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Releases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2-29
    참으로 우울한 세밑이다. 몇십 년만의 한파에 따끈한 차라도 마시면서 얼어버린 마음을 달랬으면 싶어, 가까운 몇 집들에 차를 세밑 선물로 보냈다. 그 이후 가벼운 선물에 고맙다는 마음의 전화를 받으면 공연히 머쓱해 진다. 그렇치만 결코 싫친 않았다. 그런데 그 고맙다는 한 전화를 받으면서 나는 너무도 당혹스럽다. 복바친 슬픈 생각에 어수선한 세밑이 더욱 우울하다...
  • 두리반 전경
    1년 가까이 이어가는 지난한 철거 투쟁, 그리고 단전. 여느 철거 투쟁의 현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홍대 앞 두리반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음악회와 다큐 상영회, 강좌가 매주 이어지고, 또 작가들의 낭독회와 영어공부 모임까지, '투쟁'과는 잘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프로그램들이 공간을 채우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공간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 위클리 수유너머의 1년이 지나갑니다. 달력처럼 1월에 시작했으니 한 해의 마지막 장에 1년을 똑같이 마감합니다(참 내년 1월 29일 돌잔치를 연답니다. 많이들 오세요. *^^*). 지난 호들을 쭉 훑어보니 염치없게도(?) 스스로 뿌듯해집니다. 뭐, 잘하고 싶은 것,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여전히 많지만, 우리 스스로 삶을 고쳐가듯 위클리도 계속 고쳐 가면 되는 거겠지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상의 코뮨을 가꾸어가듯이, 잘나든 못나든 위클리도 하나의 코뮨으로서 웹상에서 조금씩 삶의 숲을 이루어갔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 cc
    고아원에는 66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인 자원활동가 몇이 이들과 함께 더불어 지내면서 춤과 노래 그리고 한글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국어를 곧잘 하지요. 아이들의 춤공연이 있던 날. 책상 하나 끌어다 놓고 자리를 차지한 말썽꾸러기들 몇 녀석은 관람은 귀찮다는 듯 딴짓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빛 쯤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 j4
    사람이 사람을 샅샅이 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장투 노동자들의 장단점은 다 이 속에 있다. 장기 투쟁의 시간은 좋을 때는 발가벗고 만나도 좋은 동지가 되지만 나쁠 때는 남 눈에 자기가 발가벗겨져 있다는 당혹감과 수치심으로 우울증에 빠진다. 그렇게 무섭다.
  • 위클리 수유너머의 1년이 지나갑니다. 달력처럼 1월에 시작했으니 한 해의 마지막 장에 1년을 똑같이 마감합니다(참 내년 1월 29일 돌잔치를 연답니다. 많이들 오세요. *^^*). 지난 호들을 쭉 훑어보니 염치없게도(?) 스스로 뿌듯해집니다. 뭐, 잘하고 싶은 것,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여전히 많지만, 우리 스스로 삶을 고쳐가듯 위클리도 계속 고쳐 가면 되는 거겠지 하고 생각합니다.
  • 111
    47호 (0)
    편집자 in Weekly 2010-12-28

    47호 내년엔 더 웃을 겁니다, 울음을 강요받는 곳에서


  • a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2-28
    삼성 직업병 피해자 관련 영상자료를 보다 보면 젊은 의학전문가가 등장한다. 한번은 긴 머리, 한번은 짧은 머리, 안경을 쓸 때도 있다. 인상은 매번 다른데 소견을 밝히는 야무진 말투와 ‘의사 공유정옥’이란 자막은 똑같다. 동일한 인물이다. 세월의 폭이 느껴지는 모습이 말해주듯 그는 일찌감치 노동자 편에서 일했다. 금속·자동차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과 산재보상을 일궈낸 노동보건운동 활동가로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발족에 참여하는 등 삼성 직업병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힘썼다...
  • 121212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2-28
    11월 하순 즈음, 피아노 선생님에게 아들 겨울방학에 어떤 곡을 칠까 의논을 드리니 어쩌면 레슨이 어렵겠다고 한다. 가슴에 뭐가 만져져서 병원을 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단다. 선생님은 대학생 아들을 두었는데 단아한 스타일 덕에 거의 내 또래로 보인다. 너무 놀랐지만 설마 암은 아니겠지 걱정일랑 묻어두었다.
