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Releases

  • 『블랙 라이크 미』라는 책, 혹시들 보셨는지 모르겠다. 한 미국산 백인 소설가 겸 사진작가가 어느날 흑인으로 감쪽 같이 변신한 뒤, 그때껏 아무리 백인이었다 한들 ‘깜둥이’ 취급밖엔 못 받고 마는 일상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 프리타 전반 노동조합(フリーター全般労働組合)은 많은 비정규 노동자・무직자가 모인 개인가맹 노동조합이다. 현재는 약 300명의 조합원이 있다. 노동문제 이외에도 집 만들기나 직업 활성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프리타 전반 노동조합에는 다양한 분과회가 있다.
  • sc65.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5-09
    메이데이가 지났다.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곤 했던 노동자들 푸른 함성이 해마다 잦아든다. 일용직, 파견직 등 깃발 없는 노동자가 늘어나는 세태의 반영일 것이다. 아무려나, 바람은 불고 꽃씨는 날린다.
  • (Speak Bitterness)
    모기 in 동시대반시대 2011-04-26
    나에게 그 어려운 블랑쇼의 글을 나름 해석할 수 있게 해줬던 것은 그간 꾸준히 해오던 연극작업에서였다. 러시아 심리주의 연기 시스템에는 ‘믿지 못하는 순간’이라는 용어가 있다. 그것은 배우가 무대 위에서 재현해 내야 하는 순간인데, 어떤 인물(캐릭터)이 극 중에 어떤 사건과 부딪쳤을 때 이 순간이 찾아온다. 즉 그 사건을 믿지 못하고 의미화 하지 못하는 순간, 말을 잊어버린 순간이다.
  • 63parkjs+013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4-25
    2011년 4월 7일. 그날은 일본발 방사능비가 전국에 내린다는 일기예보로 도심마저 한산했다. 홍대 역 부근 ‘다중지성의 정원’에서는 두 번째 강좌가 열렸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우산을 접으며 들어왔다. 일일 수강신청을 마친 나는 그들 틈에 끼어 앉았다. 일종의 잠입취재다. 궁금했다. ‘프랑스 지성계의 얼굴 없는 사제’로 불리는 모리스 블랑쇼.
  • 일본 대지진으로 핵공포가 갈수록 태산이다. 사건 초기 위험도가 쓰리마일 사고보다 낮은 4등급이라고 발표하던 일본정부는 이제 위험도를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7등급이라고 수정하였다. 이미 배출된 방사능의 양이 체르노빌의 수준을 능가한다는 보고와, 4개의 원자로가 동시에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체르노빌 때 보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고도 있다. 게다가 아직도 규모 7이상의 여진이 핵발전소 인근에서 발생중이다.
  • 토론토 대학에서 일본과 한국의 근대사를 연구하는 교수로서, 그리고 서울에서 힘들게 일하며 살고 있는 가족과 친구를 둔 사람으로서, 나는 지난 G20 행사에 대해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패러디 기법의 그래피티로 표현했다고 박정수와 최**을 기소한 것에 유감의 뜻을 전한다. 이 두 사람의 기소는 즉각 중지되어야 한다.
  • 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옵고 세계20개 주요국 정상 회의 홍보 포스터 손상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수 님의 “사건” 관련으로 저의 의견을 판사님께 참고로 제출해볼까 합니다. 물론 원칙상 공공용도의 포스터 등에 개인적 낙서 내지 그림을 남기지 않는 것은 사회의 통례일 것입니다.
  • 2010년 서울에서 개최된 G-20 행사의 시위자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이 사건의 추이를 날카롭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캐나다 시민들도 포함됩니다. 2010년 토론토에서 개최된 G-20 행사 기간 동안 비슷한 구속 사례가 있었지만, 캐나다의 사법체계가 자국 민주주의의 주요 동력임을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G20 서미트 홍보 포스터 낙서에 대한 탄압에 항의합니다. 이번에 검찰은 “공유물 훼손”을 이유로 두 명을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낙서를 단속하는 행위는 공유물을 부정하는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타인의 작업이 덧칠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 포스터가 정부의 소유물이며 사유재산이자 상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 불안과 긴장은 일상 곳곳에서 느껴진다. 정전으로 전철운행은 더디고, 전철 가로등은 절반만 켜 놓아 컴컴하며, 에스컬레이터는 중요한 역을 제외하곤 운행을 정지한 상태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들을 긴장시킨 것은 흔적도 없이 퍼지고 언제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며, 인간 수명보다 더 오래 영향을 미치는 방사능 물질이다.
  • 쇼핑몰 휴점
    3월 11일 이후 일본은 전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28일 현재 행방불명자 포함 사망자는 2만 8000명을 넘는다. 후쿠시마의 토양은 말할 것도 없고 근해의 방사성 물질 수치는 기준치의 1,250배에 달해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각국의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 wedding4
    지난 3월 19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막힌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시설에서 탈출하여 노들야학 총학생회장이 된 상연씨와 노들학생 정란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상연군은 세상에서 가장 빨리 휠체어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었고 정란양은 가장 느리게 가는 사람이었답니다. 근데 언젠가부터 상연군은 휠체어를 느리고 몰고 있었고 정란양은 상연군의 뒤를 따라가느라 얼굴이 벌개지며 열심히 그렇게 서로 맞추며 걸어가고 있더랍니다. 그게 저들의 사랑법입니다
  • hosik3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3-29
    서울메트로 4호선 수유역. 당고개행 열차 종착역 부근이다. 마을버스로 네다섯 정거장 더 들어간다. 횡단보도 앞에 꽃집이 반갑다. 노란 프리지어를 한 묶음 들고서 골목 안쪽 뻥튀기 가게를 기웃거린다. 온갖 종류의 옛날 과자와 추억의 난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 sc59-5
    3월 17일 노들야학 거울방에서 노들야학의 교장, 교사, 상근 활동가들과 만나 노들야학이 꿈꾸는 세상과 대안교육의 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참석자는 장애인 언론의 미래 편집부국장이자 편집장인 유미, 노들야학 사무국장이자 교사모임 대표이며 결혼식 사회의 달인인 심정구, 노들장애인 자립생활센터 4년 경력의 훈남 현수..
