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4월

Releases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4-25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가끔 학부모들 앞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 ‘교육불가능’을 떠들고 다니는 전직 교사라 하니, 무슨 이야긴가 들어보고 싶은 마음들일 것이다. 가로세로 떠들고 나면 질의응답 시간에 가끔 ‘당신은 자식을 어떻게 키우는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나는 ‘자녀 교육’이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같은 세태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교육한다는 말 또한 여러 의미에서 적절치 않
  • Met의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뉴욕은 박물관(혹은 미술관)의 도시이다. 도시의 여기저기에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성격의 박물관이야말로 이 도시를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 주는 결정적인 카드다. 그 카드는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온갖 상품들, 자극적인 쇼와 패션 아이템들과 가장 평균적인 입맛을 유지하는 음식들에 넌더리를 내며 이 도시를 싸구려가 아닌지 의심하는, 자칭 교양 있는 호사가들에게 넌지시 들이미는 회심의 패
  • 강민혁 in 앎과 향연 2012-04-25
    오늘도 우리는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고, 밥을 먹고, 일터에 가고, 저녁에 잔다. 아마 내일도 우리는 그렇게 살아 갈 것이다. 여기에 별달리 덧붙일 말은 없다. 분명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게 틀림없지 싶다. 이것은 9회말 2사후에 뜬 볼인 양 싱거운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분명하고 당연한 일인데도 종이에 써놓고 보면, ‘산다는 것’이 참 낯선 일로 다가온다. 공중에 덩그러니 떠 있는 볼만 찍어 놓은 사진
  • 쿠다 in 동시대반시대 2012-04-25
    “기계를 멈춰, 열어라 역사를!” 파업, 정치적 총파업은 우리들의 오랜 꿈이자 오래된 습관이다. 습관이 우리의 의도하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계획이 아닌 것처럼, 습관은 우리가 자각하기 전에 우리를 물들게 해버리는 것들이다. ‘습관을 들이다’는 내가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물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숨쉬는 것으로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 뒤늦게 하나의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마 여기 있는 분들은 모두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난 2년간 여기저기를 다니느라 최근에야 나는 이 이야기를 들었다. 2010년 10월, 장애인 아들을 둔 가난한 일용직 아버지가 아들에게 기초생활수급권과 장애아동수당을 주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야기 말이다.
  • DSCF8955
    그런데 법에 근거가 없다며 다들 법을 어겨 마음 내키는 대로 산다면 어떻게 될까. 나의 자유가 남의 자유를 또는 남의 자유가 나의 자유를 가로막으면 이를 어떻게 해결하지. 이런 혼란을 해결해 주는 법이 있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다수설에서 주장하는 법의 잠정적인 유용성이야. 법의 근거를 찾을 수도 없고 또 법이 불완전한 것이지만 그나마 없으면 더 혼란스러워지니까 지금 당장은 법이 필요하다는 얘기야. 그
  • (마츠모토 세이쵸 기념관 내부 사진. 왼쪽에 스티커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전부 그의 소설 표지다.)