  • 박경석 in 수유칼럼 2010-12-28
    장애인의 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전체 사회의 변화와 결부돼 있다. 장애인 운동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장애인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장애인의 인권문제가 그들끼리만 먹는 ‘따로국밥’이 될 수도, 아니면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적 이익에 철저히 복무하는 차별과 경쟁의 속도를 멈추고 모든 소수자들과 함께 먹는 ‘비빔밥’이 될 수도 있겠다. 장애인인권 문제는 상황과 정세에 따라 ‘따로국밥’이 되기도 하고, ‘비빔밥’이 되기도 한다.
  • c0074789_49791faec8415
    전쟁의 참혹한 광경을 다룬 사진들은 2차세계대전 발발이후 전쟁 사진작가들이 생겨나면서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쟁사진이 일간 신문들과 주간 신문들에 대거 실리기 시작했고, 2차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도 포토저널리즘의 등장과 함께 시대를 기록하려는 사진들이 대거 등장했다.
  • mm2
    부담감 (3)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2-27
    어제 집에 돌아갔더니 아내가 울상을 지으며 매이에게 그 이야기를 아빠에게 말해도 되냐고 허락을 받는다. 매이가 약간 겸연쩍어 하는 것을 보니 매이가 뭘 잘못한 모양이다. 주일마다 매이와 아내가 밥 얻어먹는 교회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찬양예배를 했는데, 유아반 아이들과 엄마들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순서가 있었다.
  • 11
    황진미 in 씨네꼼 2010-12-27
    영화는 개병(광견병)걸린 개를 회상하는 구남(하정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닥치는 대로 몽땅 물어죽이던 개가 사라졌다가 백일 만에 바짝 말라서 나타났다....내 옆에 눕더니 죽었다. 나는 묻어주었지만, 어른들이 그날 밤 잡아먹었다... 다시 개병이 돈다” 개병 걸린 개는 광포한 위험물이자, 비참한 죽음을 앞둔 가여운 존재이다. 그 죽음은 애도되지 못하고, 어른들의 식탐에 착취된다. 구남의 내레이션은 자기 운명에 대한 예언이자, 영화의 전문(前文)이다...
  • 47sr
    겨울이 아무리 춥고 외로워도 기다려지는 건 따뜻한 겨울 간식과 연말에는 한 번쯤 보게 되는 오래된 인연과의 만남, 그리고 무엇보다 눈부시게 하얀 눈 때문이 아닐까? 눈으로 온통 뒤덮인 겨울 리조트에서의 눈은 그냥 눈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결에 보게 된 창밖의 눈은 ‘와’하는 탄성을 부른다. 불편한 교통과 의상이 걱정이긴 해도 그래도 행복하게 한다.
  • 3
    지난 10월 16일 오후 3시20분경, 서울 한복판 서초동 법원청사 5층 난간 바닥에서 서울중앙지법 등기과 소속 공익근무요원 故 강경석 씨가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그가 하루 전인 10월 15일 법원청사 21층 옥상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하 ‘사망추정일’). 그런데 그 이틀 전인 10월 13일, 고인은 수서경찰서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한나라당 누리집 네티즌 발언대에 '4대강사업 반대' 등의 글을 올렸다가 한나라당 당원으로 짐작되는 신○○씨로부터 모욕죄로 앞서 8월 17일 고소당한 것과 관련해서였다...
  • 가렴주구가 심하던 시절, 백성들은 한 해 농사 지어 봤자 세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고대에 세금은 수확량의 10분의 1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50% 이상을 빼앗겼다. 거기다 걸핏하면 성 쌓는다 제방 만든다 해서 불러 일을 시키고 젊은 장정들은 전쟁터에 끌고 가니 그야말로, 그놈의 나랏님들 먹여살리느라 백성들 등골이 빠진다. 과중하게 세금을 거두는 정치를 풍자한 시로, 시경詩經 위풍魏風에 「석서碩鼠」라는 시가 있다. 클 석[碩]. 쥐 서[鼠]. ‘큰 쥐’라는 뜻이다. 쥐, 하면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G20 회의장 앞의 쥐그림? 관련이 있다. 요즘 쥐가 무능한 위정자의 모습으로 자주 그려지는데, 옛날에도 세금 착취하는 탐욕스러운 관리를 ‘큰 쥐[碩鼠]’라고 했다. 창고의 곡식을 몰래 훔쳐 먹는 커다란 쥐처럼 자기 배 불리는 데 나라 살림을 축내는 탐관오리를 ‘석서’라고 했다. 시경 위풍의 시-「석서碩鼠」는 이렇게 커다란 쥐처럼 백성들을 착취하는 탐관오리들이 전횡하는 정치 현실을 풍자한 시이다.
