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8월

Releases

  • 라디오헤드Radiohead _ 자신들의 정규앨범 를 자유롭게 다운로드 받게 하고, 다운로더가 직접 가격책정 지불하는 '실험'을 하여 화제가 되었던 라디오헤드
    추석 지나고 9월말쯤이면 우리 출판사에서 책이 한 권 나온다. 출판사가 이제 더 이상 책을 안 내기로 했다면 모를까, 맨날 내는 게 책인데, 뭐 새삼스럽다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까. 그건 내용도, 가격도, 프로모션도, 유통 방식도 기존과는 좀 색다른 방식의 책이기 때문이다.
  • rp31
    21세기의 첫 십년 동안 네그리(A. Negri)와 하트(M. Hardt)는 통상 ‘제국 3부작’이라고 불리는 3권의 책, (2000), (2004), (2009)를 펴냈다. 이들의 작업, 특히 새로운 밀레니엄의 첫 해에 출간된 은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또 그만큼이나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설령 ‘운’에 불과할지라도, 어떤 ‘때’가 닥쳤을 때 그것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처럼 낚아채는 책들이 있는데, 도 그런 책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 pj01
    풍경지기의 책이야기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휴먼 앤 북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난다. 2004년 어느 날, 체격검사를 하는 날이었다. 1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체격검사를 하는 날은 ‘아이들이 이렇게 많이 자랐구나!’ 하고 감동하는 날이 된다.

    우리 교실이 시끌벅적하다. 웃음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우스갯 소리가 들린다. 우리 반에서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아이가 저울에 올라선 것이다. 우리 …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8-31
    처서가 지나면서 밤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여름철 하지 무렵엔 네 시경이면 벌써 밖이 환해 졌는데, 오늘 아침엔 여섯 시가 넘었는데도 아직도 밖이 한 밤중처럼 깜깜합니다. 요즘 계속된 비는 지금도 천둥 번개와 더불어 세차게 내리고 있습니다. 세찬 비바람에 어둠이 깔린 이른 새벽에 교회를 나서려니 귀찮아 언짢습니다.
  • 지난 2주 동안 네 살 난 첫째와 2개월 조금 지난 둘째를 데리고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리는 창원으로 친정 나들이를 다녀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로 간 게 아니면서 지난 2주 동안 컴퓨터 근처는 가보지도 못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위클리 원고를 연이어 펑크를 내버리는 엄청난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이런 핑계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편집자님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절대로 고의적인 것은 아니었다구요!)
  • 8995576332_1
    수유너머N이 있는 북 아현동은 장마가 끝나자 마자 재개발이 될 것이다. 연구실이 이사 온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또 다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는 지은 지 30년쯤 된 건물들에서부터 갓 지은 건물들까지 용도, 종류가 다양한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차있다.
  • 입추, 처서가 지나고 백로가 오고 있습니다. 더위가 식고 일교차가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가을기운이 인간의 몸에도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우리 뇌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영혼의 감기’라고 하나 봅니다. 누구나 걸리지만,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급성 질환으로 발전하여 인간관계의 파탄이나 자살로 치닫는 사람도 있고, 만성화되어 정동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작, 이펙사 등 항우제가 감기약처럼 팔리고 있지만 이미 우리사회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는 못합니다...
  • mg31
    글을 읽고 쓰는 소설가와 동적인 작업 그것도 철판을 두드리거나 절단하고 용접하고 긁어대는 조각가가 한동네에서 서로 마주보고 산다면 어떨까? 생각 만해도 쉽지 않은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갈 텐데 그 조각가의 작업실이 소설가 소유의 집 앞 창고를 사용하고 있다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 우울증 진료 인원과 진료비 추이(2005-2009)
    ‘모든 나쁜 것은 신자유주의 탓’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더 나아가 모든 병이 사회적인 것이고 시대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앓고 있는 병이 인간이라는 종의 특성에서 생겨난 것인지, 혈통이나 유전의 문제인지, 자연환경의 문제인지, 사회문화적 특성 탓인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탓인지, 그 유래를 정확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 ‘여삼추如三秋’라는 말. 네가 없으니 하루가 삼 년 같아. 헤어져 있는 잠시 동안이 아주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여삼추’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이 시경 왕풍 「채갈采葛」이라는 시에서 나왔다. 칡 캐러 가세 하루를 못 보면 석 달을 못 본 듯··· 쑥 캐러 가세 하루를 못 보면 삼 년을 못 본 듯··· 단어가 몇 개 쓰이지도 않은, 그나마 반복되는 구절이 많은, 단순한 이 시가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뭘까?
  • og3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08-31
    사랑하는 일을 왜 사과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그런 설정이 많이 나온다. 다른 사람을 사랑해놓고 배우자 혹은 애인에게 눈물 흘리며 속죄의 발언을 한다. 난 그것이 못마땅하다. 사랑을 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사랑했다는 것인가? 이것은 사랑에 대한 모독이다. 사랑의 자유의지를 전제하는 것이다. 맹금류가 양을 잡아먹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와 같다. 동의할 수 없다. '그 잔인'은 아무 죄가 되지 않는다.
  • 371_밀양
    구원을 둘러싼 종교와 윤리의 모순을 그린 영화 , 세련된 화면 속에 도시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 핸드폰 분실을 계기로 촉발되는 두 남자의 극한 대립을 그린 스릴러 . 주제는 물론 줄거리, 장르, 화면 질감, 작품성 등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세 영화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한 가지 공통점은 가면형 우울증, 일명 ‘스마일 마스크 신드롬’을 내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출처: 한겨레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8-31
    지난해 쌍용차 파업사태에 있었던 일이다. 공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20일 낮 쌍용자동차 노조 간부의 아내가 자살했다. 4살과 생후 8개월 된 아들이 둘 있다고 한다. 비극적이지 않은 죽음이 없겠으나, 핏덩이 남겨두고 간 엄마의 죽음처럼 서글픈 게 또 있을까. 죽는 순간조차 미련의 긴 그림자가 쇠고랑처럼 발목을 잡아대니 얼마나 육신이 무거웠을까. 얼마나 고개 아프도록 뒤를 돌아봤을까. 죽어서도 나비가 되지 못하는 무거운 몸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약하고 여린 새끼를 두고 떠난 에미일 것이다.
  • 31_우울증
    31호 (0)

