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호

Releases

  • 삼류전에 참여한 작가들을 소개하면 앞줄좌측에 양복을 입고 눈을 지긋이 감고있는 삼류전 평론을 썼던 김준기(전 사비나미술관 학예연구실장)씨를 빼고 좌측부터 조각가 최태훈,우무길,박용국,이길래,양태근,정광식,성동훈,이재효,이영섭 총9명이 참여했다.
    내 사진중에 추억을 떠올리며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진한장이 있다. 7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곁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다시 제자리를 찾는 그런 사진이지만 언제봐도 정겹기만 하다.
  • 매일 바쁘게 활동하면서 “밍글라바 코리아”라 는 제목으로 위클리에 글을 보내 온지 이제 4개월째 입니다. 처음에 고선생님이 위클리에 글을 써서 보내달라고 말씀을 하셨을 때 걱정이 컸습니다. “말100마 디 하는 것보다 글 한 글자를 쓰기가 더 어렵다”라는 버마 속담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속담이 100점 만점 맞습니다. 맞고요~심지어 글이 버마 글이 아니라 한글이라서 걱정 안 될 수밖에 없죠...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7-07
    같은 식물이지만, 우리에게 유익하며 먹이가 되면 농작물이 되고, 유해하며 무익하면 잡초가 된다. 또한 그 기능이 애매하여, 약초로 쓰인 식물이 쓰이기에 따라 독초로 변하기도 하며, 어느 곳에서는 홀대를 받지만, 다른 곳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애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떻든 우리 인간과 식물은 생사를 함께하는 절대적 관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 2010년 7월 7일, 드디어 < 위클리 수유너머>의 시즌 2가 시작되었습니다. 내용도 디자인도 모두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큰 주제 없이 나열된 메뉴들이 시사, 문화, 일상, 학술 범주로 묶여서 깔끔하게 정리되었지요. 학술이 있었냐구요? 없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하지만 이제 새로 생겼습니다. 무슨 연구자 집단이 만드는 잡지에 학술면 하나 없냐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 ‘아, 일상이 다 공부죠, 하하’, ‘공부하다 남은 시간에 만들다보니 아무래도 여가정신이...’, ‘동시대반시대 코너 찾아보면 간혹 학술적 내용도 있어요, 흠흠’... 이런 식으로 더 버티기는 힘들었습니다...
  • - 단단 어떤 주제라도 다 상관없지만 '영장 찢고 하이킥'처럼 진행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꼭지가 더 생겼으면 좋겠어요. 좀 더 실감하게 하고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았던 것 같아요~
  • ‘정치’라는 말이 그토록 오래도록, 그토록 다의적인 방식으로 사용되었고, 많은 경우 서로 상반되는 관점과 정의가 대결하고 있었음은 잘 아는 바일 것이다. 정치를 사유하는 장을 ‘정치철학’이라고 한다면, 거기에는 수도 없이 다른, 대립적이고 이질적인 정치의 개념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연합하면서 유동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정치의 개념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정치를 사유한다는 것 자체가 항상-이미 계급투쟁이라고, 혹은 어떤 대결을 가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 한국 최고의 서평잡지를 만들어보는 것은 제 꿈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평’이라는 글쓰기 형식이 마케팅의 일부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형식의 ‘서평’으로 잡지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책들은 저마다의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이란 세계를, 인간을, 특정한 현실을 사유하는 방식과 시선의 표현물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상품화를 우려하는 시선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 – 김유미(비마이너 편집부국장)

    매주 < 위클리 수유너머>가 발행되는 날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독자들이 모여 있는 아아, 여기는 장애인의 주홍글씨 < 비마이너>입니다. < 위클리 수유너머> 지금도 참 좋은데 대대적인 개편을 한다니요. 기대가 아주 큽니다!

    < 위클리 수유너머>가 보여주는 세상을 들여다보다가 반갑게도 비슷한 종류의 고통과 다채널 연대의 주파수를 동시에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 비마이너>와 < 위클리 수유너머>의 독자들이 뒤섞여, 끈끈하고 촘촘하게 공동 지점을 확장시켜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앞으로도 < 비마이너> 독자

