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1월

Releases

  • 내 기억 속의 시골은 떠들썩하고 이웃집이 도시의 가족보다 서로를 잘 알고 그러다 보니 싸움도 많고 왕래도 많은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그 시골은 젊은이들이 남아 있지 않게 되면서 나이 드신 분들이 고립된, 그분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향수 속에서 외부 “문명”의 변화와는 점점 멀어지며 그렇게 다가가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 저에게 밀양은 낯선 곳입니다. 저는 밀양 박씨도 아니고, 밀양 박씨를 애인으로 둔 적이 한 번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성공치 못한 연애로 끝났고, 저의 증조할머니께서 밀양 박씨였다는 것을 벌초하러 갔을 때 묘비를 통해 본 적은 있지만 전 한 번도 그 분을 직접 뵌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와 밀양은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는 쌍으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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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28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애를 하나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 아기도 싸게 키우려면 얼마든지 싸게 키울 수 있고, 비싸게 키우려면 얼마든 비싸게 키울 수 있다. 동물 의료(시장)은 공공 의료보험으로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완전 의료 민영화 시장이기 때문에 어디가 어떻게 아픈가, 어느 병원에 가서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하는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수술 비용 등은 평균가가 형성되어 있다.
  • 한국을 떠나게 되었기에 이번 글로 제가 이런저런 지껄이는 것은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글을 쓰면서 이렇게 많은 반응들이 올 줄 몰라서 놀라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답신을 해보고 싶은데 답신 글을 쓰는 방법을 몰라서 답을 못했던 것들도 많았지만 코멘트는 다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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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7호 (0)
    편집자 in Weekly 2014-01-27
    길을 따라... 재규어 in 편집실에서 | 2014-01-27   텔레비전의 아침방송이나 종종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을 볼 때나 최근 뉴스에서도 본 것인데 하루에 30분 걷는 것이 건강에는 물론 노화 방지에도 탁월하다는 방송을 보았다. 걷는 것이 인체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구 사례들이 나왔고 모두가 아는 건강 상식이다. 건강을 위해 하는 말이라면 꽤나 진부한 말인 걷기 운동이지만 나는 건강을 떠나 걷는 것이 재미있다._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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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 in 편집실에서 2014-01-27
    텔레비전의 아침방송이나 종종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을 볼 때나 최근 뉴스에서도 본 것인데 하루에 30분 걷는 것이 건강에는 물론 노화 방지에도 탁월하다는 방송을 보았다. 걷는 것이 인체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구 사례들이 나왔고 모두가 아는 건강 상식이다. 건강을 위해 하는 말이라면 꽤나 진부한 말인 걷기 운동이지만 나는 건강을 떠나 걷는 것이 재미있다.
  • 2013년 12월 31일 밤, 비비는 송년의 밤을 맞이했다. 비비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비비 아닌 다른 비혼 친구들도 살고 있다. 당일에는 자체적으로 토론해야 할 몇 가지 안건이 있었다. 오늘 같은 날은 외롭다며 문호를 개방하라는 한 친구의 말에 ‘너는 외로워라’ 막말을 하고 난 뒤 찔린 마음을 주워 담아 여기저기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문자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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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일종의 ‘세대론’이다. 소위 386세대, x세대, 88만원세대, 촛불세대, 안녕세대까지 각종 ‘세대론’들은 너무나 손쉽게 생겨나고 너무나 손쉽게 사라진다. OO세대라는 신조어들이 불편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뭐 툭하면 반복되는 신세대(new generation)타령이냐?’와 같은 세대론에 대한 불만들 말이다. 하지만 세대론에서 중요한 것은 드레스코드처럼 주기적으로 도래하는 ‘반복’ 그 자체가 아니다.
  • 밀양시 상동면에 위치한 고답마을은 지방도변 산자락에 50가구 정도가 옹기종기 모여 구성된 작은 마을이다. 완만하게 굽이치는 산세가 온 도시를 휘감고 있는 밀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을의 모습이다. 산세를 타고 오르는 집집의 모습은 정겹기 그지 없다. 우리가 쉬이 상상하곤 하는 그런'외갓집'의 정다운 정경. 그러나 고답마을은 어딘가 다르다. 누렁이가 없는 것도, 논두렁 밭두렁이 없는 것도, 뒷뜰 고추밭이 없는 것도, 할머니의 주름진 손이 없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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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6호 (0)
    편집자 in Weekly 2014-01-22
    밀양 신광호 in 편집실에서 | 2014-01-22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밀양 현장과 관련된 원고들은 아마 다음 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질 듯합니다. 저의 경우, 밀양행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간접적으로 보고 듣던 것보다 상황은 분명 참담한 것이었습니다. 송전탑 설치 예정 마을의 주민들은 하루하루를 전시와 같이 보내고 있었습니다. _ 더 보기
  • 밀양 (0)
    신광호 in 편집실에서 2014-01-22
    밀양에 다녀왔습니다. 밀양 현장과 관련된 원고들은 아마 다음 호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질 듯합니다. 저의 경우, 밀양행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간접적으로 보고 듣던 것보다 상황은 분명 참담한 것이었습니다. 송전탑 설치 예정 마을의 주민들은 하루하루를 전시와 같이 보내고 있었습니다.