    31호 자기를 향한 증오의 방향을 되돌려라

    뉴스레터 신청하러 가기

  • 이주노조는 7월 13일부터 명동 향린교회에서 G20을 빌미로 한 단속 추방 중단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여왔다. 우리의 주된 슬로건은 이주노동자는 범죄자나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주노동자들과 이주민들에 대한 이런 그릇된 편견이 한층 강화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우리 사회의 부담스러운 짐짝처럼 취급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높아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둥, 생산성에 비해 이들의 임금이 너무 높다는 둥 하며 이주노동자들의 그 알량한 임금마저 삭감하게 했다.
  • 로니를 찾아서
    황진미 in 씨네꼼 2010-08-25
    2009년 여름에는 이주노동자를 다룬 한국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하였다. 영화 (2009)의 개봉을 전후하여 연전에 만들어졌지만 개봉하지 못하고 있던 영화 (2007)과 (2008), (2008)들도 개봉관을 잡으면서 이주노동자 영화는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였다. 이전까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영화로는 인권영화프로젝트의 옴니버스 단편 (2003)와 (2006)가 전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로 꼽을 수 있다....
  • 재작년 여름 일본 홋카이도의 도야코에서 G8회담이 열렸습니다. ‘G8에 맞서는 포럼(Counter G8 Forum)’에 참가하기 위해 당시 도쿄를 방문했는데요. 그 포럼은 여러 나라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운동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G8’으로 상징되는 전지구적 통치체제에 반대를 표명했습니다만, 지구화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대안적 운동, 대안적 삶의 지구화를 모색하는 장이었지요. 세계 여러 곳에서 온 연구자들이 서로 지혜를 모으는 지적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이 실험을 위해 G8 정상회담 반대의 형식을 취한 것이지요...
  • 음악을 작정하고 감상하지 않고서는 음악은 삶의 짧은 순간의 배경음악이 되어 잠깐 반짝이다가 금세 사라져 버린다. 공부 할 때 같이 특정한 일에 몰두할 때 주변의 소음을 잠시 물리치고 일정한 진동으로 집중을 하거나, 멍하니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습관적으로 귀에 이어폰을 꼽거나, 아니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음식점이나 커피가게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대부분인 것이다. 이렇게 사실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사람이나 음악에 아주 전문적인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음악을 진득하니 듣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 1
    미국 22개 주가 선거를 앞두고, 애리조나 주의 미등록 이주민 단속 및 처벌 강화 법안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 이민법이 인종차별적 요소 등에 의해 핵심 조항들이 발효 금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애리조나 사막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시신이 150구 넘게 발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인종차별이 아니라, 단지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함”이라고 말하며, 마치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단속·추방해버리면 경제 위기 및 실업은 물론 범죄 문제도 해결될 것처럼 떠들어댄다...
  • 겉표지
    거울을 보기가 겁이 난다. 나이가 들면서 더더욱 그렇다. 빼어난 미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성형을 한 것도 아닌 데도, 얼굴은 볼 때마다 다르다. X-RAY선으로 마음속을 투사하기라도 한 것처럼,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가득할 때는 얼굴도 쭈그렁 마귀할멈이 되어 있다. 모처럼 옛날 친구를 만나 한바탕 수다를 늘어놓고 들어온 날은, 중학교 적 갈래머리 아이의 눈웃음이 살랑거린다. 뼈마디가 욱신거려 따끈한 아랫목만 자꾸 밟히는 날이면, 얼굴 가득 실뱀이 기어간다. 눈 꼬리도 실룩, 입 꼬리도 실룩, 여간 꼴사납지 않다. 그러니 하나의 얼굴이 수십 개의 얼굴로 변주되는 것쯤이야 다반사다.
  • 하루에 버스가 단 세 번밖에 오지 않는 산간 마을에 은둔(?)하며 지내고 있다.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제주 시내나 어딘가로 가려면 큰맘 먹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여름은 어찌나 더운지 제주 도민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나는 나름 이 여름을 색다르게 즐기게(?) 되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못 보고 못 느꼈던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기에 오래 기억에 남을 여행이자 칩거 생활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8-25
    올여름 무더위를 한고비 넘기는 어제는 처서였다. 기상대 일기예보에서도 처섯날은 많은 비와 함께 지금껏 기승을 부린 늦더위도 한풀 껶이겠다고 했다. 계절의 질서는 어김없다 했더니, 비는 틀림없이 많이 내렸지만 더위는 여전이다. 처서는 농사꾼에게 의미있는 중요한 절기이다. 이 날을 중심으로 가을 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겨울 준비로 가을이면 꼭 해야할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것은 김장이다. 그 김장용 무, 배추는 처서를 두고 전, 후 5일을 기준하여 심는다. 또한 씨를 뿌리는 일은 이것으로 마지막 끝내기가 되는 것이다.
  • 우울증은 간기가 울결하여 감정이 제대로 흘러다니지 못하고 막혀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08-25
    “아~우울해. 살기 싫어” 주변에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게다. 이제 우울증은 과도하게 감상적인 사람만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영화 속이나 책 속의 멜랑꼴리한 등장인물이 약봉지를 한 움큼 입 속에 털어넣으며 “요즘 우울증이 있어서요”라며 날리는 멘트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비단 이렇게 바깥으로 표출되는 우울증 말고도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 30_No_G20
    30호 (0)