  • 시경은 몇 년 전, 우응순 선생님의 강의 때 처음 만났다. 그때까지 나는 시경이라고 하면 가수 성시경을 먼저 떠올렸고. 그저, 사서삼경 할 때 삼경-시경, 서경, 역경 중의 하나인 옛날 경전 정도로 알고 있었다. 경전이라고 할 때 느껴지는 묵직한 부담감. 그래, 선인들의 지혜가 많이 들어 있는 훌륭한 책이겠지. 듣도 보도 못한 한자들이 빼곡한 이 책에서 재미를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웬걸? 우응순 선생님이 워낙 강의를 재미있게 하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경전이라는 말의 권위에 주눅들어 접하기 어려웠던 시경은 뜻밖에도 너무너무 생기발랄하고 유쾌하고 무엇보다 신선했다...
  • 박경석 in 수유칼럼 2010-07-07
    ‘개 같은 내 인생’은 스웨덴에서 만든 영화제목이다. 어릴 적에 영화제목에 끌려서 호기심으로 본 기억이 있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기에 개 같은 내 인생이라 했을까? 그런데 영화의 내용에서 별로 개같이 힘든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제목에서 나타난 ‘개 같은’은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욕이 되지만, 스웨덴 관습에서 ‘개 같은’은 좋은 뜻이라 한다. 호기심에 끌려 보았던 영화 ‘개 같은 내 인생’처럼, 나는 중증장애인의 개 같은 삶이 유쾌한 사람의 삶으로 바뀌는 꿈을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꾸고 있다...
  • 요즘 나는 내가 대한민국 국적이 맞는지 좀 걱정스럽다. 물론 얼마전 열심히 월드컵 응원도 했고, 6월 2일 선거에도 성실히 참여했으니 한국 국적이 맞긴 맞다. 근데 최근 만난 엄마들은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대한민국 엄마로서 내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얼마 전 옆집에 사는 초등1학년 엄마가 우리집에 차를 마시러 왔다. 일단 우리집에 아이들 책보다 내 책이 많은 걸 보고 엄마들은 무척 놀란다.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라 안 좋은 의미에서 놀라는 것이다. 애한테 기본적인 투자를 안하니까. 다른 집엘 놀러 가면 이제는 내가 놀란다...
  • ‘독일의 순교자’, ‘프라하의 도살자’ 상반된 이 별칭은 라인하르트 트리스탄 하이드리히에게 주어졌던 것이다. 하이드리히는 히틀러가 가장 신뢰하던 부하였으며, 나치를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쟁기계였다. 유럽에 있는 모든 유태인을 말살시켜 버리겠다며 ‘최후의 소탕작전’을 세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레지스탕스에게 암살당하자, 나치들은 그에게 ‘독일의 순교자’란 거룩한 이름까지 부여했다. 우표까지 발행하며 그를 추억했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0-07-07
    < 하얀 리본>은 20세기 초 독일의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기원을 탐구하는 영화이다. 흔히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기원을 논한다고 하면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등장하리라 예상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건 의사의 낙마, 소작인 처의 사고사, 남작 아들이 입은 폭행, 영지의 화재, 장애아가 입은 상해 등이다. 그 흔한 유대인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위 사건들이 세계대전이나 파시즘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영화는 알레고리를 통해 전쟁이라는 사건의 작동방식과 파시즘적 주체의 형성을 보여준다...
  •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07-07
    시골구석에서 사는 아이가 희귀난치병이다. 몇 번 들었어도 이름을 외기 힘든 척수성근위축증. 태어나자마자 사지에 힘이 빠진다. 심폐기능이 약해 호흡이 어렵다. 지역 내 큰 병원에서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는 억척스레 아이를 들쳐 업고 상경했다. “그래도 큰 병원 가봤다는 소리는 들어야지 원이 없잖아요.” 난 이런 얘길 들을 때 눈을 어디다 두어야할지 모르겠다. 그녀의 투박하고 새까만 문신한 눈썹과 실밥 뜯어진 비즈가 처량하게 매달린 네크라인을 멀뚱멀뚱 훑는다...
  • md_thum
    소속감 (1)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07-07
    “대함~민국” 어디서 배웠는지 매이가 월드컵 구호를 흉내낸다. 아직 “짜짝~작 짝짝” 새마치 장단의 박수는 못치고, 어설프게 손바닥을 두세 번 부딪치고는 불경스럽게(?) 가운데 손가락만 편 양 손을 앞으로 쭉 내민다. “푸하하. 매이야 그게 뭐야?” “응, 대함~민국 하는 거야” 나는 그 의도치 않은 불경스러움이 재미있어서 “이렇게? 대한~ 민국” 하며 매이처럼 ‘성(性)스러운’ 가운데 손가락을 곧추세워 양 손을 앞으로 쫙 폈다. “짜짝~작 짝짝.” ....