    AA in AA의 일드보기 2012-04-25
    요즘 트렌디 드라마의 제작자들은 원작을 건지기 위해 인터넷을 뒤진다. 젊은이들(!)의 감성으로 무장하고 유유히 네트워크의 심해를 헤엄치고 있는 인터넷소설을 찾기 위해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제작자들은 더욱 눈에 불을 켜고 인터넷의 바다에 그물을 던졌고 그 이후로 굉장히 많은 드라마가 인터넷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의 드라마 제작자들에게 있
  • pjs
    다음주 화요일이 5월 1일 메이데이입니다. <위클리수유너머>는 이번 주와 다음주 연속으로 메이데이 총파업을 다룹니다. 해마다 있는 노동계 행사라면 다룰 이유가 없겠지만 이번 메이데이에는 두 가지 의미 있는 총파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3월부터 시청광장을 점거(occupy)해온 ‘아나키’한 젊은이들의 ‘프레카리아트의 거리점거’이고 또 하나는 미국의 ‘아큐파이’ 그룹이 제안한 세계적 총파업
  • _MG_7586_1
    조선학교는 우리학교입니다. 해방이 되어 돌아 와야 할 그 고향에 우리말을 모르는 자식들을 데리고 올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갸거겨 우리말 학습소를 곳곳에 만들었습니다. 일본 전국에 벌떼처럼 만들어진 국어학습소에서는 생전 처음 고향을 찾는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러나 그 고향 땅은 오른쪽, 왼쪽으로 나뉘어 서로 헐뜯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돌아가기가 무서웠습니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4-25
    <밍크코트>는 ‘연명치료중단’이라는 까다로운 주제에 종교와 가족의 문제를 녹여낸 문제작으로, 2011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한 독립영화이다. 주연을 맡은 황정민은 <지구를 지켜라!>에서 신하균을 돕는 곡예사 여성의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로, <밍크코트>에서 억척같은 중년여성 현순의 역할을 맡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 P1010043-2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4-25
    삼사십 년 전 이야기이다. 지방 여행을 다녀보면 나무밑에 푯말이 화려하게 새워져 있었다. 그런데 그 푯말에 나무이름과 함께 알 수 없는 생소한 단어가 함께 쓰여 있었다. ‘노거수’ ‘도목’ ‘군목’ ‘시목’등 가는 곳마다 눈에 보이는 푯말인데도, 쓰여있는 말을 도대체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사전을 찾아보아도 없는 단어였다. 시골의 동네 앞에서도 더러 볼 수 있어 일부러 주민들에게 물어도 보았지만, 몰겠다는 응답이
  • 나는 활동보조인연대(준)(http://cafe.daum.net/paspower)(이하 활보연대)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활동보조에 대한 정보도 얻고, 가능하면 연대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이 모임에 나가고 있다.

    처음에 ‘활동보조인 권리찾기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모임은, 비록 지금은 작은 모임이지만 전국 단위로 활동보조인들이 연대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1차적으로 100명 정도의 회원을 모아 상근자를 두는 것이 목표이다. 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이루어지는 회의와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노동법세미나에 …

  • 사람들이 이렇게 물을 것만 같았다. ‘티베트 연대단체’ 랑쩬이 왜 ‘총파업’ 행동에 함께하지? 티베트, 그리고 총파업. 내가 봐도 두 단어가 이질적으로 보이긴 한다. 그 사연을 고백하자면 다음과 같다. ‘랑쩬’은 티베트어로 ‘자유’라는 뜻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던 해 3월, 티베트에서 큰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티베트를 여행했던 사람들, 티베트 문제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
  • 오큐파이 서울을 해오던 젊은이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노동 안 하는자들, 주부들, 어린이들, 10대, 대학생 디자이너, 예술가들은 새로운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대부분 작업장도 없고, 고용주도 없는, 심지어 백수인 이들은 메이데이를 조직화된 노동자의 총파업의 날이 아니라 모두의 축제날, 우리 삶의 흐름을 멈추는 날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류 정치권과 언론에서 주목을 받기 힘든 성소수자문제,
  • 8984315338_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4-25
    독거친구들이 불 꺼진 집에 혼자 들어가기 싫고 집에 들어가도 외로움을 달래려 TV부터 켠다고 했을 때 “나는 불 꺼진 집에 들어가는 게 제발 소원”이라고 했다. 진짜다. 동굴처럼 컴컴한 어둠이 기다리는 곳, 체온으로 덥혀지지 않아 풀 먹인 이불호청처럼 약간 서늘한 공기로 세팅된 공간에 들어가서는 오디오랑 스탠드 켜고 한 시간 정도 넋 놓고 앉아있어도 아무도 말 시키는 사람 없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
