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칼럼

Releases

  • 박경석 in 수유칼럼 2010-12-28
    장애인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전체 사회의 변화와 결부돼 있다. 장애인 운동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장애인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장애인의 인권문제가 그들끼리만 먹는 ‘따로국밥’이 될 수도, 아니면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적 이익에 철저히 복무하는 차별과 경쟁의 속도를 멈추고 모든 소수자들과 함께 먹는 ‘비빔밥’이 될 수도 있겠다. 장애인인권 문제는 상황과 정세에 따라 ‘따로국밥’이 되기도 하고, ‘비빔밥’이 되기도 한다.
  • sungtaesuk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더니 맨 날 청소년전용 지역아동센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더니 드디어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 센터를 하나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실제는 늘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이다.
  • ohn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12-13
    올 초, 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의 책을 냈을 때, 예상치 못하게 어떤 분이 간단히 서평을 해준 적이 있다. 같은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준 것이 감사했고, 아, 이런 분들까지 내 책을 보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글을 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된 데 감사했다.
  • 이진경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12-06
    프랑스의 상황주의 그룹의 리더였던 기 드보르(Guy Debord)는 의 첫문장을 시작한다. “현대적 생산조건이 지배하는 모든 사회들에서, 삶 전체는 스텍터클들의 거대한 집적으로 나타난다.”(, 10쪽) 맑스의 을 패로디하여 적은 이 문장에서, 스펙터클이란 알기 쉽게 말하면, ‘구경거리’란 뜻이다. 그것은 “일체의 시선과 일체의 의식이 집중되는 영역”이다. 사실 상품으로 생산되는 것들은 어느 것이나 눈에 보이는 양상이 중요하다. 보기 좋은 과일이 비싸게 팔리고, 보기 좋지 않은 과일은 상품이 되지 못해 버려진다...
  • 데모스 in 수유칼럼 2010-11-30
    대한민국이 정말 민주공화국이 맞는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귀족정 자본주의가 아닌가 싶다. 지난 29일 MBC 시사매거진 2580-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방망이 한 대에 100만원’ 다들 봤는가? Might and Main이라는 SK 계열 물류회사의 전대표 최철원(SK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 회사 이름에 걸맞게 유홍준이라는 화물노동자에게 야구방망이로 ‘주류(main)의 힘(might)’을 과시했다. 있는 힘껏 13대를 때리고 쿨하게 ‘매값’이라며 2천만원을 줬다. 그것도 모자라 입에 두루마리 화장지를 물리고 주먹질을 해댔고, 나중에 항의 전화한 노동자에게 “일종의 파이터 머니 아니냐” “돈 받고 왜 딴소리냐” “2천만원어치 못 때렸다”며 되레 큰소리 쳤다...
  • sungtaesuk
    온 나라가 6.2 지방선거의 폭풍 이슈인 무상급식으로 시끄러웠지만 결식아동 지원사업의 이런 시시콜콜한 상황은 진보진영에서조차 그리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실은 몇 년 전부터 지방재정 자립방안과 국가예산편성권은 전혀 없이 중앙 정부의 세금 나눠주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식으로 진행되는 허울뿐인 지방자치제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 kingsx69_244914_1[351431]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11-16
    며칠 전에 엽서가 왔다.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서거 40주년 기념행사에 대해 알려왔다.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지만 그래도 전태일 형이 서거했을 때 어려서인지, 또 추체험을 통한 체득이라는 혈구지도(絜矩之道)가 부족해서인지, 전태일이라는 존재는 왠지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런데 전태일 형은 늘 나에게 두 가지 기억과 함께 찾아온다. 하나는 꽤 오래 되었고, 하나는 비교적 가까운 날의 일이다...
  • 점점 배의 모양으로 변해가는 루이 필립의 얼굴그림
    얼마 전 누리꾼들을 떠들썩하게 한 일명 ‘쥐20그래피티사건’이 벌어졌다. 모 대학 강사가 G20홍보물에 그래피티를 한 것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이 코메디같은 시츄에이션을 보며 더 이상은 웃을 수조차 없었다. 아니 오히려 괜스레 죄스럽다. 나 또한 길거리의 낙서(개인적으로는 정성을 드린 드로잉이라고 믿고 싶지만) 따위나 난잡한 그림, 어설픈 설치물을 작업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형식을 갖춰 엄밀히 말하자면 공공영역에서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시각적 결과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그러니 이번 사건은 남일 같지 않을 수밖에 없다.