  • hk_thum
    “한 사람”에 관한 다큐를 몇 개월간 찍었고 또 몇 개월이 지나서야 그때의 기록들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 당시엔 그 사람의 깊은 속마음까지 엄청 많이 알게 될 거라 기대했던 것 같다. 카메라를 매개 그리고 무기 삼아 나만이 할 수 있는 어떤 진실을 발견하리라 자신했다. 또 그게 다큐의 힘일 것이다. 정치적 병역거부를 한 현민이 감옥을 갔고 나의 촬영도 끝났다. 시간이 흘렀다. 객관적으로 돌아볼 여유도 생겼다. 촬영분의 녹취록을 밑줄 박박 그으며 읽고 있다...
  • 랑시에르의 정치철학이 정치적 사유에 기여한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를 ‘치안’과 구별하여 정의한 것이다. 즉 정치는 치안과 그 본성을 달리한다는 테제가 그것이다. 사실 정치라는 말은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다를 뿐 아니라, 정반대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치에 대한 사유가 정치의 개념으로 집약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어쩌면 매우 자연스런 것이라고도 할 것이다. 가령 슈미트가 정치에 고유한 것을 명확히 구별하여 ‘정치적인 것’을 정의하려고 했을 때나, 아렌트가 그리스에서 오이코스와 폴리스의 구별을 통해 정치를 정의하려고 했을 때...
  • 『시경詩經』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그러니까 중국의 주周나라 때부터 춘추시대 때까지 황하강 유역의 사람들 사이에 구전되던 노래를 공자가 모아서 엮은 책이다. 원래 311편인데 이 중에 6편은 제목만 전하고 내용은 전하지 않는다. 이렇게 시경의 시가 300편 가량 되기 때문에 시경을 ‘시詩’ 혹은 ‘시삼백詩三百’이라고도 부른다. 시경은 쉽게 말해서 노래 책이다. 여기에는 여자들이 불렀던 노래도 있고, 남자들이 불렀던 노래도 있고, 농부가 불렀던 노래도 있고, 전쟁터에 나간 병사가 불렀던 노래도 있다. 각양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불렀던 오래된 노래의 책, 그것이 바로 시경이다...
  • 신문을 보다 숨이 턱 막힐 때가 있다. 2009년 용산에서 무리한 진압으로 철거민 다섯 분과 경찰관 한 분이 돌아가셨을 때가 그러했다. 국가 권력에 의해 사람이 죽었지만, 국가 권력은 결코 처벌받지 않는다. 용산 참사만이 아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잉 단속으로 사람이 죽어나갈 때, 테러범을 잡는답시고 엄한 사람을 폭행하고 증거도 없이 수용소에 가둘 때, 그러고도 당당한 ‘놈’들의 모습을 볼 때, 숨이 막히다 못해 돌아버릴 지경이다. 우리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국가 권력을 고발하고 규탄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 이제부터 번역 연재할 < >(L'insurrection qui vient)은 2007년 프랑스에서 출판된 책인데 그 저자가 익명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익명으로서 자신을 드러냈다. 그 이름은 ‘보이지 않는 위원회(comité invisible)’다. 자신의 존재, 자신의 대의를 선명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보는 전통적 좌파들과 달리, 이들은 “지도자도 없고, 요구도 없고, 조직도 없고, 단지 제스처와 음모만 있는 사건, 사회적으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는 것을 그렇게 비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 식빵 굽는 시간> 주인공의 엄마는 매일 아침, 집 근처 빵집에서 갓 구워져 나온 크루아상 두 개를 먹습니다. 그 책을 읽은 후 처음으로 크루아상이라는 빵을 먹어보았습니다. 초승달처럼 생긴 모양도 탐스럽고 무게도 가벼운데다, 아주 고소했습니다. 무엇보다 빵의 결이 켜켜이 살아 있어 참 맛있었습니다. 크루아상의 이 결, 이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놀라실지 모르겠지만 바로 버터의 힘으로 만들어진 ‘결’과 고소함입니다...
  • bs04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06-29
    “하늘에서는 건조한 기운이고, 땅에서는 금이며, 괘에서는 태(兌)이고, 몸에서는 피모이며, 빛깔에서는 흰 것이며, 음에서는 상(商)이고, 소리에서는 울음이며, 병적인 것에서는 기침이며, 구멍에서는 코이고, 맛에서는 매운 것이며, 지(志)에서는 근심하는 것이다. 경맥에서는 수태음이고, 진액에서는 콧물이며, 겉에 나타난 것은 털이고, 냄새에서는 비린내이며, 숫자에서는 9이고, 곡식에서는 벼이며, 집짐승에서는 닭이고, 벌레에서는 딱지가 있는 벌레이고, 과실에서는 복숭아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