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

Releases

  • 11월 1일, 누군가가 G20포스터에 낙서했다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는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그 누군가는 수유너머의 회원이며, 단순한 낙서가 아닌 그래피티 작업이었습니다. 공공기물훼손 정도로 그칠 일을 공안 검사가 사건을 맡아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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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라고 나라가 들썩인다. 어찌나 손님맞이에 열심인지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단다. 모든 서울 시민은 세계 시민에게 모범이 되는 글로벌 에티켓 시민이 되잔다. 머 어려울 것은 없다. 공공장소에서는 크게 떠들지 말고 항상 단정한 모습으로 다니면 된다. 외국인을 만나면 겁먹지 말고 이렇게 인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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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물어 가는 하루 끝무렵 즈음 밭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한 가족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들은 어둑해지는 산등성이에서 스치게 된 낯선 이방인의 등장에 다소 두려움을 가진 듯 했습니다. 몹시 경계심이 가득한 그들. 어설픈 웃음으로 경계의 눈빛을 풀어주려 했지만 잔뜩 긴장한 그들은 무뚝뚝한 얼굴로 그대로 스쳐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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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선배교사의 소개로 『고함쟁이 엄마』(유타 바우어 지음, 이현정 옮김, 비룡소) 라는 그림책을 본 적이 있다. 엄마가 소리를 지르자 주인공 아기 펭귄의 머리는 우주로, 몸은 바다로 날아가 버린다. 아기 펭귄은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부리가 산꼭대기에 올라가 있어서 아무 소리도 낼 수 없고, 훨훨 날고 싶지만 두 날개가 밀림 속으로 사라져버려 날 수가 없다. 뒤늦게 엄마 펭귄은 아기 펭귄의 몸을 모아 꿰맨다. 그리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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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11-03
    G20이 2주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가끔씩 지나치는 눈에 걸리는 슬로건 같은 문구가 반복해서 눈에 띈다: “G20을 계기로 국격을 높이자!” ‘국격’? 생소한 말이지만, 나는 한자를 꽤나 배운 세대인지라 그 정도는 알아먹을 수 있다. ‘나라의 격’이란 말이렷다! 백번 타당한 말이다. 나도 ‘격조’ 께나 따지는 편인지라, 격을 높여야 한다는 말은 천 번 지당하다고 생각한다.
  • 신나는(?) 시 수업 시간, 이번엔 심보선 시인의 라는 시를 배웠다.
    매주 수요일, 파랑새 지역 아동센터에서는 서당 수업이 열린다. 논어 한 문장을 암송하고 이어서 시를 배운다. 시를 배운다지만 실재로는 시를 쓰는 시간이나 다름없다. 에서 이 시간에 쓴 시들을 소개했었다.
  • 대체 이게 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경찰들은 눈에 불을 켠 채 길거리를 감시하고 방송 프로그램들은 온통 G20 특집입니다. 텔레비전, 신문, 길거리 가릴 것 없이 ‘줄 똑바로 서라’는 명령형 광고들이 국민을 향해 남발되고 있습니다. 7-80년대 ‘국민학교’ 다니던 때가 떠오릅니다. 외부에서 손님 온다고 운동장 풀 뽑고, 줄맞춰 ‘앞으로 나란히’를 얼마나 반복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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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에서 요즘처럼 디자인이라는 말이 디자인 비전공자들에게 자주 회자된 적은 없었을 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디자인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낸 후, 시민들 사이에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며 디자인 서울에 대한 반응도 여러 가지로 나타났다. 디자인이 곧 경제발전과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며, 마치 우리가 디자인을 부흥시키면 G20가 아닌 G7안에도 진입하는 일류 선진 국민이 될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인 사람들도 생겨났는데, 이들은 ‘디자인=경제 성장의 원동력=부의 성장=미래 선진 국가’라는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 2003년 8월 정부의 고용허가제도가 국회를 통과했다. 제도 실행을 앞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강제 추방 하겠다는 뉴스가 신문에서도 나오고 심지어 라디오 에서도 경고음과 함께 방송했다.
  • wss
    진정한 욕망이 축제 속에서, 즉 유희적 긍정과 파괴의 포틀라취 속에서 빨리도 표현되었다. 상품을 파괴한 인간은 상품에 대한 인간적 우위를 보여주였다. 그는 자기 욕구의 이미지에 달라붙은 추상적 형태에 더 이상 붙잡혀 있지 않다. 소비에서 소진으로의 이행이 왓트의 불길 속에서 표현되었다.
  • sr39_01
    작년 아현동 언덕에 살림을 차린 후 달팽이 공방이 맺은 인연 가운데 특별한 분이 있다. 수유너머 N에서 강좌도 들으시고 상암 월드컵 홈에버 매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른 다큐멘터리 상영회도 연구실에서 기획하신 일명 빨간 거북님. 이름만 들어도 왠지 달팽이랑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인걸 한 번에 알아보긴 했다.