  • ko-031-80x80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11-03
    G20이 2주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가끔씩 지나치는 눈에 걸리는 슬로건 같은 문구가 반복해서 눈에 띈다: “G20을 계기로 국격을 높이자!” ‘국격’? 생소한 말이지만, 나는 한자를 꽤나 배운 세대인지라 그 정도는 알아먹을 수 있다. ‘나라의 격’이란 말이렷다! 백번 타당한 말이다. 나도 ‘격조’ 께나 따지는 편인지라, 격을 높여야 한다는 말은 천 번 지당하다고 생각한다.
  • sungtaesuk
    그런 아이가 아닌데 내내 기운 없는 얼굴로 머리를 싸안고 며칠 동안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아이의 모습이 이상하다. 물어봐도 그저 잠을 좀 못자서 피곤하다고만 할 뿐 별다른 대답도 없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다른 교사랑 아이를 데리고 수다나 떨자며 도너츠 가게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아 킬킬거리기 시작했다. 한 때 아이의 그였던 공부방 녀석의 철없고 철면피한 연애 행각이 도마에 올라 우리 셋은 입에 침을 튀어 가며 비난과 야유를 쏟아 내었다...
  • 박김영희
    며칠 전 주민센터를 찾았다. 지금의 활동보조 시간으로는 갈수록 나빠지는 몸에 갈수록 늘어나는 바깥 활동을 감당할 수 없어서 추가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사회복지과에서 추가신청요청서를 내밀었다. 그런데, 와상(누워있는 장애) 또는 사지마비장애인만 신청할 수 있다는 게 아닌가? 결국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일급, 아니 특급(?) 장애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다. 활동보조 추가 신청을 하는 이유를 나열했다...
  • ohn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10-12
    먼저 칼럼을 이렇게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오늘 글의 성격은 강호 제현들에게 드리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이러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공부하면 되겠느냐고 여쭙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요즘 북한의 세습을 계기로 다시 떠올랐다.
  • sungtaesuk
    A와 그 동생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지역아동센터로 의뢰된 것은 A와 동생이 아버지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하는 것을 동생의 담임이 신고를 한 후이다. 위기 상황에 개입하여 아버지와 아이들을 분리하기는 하였지만 아이들의 어머니가 문자해독능력이 없을 정도로 지체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일상을 챙길 수 없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이들과 어머니의 일상을 챙길 수 있는 지역아동센터로 사례를 의뢰한 것이다.
  • 이진경(섬네일용)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09-29
    며칠 전 고려대학교에서 수시선발을 하면서 고등학교들에 대해 다른 점수를 주어 ‘차별’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했던 것에 대해 법원이 사실임을 인정하고, 그로 인해 떨어진 학생들에게 위자료 7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려대뿐만 아니라 연세대 등 이른바 ‘명문대학’이 과학고나 외고 등 잘나가는 학교, 그리고 강남지역처럼 잘나가는 지역, 잘사는 지역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수시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도 등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은, 입시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내 귀에도 들어올 정도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감추어진 공공연한 사실을 법원이 이제야 ‘사실’임을 인정한 것이다...
  • 최근 들어 장애인 연금을 신청하는 장애인에게 장애 상태와 등급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또 이것이 활동보조서비스의 자격에까지 영향을 미쳐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 등급제를 개선하거나 나아가서 폐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겠으나, 서비스․프로그램 제공에 있어서의 자격 기준이 되는 장애의 정의를 재고해 보는 것은 보다 근본적인 일이 될 것이다.
