라기보다 사회적 역할에 따른 구분으로 본다면, 직장에서 야근 밤샘을 밥먹듯이 해야 하니 남자들은 공부할 틈이 없는 게 당연하다. 옛날에도 남자들은 성 쌓고 제방 만들고 전쟁하느라 쉴 틈이 없었나보다. 시경詩經 소남召南 편에 나오는「은기뢰殷其雷」라는 시는 부역負役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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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진미 in 씨네꼼 2010-11-15
    이스라엘, 혹은 팔레스타인 그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올해 들어서만도 몇 개의 굵직굵직한 외신이 전해진다. 2010년 5월 31일, 구호물자를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공해상의 국제구호선에 이스라엘 해병특공대가 총격을 벌여, 국제 활동가 등 19명이 사망하였다. 8월에는 레바논과의 교전으로 5명이 사망하였다. 왜 그곳은 이토록 무자비한 살상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걸까?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 맞기는 할까?
  • 보드카 레인(Vodka Rain)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발견할 때가 있다. 잠시 주저주저 하다가 내 것을 만들어 버리고 두고두고 아끼게 되는 옷 같은 음악이 있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1-15
    지금까지 서너 번의 만필을 써온 “나의 술 이야기” 타이틀을 “주담 객설”로 바꿔야겠다. 처음엔 나의 술 이야기나 한 번 해보겠다며 별 다른 생각없이 붙인 타이틀이 두 번, 세 번으로 계속되면서 자꾸 어색하여 늘 마음에 걸린다. 지극히 보편적이요 평범한 객담이요, 술김에 떠벌리는 허튼 소리가 분명하다싶어 바꿔본 이름이 나에게는 훨씬 편하게 느껴지며, 뜻으로도 지당하다고 여김이다...
  • '한미사' 공장의 전태일과 동료들
    지금 이 자리에 설 것을 부탁받았을 때 난 여기에 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태일은 아직 내가 헤아릴 수 있는 존재의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자리에 서고는 말았지만, 사양과 부탁의 회신이 한 번씩 더 오간 후, 무엇을 말할지 생각도 못했으면서, 나는 강연 제목을 알려달라는 말에 ‘헤아릴 수 없는 이름, 전태일’이라고 답해버렸다...
  •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했었다. 가게 안팎에는 영화 포스터가 많이 붙어있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처음 보았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홍경인이 전태일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였다. 그 포스터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시커먼 배경에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전태일의 얼굴, 그리고 그 옆에서 피어오르는 불꽃…. 그 이미지는 오래도록 남아 내게 전태일이라고 하면 곧 ‘불’을 연상시키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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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1-15
    며칠 전 사소한(?) 일로 사흘 동안 유치장 신세를 진 일이 있었다. 오늘은 매이 얘기는 잠시 미뤄두고 그때 얘기를 할까 한다. 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 일 때문에 구속영장 실질검사를 기다리던 지난 월요일 밤이었다. 저녁 7시쯤 경범죄(사실, 나도 경범죄인데!)로 벌금형을 받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노숙인이나 일용직 노동자쯤 되어 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자다. 소지품 검사할 때부터 뭐라고 시끄럽게 떠들어 대더니 유치장에 들어가서도 뭔가 계속 소리를 질렀다.
  • ‘한국에 온지 12년이나 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 12년 시간 속에서 그는 많이 늙어 버렸습니다. 풍성하던 머리숱이 하나 둘 빠지더니 급기야 가발을 쓰지 않으면 방글라데시에서 만날 부모님이 자신을 몰라 볼 거라고 걱정을 할 정도로 그는 늙어 버렸습니다.
  • poem 016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1-15
    49년생 김승호, 48년생 전태일. 두 사람은 친구다. 근로기준법을 공부하던 전태일이 대학생 친구를 원할 할 때는 서로를 몰랐다. 노동자와 대학생인 그들은 만날 수 없었다. 전태일의 죽음 이후에야 인연이 열렸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피맺힌 외침에 삼동친목회 친구들 김영문, 신진철, 이승철, 임현재, 최종인이 ‘청계피복노조’를 만들었다면 “나를 따르라”는 간곡한 요청에는 김승호가 가만히 손 맞잡았다...
  • 1228stepano227
    하루 소임을 다한 태양은 화려한 빛을 거두어 수평선 아래로 저물어 갑니다. 내일이면 다시 떠오를 터이니 저묾이 아쉽지는 않습니다. 배웅 삼아 멀리 따라 나간 바닷물은 덩그러니 속살을 내놓았습니다. 갯벌. 짙어가는 저녁그림자에 살을 가린 갯벌 위로 늙은 아낙은 몸을 드리웁니다. 언제나 뜨고지는 태양이 있듯, 한결같이 들고나는 바닷가 갯벌 위에서 늙은 아낙은 그렇게 수십 년을 함께 했습니다.
  • poem 005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1-09
    전태일 평전을 읽었다. 20년 전에 '어느 노동자의 삶과 죽음'이란 책으로 봤었다. 돌베개에서 조영래 변호사님이 쓴 이 나왔을 때 사려다가 말았다. 안 봐도 비디오처럼 다 아는 이야기라고 여겼겠지. 책을 읽고 나자 전태일에 가려진 전태일이 보였다. 전태일은 생각보다 더 가난했고 생각보다 더 똑똑했고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화장실도 못 가고 못 먹은 채 시들어버리는 열다섯 소녀들. 차비 털어 붕어빵 사주는 태일이...
  • 바디우02
    바디우에게 정치란 근본적으로 국가와 무관한 것이다. 국가가 지배를 위해 권력을 운용하는 활동을 그는 정치가 아니라 ‘관리’라고 부른다. 바디우에게 정치란 이 국가 권력에 의해 계산되지 않는 존재들의 보편적 가치를 드러내고 그것을 선언하는 활동, 다시 말해 혁명적 실천에 걸맞는 이름이다. 이러한 그의 정치관은 사실상 그의 존재론과 깊은 관련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가란 상황을 지배하기 위해 상황에 속한 요소들을 재현하는 것이라면, 혁명적 정치란 그 재현의 질서에서 배재된 자들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그러나 바디우에게 이 사건이란 그 자체가 발생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일소하는 신의 현현(데우스 엑스 마키나)과 같은 것이 절대로 아니다. 사건은 섬광과 같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만난 이후 사건에 충실해지는 ‘주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