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

Contents

| 고봉준의 언더라인 |
| 달팽이 공방 통신 |
| 동시대반시대 |
| 동아시아 지금 |
| 매이데이 |
| 밍글라바 코리아 |
| 백수 건강법 |
| 선생님 책꽂이 |
| 수유칼럼 |
| 씨네꼼 |
| 여강만필 |
| 올드걸의 시집 |
| 임종진의 사진공감 |
| 정경미의 시경읽기 |
| 편집실에서 |
| 혁명과 정치의 사유 |

Releases

  • ssm
    지난 9월 본인과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의 트위터 설전이 ‘이마트 피자’ 사건과 더불어 ‘이념적 소비’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되었다. 팔로우 추천 목록에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있길래 SSM(대기업 슈퍼의 소형화) 에 대하여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 그리고 신세계의 이마트 소형화 방침을 자랑이라도 되는 듯 당당히 밝힌 파렴치함이 불현듯 떠올라 맨션을 해보았는데 의외의 반응이 왔고, 밑은 그 대화의 전문이다.
  • br1.
    새 계절이 옷장 앞까지 오면 늘 내뱉게 되는 말. “아, 입을 옷이 없네. 작년엔 대체 뭘 입고 다닌거야” 궁시렁 거리다가 결국엔 티셔츠 하나라도 기어이 사고 집에 오면 이제는 그 티셔츠에 받쳐 입을 만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바지를 사면, 그 바지에 맞춰 신을 구두가 아쉽다.
  • homocommune
    를 읽고 정말 단순하게, 내게 있어 돈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생각해봤다. 부끄럽지만 까놓고 말한다. 난 푼돈을 몹시 사랑하지만 돈에 대한 개념은 없는 사람이다. 나름 신의 직장을 나온 아버지 덕에 내 수중에 돈 한푼 없다고 길거리에 나앉을 걱정 없다.
  • 은유 in 편집실에서 2010-11-23
    재작년에 강남의 유명한 음식점에 취재 갔다가 들은 얘기입니다. 사장님이 나름 대형요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패밀리 레스토랑을 들여와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더군요. 그 때가 베니건스, T.G.I Friday, 아웃벡스테이크 등이 성업을 이루다가 절반 이상 문을 닫아가던 시기였습니다. 한 발 앞서 트렌드를 읽을 만큼 사업적 감각이 남달랐던 그 분은 ‘쇠락의 징조’도 간파하여 일찌감치 그 업계를 빠져나와 새로운 음식점을 차린 것입니다. 사장님은 패밀리 레스토랑이 줄줄이 망한 이유에 대해 이게 다 카드할인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 bw
    황진미 in 씨네꼼 2010-11-23
    레바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투르크 영토를 분할하는 싸이크-피코 협정에 따라 프랑스 통치지역에 속했던 ‘대 시리아’지역을 프랑스가 시리아와 레바논으로 분할하면서 탄생한 국가이다. 이슬람교와 기독교 등 17개 종파가 공존하는 가운데, 기독교도를 식민통치에 앞세운 프랑스의 위임통치가 20년간 계속되면서, 마론파는 정치적 경제적 수혜자가 되었다.
  • coolb
    ‘쿨하다’는 말이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적이 있다. 시원시원하고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무지 담백할 것 같은 느낌. 세상이 무너져도 똑 부러지게 제 할 말은 다 할 것 같은 당당함. 그래서인지 ‘쿨하다’는 게 마치 신세대의 아이콘처럼 생각된 적이 있었다. 쿨하고 싶었고, 더러는 쿨 한 체 하기도 했다.
  • 8995832924_f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 수업을 계획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적당한 책을 고르는 일이다. 책이 없어서 그런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서점에 가보면 청소년을 위한 고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책이 너무 쉽다는 데 있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수준을 낮추는 방법을 택한 책이다.
  • 머리는 왜 둥근 걸까? 별 모양일 수도 있고, 네모일 수도 있는데, 왜 둥근걸까? 동의보감에서는 머리는 하늘을 닮아 둥근 것이라고 나와있다. 소위 천원지방(天圓地方)설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11-22
    자, 이제 내경편이 끝나고, 외형편의 시작이다. 동의보감은 전체 5권으로 되어있다.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1,2, 탕액침구편. 그러니 이제 5분의 1 정도 끝낸 것이다. 그러나 뭐 전혀 새로운 것들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기본적으로 나온 정기신(精氣神)과 그 음양오행의 기본원리들이 어떻게 외형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동의보감 외형편의 처음은 두(頭), 머리로 시작한다...
  • sp01_01
    서양과 동양은 담론적 구성물이다. 그러나 서양과 동양의 관계는 비대칭적이며 둘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서양은 경계지어진 영토상의 명칭이지만 자기한정을 거부하고 바깥으로 뻗어나간다. 서양은 자신이 하나의 특수로서 다른 항(동양)과 대립하지만, 다른 항이 자신을 특수로서 인식할 때 보편적 준거점으로 작동한다. 동양은 서양과의 차이를 통해 자기인식을 획득한다. 따라서 서양은 ‘서양 대 동양’이라는 대립관계의 한쪽 항이자 그 대립 자체가 발생하는 장소이다. 서양의 ‘근대’ 과정과 동양은 ‘근대화’ 과정은 그 동학을 통해 진행된다...
  • 069 001
    이른 아침. 탁발에 나선 스님들이 종종걸음으로 몸을 달굽니다. 여기저기 들러야 할 곳도 많고 이사람 저사람 챙겨야 할 이들도 많습니다. 걸음을 멈출 때 마다 정성과 신심을 담아 불경을 외어줍니다.
  • 42mk
