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5월

Releases

  • 메탈 세미나를 연다고 하여 내게 글을 쓰라고 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 나는 그저 메탈을 즐겨 듣는 사람일 뿐인데 내가 뭘 안다고 글을 쓰나 했다. 처음 세미나 공지에서도 말했다시피 나는 듣는 것을 즐겨할 뿐 메탈이라면 백과사전처럼 줄줄이 꿰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무엇을 쓸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고민 끝에 나는 메탈에 대한 그동안의 내 개인적인 생각들을 쓰
  • 말자 1 in Weekly 2013-05-28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대한 최초의 메커니즘에는 인간이 개인적 자아의 독립을 포기하고, 개인적 자아에 결여된 힘을 얻기 위해 자기 외부의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그 자신을 융합시켜 가고자하는 성향이 있다. 바꾸어 말하면, 그것은 상실한 일차적 관계 대신 새로운 '이차적' 관계를 추구하는 성
  •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금요일 밤입니다. 자정이 지났으니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이네요. 노트북을 펼치고 지난 일주일을 돌아봅니다. 편집자의 말을 써야 하니까요. 월요일에는 집 계약을 했습니다. 저는 세입자이지만 2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는 것이라 인터넷을 통해 새로 들어올 세입자를 직접 구해야했습니다. 계약 당일 집주인 아주머니가 남의 일 대하듯 “새로 구해온 세입자가 남자라 마음에 안 드네, 계약 조건이 마음에 안 드네” 딴소리만 자꾸 해대는 통에 애를 먹었습니다.
  • sh in 동시대반시대 2013-05-28
    이번 동시대 반시대에서는 현재 수유너머N에서 열리고 있는 이질적인 세미나! 메탈 세미나 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세미나 주제는 그 어떤 것이어도 상관 없지만, 그래도 메탈 세미나는 기존의 세미나와는 방식도, 주제도 매우 다른데요. 이 세미나가 왜 열린 건지, 이 세미나는 현재 연구실에 어떤 파급효과를 낳고 있는지를 집중 취재해봤습니다. 이번 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세미나 반장인 재규어님과의 인터뷰! 또 다른 하나는 재규어님이 글로 쓴 메탈의 위대함! 자 이제 한 번 살펴볼까요?
  • 1
    다큐멘터리. 그 중에서도 자신 주변의 삶 즉, 가족이나 친구 스스로를 찍는 사적다큐멘터리는 사실 내 취향은 아니다. 사적이지 않은 소재의 다큐멘터리나 극영화를 보아도 그 영화를 만든 사람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사적 다큐멘터리는 적극적으로 만든 이의 삶을 고백하고 보여주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 159th
    159호 (0)
    159호. 당신의 일주일
  • 2
    그러나 나는 든든한 아군을 만났다. 작가 정은영이다. 올해 4월 6일 페스티벌 봄에 [(오프)스테이지 / 마스터클래스]라는 연극을 연출한 정은영. 그는 한 가지 개념과 주제를 두고 다년간 공들이면서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작가이다. [(오프)스테이지 / 마스터클래스]를 보고 나오는 길에 왠지 나 또한 나만의 방법론을 서서히 구출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얻었다.
  • 158th
    158호 (0)
    158호.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
  • 20120928_121000
    엄마! 나는 전에 살던 집이 좋아 엉엉. 전에 살던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 빌리는 것도 너무 좋았어! 엉엉. 이 동네도 커다란 책방버스가 와서 책 빌려준대. 참 좋겠지! 엄마가 도서관을 책방이라고 그러네. 작은 도서관을 책방이라고도 한단다. 그리고 홍아 장난감들도 다 이리 왔어!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3-05-18
    이제는 혹한이나 날씨등, 기후 변덕에 대한 푸념은 내심 그만 접어 두려고 다져온 터이다. 우선 잦은 넉두리에 내가 지쳤고, 너무 투덜덴다는 불평 불만의 오해가 두렵기도 했다. 그런데 또 들먹여 넉두리 짖이다. 봄이 한창일 때에도 연거푸 우박이 내렸고, 정성껏 모종을 키워 가꾼 오이와 같은 작물이 냉해로 시들어버리는 이상한 날씨는 4월의 끝까지 계속되었다. 이런 꼴들을 지켜봐야 하는 농사꾼의 속 좁은 투정을 그
  • 말자 1 in Weekly 2013-05-18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는 것 이 외에는 2년4개월, 아니 28년간 한번도 누려보지 못한 그야말로 말세적 삶(-사람들이 나를 보며 말세라고 일컬을 만한 그러한 어찌하면 나태한, 편안한, 재미있는, 조금은 다른 삶) 을 즐기고 있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나면 공복감이 몰려온다. 허기져서 뭔가 요리해먹고는 잠깐 배가 꺼질 때까지 독서를 한다. 그러다보면 너무도 편안한 조도와 바람에, 낮잠을 잔다. 내가 일하지 않아도 세
  • hitchcock
    서스펜스 영화는 관객에게 늘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도대체 범인은 누군가? 관객은 영화가 흘러가는 대로 눈을 맡기지 않는다. 화면을 꼼꼼히 검토하면서 단서가 될만한 증거물을 찾고, 인물들 한명 한명의 알리바이와 동기를 추정하면서 누가 범인일까를 짐작해본다. 그 와중에 너무 놀라지 않기 위해서 혹은 ‘감독 네 놈이 꾸민 반
  • “거기 날라리들이 다니는 학교 아니에요?” 내가 위탁형 대안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하자 한 중학생이 보인 반응이다. 나도 딱히 반박할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수긍했다. 그게 현실이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날라리들을 요즘은 위탁형 대안학교로 보낸다. 관 내의 학교에서 보내주는 부적응 학생들이 위탁되는데 다니던 학교의 학적을 유지하면서 한 학기 동안 출석을 대안학교로 한다.