  • 113th
    113호 (0)
    편집자 in Weekly 2012-04-25
    113호. 암껏도 안하는 행사 말고 뭔가 하는 총파업
  • IMG_6373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2-04-18
    이토타리는 여성 퍼포머다. 그리고 위의 대화는 내가 그녀와 나눈 최초의 대화다. 갤러리에 전화를 건다는 것이 이토타리 자택으로 전화를 해 버린 것이다. 이 첫 전화대화에서 나는 이토 타리의 개인 핸드폰 번호를 알게 되었다. 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바로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는 목소리 앞에서, 나는 멈칫했다. 이 느낌은 뭐지? 뭔가 일반적인 통화와는 달랐다. 처음 듣는, 이상한 일본어 억
  • 병훈이 처음 “총파업”이란 단어를 내뱉은 것은 지난 3월쯤이었다. 병훈은 나와 함께 기본소득 청‘소’년 네트워크란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다. 그가 “총파업”에 대해 이야길 시작했을 때, 나는 솔직히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모두(commons)의 광장을 만들자!”며 3월 1일 몇몇 그룹들이 모여 서울광장에 텐트를 치고선 점령(occupy)한 지 2주일. 2주일 간 눈, 비, 바람과 사투를 벌인 탓에 이미
  • DSCF9436
    홍아야, 너는 세상에 ‘하라’는 말보다 ‘말라’는 말이 더 많아서 짜증난 일이 없니. 또 왜 하거나 말라는 건지 이유나 근거가 분명하지도 않은데 어른들이 규칙이라며 강요하면 짜증나지 않니. 때로는 하기 싫은 것은 하라고 하고 싶은 것은 말라고 하는 것이 짜증나지 않니. 그러니 홍아야, 규칙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규칙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만들고 어디까지 지키거나 어길 건지를 결정할 수 있는 그 기준을 찾아보자. 만약에 공자님처럼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우리도 성인이 될 수 있지 않겠니.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4-18
    봄기운이 완연해야 할 절기가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벌써 청명도 지나 곡우인데도 마치 번갈라 드나드는 싸우나의 냉온탕처럼 반짝 봄기운이 곧 겨울 날씨로 변화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벌써 농사준비로 장포정리를 서둘 때인데, 아직도 땅은 꽁꽁 얼어있습니다. 날씨 따라 새싹들도 머뭇거리며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 봄소식을 아직은 미뤄야겠습니다. 날씨 탓인지, 어쩐지 마음도 편칠 않습니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4-18
    <옥탑방 왕세자>는 3월 21일 첫 방송 된 20부작 판타지멜로물로, 6회 만에 동시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조선시대 왕세자가 21세기 옥탑방에 뚝 떨어진다는 황당한 설정을 취하고 있지만, 단순히 웃기는 드라마가 아니다.
  • 총선 직후의 한국 사회의 최대 의제 중 하나는 단연 최저임금이다. (실제로 그러하기 보다는 나의 바람에 가깝다.) 청년층과 고령층 노동자의 상당수가 최저임금이나 그에 준하는 임금을 받고 있고,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받는 이들도 최저임금 노동자의 기준에 근거하여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사업주 또한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놓여 있으니, 이 정도로 이해당사자가 많은 의제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8932006326_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4-18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완전히 그만둔 지 일 년이 지났다. 일명 문필하청업. 각종 사보와 공공간행물을 기반으로 주로는 인터뷰, 신입사원연수 동행기, 부서소개, 맛집 탐방, 새로 출시된 금융상품 안내, 공사 홍보책자 문건, 사장님 말씀 리라이팅 등등. 별별 일을 다 했더니 수입이 짭짤했다. 조삼모사인데, 원고료가 월정액이 아니라 여러 경로와 날짜로 들어오니 가끔 보너스 받는 기분도 들었다. 일을 그만두니
  • 자기배려의 유령들과 만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앎과 향연의 두 필자, 최진호-강민혁 인터뷰 앎의 쾌락, 삶을 바꾸다 정정훈 좀 의례적이기는 하지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최진호 저는 최진호라고 합니다. 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유너머는 12년째 하고 있어요. 수유+너머 초창기부터 참여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20대 후반부터 수유너머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죠.
