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Releases

  • 캄보디아에 처음 들어가서 국경에서 탄 버스이다. 한글로 안내문이 적혀있다. 한국의 하나투어에서 쓰던 버스이다. 한국의 유치원이나 여행사에서 쓰고 버린 낡은 버스들이 고속버스로 많이 쓰이고 있었다. 버스가 너무 낡아서 중간에 차가 뻗어 버리고는 하는데 그러면 새 버스가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나 또한 차가 한번 멈춰서 두 시간을 기다려서 새 버스로 갈아타고 간 적이 있는데 흔한 경우라고 한다.
    들깨 in 수유칼럼 2013-01-26
    하나의 유행이 이번 여행을 따라왔다. 8월에 한국을 떠나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내내 곳곳에서 나는 그와 마주쳐야 했다. 거리에서, 상점에서,식당에서 언제나 오빤 강남스타일이었다. 수억이 봤다는 뮤직비디오도 캄보디아 시엡립에서 묵었던 숙소의 직원 덕에 처음 봤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의 공연도 어떤 인도인이 스
  • 2012년 12월 19일의 선거는 이렇게 지나갔다. 존재하는 무엇이 그처럼 존재하는 어떤 이유가 실존해야만 할 것이라고 믿는 한 우리는 맹신에, 다시 말해 모든 것의 말해질 수 없는 어떤 이유에 대한 믿음을 살찌울 것이다. 그런 이유를 결코 발견할 수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믿거나 믿기를 열망할 수밖에 없다. 사실성에 도달한 것
  • 철학사적으로 흄(1711~1776)을 어떻게 위치지울 것인가? 그를 통상 얘기되는 방식대로, 합리론(이성주의)과 경험론(경험주의)이라는 틀 내에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한가? 오히려 흄의 철학을 정념의 물질성을 기반으로 ‘지각’을 중심에 놓고 정신을 이해한 유물론자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인간주체를 이야기 하면서도 흄은 그것을 기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3-01-24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린 지난 여름이었다. 며칠후엔 런던 올림픽이 개최되는 때이라서 유럽행 항공이 매우 혼잡했었다. 서울에서 직접 베를린행이 없어, 처음엔 헬싱키 경유였던 것이, 항공편 사정으로 뮨휀으로 바꿔 출발했다. 뮌헨에선 몇 시간의 여유가 있어, 공항 광장의 대중술집에서 흰 소세지에 뮨휀 맥주를 마실 수 있었던 기회는 다행이었다. 밤 늦게 베를린에 도착해
  • 공원 숲속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블루텐트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3-01-24
    2013년 새해 첫날. 모두 가족과 지낼 테니까 유학생이고 외국인인 나는 3일간 자유다! 밀린 일을 으쌰 해치워야지 했지만, 역시 새해 첫날 집에만 있자니 어쩐지 답답했다. 더구나 날씨도 기똥차게 좋은 게 아닌가? 그때 요요기 공원 블루텐트 마을의 이치무라씨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블루텐트 마을의 에노아루 카페에서 신년 맞이 파티를 한다
  • 1
    오영진 in 사상가 특집 2013-01-24
    영화 『밀양』에서 아들을 잃은 신애(전도연)는 길 위에서 서럽게 울었다. 흐느껴 들썩이는 그녀를 카메라가 뒤따라갔을 때, 그녀의 등을 와락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 사람은 비단 나뿐만 아닐 것이다. 이 장면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상대의 슬픔을 보거나 듣는 것이 아니라 만질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신애의 통곡 씬을 통해 관객은 자신도 모
  •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를 더할 필요는 사실 없다. 가족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꺼낸다 할지라도 한 번은 누군가 성질을 내듯 울음을 터뜨리며 했을 법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또 꺼내는 것은 아무래도 참 힘들기 때문이다. 가족이 힘든 이유는 누구나 알듯이 대개 죽일 수도 살릴
  • DSCF0972
    하버지, 용서, 좋은 건데 용서하기 전에 수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니 실제로 용서하기가 쉽지는 않겠어. 그렇고말고. 용서하기 전에 풀어야할 문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어느 정도 원상회복 또는 배상을 약속할 때 용서해야 하는가.