  • 작년 10월부터 노원구립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아이들 만나는 일을 시작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소위 문제 청소년, 위기 청소년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가출, 금품갈취, 학교폭력, 학업중단(결석), 학대/방임, 성학대, 임신, 인터넷(게임)중독, 우울/무기력 등의 상태에 놓여있을 때 위기라고 부른다. 지원센터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중복해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성현 in 편집실에서 2013-05-18
    저는 개인적으로 tv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최근에 굉장히 재밌게 본 두 개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하나는 직장의 신 10화이고 또 하나는 이 주 전에 했던 무한도전 무한상사편입니다. 직장의 신 10화에서는 회사에 20년을 넘게 근무한 고과장이 권고사직으로 인해 회사를 떠나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습니다. 이 10화에서의 백미는 그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황갑득 과장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무정한의 노력
  • 지안 in 동시대반시대 2013-05-11
    예전에 빵집에서 일을 하면서 내가 장난으로 짤라볼테면 짤라보라는 말을 했을 때, 같이 알바 하던 매니저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알바생이 짤린다는 게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너 막상 짤리면 기분 되게 더러울걸?”이라고. 그때 우리는 막 웃었었지만 나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해고’라는 것에 대해서.
  • 157th
    157호 (0)
    157호. 누가 기타의 주인인가
  • 시아버님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한 건 작년 추석 이후였다. 그 전에는 스스로 몸을 가누고 앉아있으실 수 있을 정도였는데 추석 때엔 아예 몸을 일으키지 못하셨다. 요번 설에는 함께 식사를 할 수도 없을 지경이 되었다. “수안아 이게 누고? 숙모 아이가.” 마흔 넘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우리 부부가 대견해서인지 조카 수안이에게 나를 가리키며 수십 번도 넘게 말씀하셨다. 이제는 그 말씀을 듣지 못한다.
  •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판에서 벌어진 여러 사태를 보면서 힘이 빠지기만 했던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왜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안 모씨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면서, 그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안 모씨 같은 사람은 인기가 아주 있으며, 더럽기만 하는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믿음직하게 보인다는 것이 나도 이해할 수 있다. 정치인들이 아주 나쁜 사람들이고 웃는 얼굴을 하면서 마음속에서는 끔찍한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치인으로서의 더러움이 없게 보이는 사람이 정치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기대를 가지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아주 알기 쉬운 구도이다.
  • DSCF1011
    메일로 받은 동영상이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홍아의 창작 동화는 아닐 게다. 그렇다면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구연이 먼저였을 게다. 그런데 그 구연이 얼마나 생생했기에 이를 다시 엄마 앞에서 재현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아마도 엄마가 손주 동영상을 기다리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얘기를 시켰을 게다.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3-05-10
    저 요즘 기타줄 좀 튕깁니다. 작년 연말 아는 친구로부터 기타를 한동안 배운 이후로, 요즘은 혼자서 주구장창 한 곡만 매일 연습합니다. 그 친구에겐 일주일에 한번씩 3개월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겨우내 연습을 잘 하지 못하다가 날이 풀린 요즘 다시 기타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연습은 더도 덜도 아닌 매일 딱 10분정도만 합니다. 감을 잊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반복되는 일이지만 새로운 곳에서 ‘틀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타 잘 치는 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처음 기타를 칠 때는 기타줄을 누르는 왼손가락이 ‘아려서’ 애를 먹었습니다.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배기는 과정이죠.
  • 여전히 연극 작업이야말로 사람/사물들과 가장 '잘' 만나게 해주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관객과 만나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서로 소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실제로 친해지고 더 많이 알게 되면서 동시에 단순하게 평가내릴 수 없는 서로의 ‘날 것’을 보게 되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서로의 ‘날 것을 보게 된다는 점’에서 연극 작업이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작업은 구체적 현실에서 출발해, 그것을 ‘날 것’ 그대로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 말이야 그렇게 했지만 일 생길 때마다 찾는 마음을 모른 척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할머니와 함께 입원해 있다는 동생을 찾아가보니 아픈 기색이 역력한 초로의 아저씨셨다. 아저씨는 열여섯 넘어 돈 벌러 고향 전라도를 떠나와 여기저길 떠돌았다고 한다. 그렇게 식구들과 소식이 끊기고 어찌 여자 하나를 만나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살았는데, 그 마누라도 벌써 십여 년 전에 집을 나가고 그 뒤로 자식들도 차례로 집을 나갔다고 한다. 그리곤 위암에 걸렸다고 한다.
  • 1
    일곱 개의 시계를 가진 종탑. 시계들은 제각각 다른 시간을 가리킨다. 허나 그것은 시계들 뿐 아니라 이 마을 전체가 그렇다. ‘지금’이라 명명된, 양쪽으로 쭉 뻗친 직선 위의 한 점이라 생각 된 그 시간은 무수한 직선들의 교차점인 것이다. 아니 그것은 어쩌면 선이나 점 따위로 얘기될 만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레이터의 말대로 그것은 ‘사악해’ 뵌다.
  • 말자 1 in Weekly 2013-05-10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어서 모든 것이 첫 경험(?)인지라,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른채 2년 4개월을 보냈다. 퇴사 역시도 생애 최초의 경험이다 보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퇴사를 하는 것이 마치 회사의 사정과 스케쥴에 피해를 끼치는 것마냥 이야기하기도 하고, 통사정을 하기도 하는 통에 (그럴 필요없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몸둘 바를 모르기도 하였지만서도, (그럴 필요가 다소 있어보이는) 무엇보다 대책없이 그만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