  • sc59-2
    노들야학과 함께 인문학공부를 시작한 것은 2009년 여름이었다. 그해 7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맑스의 자본론(상),(하)를 함께 읽었고, 올해 1월부터는 루쉰의 소설, 잡감, 전기를 같이 읽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노들과의 인연으로 5개월째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는 호식이형의 활동보조를 하고 있기도 하다. 2009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노들야학과 만나 함께 공부하고, 고민했던 흔적들 가운데 몇 가지 기록들을 옮겨보았다.
  • 0302+006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3-14
    ‘글 쓰는 사람’을 글로 알려야할 땐 꾀가 난다. 그냥 글 한 편 복사-붙여넣기 해서 보여주면 간단할 텐데 싶으니 말이다. 사실, 모든 글은 자기고백이다. 타자를 경유한 진실 드러내기 혹은 자기가 감각한 세계 잘라내기다. 단편적인 글에서도 ‘존재의 슬로건’을 알 수 있다.
  • 57db-2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3-14
    어느 해 중간고사 시험기간 때 일이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두꺼운 문제집을 푼다. 학원 숙제란다. 중간고사 해당 단원 전국고등학교기출문제가 빽빽하다. 기함할 노릇이다. 시험범위 교과서 분량은 고작 이삼십 쪽인데 문제집이 책으로 한 권이라니!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꼬고 또 꼬고’ 문제 질이 낮았다. 아이들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 0302+003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3-14
    남산골, 개나리꽃보다 먼저 그가 왔다. 사뿐사뿐 비둘기걸음으로. 커다란 배낭 매고 주렁주렁 선물꾸러미 들고 수유너머를 찾았다. 첫 방문이 아니다. 슬며시 혹은 우르르 여러 차례 들렀다. 소문에 따르면 그는 ‘울산에서 아이들 데리고 다니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공식용어로는 풍경지기 박혜숙. 올해로 15년차 교사, 독서모임 을 8년째 이끈다.
  • sc56-3
    푸코는 ≪말과 사물≫ 에서 “이 책이 탄생하는 장(lieu)은 보르헤스의 어느 텍스트에 있다”고 썼다. “같음과 다름에 관해 천 년간 내려온 관행을 뒤흔들어 잠시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한 그 텍스트는 다음과 같다.
  • sc56-2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대략 세 달 동안 우리나라 사육 돼지의 삼분의 일에 달하는 300만 마리가 살처분되었다.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을 목격하고 있는 셈이다.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바이러스’라는 키워드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도록 하자.
  • SC5607
    구제역이 발생하여 “가축들의 보호를 위한” 대대적 학살처분을 시작한지 100일이 되었다. 2010년 11월 29일 안동에서 발생한 이래 2011년 3월 7일까지 소 15만9백 마리 이상, 돼지 330만9천5백 마리, 염소 7천5백 마리, 사슴 3천2백 마리 등 350만 마리의 가축이 구제역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죽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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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자가 없는 중동의 봉기들은 과거 라틴아메리카가 그랬던 것처럼 자유 운동들에 어떤 영감을 북돋울 것이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가로질러 확산되고 있는 봉기들을 지켜보는 이들은 이 봉기들의 독해와 관련된 하나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봉기들을 과거의 수많은 반복들로서가 아니라 독창적인 실험들로서, 다시 말해 지역을 뛰어넘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들을 열어젖힌 그런 실험들로 읽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 Democracy Now!는 2월 5일자 방송에서 지난 달 25일 시작된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두 시간 동안 특집으로 보도했다. 시위자들은 12일째 카이로의 타르히르 광장에 모여서 무바락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해 나갔다. 또한 알렉산드리아, 마할라 등지에서도 수천명이 연대시위를 벌였다.
  • 헬리콥터 맘, 혹은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 자녀 곁을 떠나지 못하고 시시콜콜 간섭하는 부모를 일컫는 말.
    지난 토요일(11일) 경향신문 사설에는 ‘교수가 강의 중 정치적 발언으로 징계된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내용인 즉, 수업 시간에 정치적 발언을 지나치게 많이 했다는 이유로 해당 교수가 징계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발언이란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천안함 사건, 광우병과 같은 문제를 들어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것을 가리킨다. 학교측에서는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를 징계 사유로 들고 있다. 거기에는 현직 총장을 비판했다는 괴씸죄도 함께 들어있다. 교수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명목으로.
  • 이 주제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당혹감을 느꼈다. 아마도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는 제목의 책을 쓰고, 대학생들과 함께 강의하고 공부를 하기 때문에 이 글을 부탁했을 터인데 문득 내가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날 때 한 번도 그들을 대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는 다른 대안학교나 청년캠프에서 만난 청(소)년들을 대할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 지난 2010년 11월 28일 열린 고려대학교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는 안암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이하 안암총학)을 탄핵하는 총 투표의 실시가 의결되었다. 안암총학이 자신들이 만든 강의평가정보 사이트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열람했던 것이 밝혀지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고려대학교 개교 이래 사상 최초의 ‘총학생회 탄핵 총투표’였다.