  • 타지마할의 뒤편. 무굴제국의 최고의 건축물인 타지마할. 우리는 타지마할을 보며 뭄타즈 여왕에 대한 샤자한 황제의 사랑에 감탄하지만 따지고 보면 타지마할은 한 황제 부부의 로맨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착취당했는지 보여 주는 곳이기도 하다. 인도 전역에서,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든 만나는 거대한 건축물들, 특히 국가 건축과 종교 건축물은 거의 언제나 그 시대 최고의 착취의 산물이다. 우리 시대의 착취는 고층 빌딩으로 상징되지 않을까?
    들깨 in 수유칼럼 2014-01-22
    타지마할의 뒤편. 무굴제국의 최고의 건축물인 타지마할. 우리는 타지마할을 보며 뭄타즈 여왕에 대한 샤자한 황제의 사랑에 감탄하지만 따지고 보면 타지마할은 한 황제 부부의 로맨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착취당했는지 보여 주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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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울질 (0)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22
    지난달에는 도시가스 요금 36,980원을 냈고, 이번 달에는 67,220원을 냈다. 전기요금은 지난달에 16,370원, 이번 달에는 19,490원을 냈다. 보일러는 틀지 않았지만 10월 말이 되면서 이불에 한기가 들어 전기장판을 켜고 잤다.
  • 새해 들어 한 보수언론에서 논설위원 기명칼럼으로 '돌고래 정신'을 내세우고 있다. 내용을 보면 “작지만 강인하고 지능이 우수한 돌고래와, 수천 년 지적· 문화적 전통을 지닌 우수한 한민족은 닮은 점이 많다.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성은 ‘돌고래 정신’과 닮았다”는 것이다. 민족성을 내세우기 위해 돌고래를 무단으로 가져다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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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하다시피 근대적인 사랑이 확립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주어에 열정, 낭만, 권태, 감정, 설렘, 인정, 광기 등등의 술어를 쉽게 붙인다. 하지만 사랑에 이러한 술어가 붙은 것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근 200년 정도밖에 안된 것으로, 사랑을 가족이나 공동체로부터 분리시켜 순수한 개인 대 개인 간의 관계로 보게 된 것은 분명히 역사적 산물이다.
  • 윌슨의 『지구의 정복자』에 대해 말할 게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진화의 핵심 메커니즘에 대한 것이고, 둘째는 집단과 개체란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에 대해 나는 윌슨과 생각이 크게 다르다. 그런데 첫째 문제만 썼는데도 글이 적잖이 길어졌다.
  • 지안 in 동시대반시대 2014-01-22
    이 글은 작년 병역거부 소견서를 발표한 김성민 씨를 인터뷰한 것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김성민 씨의 필명은 ‘들깨’입니다. 들깨는 위클리 수유너머 코너인 ‘수유칼럼’에서 칼럼을 연재해 왔습니다. 본 글에서 인용은 모두 들깨의 소견서입니다. 소견서 전문은 전쟁 없는 세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4-01-22
    겨울 산촌의 무료 한가로운 한낮이다. 산천이 백설로 뒤엎인 설원에 햇살이 반짝거리며, 가지에 메달린 마른잎이 바람에 살랑거린다. 냇가에선 얼음 트는 소리가 쨍! 쨍! 계속 들려오고, 산몰랭이에는 높게 떠 수리가 날고 있다. 오늘따라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도 뜸하다.
  • 12월 4일 - 나치스 복장을 입은 아베 총리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4-01-10
    2013년 12월 6일 ‘특정비밀보호법안(特定秘密保護法案)’이 날치기로 강행 채택되었다. 이를 막으려던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도 배반당했고 일본의 민주주의는 퇴보했다. 그러나 중의원 표결을 통과한 11월 28일부터 현재까지 법안폐지를 위한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이 파시즘의 시대에 "NO PASARAN"이라고 외치는 정신이 점차 깨어나고 결집해 가고 있다는 또 하나의 ‘비밀’을 선포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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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본 최초의 영화는 영화관에서 본 것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 나는 꽤나 시골에 살았던 모양이다. 예닐곱 살 무렵이 아니었나 싶은데, 어른들이 공터에 울타리를 만들고는 검은 휘장을 둘렀다. 그날 밤에 영화를 본다는 거였다. 무슨 식민지 시절 이야기도 아니고 70년대 후반이니 영화가 사람들에게 대단한 신문물은 아니었겠지만, 어떻든 나 같은 어린애나 일부 어른들에게는 그것에 필적하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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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08
    고양이를 키우면서 받았던 질문 중에 기억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질문은 고양이를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들지 않냐는 것이었다. 가난한 나의 경제 사정을 뻔히 아는 사람 둘이 물어봤다. 이 질문이 대답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물리학을 전공했을 때 "물리는 뭐하냐? 그거 하면 벌어먹고 사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와 같은 막막함과 먹먹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 안녕하지 못함을 그렇게 절실히 느꼈던 그 1주일과 안녕하냐 물을 수조차 없었던 시간들을 거쳐 오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 있었던 걸까요. 갈가리 찢겨 이 커다란 세계 속에서 홀로 외로울 수밖에 없었어도, 그래도 살아 있었던가요.