    - 30호에서는 추방되는"이주노동자"를 살펴봅니다.



    - 재밌게 보고 의견 남겨주시고요. 아참, 글 하단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 위클리 수유너머를 E-mail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 하네다 공항에서의 씁쓸한 기억과 서울 G20

    뉴스레터 신청하러 가기

  • sungtaesuk
    여름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있으니 좀체 기운이 오르지 않는다. 한창 땡볕에도 불타오르는 정념에 더위도 모르고 정신을 불사르고 다녔건만 고갱이가 사라진 지금 무너져 내리는 허무감을 달랠 길 없어 애꿎은 더위 탓이 점점 심해진다. 보건복지부를 향해 지역아동센터가 겨누었던 칼날이 이제 내려진 탓이다. 사실은 겁탈이라도 당하기 직전의 음전한 처녀마냥 제 목에 제대로 거누었던 칼날을 겨우 끌어 내려지고 이제 막 속울음을 삼키고 있는 중이다...
  • 354_데리다3
    데리다는 시종일관 경계의 문제를 자기 사유의 주제로 삼았던 철학자다. 경계란 세계에 어떤 구별을 도입하는 것, 구별짓기를 통해 질서와 위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시 경계의 이편과 저편, 내부와 외부를 나누고, 거기에 권리나 자격을 할당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지 않을 수 없다. 랑시에르 식으로 말해 경계짓기는 대개 치안(police)으로서 정치를 정초한다. 개인적이고도 집단적인 정체성의 여러 표지들, 곧 인종과 민족, 국적, 성별 등의 차별의 분할선들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데리다의 문제 설정은 경계가 경계로서 내세우는 권위의 원천이 우연스럽고 자의적이라는 데 있다...
  • mwff_poster_3
    요즘 이주노동자의 방송 사무실이 9월 4일 이주노동자 영화제를 앞두고 아주 정신없이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5번째로 하게 된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그림자에서 인간으로”입니다. 그림자 란? 그림자는 밝을 때 안 보입니다. 그림자는 어두울 때만 보입니다. 어두움 속에 두려워할 때 그림자는 옆에서 함께 있어주면서 위로하는 역할을 합니다.
  • ms-04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8-24
    ‘G20을 빌미로 한 단속추방 중단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미셸 파울로(39) 이주노조 위원장. 그는 단식 12일째에 토혈증세로 병원에 실려 갔다. 중환자실에서 응급조치를 마치고 다음날 일반병동으로 옮겨야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는 트랜스젠더다. 서류상 여자로 표기된 그에게 병원 측은 여자병동으로 갈 것을 요구했다. 현재 남성호르몬을 투여 중인 그는 남자병동을 원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다 결국 타협하지 못하고 중성지대인 중환자실에 이틀 더 머물렀다...
  • 여러분도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1급 장애인, 2급 장애인, … 사실 저희 아버지도 2급 뇌병변 장애인입니다. 등급 판정 받을 때 어떻게든 한 등급이라도 높았으면 하고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삶을 살게 되느냐가 이 등급 판정에 달려있으니까요. 이번주 의 표제에 들어간 ‘생사의 저울’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일상을 가능케 하는 온갖 서비스들이 국민연금공단이 지정한 전문가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

  • 당신은 효자입니까? 세상에 효자가 어딨냐? 부모 입에서 효자가 나는 거지. 요즘은 참 효자가 없는 것 같다. 효자는커녕 부모 자식 간에는 원수 안 지면 다행이라고도 한다. 시경 패풍에 나오는 「개풍凱風」이라는 시는 효도에 관한 시이다. 거참 효도라니! 관계가 부재한 현대인들에게 효도라는 말은 참으로 뜬금없어 보인다. 그러나 정말 효도는 시대착오적인 고리타분한 도덕에 불과한 것일까?
  • 8993208816_1
    평소 존경하는 선배교사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7년 째 독서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선배교사였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던 시절에는 함께 책을 읽었다. 내가 읽은 책 중 좋았던 책을 그녀에게 빌려주었다. 얼마 뒤 그녀가 그 책을 읽고 나면 우리는 학교 정원에서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나는 국어교사, 그녀는 지구과학교사였다. 흔히 이야기하는 문과적 사고와 이과적 사고가 만나 어우러지는 기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 344_29_장애인등급제
    29호 (0)

    - 29호에서는 "장애인등급제"를 다루어보았습니다.