  • hong1
    나는 학생이 아니다. 프리랜서다. 그렇다, 백수다. 백수라서 좋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궁금한 현장에 열 일 제치고 달려 나갈 자유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나는 「‘유령 체험’, 청소 노동자로 하루나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날 밤 도시락을 싸고, 새벽에 출근해 대학 교정을 쓸고 닦는 ‘유령’되기. 화장실에서 마주쳐도, 복도에서 마주쳐도 얼굴 한 번 기억되지 못하는 ‘유령’되기. 확 끌렸다.
  • * 위클리 수유너머가 한 돌을 맞이했습니다. 1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새로운 코너들이 신설됩니다. 아래 코너들은 51호부터 만나볼 수 있습니다. ^^
  • p222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을 하면서 우리는 단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의 현실은 미디어가 발달한 지금, 거의 매일같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소식이 많아지면서 우리는 그 현실에 대한 부당함과 분노를 느끼기보다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폭력에 대한 무거움 그리고 팔레스타인과의 거리감으로 무기력이나 좌절감에 더 익숙해 지고 있는 것 같다.
  • lim3
    나는 비건이다. 어쩌다 페스코 베지터리언으로 채식을 시작한 것이 2009년 봄 무렵. 비건이 된지 일 년 남짓 되었다. 간혹 우유가 들어간 초콜릿을 먹기도 하고, 액젓이 들어간 김치를 먹기도 했지만 그 이외 육류, 조류, 어패류, 우유, 난(卵)류(앞으로 이 모든 것을 총칭해서 ‘고기’라고 일컫겠다.)가 들어간 음식은 엄격하게 먹지 않았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기를 ‘먹을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 jojoongdong
    안녕하세요. 저는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에서 ‘파울홈런’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 회원입니다. 그동안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것과 느꼈던 것들을 간단하게 적어보려 합니다. 주제는 ‘조중동 끊기, 삼성제품 끊기, KBS수신료 끊기’입니다.
  • 아들이 셋 있다고 하면 “밥을 안 드셔도 배부르시겠어요.” 하며 부러워했던 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요즘은 대놓고 안됐다는 표정을 짓는 건 물론이고 아들 하나당 돈이 얼마인데 하며 빠르게 셈을 하느라 눈동자가 흔들린다. 유치원부터 시작하는 사교육비용에 여차하면 보내야하는 어학연수 혹은 조기유학, 게다가 결혼자금까지 생각하면 아이하나도 등이 휠 지경인데 셋이라니 어찌 흔들리는 게 눈동자뿐일까. 하지만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과 게으름으로 주위의 염려보다는 한결 맘 편하게 세 아들, 찬찬찬(이름이 모두 찬으로 끝난다)을 키웠다...
  • gagoong
    무언가를 끊겠다는 생각은 그 무언가의 반복적인 행위를 전제한다. 우리는 이를 습관이라고 부르며 그것을 자신의 선택의 결과라고 흔히 생각한다. 그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떠맡아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습관이 온전히 개인의 몫일뿐일까? 습관이라는 단어의 앞뒤를 바꾸면 관습이란 단어가 되듯 개인의 행위를 뒤집어 보면 그 이면에는 사회 구조적 반향의 몫이 드러난다.
  • cctv2
    지난 달 28일 헌법재판소의 ‘허위의 통신’ 위헌 결정이 논란거리이다.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소위 ‘허위의 통신’ 조항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반(反)사회 인터넷 유언비어가 ‘면죄부’를 누리게 되었다며 ‘법치공백’을 막기 위한 ‘대안입법’이 절실하다고 성화다.
  • 48007
    늦어도 한참이나 늦었다. 지난(벌써 작년이다) 9월 한나라당은 트위터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가운데 가장 많이 회자되는 트위터(http://twitter.com)에 드디어 둥지를 튼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좌파들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인터넷을 그냥 놔둘 수 없다는 의미도 숨어있다.
  • ptc
    푸코는 근대 통치권력의 꿈을 ‘판옵티콘’이라는 감시장치로 도상화했다. 벤담이 고안한 이 장치의 핵심은 시선의 비대칭성에 있다. 중앙 감시탑에 있는 감시자는 개별적으로 고립된 피감시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볼 수 있지만, 피감시자는 중앙의 감시자를 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피감시자는 감시자가 없을 때조차도 감시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을 보기’, 이것이 모든 권력기관의 꿈이자 쾌락이다.
  • 두리반 전경
    1년 가까이 이어가는 지난한 철거 투쟁, 그리고 단전. 여느 철거 투쟁의 현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홍대 앞 두리반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음악회와 다큐 상영회, 강좌가 매주 이어지고, 또 작가들의 낭독회와 영어공부 모임까지, '투쟁'과는 잘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프로그램들이 공간을 채우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공간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 j4
    사람이 사람을 샅샅이 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장투 노동자들의 장단점은 다 이 속에 있다. 장기 투쟁의 시간은 좋을 때는 발가벗고 만나도 좋은 동지가 되지만 나쁠 때는 남 눈에 자기가 발가벗겨져 있다는 당혹감과 수치심으로 우울증에 빠진다. 그렇게 무섭다.
  • a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2-28
    삼성 직업병 피해자 관련 영상자료를 보다 보면 젊은 의학전문가가 등장한다. 한번은 긴 머리, 한번은 짧은 머리, 안경을 쓸 때도 있다. 인상은 매번 다른데 소견을 밝히는 야무진 말투와 ‘의사 공유정옥’이란 자막은 똑같다. 동일한 인물이다. 세월의 폭이 느껴지는 모습이 말해주듯 그는 일찌감치 노동자 편에서 일했다. 금속·자동차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과 산재보상을 일궈낸 노동보건운동 활동가로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발족에 참여하는 등 삼성 직업병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힘썼다...