  • 이번 주 위클리에서는 오랜만에 사상가 특집을 꾸며봤습니다. 데이비드 흄을 주제로 해서 세 편의 글을 실었는데요, 이 글들은 수유너머N의 <흄세미나>팀이 세미나를 마무리하면서 그 결과물로 나온 것들입니다. 데이비드 흄은 흔히 로크, 버클리와 더불어 경험론자이자 회의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그가 합리론의 보편적 진리에 대해 끝없이 회의적 사유를 진행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
  • 내 안의 역사 프로젝트는 역사를 쓰는 새로운 스타일로 역사가 쓰여졌다. 이 새로운 스타일은 <사진글 역사작업>인데, 이번에는 사진의 시각에서 이 스타일을 말해본다. 지금까지 역사서술이나 이야기작업은 말과 글 위주이거나 사진을 먼저 찍고 여기에 설명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전개된 것이 사실이다. 글과 사진이 동시에 뭔가를 지향하면서 의식적으로 함께 역사를 쓰는 작업은 아무래도 적었던 것 같다. 이번
  • 덕수궁 정관헌 / 정서영 <마음 속으로 정해라> 2012 Photo by Sohl Lee
    좋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하고 2012년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덕수궁 미술관과 고궁 곳곳에 설치된 전시 <덕수궁프로젝트>를 가리켜 할 수 있는 말이다. 언론에서도 올해 최고의 전시 몇 개를 재조명하면서 당연히 이 전시를 꼽았고 나 또한 이 전시를 그중 하나로 선택하고 싶다. 특히 미술관 전시와 함께 기획된 야회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 146th
    146호 (0)
    146호. 흄을 위한 새로운 이름을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앞 벤치에 앉아있다. 지나가는 학생들도 별로 없고 조용하다. 50분이 되어 건물 경비원께 미화숙소가 어디 있는지 여쭤본다. 웅얼웅얼, 머뭇거리시더니 미술원 별관으로 가면 있단다. 별관이면 근처에 있을 텐데…. 지나가는 한 학생에게, 교수님 같은 분께도 물어도 모른다한다. 약속시간이 2분이 남았다. 순간 다급해진다. 왠지 길이 없을 것만 같은, 건물의 뒷길로 들어간다. 걸래가 빨래 줄에 가지런히 걸어져있고 스테인레스 철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여기야! 그렇게 조용하던 학교에서, 왁자지껄한 육성을 들으니 반가워 긴장한 마음 한번 들이쉬는 것도 까먹고 안으로 들어간다. “어머, 학생들 왔네~ 밥은 먹었어? 우리 학생들한테 커피한잔 타줘야지~ 뭐 이런 걸 다 가져와! 돈도 없을텐데.”
  • 20120302_114809
    새해가 몇 밤 남았게. 아홉 밤. 새해가 되면 홍아는 몇 살? 다섯 살 새해가 되면 홍아가 달라지겠네. 어디가 달라져? 언니들이 하는 거 홍아도 하겠지. 엄마는 어디가 달라져? 글쌔, 어디가 달라질까? 엄마 똥꼬! 뭐라고? 엄마 똥꼬가 달라져? 엄마 똥꼬 보여줘! 달라졌나 보게. 싫어! 홍아 똥꼬나 보여줘! 갑자기 홍아가 벌떡 일어나서 뒤돌아서 바지를 내리고 엎드립니다.
  • 일 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이 거친 바람처럼 밀려와 내 안의 많은 것들을 부숴 버렸다. 마음을 자꾸 부리지 않고 가만히 가라 앉혀 보고자 애를 써 보았지만 가라앉기 보단 무너져 내렸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 만치 마음이 상해 버렸다.