  • 2010년 봄 일본에서도 『다가오는 봉기』가 번역되었다. 이 책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출판되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지만, 일본에서는 (사회적으로는) 거의 어떠한 효과도 남기지 못했다. 같은 시기 ‘봉기’를 특집으로 삼아 『VOL』 4호가 나왔지만 역시 그다지 팔리지 않았다. 우리는 왜 봉기에 관해 생각하야 하는가? 봉기를 혁명과 나누어 생각한 자는 미셸 푸코였다. 「봉기는 무용한가?」에서 푸코는 말한다...
  • 55
    언니! 변두리 버스 정류장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어요. 옆으로 쓰러질 듯한 쇼핑백을 바로 세우고, 어디서 나올지 모를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핑크색과 보라색 리본으로 어설프게 멋을 낸 와인 한 병, 선물로 받았으나 나보단 선생님에게 더 어울릴 것 같아 챙겨온 목도리 하나, 여드름 다닥다닥한 중학생 녀석들 몇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신다기에 챙겨온 책 세 권. 마음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가벼운 쇼핑백이 자꾸 넘어져요. 저 멀리 보이는 산머루에선 스멀스멀 안개가 내려오네요...
  • sungtaesuk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더니 맨 날 청소년전용 지역아동센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더니 드디어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 센터를 하나 만드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실제는 늘 상상을 초월하기 마련이다.
  • ssh
    한동안 어떤 책을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소위 ‘슬럼프.’ 생활습관이란 이런 때를 위한 것이라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어떤 대가의 글을 읽어도 머리에도 마음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눈가에서 아른 거리다 사라져갔다. 그래도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고, 줄 그은 문장이 많은 페이지를 노트에 옮겨 적었다. 그렇게 ‘멍 때린 지’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만에 노들야학에 현장인문학 세미나를 하러 갔다.
  • 1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2-21
    오래될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응당 그래야한다 여겼다. 골동품 같은 우정, 오래 가는 사랑. 한결 같은 마음. 세월은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고귀한 선물이다. 맞다. 그런데 친구의 경우 한번 마음의 물길 트면 어떤 계기가 없는 한 일부러 단교할 일도 없다. 그런데도 세계 표준시간 경과에 따라 차곡차곡 쌓여가는 since에 지나치게 권위를 부여했다는 생각이 든다.
  • 2009042101730_0
    이제 학기도 슬슬 끝나갈 무렵, 그는 지금쯤 어느 하늘 아래를 날고 있을지 모르겠다. 사카이 나오키(酒井直樹). 그는 어느 샌가 미국의 오지(?) 이타카에서 일본의 도쿄 한복판에 상륙해 있다. 또 눈 깜박하는 사이에 한국의 서울로 우리 곁에 한걸음에 달려온다.
  • 눈 역시 오장에 해당하는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폐,간,비,심,신에 해당하는 기륜, 풍륜, 육륜, 혈륜, 수륜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직접 찾아보시라.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12-20
    당신은 사람을 제일 처음 볼 때 어디부터 보시는가? 가슴? 엉덩이? 뭐, 성적 취향이나 개인적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눈을 본다고들 한다.^^ 뭐, 일반적이라는 것이지 다른 데를 보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하여튼, 왜 그럼 눈을 본다고 할까? 눈은 마음의 창이라서?
  • 46호_들썩이는세계
    46호 (0)

    46호 미래를 점거당하지 않기 위해 현재를 점거한다


    이제 가 매주 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2-20
    많고 많은 세상사 얽히고 설킨 삶을 살면서, 어찌 세상일 모두를 다 이해하면서 살 수가 있겠는가?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나는 늘 일상사를 대충 이해하면서 그런 태도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사가 대강 대강 매끄럽지를 못해 갈등을 느끼며, 때론 속상하기도 한다.