  • 3
    지난 10월 16일 오후 3시20분경, 서울 한복판 서초동 법원청사 5층 난간 바닥에서 서울중앙지법 등기과 소속 공익근무요원 故 강경석 씨가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그가 하루 전인 10월 15일 법원청사 21층 옥상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하 ‘사망추정일’). 그런데 그 이틀 전인 10월 13일, 고인은 수서경찰서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한나라당 누리집 네티즌 발언대에 '4대강사업 반대' 등의 글을 올렸다가 한나라당 당원으로 짐작되는 신○○씨로부터 모욕죄로 앞서 8월 17일 고소당한 것과 관련해서였다...
  • 2010년 봄 일본에서도 『다가오는 봉기』가 번역되었다. 이 책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출판되자 베스트셀러가 되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지만, 일본에서는 (사회적으로는) 거의 어떠한 효과도 남기지 못했다. 같은 시기 ‘봉기’를 특집으로 삼아 『VOL』 4호가 나왔지만 역시 그다지 팔리지 않았다. 우리는 왜 봉기에 관해 생각하야 하는가? 봉기를 혁명과 나누어 생각한 자는 미셸 푸코였다. 「봉기는 무용한가?」에서 푸코는 말한다...
  • 11
    오늘 12월20일은 한국군이 연평도에서 군사훈련을 벌인 날입니다. 또 오늘은 팔레스타인에 있는 한 친구가 제게 ‘모든 전쟁으로부터 신이 코리아를 지켜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온 날이기도 합니다. 언론에 팔레스타인 관련 기사가 나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들을 걱정했었는데, 이제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친구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를 걱정하게 생겼네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끈이 지구 먼 곳에 사는 우리들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 Student-protests-London-007
    지난 11월 10일 런던에서 그동안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무려 5만에 이르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합 정부가 내놓은 대학등록금 인상과 재정지원 감축 방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아일랜드와 그리스가 무너진 이후 이제는 스페인과 영국 차례가 아니냐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처럼, 2년 전 세계를 큰 위기에 빠뜨렸던 금융위기는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 1
    파리 교외의 집 근처 RER B(파리와 교외를 잇는 지하철)역에는 두 줄의 안내문만 붙은 채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다. 나는 오후에 몽파르나스에서 있을 가두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 친구들 몇몇과 약속을 했던 참이라 난감했다. 역 앞에는 나처럼 ‘다섯 대에 한 대는 열차가 있다’는 인터넷 사이트의 안내를 굳게 믿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투덜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 적린 in 동시대반시대 2010-12-14
    우선, 우리는 우리를 “난민”이라고 부르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새로 온 사람” 또는 “이주자”라고 부른다. 우리의 신문은 “독일어를 쓰는 미국인”을 위한 신문이며, 내가 아는 한에서는, 히틀러가 처형한 사람들, 난민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다.
  • SONY DSC
    사진 - 이상엽/다큐멘터리사진가: 다큐멘터리 사진가. 8년 넘게 다큐멘터리 사진 전문 웹진 《이미지프레스》를 운영했고, 네이버 ‘오늘의 포토’ 심사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프레시안》에서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사람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삶의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뛰어들지만, 사실은 홀로 오지를 떠도는 일을 좋아한다. 《레닌이 있는 풍경》,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등을 펴냈고, [중국 1997~2006] 등의 전시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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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2-13
    가난한 불빛 번지는 거리를 지나간다. 저만치서 경찰이 불쑥 나타나 불러 세운다. 신분증을 요구한다. 난민을 신청한 상태라고 말한다. 일단 차에 태운다. 전화로 확인이 끝나면 그제야 풀려난다. 무시로 겪는 일이다. 이 번거로움을 피하려면 이걸 들고 다녀야 한다. 인도적 체류를 허가한다는 법원 판결문.
  • namin
    “그들이 겪은 수난은 다른 집단들이 겪은 수난과는 다르다.” 한나 아렌트(H. Arendt)가 에서 ‘난민’에 대해 한 말이다. 그들은 재산을 잃은 사람과도, 직업을 잃은 사람과도, 지위를 잃은 사람과도, 건강을 잃은 사람과도 다르다. 도대체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그들의 수난은 그렇게 특별한가. 아렌트는 그들이 ‘권리를 가질 권리’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앞서 나열한 사람들은 단지 어떤 권리를 잃었지만 난민은 ‘권리를 가질 권리’ 자체를 잃었다는 것이다.
  • samsung_004
    해고자와 정리해고자를 주축으로 2003년 2월에 설립되었다. 해고자들의 원직복직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재벌의 무노조 경영에 맞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을 건설해야 한다는 판단 속에 초기업단위인 삼성일반노조를 건설한 것이다. 1993년 삼성그룹 계열사인 (주)이천전기에 입사했고 삼성그룹이 이천전기를 인수 통합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노사협의회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96년 11월 해고되어 복직투쟁 중이던 내가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을 맡게 되었다...
  • 1081
    우리나라 100대 부호 안에는 학습지회사 회장이름이 5명이나 올라와있습니다. 이 모두가 30년이라는 짧은 세월동안 수 천 억의 재산을 모은 부호들입니다. 이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단시간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모든 지시와 감독을 고스란히 따르지만 위탁계약직이라는 신분으로 4대 보험은 물론 모성권과 노동3권 어떤 것도 보호받지 못하는 학습지교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 뭐, 고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MB가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는 공주마마의 아버지가 대통령을 하고 전 재산 고작 29만원으로 놀랍도록 검소한 생활을 하는 대머리 아저씨가 대통령을 하던 그런 시절에는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한다. 당시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이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자본의 강력한 반발, 그리고 국가정책적으로 이를 강력하게 탄압하고 나선 권위주의 정부에 있었다.