  •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09-08
    지난 4월 전주대로 자리를 옮기고나서 그 좋은 방학도 없이 동료 학자들과 위백규(魏伯珪)라는 호남 학자의 문집 《존재집(存齋集)》을 번역을 하고 있는데, 매주 수/목요일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 7시까지는 합동 검토시간을 갖고 있다. 그동안 나온 논문들을 보면 위백규에 대해 ‘호남 실학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번역하느라 그의 문집을 꼼꼼하게 읽을 수밖에 없었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위백규의 문집은 지방 학자가 충실하게 성리학을 공부했을 때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는 자료이다. 해서, 조만간 나는 이 분을 놓고, 성리학의 변이(變異)라는 사실(史實)의 측면과, 실학 개념의 해체라는 인식(認識)의 측면을 엮어 곧 글을 하나 만들어보려고 한다.
  • 라디오헤드Radiohead _ 자신들의 정규앨범 를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게 하고, 다운로더가 직접 가격책정 지불하는 '실험'을 하여 화제가 되었던 라디오헤드
    추석 지나고 9월말쯤이면 우리 출판사에서 책이 한 권 나온다. 출판사가 이제 더 이상 책을 안 내기로 했다면 모를까, 맨날 내는 게 책인데, 뭐 새삼스럽다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까. 그건 내용도, 가격도, 프로모션도, 유통 방식도 기존과는 좀 색다른 방식의 책이기 때문이다.
  • sungtaesuk
    여름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있으니 좀체 기운이 오르지 않는다. 한창 땡볕에도 불타오르는 정념에 더위도 모르고 정신을 불사르고 다녔건만 고갱이가 사라진 지금 무너져 내리는 허무감을 달랠 길 없어 애꿎은 더위 탓이 점점 심해진다. 보건복지부를 향해 지역아동센터가 겨누었던 칼날이 이제 내려진 탓이다. 사실은 겁탈이라도 당하기 직전의 음전한 처녀마냥 제 목에 제대로 거누었던 칼날을 겨우 끌어 내려지고 이제 막 속울음을 삼키고 있는 중이다...
  • ko 031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08-17
    나는 맑스주의자라서 프롤레타리아트가 계급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고 믿는 만큼, 부르주아지들의 계급적이고 편파적인 사고나 행동에도 사실 그러려니 하는 편이다. 부르주아지가 계급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야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렇지만 이렇게 그들의 당파성과 계급성을 인정해주고 시작해도, 도대체 이놈의 정권은 웃음 없이는 신문을 읽을 수가 없게 한다. 아무리 계급적이고 당파적이라고 해도, 그런 계급적 기준에 따라 자기들이 만들고 지키라고 요구하는 법이나 규칙 정도는 자기들도 따르거나, 정 안되겠으면 따르는 시늉이라도 하게 마련이다.
  • ddd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08-11
    본래 운동을 하는 건 좋아해도, 구경하는 건 즐기지 않는다. 야구도 그렇다. 가끔 가까운 문학경기장에 맥주와 통닭을 들고 들어가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치고 달리는 모습을 감상하곤 하지만, 정말 그건 가끔일 뿐이다. 아무려면 중고등학교 때 옆 반 아이들과 짜장면 내기하던 그 재미만 하겠는가. 그러다가 요즘 야구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S. J. 굴드의 ‘풀하우스’를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고, 하나는 아는 분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가셨기 때문이다.
  • 박경석 in 수유칼럼 2010-08-03
    시설에서 수십 년 살아왔던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 큰맘 먹고 시설에서 탈출하려 한다.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야했던 시설이 아니라, 험난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자유로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푼 희망을 안고 탈출을 꿈꾸고 있었다.
  • 이 귀한 지면을 빌려 구인광고 하나 할까 하는데, 괜찮겠지요. ‘컬럼빙자광고죄’에 대한 처벌(?)은 각오하고 있습니다. 저는 출판을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래도 “그~건, 니 생각이고”인 것만 같습니다. ‘편집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저리가라니까요. “고귀한 것은 힘들 뿐만 아니라 드물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편집일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불충분하기 때문일까요.