    - 재밌게 보고 의견 남겨주시고요. 아참, 글 하단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 위클리 수유너머를 E-mail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 등급화된 신체와 사우론의 눈

    * 뉴스레터 신청하러 가기

  • 09055837_001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구들에게서 가끔 전화가 오곤한다. 이들의 하소연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말이 붙는다. '뭐랄까. 잘못된 건 없는 데 뭐가 잘못된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고 할까. 좀 허무하다고 할까' 대학교 4년 내내 목숨을 걸어가며 준비한 끝에 대기업에 들어간 친구들도 곧잘 이런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 ko 031
    이진경 in 수유칼럼 2010-08-17
    나는 맑스주의자라서 프롤레타리아트가 계급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고 믿는 만큼, 부르주아지들의 계급적이고 편파적인 사고나 행동에도 사실 그러려니 하는 편이다. 부르주아지가 계급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야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렇지만 이렇게 그들의 당파성과 계급성을 인정해주고 시작해도, 도대체 이놈의 정권은 웃음 없이는 신문을 읽을 수가 없게 한다. 아무리 계급적이고 당파적이라고 해도, 그런 계급적 기준에 따라 자기들이 만들고 지키라고 요구하는 법이나 규칙 정도는 자기들도 따르거나, 정 안되겠으면 따르는 시늉이라도 하게 마련이다.
  • 장애등급심사에 떨고 있는 장애인들! 2010년 7월부터 장애인연금이 시행된다. 비록 대상은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급여액은 실질적인 소득보장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그것조차 접근이 쉽지 않다. 기존 중증장애수당 대상자가 아닌 신규 해당자들은 장애등급심사를 받아 1급 또는 2급으로 재판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급 장애인으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는 본인이 신규 해당자라 하더라도 신청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칫 등급이 하락하는 날에는 활동보조가 중단될 테니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8-17
    탁주와 더불어 반 세기 나는 술을 많이는 마시지 않지만 아주 애주가이다. 특히 탁주인 막걸리는 거의 매일 한 잔씩은 들고 있다. 저녁 식사와 더불어 한 잔의 막걸리는 나의 좋은 동반자로써 거의 반 세기를 나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 집에는 항상 막걸리가 준비되어 있다.
  • jk01
    언젠가 TV에서 ‘네 잎 클로버’만을 따로 재배·가공하여 액세서리로 만들어 국내시장만이 아니라 수출까지 하며 고수익을 올리는 농장을 소개하는 것을 보며 빙그레 웃음 머금었었다. 우리가 행운의 심벌로 여기는 ‘네 잎 클로버’야말로 사실은 장애를 지닌 이른바 ‘비정상적’ 클로버인 까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네 잎 클로버’를 행운의 심벌로 여기고서 온 들판을 헤매며 찾기도 하고, 앞의 경우에서 보듯 임의로 재배하고 상품화하여 젊은이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모으기도 한다...
  • jj01
    지금까지 슬라보예 지젝은 주로 프로이트-라캉 정신분석학의 개념으로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잡다한 대중문화 현상을 재기발랄하면서도 철학적으로 분석하는 비평가로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그의 본령은 정신분석학의 신학적 사유를 통해 난쟁이처럼 왜소해진 맑스의 역사유물론을 구원하고자 하는 정치신학에 있다. 정치신학은 노모스(법)의 질서를 수립하는 정치학에 신학의 ‘외부’ 개념을 도입하여 법 바깥의 영역에서 정치와 혁명의 동력을 찾는 실천이론이다. 들뢰즈와 푸코가 비판적으로 지적한 것처럼 정신분석학은 근대의 세속화된 유대-기독교 신학이다. 지젝은 정신분석학의 신학적 사유구조를 한계가 아니라 현실정치의 외부를 발견하는 돌파구로 본다...
  • 8932003971_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08-17
    학교가 파하는 12시 40분이면 어김없이 핸드폰이 울린다. 액정에 새겨진 이름 꽃수레. 집 전화다. 며칠 전엔 현관문을 열었을 때 책상에 엄마가 없으면 너무 허전하다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는 제목으로 일기를 써서 나를 놀래킨 딸내미. 이번엔 또 어떻게 마음을 달래주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받는다. 짐짓 밝은 척 오버한다. “어, 우리 딸, 집에 왔구나!” “오늘로 6일째야. 엄마가 집에 없는 거....” 풀이 다 죽은 목소리다...
  • 329_여성적인+매이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08-17
    “예쁜 구두 신을거야. 매이는 여자니까” “아빠, 개똥 좀 치워! 아빠는 남자잖아.” 요즘 매이의 말 속에 부쩍 남자와 여자가 따라붙는다. 과연 매이는 남자와 여자를 어떻게 구별할까? “매이는 남자예요, 여자예요?” “여자” “왜?” “예쁘니까” 엥? “그럼, 엄마는?” “엄마도 예쁘니까, 여자” 안 예쁜 여자도 있다는 말이 목까지 치밀었지만 참고, “그럼, 아빠는?” “응, 남자” “왜?” 뭐라고 대답할지 기대됐다. 잠시 생각하다가 매이는 “응, 멋지니까” “고마워, 그럼, 최문기는?” “최문기도 멋지니까 남자야” 매이에게 예쁜 것과 멋진 것은 미적인 범주가 아니라 성적인 범주였다...
  • js0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8-17
    생의 윤곽이 흐릿하다. 세 살 때 소아마비에 걸린 후 집밖을 벗어나지 않았다. 학교를 다니지 못했기에 4학년 봄소풍, 중학교 입학식, 고등학교 수학여행의 연대별 서사로 생애를 구성할 수 없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을 닮은 내일을 살았다. 스물다섯까지 그랬다. 시간의 강물은 설움으로 엉켰다. 방, 마당, 병원 등 공간과 결합된 몸의 기억들, 분리된 사건과 이미지만 아릿하게 떠오를 뿐이다. 파란색 장애인수첩을 처음 받던 날, 오른쪽 아래께 날짜가 반쯤 지워진 내 인생의 한 컷으로 그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 322_천국의+속삭임
    황진미 in 씨네꼼 2010-08-17
    은 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음향감독 미르코 멘카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2008년 함부르크영화제 최우수어린이영화상을 수상하였다. 1961년생 미르코는 8살 때 총기 오발 사고로 시력을 잃는다. 시각장애인에게 일반학교 교육이 허용되지 않았던 당시 법에 따라 미르코는 부모님과 떨어져 제노바의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에 입학한다. 가톨릭 기숙학교인 타소니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에게 직조기술과 배전기술 등 직업교육을 수행하는 기관이었다...
  • 시경 위풍에 나오는「기욱淇奧」은 유가의 이상적 인간형-군자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미지를 만든 시이다. 군자는 바위에서 보석을 만들듯이 끊임없이 학문과 인격을 수양하는 사람. 절차탁마하는 사람이다. 이 시에서 절차탁마切磋琢磨라는 말이 나왔다. 절차탁마? 각진 턱을 깎아서 갸름하게 만들고[切], 뭉툭한 코를 오똑하게 세우고[磋], 쌍꺼풀을 만들고[琢], 얼굴의 주름을 펴서 피부를 매끈하게 만든다[磨]?
  • ddd
    오항녕 in 수유칼럼 2010-08-11
    본래 운동을 하는 건 좋아해도, 구경하는 건 즐기지 않는다. 야구도 그렇다. 가끔 가까운 문학경기장에 맥주와 통닭을 들고 들어가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치고 달리는 모습을 감상하곤 하지만, 정말 그건 가끔일 뿐이다. 아무려면 중고등학교 때 옆 반 아이들과 짜장면 내기하던 그 재미만 하겠는가. 그러다가 요즘 야구에 눈길을 주기 시작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S. J. 굴드의 ‘풀하우스’를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고, 하나는 아는 분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가셨기 때문이다.
  • 28_ 텐트연극
    28호 (0)