  • 11
    오늘 12월20일은 한국군이 연평도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날입니다. 또 오늘은 팔레스타인에 있는 한 친구가 제게 ‘모든 전쟁으로부터 신이 코리아를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온 날이기도 합니다. 언론에 팔레스타인 관련 기사가 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들을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를 걱정하게 생겼네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끈이 지구 먼 곳에 사는 우리들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 M0010007_poster[X160,230]
    황진미 in 씨네꼼 2010-12-20
    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프가니스탄 배경의 할리우드 영화이다. 영화는 전미비평가협회 선정 2007년 최고의 영화 Top10에 들고, 2008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후보와 2008년 아카데미 작곡상후보에 오를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아프가니스탄 배경에 원작이 베스트셀러였고 거기에 음악까지 좋다니 감동은 따놓은 당상일터!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감동은커녕 분노만 치민다.
  • (2)
    . . 70 . . ...
  • Student-protests-London-007
    지난 11월 10일 런던에서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무려 5만에 이르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합 정부가 내놓은 대학등록금 인상과 재정지원 감축 방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아일랜드와 그리스가 무너진 이후 이제는 스페인과 영국 차례가 아니냐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처럼, 2년 전 세계를 큰 위기에 빠뜨렸던 금융위기는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 093 001
    꼬마야.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거니. 저 먼 바다 끝 너의 눈이 머무는 곳에는 무엇이 있는 거니.
  • 1
    파리 교외의 집 근처 RER B(파리와 교외를 잇는 지하철)역에는 두 줄의 안내문만 붙은 채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다. 나는 오후에 몽파르나스에서 있을 가두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 친구들 몇몇과 약속을 했던 참이라 난감했다. 역 앞에는 나처럼 ‘다섯 대에 한 대는 열차가 있다’는 인터넷 사이트의 안내를 굳게 믿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투덜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 shhh
    공교롭게도 최근에 전쟁을 다룬 책을 두 권 연달아 읽게 되었다. 하나는 세노오 갓파의 자전적 성장소설인 『소년 H』이고, 다른 하나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이다. 두 권 다 자발적으로 선뜻 골라서 끝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우연히(결국 그 우연이라는 것도 내가 만들어낸 것이긴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두 책을 읽게 된 것이다.
  • _MG_9525
    티베트 (0)
    해발 5천미터 둔덕. 쉽게 오르기 어려운 고도의 땅 티베트의 어느 광야. 염원 가득 담긴 티베트 깃발 룽마가 떼를 이루어 바람결에 춤을 춥니다.
  • crr2
    황진미 in 씨네꼼 2010-12-14
    는 슈만의 아내이자 브람스의 연인이었던 클라라를 중심으로 한 삼각관계를 그린영화이다. 여기엔 두 가지 오해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첫째, 그녀는 두 남성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뮤즈’인가, 둘째, 삼각관계를 맺었다니 그녀는 팜므파탈 인가하는 것. 는 두 가지 오해를 보기 좋게 따돌리며, 그녀를 뮤즈나 팜므파탈이 아닌 당당한 여성 예술가로 그려낸다. 세 사람의 관계 역시 흔한 불륜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배려와 자기절제로 빚은 예술적 연대로 그린다. 여성주체가 중심이 된 참 바람직한 삼각관계이다.
  • 적린 in 동시대반시대 2010-12-14
    우선, 우리는 우리를 “난민”이라고 부르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새로 온 사람” 또는 “이주자”라고 부른다. 우리의 신문은 “독일어를 쓰는 미국인”을 위한 신문이며, 내가 아는 한에서는, 히틀러가 처형한 사람들, 난민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다.
  • 2
    45호 (0)

    45호 우리’와 ‘난민’ 사이


    이제 가 매주 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SONY DSC
    사진 - 이상엽/다큐멘터리사진가: 다큐멘터리 사진가. 8년 넘게 다큐멘터리 사진 전문 웹진 《이미지프레스》를 운영했고, 네이버 ‘오늘의 포토’ 심사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프레시안》에서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사람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삶의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뛰어들지만, 사실은 홀로 오지를 떠도는 일을 좋아한다. 《레닌이 있는 풍경》,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등을 펴냈고, [중국 1997~2006] 등의 전시회를 열었다.