  •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울산지회 노동자들의 파업농성이 이십일을 넘겼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이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자동차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은 파견근로자로 봐야 하며, 파견법에 따라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이래 그들은 현대자동차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사내하청노동자는 현대차와 상관없는 사람들이라며 교섭을 거부해왔다...
  • “밤 하늘을 밝히는 별들과 같이 컨텐츠들이 모여서 이루는 플랫폼을 상상해 본다”
    얼마 전, 그린비에 이미지 저작권 관리 회사에서 보낸 우편물 한 통이 도착했다. 우편물의 내용은 그린비 홈페이지와 블로그에서 자신들이 저작권을 보호하고 있는 이미지 5컷이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고, 명백한 불법 행위니 정상적인 저작권 사용료의 10배를 배상하라는 것이었다. 그린비는 물론 저작권 사용료를 낼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이미지 사용료의 10배라니, 어이가 없었다.(액수로는 810만원)
  • 661_오병일3
    라는 영화가 있다. 우연한 사고로 친구 마이크가 점원으로 일하고 있던 비디오 가게의 비디오를 전부 지워버린 제리. 이 사실을 숨기고 비디오 대여를 위해 그는 마이크와 함께 직접 증흥적으로 영화를 찍어간다. 스스로 주연과 조연이 되어 , , 등 유명 영화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찍어가는데, 이들의 영화는 오히려 마을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게 된다...
  • 664_조정환
    신자유주의로 불려온 양극적 경제는 오늘날 깊은 침체에 빠져있다. 이 경제의 견인차였던 미국과 일본의 현 상태가 보여주듯이 이 경제는 지난 20년간 짧은 붐과 긴 침체를 거듭해 왔으며 2008년 이후에는 공황 상태에서 헤매고 있다. 이것은 발전의 지체의 결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정보 흐름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너무 복잡하여 사람들이 그것을 해독하고 예측할 능력이 부족할 때, 그래서 그것의 의미를 해독할 수 없을 때 공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황의 상황에서는 욕망이 투자를 거부하게 되고 이 투자 거부가 침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 The Pirate Bay
    지난 10월 18일 스웨덴의 '해적당'위원이 한국을 찾았다. 23살의 아멜리아 유럽의회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단은 그의 나이와 당적이 눈길을 끈다. 23살의 정치인이라니, 만 25살 이상만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 그러나 20대 국회의원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이 나라에서는 그의 나이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게다가 정당이름이 '해적당'이라니.
  • ssm
    지난 9월 본인과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의 트위터 설전이 ‘이마트 피자’ 사건과 더불어 ‘이념적 소비’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되었다. 팔로우 추천 목록에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있길래 SSM(대기업 슈퍼의 소형화) 에 대하여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 그리고 신세계의 이마트 소형화 방침을 자랑이라도 되는 듯 당당히 밝힌 파렴치함이 불현듯 떠올라 맨션을 해보았는데 의외의 반응이 왔고, 밑은 그 대화의 전문이다.
  • hplus
    우리 가족이 사는 제네바에선 오후 7시가 다가오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미그로(Migros)나 쿱(Coop)같은 대형 슈퍼마켓들이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폐점 시간을 1~2분 정도 넘겨서 도착해 "물건 한 개만 살 테니 좀 들여보내 달라"고 하면 간혹 입장시켜주기도 하지만, 계산대 직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감수해야 한다.
  • 3
    대형 할인매장을 경영하는 세습 재벌 자본가인 한 CEO(본인은 세습 재벌 자본가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사위에게 한 것도 세습이므로 세습 재벌 자본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가 대자본이 동네 골목에 진출한 것을 비판하는 시민들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로 ‘소비도 이념으로 하나?’며 소비자는 실질 소비를 해야 한다고 충고한 것에서 시작된 ‘이념 소비’ 논쟁에 대해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jun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1-17

    전태일이 말하고 은유가 받아적다.…

  • 권력자는 늘 ‘가장 약한 자, 그러나 권력에 몹시 거슬리는 자’의 목소리를 묵살하려고 한다. 온몸을 통제할 수 없다면, 늘 바깥에 적을 만들어 “적을 넘어뜨린다”는 공통목적을 만들어 내고, 그러한 정신을 고양시켜 온몸을 통제하려고 한다. 위정자에 대한 반항심을 늘상 밖으로 향하도록 만드는 상투적 수단이다.
  • 얼마 전 인간답게 살아 보려고 한국 땅에 들어와서 노력을 한 한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이 사회에는 자신 같은 약자에게는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을 생명을 걸어 보여 줬다. 사회 약자가 요구하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사회가 바로 민주주의 사회인데 우리는 지금 민주주의 사회로 향하고 있는가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을 하라고 그는 온몸을 투신해서 물었다. 솔직히 우리는 지금 그의 질문에 할 수 있는 대답이 아직 없고 대답할 자신도 아직 없다...
  • '한미사' 공장의 전태일과 동료들
    지금 이 자리에 설 것을 부탁받았을 때 난 여기에 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태일은 아직 내가 헤아릴 수 있는 존재의 이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자리에 서고는 말았지만, 사양과 부탁의 회신이 한 번씩 더 오간 후, 무엇을 말할지 생각도 못했으면서, 나는 강연 제목을 알려달라는 말에 ‘헤아릴 수 없는 이름, 전태일’이라고 답해버렸다...
  •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은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했었다. 가게 안팎에는 영화 포스터가 많이 붙어있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전태일이라는 인물을 처음 보았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홍경인이 전태일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였다. 그 포스터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시커먼 배경에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전태일의 얼굴, 그리고 그 옆에서 피어오르는 불꽃…. 그 이미지는 오래도록 남아 내게 전태일이라고 하면 곧 ‘불’을 연상시키는 인물이었다...