    - 28호에서는 "텐트연극"을 다루어보았습니다. 텐트연극을 위해 멀리 북경까지 다녀온 친구들의 이야기도 실렸습니다. 낯선 텐트연극에 대해서는 편집자의 말을 참고해 주세요.



    - 재밌게 보고 의견 남겨주시고요. 아참, 글 하단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 위클리 수유너머를 E-mail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 어떤 가설(假說)의 가설(假設)

    * 뉴스레터 신청하러 가기

  • 3.사쿠라이
    두 달전 R3에 실린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씨의 인터뷰 원고를 봤다. 평소 각성만을 가져다주는 연극 말고 다른 방식의 연극에 목말라 하던 중 사쿠라이씨의 인터뷰기사 중 '자의식의 혼재상태에서 창출해내는 공공성, 계몽이 아닌 결핍으로부터 현실 사회 속에 함몰을 내는 연극, 사람들에게 가시화 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한 가시화하기' 등등의 말은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그가 만드는 연극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연극이 '어떤' 무대 위로 올라가는 걸까. 계획은 '무작정'으로 마음만은 '작정'하고 북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8956590230_2
    지금 제주도에 있다. 남편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방학이 되자마자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 제주로 내려왔다. 공항에서 받은 제주도 지도와 뉴스를 보면 누구나 제주에서 가 볼 만한 곳이 정말 많고 여름을 지내기 딱 좋은 곳이라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열흘 남짓 생활하는 동안 우리 가족도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본성(?)은 속이지 못하나 보다. 내가 이곳에서 꼭 빠뜨리지 않고 가보고 싶은 곳은 역시 도서관이었다.
  • 이번호는 ‘텐트연극, 현실을 허구화하다’이다. 그 주인공은 사쿠라이 다이조(桜井大造)다. 그는 일본과 타이완, 중국, 한국 등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연극인이다. 그는 1973년부터 1980년까지 극단 ‘곡마관’(曲馬館)으로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텐트연극을 했다. 해산 후에는 ‘바람의 여단(風の旅團)’을 창단해 10년간 전국 공연을 다녔고, 1994년 다시 ‘야전의 달(野戰の月)’을 꾸렸다. 1999년에 대만에서 「EXODUS出核害記」를 공연하면서 이후 일본과 타이완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극단 이름을 ‘야전의 달=해필자(野戰の月=海筆子)’로 바꾸어 …