  • csz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2-13
    시집을 들고 다니면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나도 시를 읽고 싶은데 무슨 시집부터 어떻게 읽으면 되느냐고.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시가 좋으면 시를 읽어야지 어쩌라고. 공무원 시험과목도 아니고 달리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근데 사람들은 어느 시인의 어떤 시집을 짚어주길 원했다.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다보니 나는 요령이 생겨서 몇 가지를 일러주었다. 첫째 시집은 무조건 사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고 묵혀놨다가 다시 꺼내 봐라.
  • ohn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12-13
    올 초, 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이름의 책을 냈을 때, 예상치 못하게 어떤 분이 간단히 서평을 해준 적이 있다. 같은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준 것이 감사했고, 아, 이런 분들까지 내 책을 보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글을 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된 데 감사했다.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2-13
    겨울방학이 가까워지고 있구나. 이번 방학이 끝나면 너는 6학년이 되는 게지. 초등학교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리 되었구나... 초등학생이 되면서 너는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참 자주 하더니, 차츰 차츰 한 학년씩 오르면서 전화질이 점점 줄어들어, 5학년이 된 지금은 너의 목소리를 듣기가 정말 가끔이구나.
  • 시경의 열다섯 국풍 중에서 정풍鄭風은 음란하기로 유명하다. 연애시가 많다. 그래서 정풍을 ‘음풍淫風’이라고 한다. 「숙우전叔于田」도 그 중의 하나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대! 그대가 없으니 거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세상이 온통 텅 빈 것 같아요! 이렇게 노래하는 것이 연애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음란한 시를 공자님은 왜 ‘사무사思無邪’라고 하여 경전에다가 버젓이 실으셨을까? 연애시를 도학적으로 설명하려니 주희는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때 공자가 천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주희를 찾아와 남녀상열지사와 도학은 전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음란하다는 것은 ‘이런 걸 말해도 되나’라고 하는, 소심한 마음이다.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거리는 생각, 닫혀 있는 마음이다. 도道란 무엇인가.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마음의 역동성 아닌가. 도의 실천은 진실한 연애로부터! 이것이 남녀상열지사를 시경에 실은 공자님의 깊은 뜻인가.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고··· 주희는 여전히 헷갈린다.
  • 이번 동시대반시대 주제를 ‘우리, 난민’으로 정한 것은 지난 11월에 일어난 두 가지 사건 때문입니다. 11월 초 산업연수생으로 왔다가 버마의 민주화와 국내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해 온 ‘버마행동’ 회원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고등법원 판결이 난 일이 그 중 하나입니다.
  • 가슴마을의 어린 린코짱
    스폰지하우스라는 영화배급사가 있다. 2002년에 만들어진 회사는 이제 갓 마흔이 되신 젊은 사장님이 운영하는 회사로, 거장 감독들, 작가주의 감독들의 신작영화 위주로 뽑아 수입, 배급, 마케팅, 요즘은 제작까지 하고 있다. 비슷한 배급사로 진진, 백두대간 등이 있는데 스폰지하우스에서 배급한 , 같은 몇몇 일본영화들이 히트를 치면서 예술영화배급사들 사이에서도 조금 더 유명세를 탄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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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12-13
    지난 토요일 매이가 좋아하는 언니네 집에 가는 차 안이었다. 한참 언니네 집에 가면 뭐 할 건지 조잘거리던 매이가 조용해졌다. 덕분에 아내랑 연평도 사건 등 시사에 대한 갖가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매이가 갑자기 “매이, 졸린 것 같은데? 졸릴까, 말까?” 라는 이상한 질문을 던졌다.
  • 얼굴은 온 몸의 상태를 바로 보여준다. 자신의 얼굴을 함 잘 살펴보시라~~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12-13
    동양의학에서는 어떻게 병을 진단했을까? 사극에서 어의들이 왕비들을 진맥할 때 발을 내리고 멀리서 명주실로 손목을 연결해 임신 여부를 판명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에이, 저게 가능해?’ 라며 의문을 던진 이들 많았을 것이다. 초음파 검사도 아니고, 하다못해 임신 테스터기로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진맥으로? 그것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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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2-13
    가난한 불빛 번지는 거리를 지나간다. 저만치서 경찰이 불쑥 나타나 불러 세운다. 신분증을 요구한다. 난민을 신청한 상태라고 말한다. 일단 차에 태운다. 전화로 확인이 끝나면 그제야 풀려난다. 무시로 겪는 일이다. 이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이걸 들고 다녀야 한다. 인도적 체류를 허가한다는 법원 판결문.