  • ‘한국에 온지 12년이나 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 12년 시간 속에서 그는 많이 늙어 버렸습니다. 풍성하던 머리숱이 하나 둘 빠지더니 급기야 가발을 쓰지 않으면 방글라데시에서 만날 부모님이 자신을 몰라 볼 거라고 걱정을 할 정도로 그는 늙어 버렸습니다.
  • poem 016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1-15
    49년생 김승호, 48년생 전태일. 두 사람은 친구다. 근로기준법을 공부하던 전태일이 대학생 친구를 원할 할 때는 서로를 몰랐다. 노동자와 대학생인 그들은 만날 수 없었다. 전태일의 죽음 이후에야 인연이 열렸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피맺힌 외침에 삼동친목회 친구들 김영문, 신진철, 이승철, 임현재, 최종인이 ‘청계피복노조’를 만들었다면 “나를 따르라”는 간곡한 요청에는 김승호가 가만히 손 맞잡았다...
  • 영국 예술가 뱅크시의 낙서
    엑스 주변을 한시적으로 둘러친 녹색 방호벽이 철거되었다. 방호벽이 있는 동안 코엑스 인근, 아니 강남 서초 전 지역 노점상이 사실상 일주일간 영업 정지되었다. 노상 카페의 테이블과 의자는 물론이고, 공공 휴지통도 도심 정비의 일환으로 치워졌다. 광고물 정비팀의 순찰은 매일 반복되었다. G20 정상회의 안전 개최를 위한 철통경계는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를 생산했다. 강남구청장이 배석한 반상회를 나온 한 강남 주민이 남긴 소감은 의미심장하다...
  • g20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1-10
    "G20의 G가 무슨 뜻이야?" "Global?" "Great?" "Grand?" 다들 영어로 말할 때 모국어로 응했을 뿐이다. “혹시...쥐 아냐?” 발칙한 상상력은 그라피티로 승화됐다. 지난 2일 G20 홍보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린 박정수 수유너머R연구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과잉대응 논란 속에 ‘G20 완장정권’의 인권 탄압 사례가 속속 밝혀지면서 정부의 요란스런 태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미르차 엘리아데 같은 종교 학자들이 “영원한 회귀의 신화”를 계속 이야기했는데, 지금 이 “영원한 회귀”를 대한민국에서 여실히 보고 있는 것입니다. “선진화”를 부르짖든 “다문화”를 부르짖든 지배자들의 의식과 행동의 수준은 1970년대식 병영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자그마한 자극만 주어지면 당장에 70년대적 모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퇴영적 지배계층이라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들의 행동이 무엇과 똑같은지를, 그들이 스스로 과연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 11월 1일, 누군가가 G20포스터에 낙서했다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는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그 누군가는 수유너머의 회원이며, 단순한 낙서가 아닌 그래피티 작업이었습니다. 공공기물훼손 정도로 그칠 일을 공안 검사가 사건을 맡아 구속영장까지 신청했습니다.
  • 008
    G20라고 나라가 들썩인다. 어찌나 손님맞이에 열심인지 온 국민이 나서야 한단다. 모든 서울 시민은 세계 시민에게 모범이 되는 글로벌 에티켓 시민이 되잔다. 머 어려울 것은 없다. 공공장소에서는 크게 떠들지 말고 항상 단정한 모습으로 다니면 된다. 외국인을 만나면 겁먹지 말고 이렇게 인사하자.
  • wss
    진정한 욕망이 축제 속에서, 즉 유희적 긍정과 파괴의 포틀라취 속에서 빨리도 표현되었다. 상품을 파괴한 인간은 상품에 대한 인간적 우위를 보여주였다. 그는 자기 욕구의 이미지에 달라붙은 추상적 형태에 더 이상 붙잡혀 있지 않다. 소비에서 소진으로의 이행이 왓트의 불길 속에서 표현되었다.
  • m-1
    왜 20개국인가. G20이랍시고 20개국이 모여 세계경제질서를 좌우할 권한은 누가 맡겼는가. G20은 국제법적 지위를 갖지 않는다. 모인 나라들은 대표성을 갖지 않는다. G7에 경제규모와 지정학적 이유가 반영되어 G20이 꾸려졌을 뿐이다. 경제규모가 참가 여부와 발언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G20은 기업의 주주총회와 닮았다...
  • IMG_1724
    논어에 보면 공자가 아들 공리孔鯉에게 시 공부를 독려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시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마치 벽을 코앞에 두고 선 사람 같다고. 한마디로 콱 막힌 사람이라는 말일테다.
  • 양계장 직송계란이 이천원에 판매합니다. 창문을 닫으며 나도 모르게 양계장 직송 계란을 이천 원에 판매합니다. 비문에 개의치 않고 트럭에 모여들어 계란을 사가는 사람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왜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하는지. 띄어쓰기를 거부하는 문장을 바르게, 나는 잘못 고친다. 간신히 틀려 놓으면 컴퓨터가 띄어쓰기를 해버린다. 때로 글자들에서 한나절 옥상에 말린 이불, 구운 햇볕 냄새가 난다...
  • 1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10-26
    남겨짐, 그 후 폐인되는 사람 있고 시인되는 사람 있다. 심보선은 시인이 됐다.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14년 만에 시집 를 냈다. 문단에선 귀한 자리에 불러 마땅한 ‘2000년대 젊은 시인’이고 그를 사회학자로 아는 어느 네티즌에겐 ‘생각보다 유명한 시인’이며 시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슬픔의 자산가’(허윤진)이고 장모님에겐 ‘꽤나 진지한 태도의 시인’이며 유학시절 사회운동가 친구에겐 ‘한국에서 온 좌파 급진주의’이다...