  • 겉표지
    미하엘 엔데의『보름달의 전설』은 참으로 철학적인 그림책이다. 진리, 구원, 깨달음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비네테 슈뢰더의 몽환적인 그림 또한 텍스트의 깊이를 더해준다. 이 그림책은 은자와 도둑. 상반되는 두 캐릭터가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잘 보여준다. 은자의 삶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젊었을 때 죽도록 사랑했던 여인은 결혼식 전날 다른 사내와 줄행랑을 친다. 부유하고 명망이 높았던 예비 장인은 폭풍으로 전 재산을 날리고 거지가 된다. 은자는 사랑, 부, 명망……. 지상의 모든 것들이 허울뿐이며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은자는 진리를 찾기 위해 책 속으로 파고든다. 보일 듯 보일 듯,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진리를 찾아 난해하기 짝이 없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전 저작을 샅샅이 뒤진다. 그러나 아퀴나스는 죽을 무렵에 쓴 마지막 책에 가서야 “내가 쓴 모든 책이 진실로 속이 빈 지푸라기에 지나지 않았다”며 은자의 뒤통수를 친다...
  • 수유너머N 엠티를 다녀왔습니다. 점심 삼계탕, 저녁 삼계탕+삼겹살볶음 이라는 고단백의 식사를 마친 뒤 심하게 체하는 바람에 음주가무는커녕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1박 2일을 보냈습니다. 함께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엠티 장소에 도착한 점심시간부터 자정이 되도록 지난 1년간의 수유너머N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다고 합니다. 이러저러하니까 앞으로 잘해보자, 와 같은 이야기들이 오갔고 엠티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들으니 달팽이공방이 떠올랐습니다. ‘수유너머N이 생김과 동시에 만들어진 달팽이공방의 1년은 어떠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 PiAdornoTW1
    우울과 허무주의는 철학에서 언제나 끈질기게 따라붙는 물귀신 같은 것이었다. 철학뿐만이 아니다. 그리스 시대의 비극을 포함해서 모든 예술작품은 그것이 허무와 구원의 문제로부터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어째서 그럴까? 어떻게 ‘허무주의’는 하나의 ‘~주의’로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길바닥에 앉아 한탄하는 자들을 가리켜야 할 것이 아닌가? 우울과 절망이 어떻게 철학자의 사유의 원동력이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도르노의 책 가 그렇다. 어찌보면 이 책은 우울과 절망으로 점철된 염세주의자의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밑도 끝도 없는 어둠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 이열치열! 그러나 이열치열이 단지 덥게 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따뜻한 성질의 것을 먹어 차가워진 속을 보하는 것이다.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0-08-10
    입추도 지나고, 말복도 지났는데 이놈의 더위는 그칠 줄 모른다. 찌는 듯한 더위라는 말이 허언이 아닐 정도로 걸어다니다 보면 온 몸의 육수가 줄줄 흐른다. 앞으로 이런 더위가 한 달은 더 간다고 하니. 아이고야. 여름이 다 끝나가는 시기라서 약간 뒷북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번 호에서는 여름나기와 관련해서 썰을 좀 풀도록 하자...
  • 공연에 앞선 배우들이 분장하는 모습
    중국은 거짓말처럼 더웠다. 아니다. 거짓말 같지 않고 '리얼'하게 더웠다. 텐트가 세워지고 있는 피춘(皮村)에 도착하여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숨 막힐 듯 뜨거운 공기가 살에 닿았다. 서울과 비교해 온도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습도 때문인지 정말로 뜨거운 공기가 피부에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0-08-10
    일상생활에서 “바쁘다”는 단어는 가장 자주 사용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인들 참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일이 있어 바쁜건지, 마음이 바쁜건지,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주위의 모두들, 바빠 죽을 지경이라며 아우성이요 성화이다. 별 볼 일이 없을 듯 싶은 사람들도 바쁜 일상엔 거의 예외가 없는가 싶다.
  • 312_발리바르