  • Scan0001

  • 이번 주 위클리 수유너머는 새로운 연재코너를 시작합니다. ‘앎과 향연’이라는 제목의 연재이지요. 수유너머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 수유너머 문에서 공부하는 최진호, 강민혁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쓰는 코너입니다. 그리스 철학에 익숙한 독자라면 제목에서도 느껴지시겠지만 이 코너는 그리스적 주제를 다룹니다. 보다 정확히는 그리스-로마 철학에서 자기배려의 문제와 현재 우리의 삶의 문제를 연결시켜 고민해보는 장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렇습니다. 푸코의 자기배려라는 테마를 가지고 그리스-로마 철학을 다시 읽는 작업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 극작가 김우진은 남성으로선 드물게 생애가 온통 스캔들화해 버린 경우다. 여성이야, 그것도 근대 초기의 신여성이야 소문과 스캔들 속에 갇혀 살았지만, 남성으로서 김우진만큼 풍문 속에 소진돼 버린 경우는 달리 찾기 어렵다. 1926년 8월 일본서 조선을 향해 오던 여객선에서 실종됨으로써 김우진은 지금껏 한 세기 동안 ‘정사’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사의 찬미」의 가수 윤심덕의 애인이라는 틀
  • 112th
    112호 (0)
    편집자 in Weekly 2012-04-18
    112호. 자기 배려와 전제 없는 코뮨
  • 111th
    111호 (0)
    편집자 in Weekly 2012-04-11
    111호. 최선을 선택하려는 의지
  • 산호 in 동시대반시대 2012-04-11
    어쩌면 그냥 스쳐보냈을 봄. 여기 와서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도 아직 모르고 있다. 강정마을과 23일 간 보낸 밤. 아주 오래 잠을 잔 것만 같은데 아마 너무 긴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계획 없이 왔다 일정 없이 지내는 요즘. 뭘 하면 좋을까, 그만 갈까 막막한 심정일 때 운이 좋게도 자전거를 탔다. 바람이 불었고 바닷 내음이 났고 오는 길에 그냥 쉽게 사랑을 받았다. 다시 보고 싶지만, 아마 종적 장벽인지, 아님 나이의 장벽인지, 널 만나러 가는데 다들 어찌나 지랄인지 모른다.
  • 1
    AA in AA의 일드보기 2012-04-11
    올해 초, 후지TV는 일요드라마의 선전에 대대적으로 힘썼다. 로맨틱 코디미를 표방하는 그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김태희가 등장하기 때문이었다. <나와 스타의 99일>이라는 제목의 이 드라마는, 김태희가 연기하는 한류스타가 일본에 와 100일의 계약 기간 동안 그녀를 경호해주는 보디가드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김태희 뿐만 아니라 그녀와 관련 있는 인물로 출연하는 한 역할은 그룹
  •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말은 당위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구분되는 '다름'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단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각기 다른 개체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특성과 '다름'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개체들이 모여 사는 세상에서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이야기이다. 어떤 인위적인 조작을 거쳐 이처럼 자연스러운 다양성을 없애
  • 나는 (이 책에서) ‘새로운 아나키즘’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명사는 반드시 하나의 고정된 실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종교배적인 미정의 것, 현재진행형으로 전개 중인 다종다양체를 포괄하려 한다. 이 같은 미정성에도 불구, 어째서 이러한 제목으로 한 권의 책이 쓰여야 할까? 그것은 우리
  • 8936422960_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4-11
    같이 산 것도 아닌데 정이 드는 남자가 있다. 친구의 남편이나 남자친구다. 그들과 나는 참으로 비대칭적인 관계이다. 친구를 만날 때 같이 얼굴을 보기도 하지만 주로는 친구가 공개하는 간접 정보를 통해 그 사람의 전모를, 수다체로는 이꼴저꼴을 알게 된다. 둘이서 깨소금 쏟아지는 만남초기에는 남자들은 거의 정상성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친구는 연애 하느라 바빠서 연락조차 뜸하
  • _DSC0859_1
    열심히 어딘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 ...정말 사랑스럽죠.아이가 향하는 곳은 학교일겁니다.일본에서 우리글을 배울 수 있고 우리 춤,우리 장단을 배울수 있는아주 소중한곳입니다.