  • 4
    이제부터, 나는 너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려고 한다. 그 전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혹은 던지지 않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오후의 전철 안, 기타를 들고 한 남자가 노래를 부른다. 그는 전철 통로에 앉아서 기타를 퉁긴다.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서 잠을 잔다. 누군가는 깨어 있어 노래하는 남자를 지켜본다...
  • ll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이달 첫째주에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11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철학서적이 이렇게 오랫동안 돌풍을 일으키는 건 매우 특이한 경우다. ‘문화현상’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 여름,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지에 챙겨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긴 했지만, 돌풍은 그 이전부터 시작됐다.
  • fffffffff
    만세 in 동시대반시대 2010-10-20
    SSM, 기업형 슈퍼마켓이 문제다. 대기업들이 골목길마다 큰 슈퍼마켓을 열고 있다. 재래시장을 비롯한 지역 상권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자, 이 상황에서 ‘정의’는 무엇인가? 대기업들이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냉정히 말해, 자기 돈 들여서 슈퍼마켓 짓고 장사하겠다는 데 그걸 못하게 하는 게 불법에 더 가깝다.
  • c-6
    식민지의 역사로부터 시작된 미국의 정치 전통은 자유주의Liberalism를 기틀로 삼아왔다. 여하한의 외부로부터의 간섭과 개입도 배제하며 자유로운 선택과 자기 결정의 자유를 미국적 가치의 근본으로 여겨왔으며, 이는 곧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서구 사회의 기본 원리와도 상통한다(미국적 가치의 다른 편에는 공화주의Republicanism가 있다)...
  • Rio_Grande_Immigrants
    존 쿳시가 소설 제목으로 따오면서 회자된 카바피(C.P. Cavafy, 1863-1933)의 시. 나는 그 일부를 진은영 시인의 글에서 처음 접했다. 에서 그가 인용한 시를 읽었을 때 꽤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일반적 해석에 따르면 “이 시는 야만인과 같은 타자를 만들어냄으로써만 존속할 수 있었던 로마제국의 논리를 풍자하고 있다...
  • 1

    지난 9월 27일 수유너머N 연구실에서는 ‘파리국제철학학교’를 다룬 다큐멘터리, 가 상영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일본의 동경수도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철학자 니시야마 유지가 만든 것으로, 일본은 물론이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순회 상영되었고 앞으로도 독일, 홍콩, 영국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니시야마 유지 선생은 이 순회 상영회와 더불어 오늘날 철학 연구와 교육을 위한 방식과 제도를 고민하는 이들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동시에 마련해왔다. 수유너머N에서 열린 상영회와 토론회 …

  • 1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논평해야 할까? 영화에 대해? 혹은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국제철학콜레주에 대해? 영화에 대해 논평해야 한다는 사실은 영화에 대해 말할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영화평론가로서 초대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영화보다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국제철학콜레주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 이 영화는 1983년 자크 데리다 등이 파리에 창설한 연구 교육의 어소시에이션 에 대한 첫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본 작품에서는 이 연구 교육 기관의 독창성을 구체적인 예로 들며 수익성이나 효율성이 추구되는 현재의 전지구적 자본주의 속에서 철학이나 문학, 예술 등의 인문학문적 가능성을 어떤 현장을 통해 구상하고 실천하면 좋을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 저는 니이가타 대학에서 철학 교육에 종사하며, 특히 자크 데리다를 중심으로 현대철학과 18세기 말 독일 철학자 칸트를 연구해 왔습니다. 데리다와 칸트, 시대도 다르고 지역도 다른 두 명의 철학자가 대결하는 지점에서 제가 최근 몇 년 동안 붙들어 온 문제 역시 ‘철학과 대학’, ‘인문학과 대학’입니다. 오늘 제가 발표할 수 있게 된 것도 ‘철학과 대학’에 대한 연구회를 통해 이 영화의 감독 니시야마 씨와 지금까지 수년간 활동해왔기 때문입니다...
  • goldrush-1
    벤야민의 논문「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이제껏 영화이론의 첫 출발로, 매체미학의 선구적 역할로, 맑스주의적 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아 왔다. ‘기술과 기계, 그리고 대중에 대한 무한한 신뢰’라는 평가와 더불어 벤야민은 이 논문과 함께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공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그가 예찬 했던 영화는 현대에 와서 가장 혁명적이기를 포기한 매체처럼 보인다. 영화는 헐리웃의 대자본의 기획 하에서 끊임없이 주류적인, 자본주의적인 가치에 대해서 읊어 대고 있지 않은가?...
  • 0128Peter Nolasco 1
    (0)
    1 . . ( ). . ...
  • 20040824135357705
    1930년대 후반 파리에 망명하면서『파사젠베르크(Passagen-Werk)』를 준비하던 벤야민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커피와 흡연 그리고 항상적 과로의 탓일 것이다.『파사젠베르크』에는 심장병을 앓는 사람의 생리적 징후가 존재한다. 충격으로 두근거리기 시작한 왼쪽 가슴을 두 손으로 누르며, 짐짓 차분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심장병 환자의 표정이, 수많은 페이지들을 가로질러 새겨져 있다.
  • 11
    Aura 외국어영역』. 우연하게도 지금 내 옆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여학생이 보고 있는 책의 제목이다. 벤야민이 역설한 ‘아우라’의 단어 그 자체가 현시대에는 복제되어 상업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벤야민이 진중하게 생각했던 ‘아우라’란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에 벤야민의 텍스트를 무작정 읽으려 한다면 아마 사상적 교감이라기 보다는 미로로 빠져들어가는 혼란함만 가중될지도 모른다...