  • 최진석 in 수유칼럼 2010-07-21
    대학의 제도 ‘안’에서가 아니라, 대학의 ‘바깥’에서 일반 대중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가 성업 중이다. 불과 십여 년 전 ‘대안 대학’을 내세우며 수유너머를 포함한 소수의 방외 단체들에서 ‘실험’되었던 인문학 강좌들이, 지금은 매 분기별로 국공립 도서관과 문화 센터, 동사무소, 호텔과 백화점 등에서 기획되고 있다. 사회적 붐을 넘어, 어느덧 일상의 풍경으로 정착된 느낌마저 든다.
  • sungtaesuk
    지역아동센터는 예전의 공부방을 말한다. 2004년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면서 아동복지이용시설로 전환된 후 주로 지역사회에서 빈곤아동을 돌보고 있다. 말하자면 복지시설이 된 셈인데 그런 시설치고는 정부의 지원이 참으로 박하다. 구로파랑새의 경우 29명 시설로 월 운영비 300만원을 받는다. 지난 해 평가 우수시설로 인센티브 명목의 30만원을 합쳐 운영비가 되는데, 이중 25%인 80만원은 강사비나 프로그램 재료비 등으로 반드시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하고 나머지 250만원으로 두 사람의 인건비와 4대 보험, 공과금, 사무운영비로 지출을 하게 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자격 있는 종사자를 구하라는 법적 조항은 있는데 막상 인건비 책정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센터마다 인건비가 들쭉날쭉하고 최저생계비 이하를 받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07-14
    32살. 내가 결혼한 나이다. 그렇게 늦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제때 한 결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사실 내 결혼 시기에 대해서는 뭔가 억울한 느낌 같은 걸 가지고 있다. 앞으로 할 얘기에 조금은 민감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서 마음에 걸리지만, 얘기를 하려다보면 어쩔 수가 없을 듯하다. 강의시간에도 학생들과 이런저런 생활 얘기를 하는 편이고, 가끔 답사를 겸해서 술 한 잔씩 나누기 때문에 자연 내 경험 얘기를 할 때가 많다. 몇 년 전부터 나는 학생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살라고 권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 박경석 in 수유칼럼 2010-07-07
    ‘개 같은 내 인생’은 스웨덴에서 만든 영화제목이다. 어릴 적에 영화제목에 끌려서 호기심으로 본 기억이 있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기에 개 같은 내 인생이라 했을까? 그런데 영화의 내용에서 별로 개같이 힘든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제목에서 나타난 ‘개 같은’은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욕이 되지만, 스웨덴 관습에서 ‘개 같은’은 좋은 뜻이라 한다. 호기심에 끌려 보았던 영화 ‘개 같은 내 인생’처럼, 나는 중증장애인의 개 같은 삶이 유쾌한 사람의 삶으로 바뀌는 꿈을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꾸고 있다...
  • sros23 in 수유칼럼 2010-06-29
    5월 30일 저녁이었던 것 같다. 교회 청년부 클럽 게시판에 누군가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허거덩~ 정말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엔 없었다. 그 글은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기도회 홍보 웹자보였는데, 초대강사가 조용기, 김장환, 김삼환 목사 등이었다. 하지만 다른 것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부시가 기도회에 간증자로 초대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어찌 이런 일이...
  • ihunnyi in 수유칼럼 2010-06-23
    월드컵과 전자책, 요즘 내 관심을 끌고 있는 두 가지 주제다. 둘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닮아 있다. 먼저 월드컵은 공중파(public wave)의 영역이고 전자책은 출판(publication)의 영역으로, 둘 다 퍼블릭(public) 즉 공공성과 관련되어 있다. 또 하나, 둘은 모두 시장에 종속되어 있는데, 똑같이 시장에 종속되어 있긴 해도 그 양상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월드컵은 시장의 맨 앞에서 설쳐대는 방식으로, 전자책은 시장의 맨 뒤에서 쭈뼛쭈뼛 눈치보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시장의 노예임을 보여준다...
  • sros23 in 수유칼럼 2010-06-09
    지난주 6월 2일, 선거가 있었던 날이었다. 인사동에 나갔다가 조계사 부근을 지나는데, “문수수님, 소신공양의 큰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보았다. 소신공양? 바쁘게 무심히 지나치던 눈길을 잡아끄는, 생각지 못했던 단어였다. 고등학교 땐가 교과서에 실린 김동리의 소설 「등신불」에서 본 이후로는 본 적도, 생각할 기회도 없던 단어였다. 그래서였을까?...