  • A씨는 허리를 다친 후, 활동보조를 하는 것에 지장을 느꼈다. 그는 예전에도 허리가 불편한 경우가 있어 침을 맞으면 나아졌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침을 맞으러 다닌다고 하였고, 침을 맞으러 다녀야 했기에 활동보조를 예전만큼 해줄 수 없었다. A씨의 이용자는 한쪽 손을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으며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었다. 그 이용자에게 필요한 활동보조의 대부분은 전동휠체어에 타거나 내리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4-11
    교회는 예수의 40일동안 광야의 고난을 기억하며 속죄의 사순절로 지킨다. 2월 22일-4월 8일의 고난절이 끝나는 지난 4월 8일은 부활절이었다. 부활절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지 사흘만에 다시 사시어 하나님 곁에 계시며 우리와 함께하는, 크리스챤에게는 가장 뜻있는 거룩한 축제의 날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셨고, 성령으로 오시어 우리에게 평화를
  • 노예선 내부의 모습을 찍은 사진
    미국인은 아니었지만 존 뉴튼(John Newton 1725-1807)의 신앙과 삶에 대한 자신의 회고와 후세의 전기적 서술 그리고 신학적 해석은 서구역사가 노예제를 어떻게 단절된 과거의 일부로 ‘정상화’하여 결국 그것을 다루는 것을 회피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애창되는 곡의 하나로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에서도 널리 불렸고 한국에서도 “나같은 죄인 살리신”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널리 불리고 있
  • 선거가 다가왔습니다. 여기저기서 선거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여러 명사들은 투표율이 얼마를 넘으면 뭘 하겠다는 식으로 약속을 합니다. 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투표로 심판하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살고 있는 지역구에는 후보가 셋이 있습니다. 그들을 알려는 저의 의지 또한 일천했겠지만, 후보들 중 그 누구도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도 들었던 이야기지만, 또 누군가는 어느 정당에 투표하
  • 2012년 3월 서울광장을 점령한 '서울점령자들'은 전세계의 점령자들과 함께 한국사회에 5월 1일 사회총파업을 제안하고 있다. 오큐파이 참가자들이 제안하는 총파업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사회가 최초로 총파업을 제안한다는 것이고, 둘째, 미조직 프레카리아트들이 주축이 되어 제안된다는 점, 셋째, 작업장 점거 대신 거리 점거를 주요 행동으로 한다는 것이다.
  • 노암 촘스키는 “아무도 아나키즘이란 용어를 독점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몇 년간 현재 두리반, 마리, 4대강, 희망버스, 서울 오큐파이 등지에서 함께 활동해온 친구들은 다양한 직접행동을 한 청(소)년들은 분명 아나키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직접행동을 창조하고 거창한 이론보다는 행동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인 지식을 지지하며 지독한 반권위주의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아나키라고 할 수
  • 그냥 한 시간만이라도 학교를 늦추면 어떨까? 아니면 최소한 9시 30분에라도 학교를 시작하면 어떨까? 조금 늦게 일어나도 아이들이 여유를 가지고 준비할 수 있도록, 그러면 아침 돌봄을 하는 사람들도 너무 일찍부터 서둘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하루가 당황스럽게 시작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 들불 포스터
    2년전 여름, 중국 북경의 피촌에서 텐트연극을 체험하고 왔다. 북경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 재개발이 진행되었고 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났다. 그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당신들이 처한 문제와 세계 곳곳에서 쫓겨나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텐트라는 장 안에서 연극을 통해 나누었다. 중국, 대만, 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였다.
  • 110th
    110호 (0)
    편집자 in Weekly 2012-04-05
    110호. 뒤늦은 소개
  • 노예들은 가축처럼 “사육”되다가 매매되었고 성적 대상물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호기심 어린 시선의 대상, 구경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19세기는 진화론의 등장과 함께 근대적 의미의 동물원, 박물관들이 생겨나고 박람회(엑스포)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많은 것들이 당시의 지식체계에 따라 분류되고 또 스펙터클의 대상이 되는데 검은 피부의 불행한 영혼들도 백인들의 성적, 과학적, 이국적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이 분류와 전시의 대상이 된다.