    근래 들어 다시 번역되기 시작한 발리바르의 저작들은 그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상당히 불식하고 있다.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중반까지 발리바르는 맑스주의가 처한 위기의 극복을 모색하는 맑스주의자로서 면모가 강했다. 의 역자해제에서 진태원에 따르면 그는 “자본주의 분석을 위한 탁월한 지침이자, 프롤레타리아트독재의 이론가”로 수용되어왔다. 하지만 근래 번역되기 시작한 그의 저작에서는 그런 작업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역시 진태원의 지적처럼 “이 책(-인용자)에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프롤레타리아독재에 관한 논의는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하겠다...
  • ( BLUSE) (0)
    홍진 in 동시대반시대 2010-08-08
    . . . . .
  • 303_아저씨
    황진미 in 씨네꼼 2010-08-08
    한국판 ‘레옹’이란 별칭이 붙은 의 구도는 익숙하다. 범죄조직에 가족을 잃은 소녀와 ‘옆집 아저씨’의 응징이 골간이다. 차이점은 아저씨의 용모가 남다르다는 것. 의 최대 매력은 역시 원빈이다. 조각 같은 얼굴과 우수에 찬 눈빛, 거기에 복근까지 완비된 원빈이 전광석화처럼 특공무술을 펼치는 모습은 무려 의 강동원을 평범한 직장인처럼 보이게 할 지경이다. 조연들의 캐스팅과 연기도 아주 좋다.
  • 쑨거 in 동시대반시대 2010-08-08
    몇 해 전의 일이다. 타이페이에 들렀을 때 친구의 안내로 「차사극단差事劇團」을 방문한 적이 있다. 내가 일본어를 알아듣는다고 친구가 소개하자 극단의 책임자는 “당신은 사쿠라이 다이조씨를 알고 계십니까”라고 물어왔다. 아무래도 그에게 사쿠라이 다이조는 일본 이해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인 모양이었다.나는 그때 사쿠라이와 텐트 연극의 존재를 처음으로 들었다. 내가 “모른다”라고 답하자 그 타이완의 예술가는 놀란 표정이었다. 그 장면은 지금도 내 뇌리에 남아 있다. 시간이 흘렀다. 나는 사쿠라이 그리고 그와 고락을 함께 하는 「야전지월해필자」, 「타이완해필자」라는 극단의 멤버와 만나게 되었다...
  • Agamben
    정치란 지오르지오 아감벤(G. Agamben)에게 있어 기본적으로 삶 내지 생명과 관계된 것이다. 미셸 푸코 이래로 근대정치를 생명의 정치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감벤의 시각에서 보자면 우리는 고대로부터 서구 정치 일반이 생명의 정치 내지 삶의 정치였다고 말할 수도 있다. 서구에서 정치란 기본적으로 권력과 삶이 마주치는 장소에서 정의되어왔기 때문이다.
  • ‘전전반측輾轉反側’이라는 말이 시경 「관저關雎」에서 나왔다. 아니 도대체 왜! 밤에 잠이 안 온다는 것일까. 하루종일 고달프게 일한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낮에 빈둥거리고 놀기만 하니 밤에 잠이 안 오는 거 아냐? 아니면, 요즘처럼 날씨가 무더워서? 하지만 이 시에서 전전반측하는 건 백수의 직업병도 아니고 열대야 때문도 아니다. 그리움 때문이다. 어디에 있을까 나의 반쪽은? 군자는 요조숙녀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짝 만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찾아도 만나지 못하니 밤새 잠 못 들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이 시에서 전전반측은 이렇게 짝을 만나지 못한 싱글의 고독한 몸부림이다.
  • 박경석 in 수유칼럼 2010-08-03
    시설에서 수십 년 살아왔던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이 큰맘 먹고 시설에서 탈출하려 한다.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야했던 시설이 아니라, 험난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자유로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푼 희망을 안고 탈출을 꿈꾸고 있었다.
  • 27sp01
    최근 아동성폭행 문제로 온 사회가 들썩 거린다. 비분강개 속에는 애들에게 성폭행을 하다니, 어쩌다 사회가 이 지경이 되었냐고 개탄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아동성폭행이 최근에 생겨난 일이거나 갑자기 늘어난 현상은 결코 아니다. 80년대 중반에 가톨릭계 여고에 다녔던 나는 30살 정도의 수녀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씀을 똑똑히 기억한다. 수녀님은 요즘 여학생들이 성에 대해 일찍 눈을 뜨고, 음란한 말들을 입에 담는다고 개탄하면서 “세상에 국민학생 여자아이가, 공원에서 오빠들이 빤스를 벗기고 음부를 만졌다”는 ‘말을 하더라’며 “우리 학생들 중에는 그런 (발랑 까진)아이들이 없기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
  • 27_ 거세컴플렉스
    27호 (0)