    올해 2010년 11월 달. 버마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그 변화에 대해 버마의 역사를 걸쳐 필자의 시각에서 이글을 쓰게 됐다. 이달 11월 7일에 미얀마 군사 독재정부가 20여년 만에 선거를 치렀다. 한국 포함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버마인들이 투표 할 수 있다고 하는 군정부의 공식적 발표가 11월 3일 날에 나왔지만 한남동에 있는 미얀마 대사관은 10월 29일 날에 이미 선거 투표를 했다.
  • hplus
    우리 가족이 사는 제네바에선 오후 7시가 다가오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미그로(Migros)나 쿱(Coop)같은 대형 슈퍼마켓들이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폐점 시간을 1~2분 정도 넘겨서 도착해 "물건 한 개만 살 테니 좀 들여보내 달라"고 하면 간혹 입장시켜주기도 하지만, 계산대 직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감수해야 한다.
  •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선물을 ‘동관彤管’이라고 한다. 이 말이 시경詩經 패풍邶風의 「정녀靜女」라는 시에서 나왔다. 사랑하는 마음이란 무엇일까. 좋은 걸 나누고 싶은 마음 아닐까. 맛있는 거 있으면 같이 먹고 싶고, 가을날 단풍이 아름다운 길을 보면 함께 걷고 싶은 거. 무엇이든 선물을 하고 싶고, 서로에게 선물이 되고 싶은 마음. 「정녀靜女」는 연인들의 이런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 시이다.
  • 3
    대형 할인매장을 경영하는 세습 재벌 자본가인 한 CEO(본인은 세습 재벌 자본가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사위에게 한 것도 세습이므로 세습 재벌 자본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가 대자본이 동네 골목에 진출한 것을 비판하는 시민들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로 ‘소비도 이념으로 하나?’며 소비자는 실질 소비를 해야 한다고 충고한 것에서 시작된 ‘이념 소비’ 논쟁에 대해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sungtaesuk
    온 나라가 6.2 지방선거의 폭풍 이슈인 무상급식으로 시끄러웠지만 결식아동 지원사업의 이런 시시콜콜한 상황은 진보진영에서조차 그리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실은 몇 년 전부터 지방재정 자립방안과 국가예산편성권은 전혀 없이 중앙 정부의 세금 나눠주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식으로 진행되는 허울뿐인 지방자치제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1-22
    지난 “주담 객설4”에서, 막걸리를 나의 “경애하는 벗”이라는 호칭을 쓰면서, 온 국민이 즐겨 마시는 국주(國酒)로 추천하였다. 이에 공감의 반응도 있었고, 지나친 방정이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음주 경력 반 세기라는 표현으로 술고래 취급을 받기도 했다.
  • kp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1-22
    가끔 궁금하다. 아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어릴 때야 먹여주고 재워주는 엄마가 침묵의 여신이지만 2차 성징에 접어든 사춘기 아들에게 엄마는 말 많은 무수리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아들에게 물어봤다. 평가가 용이하도록 수우미양가로. “아들아, 나는 점수로 따지면 몇 점짜리 엄마야?” “음..20점이요.” “뭐야? 야! 너무 한 거 아니니? 내가 오십 점도 안 돼는 엄마냐...” “왜요? 20점 만점에 20점인대요.” 어이가 없었다. 만점을 맞고도 성적표에 ‘가’라고 찍힌 느낌이다
  • ap3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1-15
    며칠 전 사소한(?) 일로 사흘 동안 유치장 신세를 진 일이 있었다. 오늘은 매이 얘기는 잠시 미뤄두고 그때 얘기를 할까 한다. 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그 일 때문에 구속영장 실질검사를 기다리던 지난 월요일 밤이었다. 저녁 7시쯤 경범죄(사실, 나도 경범죄인데!)로 벌금형을 받은 한 남자가 들어왔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노숙인이나 일용직 노동자쯤 되어 보이는 40대 중반의 남자다. 소지품 검사할 때부터 뭐라고 시끄럽게 떠들어 대더니 유치장에 들어가서도 뭔가 계속 소리를 질렀다.
  • ‘한국에 온지 12년이나 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 12년 시간 속에서 그는 많이 늙어 버렸습니다. 풍성하던 머리숱이 하나 둘 빠지더니 급기야 가발을 쓰지 않으면 방글라데시에서 만날 부모님이 자신을 몰라 볼 거라고 걱정을 할 정도로 그는 늙어 버렸습니다.
  • 영국 예술가 뱅크시의 낙서
    엑스 주변을 한시적으로 둘러친 녹색 방호벽이 철거되었다. 방호벽이 있는 동안 코엑스 인근, 아니 강남 서초 전 지역 노점상이 사실상 일주일간 영업 정지되었다. 노상 카페의 테이블과 의자는 물론이고, 공공 휴지통도 도심 정비의 일환으로 치워졌다. 광고물 정비팀의 순찰은 매일 반복되었다. G20 정상회의 안전 개최를 위한 철통경계는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를 생산했다. 강남구청장이 배석한 반상회를 나온 한 강남 주민이 남긴 소감은 의미심장하다...
  • 263_지그문트+바우만
    바우만에 따르면 우리는 ‘유동적 근대’에 살고 있다. ‘유동적’이란 모든 것이 가변적이고 불확실하여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는 이런 불확실한 것들을 제거하려는 기획 전체를 근대성으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근대는 진보와 생산의 시대로 이해되지만, 바우만이 보기에 그런 고정적 근대성(solid modernity)은 필연적으로 부정적 결과로서의 유동적 근대성을 생산한다. 그는 근대의 기획에 따른 엔트로피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유동적 근대성의 형상을 ‘쓰레기’라는 것으로 설명하거니와, 이것은 비단 매일처럼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투기물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