  • 풍경
    장률 감독의 첫 장편 (2004)를 제외한 그의 모든 영화들에는 디아스포라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2005)에서는 감옥에 갇힌 남편을 대신해 김치 행상으로 살아가는 조선족 최순희와 그의 아들 창호가 등장하고, (2007)에는 평양에서 출발해 두만강을 건너 몽골로 간 탈북자 최순희와 그의 아들 창호가 등장한다. (2007)에는 북경어 강습을 하는 쑤이와 매춘을 일삼는 그의 아버지가 등장하고, 이리역 폭발사건의 육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중경으로 이주한 한국인 김광철이 등장한다.
  • 외국인이 말했다. 자신의 나라에서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 무조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연말이나 명절 때마다 가족이 없는 외국인들은 TV에 나와서 장기 자랑을 한다. 가족이 없는 비혼은 외국인도 아닌데 외계인 같은 느낌이 난다. 2003년 비혼 모임을 시작하면서 나는 어떻게 연말과 명절을 보내고 어떻게 나이를 먹었을까.
  • "햄릿", 아마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햄릿"만 그냥 공연하긴 뭣해서인지, 이런저런 변주들이 많은 듯하다. 보진 않았지만, "햄릿 머신"이란 인상적인 제목의 연극 포스터를 예전에 본 적이 있었다. 햄릿이 기계라면, 어떻게 작동하는 기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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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in Weekly 2014-01-08
    5210원 인생 지안 in 편집실에서 | 2014-01-08   2014년 최저임금은 5210원입니다. 지난 여름, 노동자들의 투쟁을 거쳐 작년도 최저임금인 4860원보다 7.2%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울 대부분의 식당 한끼 밥 값은 7000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5210원으로는 점심 할인 햄버거 세트나 짜장면 정도 먹을 수 있겠네요. 우리는 1시간 일을 해서 한 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 _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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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0월, 소극장 혜화동1번지에서는 이 소극장 역사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작품의 공연이 전회 매진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단 9일 동안만 공연한다고 해서 "구일만 햄릿"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연극. 햄릿도, 셰익스피어도 잘 모르던 해고 노동자들이 무대에 서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연기한 것이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4-01-08
    세 번씩이나 우리 집 식구들 소개를 보면서, 믿기가 조금은 의아스럽고 수긍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통상 시골에서 기른 가축이라면, 함께 생활하는 개를 식구로 여김은 납득이 될 수도 있겠으나, 닭과 오리를 식구로 대접하여 표현함에는 거부감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세 번째 이야기로 “쥐와 뱀”을 식구라고 우기는 저를 보면서 결코 정상으로 보지 않을 듯 싶습니다. 저역시 이같은 생각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그냥 이해를 바랍니다. 어차피 꺼낸 이야기로 우리 집 식구 소개를 요번까지로 끝낼까 합니다.
  • 처음 연극을 제안 받았을 때 우리의 투쟁을 알리기 위해선 무엇이든 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어렵다. 뭐라고 할까? 눈빛, 억양, 동작,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표현하고 의미를 전달해 관객과의 교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압박감에 보통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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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 콜트콜텍 농성장 맞은편에는 LPG 충전소가 있다. 시선이 머물 수밖에 없는 그곳이 바로 7년 전까지 콜트 공장터였고, 올해 1월까지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의 집’이었던 곳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 한, 이제 그곳은 LPG 충전소일 뿐이다. 내가 처음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만난 곳도 바로 그곳, 지금은 ‘사라진 집’이었다.
  • 지안 in 편집실에서 2014-01-08
    2014년 최저임금은 5210원입니다. 지난 여름, 노동자들의 투쟁을 거쳐 작년도 최저임금인 4860원보다 7.2%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울 대부분의 식당 한끼 밥 값은 7000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5210원으로는 점심 할인 햄버거 세트나 짜장면 정도 먹을 수 있겠네요. 우리는 1시간 일을 해서 한 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