  • sros23 in 수유칼럼 2010-06-09
    울엄니한테 물어봤다. 한명숙이 ‘분패’한 게 노회찬의 완주 탓이라고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참고로 울엄니, ‘노짱’ 얘기만 나오면 일단 짠해지고 보는 양반이시다. 그거야, 권세와 호사 쫌 누린다는 한국산 시민 계급한테서 노짱이 사실상 분수도 모르고 깝친 ‘쌍놈’ 취급받던 게 도무지 남일 같지 않아서였을 터. 나야 물론, 헌데 그 노짱이 대통령 하던 시절 ...
  • 부모가 장애를 가진 자기 자식을 또 죽였다. 지난해 9월, 30대 여성이 선천성 눈꺼풀 처짐과 안면신경마비 장애를 가진 생후 2개월 된 딸을 베개로 얼굴을 덮어 질식시켜 살해했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자식을 살해한 어머니에게 징역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였다. 형법 250조에 의하면 부모에 의한 존속살해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있는데, ‘본인이 자수를 했고, 남편 등 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법원이 선처를 한 것이다. ...
  • 사람은 누구나 늙기 마련이다. 늙어간다는 것! 그것은 그저 세월에 몸을 맡긴다는 것 외에도 미리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음을 뜻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늙어도 나의 부모는 늙지 않을 줄 알았다. 아니 늙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는 나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내가 그렇게 믿고 따르던 아버지가 늙어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 5월 2일, 과 그 주변의 친구들, 그리고 홍대 앞 생명 평화모임 회원들과 함께 정부의 대대적인 구호활동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낙동강엘 다녀왔다. 파우스트가 보았다면 감동의 대사를 던졌을 놀라운 기적의 현장,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한 기적의 공사장이었다. 넓고 조용하던 강 위엔 수많은 포크레인이 떠있고, 나뭇잎 한 장의 도움도 없이 묵직한 덤프트럭들이 줄지어 강을 건넌다. ...
  • 우리가 알고 있던 종이책, 그 익숙하지만 낡은 세계가 무너지고 있다. 낡은 것은 무너져 가고 있는데, 새것은 아직 오지 않고 있다. 15세기 인쇄술이 발명되면서 구텐베르크의 세계가 창조되었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구텐베르크 이래로 컨텐트는 늘 기술과 만나 스스로를 혁명적으로 갱신해 왔다. 중세의 컨텐트는 근대의 인쇄기술과 만나면서 대중과 혁명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
  •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녹조현상으로 인해 청계천 관리비용이 매해 30%씩 증가하고 있다. 청계천은 자연하천을 체계적으로 복원한 것이 아닌 수돗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흘려보내는, 일종의 인공 분수이다. 게다가 개천 바닥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정화작용을 거의 못하기 때문에 물이 썩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

  • 얼마 전에 끝이 난 연속극 를 보셨습니까. 에 ‘업복이’라는 노비가 나옵니다. 노비 업복이는 신분차별이 없는 세상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함께하던 동지들이 모두 죽고 난 뒤에도 홀로 총을 들고 임금이 사는 궁궐로 쳐들어갑니다. 그리고 신분으로 차별하는 세상을 향해 총을 쏩니다. 그는 궁궐로 쳐들어가 죽기 전, 사랑하는 여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 서양의 건축가들은 건축의 본질적인 요소란 토대를 이루는 기단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말 인류의 기원적인 건축물이었을 게 틀림없을 집을 생각해보면, 벽이 없이 기둥과 지붕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그래서 고전주의 건축논쟁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 로지에가 그린 ‘원시적인 집’을 보면, 나뭇가지로 기둥을 만들고 그 위에 지붕을 얹은 허전하고 황당한 모습이다. ...