  • 아담의 일상은 대략 이러하다. 수, 목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종로에 있는 장애인 야학에 다닌다. 장애인야학에서는 수요일에는 인문학 강좌를 하고 목요일에는 특별활동이 있는데, 작년에는 인문학강좌와 특별활동도 하던것 같더니 작년말부터는 별 흥미가 없는지 그만두었다. 아담을 처음 만났을때, 그가 노신의 책이라든가, 맑스의 자본론등을 인문학강좌에서 세미나를 통해 같이 읽었다길래 깜짝 놀랐
  • 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4-05
    할 말 못할 말, 들을 말 못 들을 말. 찬란한 말, 쓰라린 말, 참담한 말, 간절한 말, 희미한 말, 비정한 말, 흔드는 말, 지독한 말, 다정한 말. 사는 동안 숱한 말의 숲을 통과한다. 도무지 그 말이 어려워 서성이기도 했고, 그 말에 채여서 주저앉기도 했고, 그 말이 따스해 눈물짓기도 했다. 그렇게 추억이란 말의 기억이다. 그리고 어느 시인의 말대로 모든 흔적은 상흔이다. 완전한 제거는 없다. 누렇게 곰팡이 쓴 말들과 소화되지 않은 말들을 껴안고 한 평생 살아간다. 가끔 텅 빈 몸에서 말의 편린들이 덜컹거리면, 외로운 몸뚱이 안에서 들려오는 그 인기척이 반갑기까지 하다. 어느새 정이 든 게다.
  • kenz
    KenZ in 동시대반시대 2012-04-05
    디자이너로 업종변환 후 삼년. 독한 하청의 나선에서 내려왔다. 아, 후련하다. 근데 뭐 먹고 살지? 접어두고 일단 놀자. 마음먹고 일본을 다녀온 내게 탱탱이 말을 걸었다. '위클리 수유너머 커버 디자인 해보지 않을래요?? 페이는 많지 않겠지만' 응? 수유? 아... 주간지에 대한 감이 그닥 없었기 때문에 쉽게 하겠노라 말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쿠우에게 시간을 낼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다. 뭐지? 긴장이 몰려왔다. 나 뭐 실수했나? 다.행.히 위클리란다.
  • 최진호 in 앎과 향연 2012-04-05
    고소인들 앞에 소크라테스가 서 있다.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사형에 처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테네인들은 이 현인을 재판장으로 끌고 들어왔을까?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멜레토스의 중요 논거는 청년들의 타락이다. 교사로서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에게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했으며 그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자신의 말에 의하면 그 원인은 다르다. 왜 그가 악명을 얻고 법
  • 0026 ruler

  • 고병권2
    그는 학인이었습니다. 2009년 수유너머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년간 맑스도 읽었고 스피노자도 읽었습니다. 벤야민도 읽었고, 베르크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양명도 읽었지요. 처음엔 회사일 때문에 지각과 결석이 다른 이들에 비해 잦았습니다. “회사원인 채로, 농부인 채로, 학생인 채로, 예술가인 채로 지식을 생산하고 지식을 흘러넘치게 하려는 연구실의 활동이라는 말에 무작정 덤볐는데 사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4-05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넝굴당>)은 2월 25일 첫 방송된 후 시청률 1위를 달리는 주말연속극이다. 특히 지난 주말 방영분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폭풍눈물과 함께 앞으로 전개될 새 국면에 높은 기대를 모았다. <넝굴당>이 초반에 가장 공들인 설정은 친부모 찾기이다. 5살에 잃어버린 아들이 해외입양 되었다가, 우연히 이웃으로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4-05
    세상이 가관이다. 가관이 아니다. 너무도 황당하다. 세상도 아니다. 세상은 조금도 변함없이 여전하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게 가만히 있는 이 세상을 자칭 잘났다고 생각하는 당신들이 콩이요 팥이라며 흔들어 난장을 친 것이다. 태고로부터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강물에 엉뚱하게도 조무래기 괴물이 나타나서 요동치며 휘젖는 꼴이다. 조금씩 달라져가며 가관이던 짖거리가 이제는 완전히 변해 정말 참담하다. 역겁고 지겨워 밥맛이 쏵 사라질 지경이다.
  • 하루 in 동시대반시대 2012-04-05
    우연을 필연으로 과장하는 행위가 사랑이라 했던가? 아무렴 어떤가. 이제 와서는 말할 수 있겠다. 2년전 그 술자리에서 가볍게 주고 받은 몇마디가 결코 시시한 우연은 아니였음을...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얼떨결에 주고 받은 몇마디로 서툰 연애를 시작하듯 염려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던 위클리 수유너머와의 만남. 그리고 그 시작에는 또 모든 연애가 그렇듯 이 인연을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