  • 나는 이상하게 연애가 안 되는 사람인 것 같다. 결혼 전 몇 번의 연애 경험이 있었지만 늘 애인에서 친구로 변하기 일쑤였다. 서로 호감을 갖고 몇 번 만나고 나면 상대방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를 않았다.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요?!”가슴 절절히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놓치는 건 좀 아까웠는지 나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지오 in 동시대반시대 2013-01-14
    밤새 두텁게 쌓인 눈에 소리마저 덮여버린 듯 학교는 고요했다. 파랑은 건물로 들어가는 하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보는 유리 너머 세상은 백색이었다. 마치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보는 듯이 백색의 세상은 현실감이 없었다. 소실점 저 끝으로 하늘은 흡수되어 갔다. 스피커에서는 GOD의 ‘거짓말’이 흘러 나왔다. ‘싫어, 싫어’ 여자의 외침이 들렸다. 파랑은 차 문을
  • 산촌 설경 (우백당)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3-01-14
    일 년이면 몇 차례씩 만나서 먹고 마시며 이야기도 나누는 모임을 다녀왔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평생의 직업과 직장을 벗어나 새 삶의 백수 건달들 모임은 진탕 먹고 마시며 우리를 위한 우리만의 즐거운 시간이다. 그런데 오늘의 모임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랐다. 늘 진지하여 옹골찬 삶을 살아온 한 친구의 제언이였다.
  • ‘갈거리사랑촌’ 앞에서 설명을 들었다.
    친구들과 원주에 다녀왔다. 한 친구가 새로 알게 된 분이 원주에 사셔서 그 분 일하는 이야기도 듣고 연말 송년회 겸해서 회포도 풀었다. 친구들과의 여행은 즐겁다. 술은 적지만 음식은 많고 이야기는 꽃핀다. 저번 주에 막을 내린 대선게임이 끝났기 때문에 앞날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서로의 이성친구 이야기로 끝이 났다.
  • 회의실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벌써 세 시간째였다. 라연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제 시간에 퇴근을 할 수 있을 지는 아직도 불투명했다. 퇴근 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잡힌 회의는 끝날 줄을 몰랐다. 라연은 목을 길게 빼고 회의실 쪽을 쳐다봤다. 회의에 들어간 김차장이 빨리 나오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 여기에서 소개할 내러티브 프로젝트는 <내 안의 역사, 탈시설 장애인의 스토리텔링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에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작지만 거대했던 프로젝트였다. 참가한 장애인은 8명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삶을 보조해주는 ‘활동보조인’(중증장애인의 생활을 보조하는 사람으로 마치 중병을 앓는 사람을 간호하는 간병인 같은 사람
  • 황진미 in 씨네꼼 2013-01-14
    독거노인의 고독사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의 97%가 자식이 있었다는 통계는 자녀가 더 이상 부양의 주체가 되지 못함을 증명한다. 비단 독거노인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고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노인들끼리 사는 가구도 많아졌다. 이들이 아프거나 죽어갈 때,
  • 차가운 소주잔을 만지작거리던 S가 불쑥 물었다. 이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는 이상형이라는 질문 자체가 낯설었다. 이상형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술김인지 나는 S의 질문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헤어진 표면상의 이유는 바람이었으나, 나는 바람보다도 바람의 과정동안 그가 했던 거짓말들이 더 참을 수 없었다. 나만 사랑한다던, 그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3-01-14
    엊그제 옥상에 쌓인 눈을 치웠다. 그 동안 몇 번이나 왔던 눈이 거의 고스란히 쌓여 있어서 꽤 힘들었다. 다 치우고 나서 앉아서 쉬다보니 지난 가을에 추수해서 종자하려고 조, 수수 이삭들을 걸어 놓은 게 눈에 띈다. 헌데 가까이 가서 보니, 이런! 새들이 쪼아 먹어서 조 이삭이 꽤 상해 있고 새들은(주범은 멧새들!) 사람이 있는데도 근처까지 왔다
  • 처음에는 그냥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한 해도 지나가고, 또 새로 해가 시작하는 시점이니, 말랑말랑하게 ‘사랑’에 관해서 기획해 보자고 합니다. 그런데, 이거 뭔가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 인 것 같았습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습니까?
  • 황진미 in 씨네꼼 2013-01-14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데이빗 미첼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매트릭스>를 연출한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를 연출한 톰 더크베어 감독이 공동 연출한 대작이다. 톰 행크스, 할 베리, 휴 그렌트, 수잔 서렌든 등이 출연하며, 국내에서는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19세기 태평양부터 미래의 행성까
  • 145th
    145호 (0)
    145호. 이럴수가 사랑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