  • 얼마 전 세상을 놀라게 한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이 있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소녀에게 일어난 끔직한 사건, 물론 김길태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 사건 직후 성폭력과 관련한 수많은 논쟁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성폭력과 성매매의 연관성에 대한 기사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3월 11일자 중앙일보 사설에는 우리 사회는 남자들의 성욕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면서, ‘홍등가가 여염집 규수의 정조를 지킨다’ 는 엣 말을 떠올리며, 가난하고 소외된 젊고 늙은 남자들이 적당한 가격에 성욕을 해결할 곳이 없어졌다고 개탄했다. ...
  • 편집자 in 수유칼럼 2010-03-24
    사재기란 교보문고, 예스24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들기 위해 자기 출판사가 펴낸 책을, 자기 돈을 들여, 되사들이는 행위를 가리킨다. 많은 서점 중에 하필이면 왜 교보와 예스24냐고?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이들 서점은 서점 중의 서점, 서점의 왕으로서 출판사와 서점들 위에 군림한다. 이 두 서점의 종합 베스트셀러가 되면 그 책은 졸지에 VIB(Very Important Book)가 되고 ...
  • 아마도 요즘 독서계 최고의 화제는 단연 김용철 변호사의 는 책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도 내용이겠지만, 이 책이 주요 언론에 전혀 광고되지 못하고 있는 저간의 사정으로도 는 충분한 화제꺼리가 되었다. 단지 조선, 중앙, 동아와 같은 보수적 매체뿐 만이 아니라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와 같은 진보적 매체들도 이 책의 광고는 실지 않았다. ...
  • 9천원. 누군가는 하루 술값도 되지 않는 돈이라 가볍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노동시장에서 원천적으로 배제 당하고 있는 중증장애인에게는 피 같은 돈이다. 그 돈이면 하루 1시간 이상 중증장애인이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는 비용이다. 그런데 MB는 중증장애인을 책임지겠다고 하면서 중증장애인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바로 앞에서 코를 베어가 버렸다. ...
  • 편집자 in 수유칼럼 2010-03-03
    우리 공동체는 함께 밥을 먹는다. 뿐만 아니라 돌아가며 밥을 해야만 한다. 그 날은 내가 식사당번이라 주방에서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혼자서 30여 명이 넘는 분량을 하는 것이 보통 큰 일이 아닌지라, 미경쌤이 와서 도와주었다. 메뉴는 육개장과 생선구이, 멸치꽈리고추볶음과 오징어무침 그리고 김치였다. 미경쌤이 생선을 양면 팬에 굽는데 중간에 자꾸만 양면 팬을 열고 생선을 뒤집어서 생선살이 조금씩 부서졌다. ...
  • 한 독자가 제보를 했다. 그린비 다섯 권 모두가 ‘다음’의 한 카페에 PDF파일로 통째로 올라와 있다고. 카페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기가 막혔다.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내려받기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이름하여 디지털 시대정신, 유비쿼터스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누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궁금했다. 30대 초반의 영어학원 강사였다. ...
  • 1월 22일 ‘글리벡’의 약값 인하를 취소하라는 서울 행정 법원 행정3부의 판결이 나왔다. 글리벡은 1일 1회 복용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희소 의약품으로, 스위스 노바티스사에서 개발하여 2001년 미국 식품 의약국 안정청의 승인을 받으며 국제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백혈병 치료를 위한 만족할 만한 대체 의약품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
  • 해마다 연말이면 늘 그렇듯이 많은 시상식들이 열린다. 2009년의 연말 시상식, 그 중에서 내가 관심 있게 본 것은 예능부문의 시상이었다. 각 방송사마다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은 하나같이 ‘리얼’, ‘야생’, ‘도전’ 이라는 타이틀로 갖은 고생을 하면서 웃음을 보여주는 컨셉이다. ...
  • 편집자 in 수유칼럼 2010-01-20
    전에 일본의 시인이자 혁명가, 사상가인 타니가와 간(谷川雁)은 자신이 활동하던 큐슈(九州)를 ‘도마뱀의 머리’라고 지칭하면서 혼슈(本州)포함한 일본의 북부지역, 다시 말해 도쿄를 비롯해 일본의 중심이라고 간주되던 지역을 ‘도마뱀의 꼬리’라고 지칭한 적이 있다. 촌구석의 지방인 큐슈가 새로운 일본 역사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그랬던 것일 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