  • namin
    “그들이 겪은 수난은 다른 집단들이 겪은 수난과는 다르다.” 한나 아렌트(H. Arendt)가 에서 ‘난민’에 대해 한 말이다. 그들은 재산을 잃은 사람과도, 직업을 잃은 사람과도, 지위를 잃은 사람과도, 건강을 잃은 사람과도 다르다. 도대체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그들의 수난은 그렇게 특별한가. 아렌트는 그들이 ‘권리를 가질 권리’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앞서 나열한 사람들은 단지 어떤 권리를 잃었지만 난민은 ‘권리를 가질 권리’ 자체를 잃었다는 것이다.
  • 올해 나와 우리단체가 인권위가 주최한 이주민 인권관련 순회 상담에 같이 결합해서 활동 한 것이 많았다. 여러 지역에 있는 이주노동자, 난민, 결혼이주여성 등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순화 상담을 해서 해결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는 이유로 인권위에서 내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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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고자와 정리해고자를 주축으로 2003년 2월에 설립되었다. 해고자들의 원직복직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재벌의 무노조 경영에 맞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건설해야 한다는 판단 속에 초기업단위인 삼성일반노조를 건설한 것이다. 1993년 삼성그룹 계열사인 (주)이천전기에 입사했고 삼성그룹이 이천전기를 인수 통합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노사협의회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96년 11월 해고되어 복직투쟁 중이던 내가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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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에 일제히 올해의 주요 사건을 정리 할 언론들은 상투적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 라는 말로 뉴스를 시작 할 것이다. 올 해도 작년처럼 지나치리라 만치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대북관계의 일촉즉발 불안함과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한 국민들의 박탈감이 기묘하게 결합하여 무거운 공기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허무주의라기 보다는 집단적 상처와 같다.
  • 이 글을 쓰는 오늘 현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한 지 22일입니다. 제 자신은 ‘상식’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현대차가 이들 노동자에게 한 일을 생각하면 새삼 ‘상식’을 확인해두고 싶어집니다.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파견법에 따르면 파견 기간 2년이 넘은 노동자의 경우 원청업체는 그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이 노동자들의 사용자는 자신들이 아니라 도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니 파견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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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진미 in 씨네꼼 2010-12-07
    1948년 1차 중동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영토의 78%를 장악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한 이스라엘은 ‘부재자 재산법’을 통하여 팔레스타인인들의 토지를 몰수하고, “모든 유대인은 새로운 이주자로서 이스라엘로 돌아올 권리를 가지며 완전한 이스라엘 시민권을 받는다”는 ‘귀환법’을 통과시킨다. 이로써 아랍인들이 추방된 땅에 유대인들을 정착시켜 유대국가 이스라엘을 건설하겠다는 정책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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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12-07
    한적한 조락의 초겨울, 쓸쓸한 산촌의 한낮입니다. 맑은 햇살에 창공은 더욱 푸르러 밝고 투명한 쪽빛이요, 차가운 삭풍에 흩어진 낙엽들이 구르고 있습니다. 힘없이 메달린 떡갈잎의 간들거림에 놀랜 풍뎅인가 했더니, 잣나무숲의 산비들기가 창천을 날아 오름니다. 사르르 실눈을 뜨며 무료를 달래는 분이도 창공을 날으는 비들기를 힘없이 쳐다봅니다. 독수리 타법의 서툰 손길로 자판을 두드려 보지만, 정적에 잠긴 나의 의식이 도대체 요지부동으로, 고개를 넘고 있는 산비들기만을 바라보며 무료를 달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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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100대 부호 안에는 학습지회사 회장이름이 5명이나 올라와있습니다. 이 모두가 30년이라는 짧은 세월동안 수 천 억의 재산을 모은 부호들입니다. 이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단시간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모든 지시와 감독을 고스란히 따르지만 위탁계약직이라는 신분으로 4대 보험은 물론 모성권과 노동3권 어떤 것도 보호받지 못하는 학습지교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 이진경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12-06