  • 23
    가드지 베리 빔바 글란드리디 라울리 로니 카도리 가드자마 빔 베리 글라싸라... “그들은 타자기, 드럼, 갈퀴, 항아리 뚜껑으로 연주했다. 옆에서 사람들이 소리지르고, 웃고, 손짓 발짓으로 말한다. 우리는 사랑의 신음소리, 계속되는 딸국질, 시, 소 울음소리, 중세풍의 소음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내는 고양이 울음 같은 잡담으로 화답한다. 트리스탄 차라는 벨리댄스를 추는 무희처럼 엉덩이를 흔들어대고 장 얀코는 바이올린도 없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처럼 팔을 움직이다가 부수는 연기를 하고 있다.”
  • Coll IMJ,  photo (c) IMJ
    벤야민은 “파시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희망을 걸었던 정치가들이 패배하고 그 정치가들이 자신을 배반함으로써 패배가 더 강화되는 순간”, 곧 나치즘과 독소불가침 조약 그리고 전쟁의 발발로 이어는 파국적 상황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역사 개념을 전개한다. 자동기계 인형과 이를 조종하는 꼽추 난쟁이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글에서, 자동기계 인형이 역사적 유물론이고 흉측한 난쟁이가 신학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근대 이후 신학은 왜소하고 흉측한 꼽추 난쟁이가 되어 결코 눈에 띄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자신을 드러내서는 안 되는, 그야말로 용도 폐기된 낡은 유물로 간주됐다...
  • 통에 사는 디오게네스. 누구보다 삶을 근본적으로 고민했던 자기배려의 선구자다.
    만세 in 동시대반시대 2010-09-28
    당신에게 5000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제 그 5000원으로 2시간 동안 최대의 이익을 산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는 경마장으로 달려가 100배 배당을 보장하는 이름 모를 경주마에게 5000원을 밀어 넣을 것이고, 누군가는 로또 5장을 산 후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머지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다소 건전(?)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5000원으로 음료수를 사서 더운 날에 잔 당 500원 받고 파는 장사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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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9-28
    그 많은 책은 누가 읽었을까. 서점가 베스트셀러 자리를 꿰차는 부동의 1위 자기계발서. 도대체 안에 꿀이라도 발라놨는가. 뭐가 들어 있길래 그렇게 와글와글 사람들이 모여들까. 별 내용 없다고 치부하기엔 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CEO는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훑고 신입사원은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보고 취업준비생은 도서관에서 읽는다는, 요즘 뜨는 자기계발서 내용을 추려봤다...
  • 쿵푸
    신자유주의 시대, 그것을 이름하여 ‘오딧세이아의 시대’라 명명할 수 있겠다. 과거에 비해 국가의 부는 분명히 증가했지만 그렇다고 행복의 크기까지 커졌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개발도상국에서 가까스로 선진국 문턱까지 진입했지만 설령 선진국이 된다고 해서 안도할 수 있으리라는 가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개발독재시절에는 개인의 헌신이 국가 전체의 이득과 풍요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 근로의 기쁨이 개인적 차원에 한정되지는 않았다.
  • 이번 가을 특집을 맞아 지난 2주간 «마이너리티의 배우자 선택 기준 설문»을 진행하였습니다. 수유너머, 노들장애인자립센터, 발바닥 행동, 참여연대, MWTV, 빈집, 그린비,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100명의 조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설문지 전문과 함께 공개합니다.
  • 일주일 전, 나는 수유너머 위클리 관계자 박 모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는 내게 수유너머 위클리팀이 야심차게 기획한 ‘마이너리티의 배우자 선택 기준 설문 조사’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해줄 것을 제안했다. 음,, 난 그 말을 듣자마자 사회학과 출신이라는 이유로 연말 행사의 ‘사회’를 맡아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
  • jj0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0-09-14
    “와인파티에 와인 마시러 가는 바보가 어딨니~” “결혼정보회사 직원도 보험직원처럼 병원으로 세일즈를 다니거든” “서울대 졸업반 23세 여자는 가입비 무료래” “6회 쿠폰 다 쓰고 기간 연장하면 할인 안 해주나?” "같이 살려면 금기가 같아야 해" “하필 그 때 옆에 있었고 마초 아니어서 결혼했어” “서로의 존재감으로 물들면 그게 사랑이지” ......
  • 영악한 계집애들은 20대 초반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고 남자를 만난다. 미리미리 대학이나 집안 등을 충분히 고려해가며, ‘장래성이 있는’ 남자와 연애를 한다. 하지만 20대 열정에, 그러기는 어디 쉬운 일이랴. 필이 통하는 애인과의 ‘이대로 죽어도 좋을 사랑’을 희구하는 게 몇 배는 더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내 인생이 뭔지 살아보지도 않고 결혼부터 생각하는 것은 ‘배운 뇨자’로서 비겁한 노릇이란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 cha
    우리는 모니터에서 밥 먹는 사람을 보고 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차명진 의원이다. 아니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차명진 의원을 찍은 사진을 보는 것이다. 이 사진은 지난 7월 24일 차명진 의원 홈페이지에서 태어났다가(?) 원본은 금세 사라지고 복제된 이미지만 인터넷에서 무수히 떠돌고 있다. 크기가 480x320도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디지털 이미지는 걷잡을 수 없이 점점 커져 사람들 마음을 가슴 아프게 하는(그래서 분노하게 하는) 거대한 폭탄이 되었다. 이 사진 폭탄은 이제 그 방향을 잃어 무작위로 인터넷 이곳저곳을 가리지 않고 터지고 있다. 그런데 이 사진은 누구에게나 보이지만 그냥 흘려보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