  • m-1
    왜 20개국인가. G20이랍시고 20개국이 모여 세계경제질서를 좌우할 권한은 누가 맡겼는가. G20은 국제법적 지위를 갖지 않는다. 모인 나라들은 대표성을 갖지 않는다. G7에 경제규모와 지정학적 이유가 반영되어 G20이 꾸려졌을 뿐이다. 경제규모가 참가 여부와 발언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G20은 기업의 주주총회와 닮았다...
  • hk_thum
    현민이 이번 주에는 글을 쓸 형편이 안 된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후원회에서 현민을 후원하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릴까 합니다. 면회하는 법, 전자서신 쓰는 법, 후원방법 등의 공식적인 정보에 대해서 공지된 적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현민이 부탁한 일이기도 합니다^^
  • 시경詩經 소남召南 편에 나오는 시 「표유매摽有梅」는 동양 문화권에서 대표적인 청혼 시請婚詩이다. 단순한 구절이 반복되면서 경쾌한 리듬감이 있고, 이 반복의 리듬 속에서 중요한 뜻이 조금씩 변하는 재미. 차이와 반복의 묘미가 있다. 소리내어 읽으면 더욱 경쾌하다. 길이가 짧고 반복되는 구절이 많아 외우기도 쉽다. 단순한 시형에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시경의 ‘인기 가요’이다.
  • md02
    놀아줘 (0)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1-02
    만 3년 5개월 만에 드디어 매이가 젖을 뗐다. 그동안 “젖좀 그만 먹자”고 무던히 말을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던 매이가 젖을 끊게 된 것은 아내가 자주 아팠던 탓이다. 비염에 걸려 아내가 몇 주째 콧물을 훌쩍거리는 것을 본 교회 아주머니들이 모유를 계속 먹여서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을 들은 매이도 들었나보다. “매이야, 이제 엄마 젖 그만 먹으면 안 될까? 매이가 엄마 젖 계속 먹으면 엄마가 아파” 라는 아내의 말 한마디에 매이는 선선히 “알았어”하고 대답했다. 표정은 여전히 아쉬움이 그득했지만. 그길로 매이는 엄마 젖을 먹지 않았다. 처음엔 참느라 무던히 애쓰는 게 역력했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1-02
    자연은 변화한다. 시간은 계속 흐르며,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한다. 동토에 트인 새 싻이 성장을 거듭하여 드디어 결실의 계절이 되었다. 자연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영겁을 지속하고 있지만, 계속된 무더위에 비의 횟수가 좀 길고 잦으면, 서둘러 조금만 빨리 얼음이 얼고 첫 눈이 내리기라도 하면, 이상 기후라며 호들갑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사위를 둘러봐도 흐르는 시간에 계절의 변화는 어김이 없다. 있다면 우리들 기억의 착각이요, 마음안에 조급함이 있을 뿐이다.
  • 201011011055311129_1
    황진미 in 씨네꼼 2010-11-02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가 유령처럼 배회한다. 왜 아니겠는가? ‘시비 걸려는 게 아니구요...정말 몰라서 묻는 건데요...정의가 뭔가요? 혹시 먹는 건가요?’ 묻고 싶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랴? 정의가 쌈 싸먹는 것인지, 물 말아먹는 것인지 알 수 없어진 대한민국에서 그 질문의 대극에 영화 가 놓인다. 물론 영화가 ‘정의란 무엇인지’를 알려주진 않는다...
  • poem_00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1-02
    비오니까 여러모로 살겠다. 덥지 않아 살겠고, 책 읽기 좋아 살겠다. 철지난 유행가 싱크로율도 100%다. 올만에 김수철 이랑 전인권의 를 들었다. 김수철은 훌륭한 가수다. 가사와 곡조와 음성이 조화롭다. 밤 깊자 빗소리 커튼 삼아 골방모드 됐다. 비교적 행복하다. 긴 원고 한 편 쓰고나니 육신이 고되다. 삶의 진액이 빠져나간 것을 채우려 시집이 놓인 책꽂이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거기가 내 우물가다.
  • 랑시에르의 정치철학이 정치적 사유에 기여한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를 ‘치안’과 구별하여 정의한 것이다. 즉 정치는 치안과 그 본성을 달리한다는 테제가 그것이다. 사실 정치라는 말은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다를 뿐 아니라,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치에 대한 사유가 정치의 개념으로 집약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어쩌면 매우 자연스런 것이라고도 할 것이다. 가령 슈미트가 정치에 고유한 것을 명확히 구별하여 ‘정치적인 것’을 정의하려고 했을 때나, 아렌트가 그리스에서 오이코스와 폴리스의 구별을 통해 정치를 정의하려고 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