    프랑스의 상황주의 그룹의 리더였던 기 드보르(Guy Debord)는 의 첫문장을 시작한다. “현대적 생산조건이 지배하는 모든 사회들에서, 삶 전체는 스텍터클들의 거대한 집적으로 나타난다.”(, 10쪽) 맑스의 을 패로디하여 적은 이 문장에서, 스펙터클이란 알기 쉽게 말하면, ‘구경거리’란 뜻이다. 그것은 “일체의 시선과 일체의 의식이 집중되는 영역”이다. 사실 상품으로 생산되는 것들은 어느 것이나 눈에 보이는 양상이 중요하다. 보기 좋은 과일이 비싸게 팔리고, 보기 좋지 않은 과일은 상품이 되지 못해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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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항이란 자신을 억압하는 자신보다 강하고 큰 상대와 맞서는 일이다. 하지만 「다케우치 요시미: 동양의 저항과 동아시아의 가능성」에서 확인했듯이 다케우치 요시미가 이해한 루쉰의 저항은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자기동일성에 대한 거절까지를 요구했다. 저항하는 정당성이 상대가 나를 억압한다는 사실에서만 구해진다면, 내가 지금의 나인 까닭은 상대에게 있다...
  • 44호_자격없는자들의세계
    44호 (0)

    44호 존재 투쟁의 시대


    이제 가 매주 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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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12-06
    애늙은이처럼 아기를 좋아했다. 내 나이 고작 7세 때 윗층에 사는 아기를 보러 새댁 아줌마 집을 계단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아기의 돌잔치가 열리는 날. 새댁 아줌마가 나를 부르러 왔다. 낯선 사람이 많아서 아기가 계속 운다고 사진을 찍어야하니까 와서 아기를 달래보라는 것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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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인간의 마음을 절묘하게 묘사한 유행가 구절이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남이 어느 순간 내 온 가슴을 헤집어 놓는 님이 되기도 하고, 하루라도 안 보면 눈이 멀 것만 같던 그리움이 지겨움으로 변해 ‘도로 남’이 되라는 요상한 주문을 입에 달고 다닌 경험이 있는 이에겐 ‘도로 남’ 이라는 유행가 가사야말로 구구절절 옳은 말이요, 만고의 진리다.
  • 살면서 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 싸우면서 우리는 함께 산다. 싸울 수 있어야 함께 산다. 불행한 것은 나의 본성과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 난관을 극복하는 싸움이 아니라 권력의 욕망에 동원되어 애꿎게 희생되는 경우이다. 내 것이 아닌 싸움에서 죽는 경우이다. 영문도 모른 채 전쟁터에 끌려가 이름 없이 죽어가는 병사들의 비애가 바로 그것이다. 시경 패풍에 나오는 『격고擊鼓』는 권력자의 정복전쟁에 억지로 끌려간 병사가 전쟁터에서 고향의 아내를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 뭐, 고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MB가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는 공주마마의 아버지가 대통령을 하고 전 재산 고작 29만원으로 놀랍도록 검소한 생활을 하는 대머리 아저씨가 대통령을 하던 그런 시절에는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한다. 당시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이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자본의 강력한 반발, 그리고 국가정책적으로 이를 강력하게 탄압하고 나선 권위주의 정부에 있었다.
  •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 노동자들의 파업농성이 이십일을 넘겼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이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자동차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은 파견근로자로 봐야 하며, 파견법에 따라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이래 그들은 현대자동차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사내하청노동자는 현대차와 상관없는 사람들이라며 교섭을 거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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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히 많은 얼굴을 카메라의 프레임을 통해 지켜봅니다. 모든 사람마다 그 느낌이 각양각색 다릅니다. 진솔함에 웃음이 절로 나다가 어려운 현실에 연민도 슬쩍 끼어들다가, 아픈 사연에 슬픔이 배어나다가 허위와 가식에는 짜증이 벌컥 나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대부분 프레임 안에 어찌 놓아드릴까 이리저리 살피면서 상대방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감명을 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바라본 그 수없이 많은 사람들 중, 단 한 사람. 리.영.희 선생님을 빼고는,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