    - 27호 동시대반시대는 이른바 "화학적 거세"입니다. 성범죄를 다루는 방식을 통해 생체권력이 작동하는 양상에 관하여 살펴봤습니다.



    - 재밌게 보고 의견 남겨주시고요. 아참, 글 하단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 위클리 수유너머를 E-mail로도 받아볼 수 있습니다.



    - 프랑켄슈타인의 짜깁기 괴물, 화학적 거세법

    * 뉴스레터 신청하러 가기

  • 이번호 동시대반시대 주제는 화학적 거세입니다. 원래 명칭(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 치료에 관한 법률)을 두고도 다들 ‘화학적 거세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거세’라는 단어가 주는 복합적인 느낌 때문일 것입니다. 성폭력에 응당한 ‘성적 보복’이라는 느낌도 있고, 그런 정신이상자는 ‘씨를 말려야’ 한다는 인종개선의 느낌도 있고,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무리의 ‘기세를 꺾어놓겠다’는 위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 1
    지난 몇 달 동안 끔찍한 아동 성범죄가 계속 보도되면서 범죄자에 대한 대중의 증오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어린 여학생을 성폭행한 후 무참히 살해한다든지 겨우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학교 안까지 들어가 납치 성폭행을 한다든지, 연일 방송되는 엽기적 범죄 행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세상이 도대체 어찌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 8990816785_1
    작년에 처음으로 교육실습생을 지도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가르쳤던 제자였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나는 그의 담임교사였다. 그는 국어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따뜻함, 유쾌함을 간직하는 그를 보면서 그와 만나 함께 배움의 장을 만들어갈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꿈대로 국어교육과로 진학했고 작년 내가 있는 학교로 교육 실습을 왔다. 그가 교육실습을 마치고 떠나던 날, 『행복한 인문학』(임철우 외 지음, 이매진)을 선물했는데 속표지에 위와 같이 적었다.
  • 0729-045
    지난주에 여강만필의 필자로 계시는 김융희 선생님 댁에 다녀왔습니다. 함께했던 멤버들은 병권, 은유, 단단, 꼬기, 그리고 유나, 서형으로 모두 수유너머R의 식구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갔던 것이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안 납니다. 별로 바쁘게 살았던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리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그것도 산 좋고 물 맑다는 강원도 연천에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껏 부풀었더랬죠...
  • md03
    매이아빠 in 매이데이 2010-08-03
    매이가 처음으로 차별을 경험했다. 매이를 아주 예뻐하는 매이의 사촌언니 생일이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거기서 준 할인권을 이용하러 근처 커피숍에 갔다. 테이블 별로 할인혜택을 받으려고 두 테이블에 나눠 앉아 주문도 따로 했다. 우리 식구는 커피와 주스를 시켰고 옆 테이블의 언니네 식구는 음료수와 함께 커피 전문점에서 따로 구워 파는 빵을 주문했다. 종업원이 옆 테이블에 빵을 주고 돌아가자 매이가 왜 우리 테이블에는 빵을 안 주냐며 깜짝 놀라 소리치는 것이다. 저건 주문한 사람만 주는 거고 우리는 안 시켰다고 얘기했지만, 주문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 자본주의적 생리를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매이는 계속 캐물었다...
  • 89372_98364_5840
    를 보고 있자면 이게 정말 4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란 말인가 하고 뜨악하게 된다. 끊임없이 난무하는 폭력과 지나치리만큼 자세한 강간장면 등 각종 폭력이 종합세트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순전히 폭력의 강도만을 놓고 보면 더 자극적일수록 상품가치를 높이는 오늘날에는 더 한 것도 왜 없겠느냐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과 사회를 유지시키는 최소한의 기초에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갈긴다는 점에서 보면 는 진정 폭력적이라 할 만하다...
  • 27mg01
    내가 어릴적 집뜰이 선물로 주로 하던 양초나 성냥은 이제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광경이 되었고 전기가 나갔을때도 필요했던 비상품목 양초에 대한 여러 가지 기능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소통과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주는 초를 난 좋아한다. 가끔 여성성이 강하다고 느껴지는 난 어둠속에 초를 켜놓고 그 향과 빛에 황홀한 기분을 만끽할때도 있다. 2년전 문화살롱 공을 만드는데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이 있었다.
  • 276_이웃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정신분석학은 신학적이고 가족주의적이다. 정신분석학은 세상을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유지되는 가족 질서로 본다. 욕망의 원초적 금지자로서의 아버지, 욕망의 원형적 대상으로서의 어머니, 아버지의 법을 내면화한 아들(남자)과 그것을 선망하는 딸(여자)로 구성된 외디푸스적 가족. 이 가족주의적 신학의 구도는 정치적으로 주권-사법적 질서로 구현된다. 아버지는 대지에 노모스(율법)를 선포하는 주권자이며, 어머니는 법에 포획된 대지의 삶이고, 아들(남자)은 법 바깥으로의 추방을 두려워하면서 법 안에 포획된 신민이며, 딸(여자)은 법의 경계에 있기에 법 안쪽을 선망하는 자유민이다...
  • 1007-003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8-01
    자기에게서 멀리 떨어질수록 자기에게로 가까이 간다! 문학평론가 김현은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벗어나야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관찰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존재의 비밀을 확대해보면 한 사회에도 해당된다. 한국에게서 멀리 떨어질수록 한국에게로 가까이 간다. 박노자를 보면 그렇다. 그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귀화 지식인이다. 한국에서 정규직 취업이 되지 않아 노르웨이로 건너가 오슬로국립대학 한국학 교수로 일한다. 대표적인 저서 『당신들의 대한민국 1, 2』는 지금까지 20여만 부가 팔려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이밖에 지난 십년 간 저술과 강연을 통해 드러난 사유의 편린을 꿰어보면 한국사회와 물샐틈없이 밀착한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 8936421948_1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0-08-01
    나를 키운 8할은 오빠들이다. 열아홉 이후에는 늑대소굴에서 살았다. 그들을 남자로 보았을 리 만무하다.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킬 여지도 없었다. 성적인 것에 무지했다. 순결이데올로기가 내면화된 줄도 모른 채였다. 당시 내게 남자란 이성理性. 다른 성별이 아니라 합리적 존재였다. 같이 있으면 말도 통하고 배우는 것도 많고 즐거웠다. 좋은 사람의 좋은 기운에 끌렸고 그들도 나를 국민여동생처럼 예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