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Releases

  • <위클리 수유너머>가 100회를 맞이한다는 기쁜 소식과 ‘혹시 축하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느냐’는 부담스러운 제안이 함께 찾아왔습니다. 그런 제안의 배경에 ‘젊은 기자인데 페이스북에서 <위클리 수유너머> 기사의 링크를 걸고 몇 자 적기도 하더라’는, 매우 단순한 이유가 있다는 걸 짐작하게 된 뒤론 그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열성’은커녕 ‘고정’ 독자라 하기에도 민망한 제가 과연 어떤
  • 《위클리 수유너머》가 벌써 100호를 맞았단다. 놀랍고도 신기하다. 휘어지지 않고, 머뭇거리지 않고 위풍당당하게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내는 걸 보니 반갑고 대견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누군가를 달뜨게 하고, 누군가를 매혹시키고, 누군가를 열린 광장으로 이끌겠지. 때로는 말갛게 자신을 비워내게 하고, 옆에 있는 ‘동무’를 돌아보게도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잠시 필자로 함께했던 시간들이 오롯이 되살아나며 마음 밭이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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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중순 경찰이 리버티스퀘어를 강제 철거한 이후 ‘점거 장소 없는 점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는 구호가 여전히 사람들 마음속에 있고 가상공간에서도 활발하지만 점거의 물리적 장소로서 ‘리버티 스퀘어’는 어떻든 사라졌다. 어딘가를 점거하지 않고도 점거 시위가 가능한가. 점거 장소가 없을 때 점거자들은 무엇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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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jun in 동시대반시대 2012-01-11
    2010년 1월 16일 또 하나의 수유너머가 문을 열었다. 이름 하여 weekly 수유너머. 자신의 삶을 웹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이 그 시작이었다. 육아와 농사 문학과 여행 등 삶의 요모조모를 기록하고 공유했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오가면서 동료들이 늘고 네트워크가 넓어졌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교집합을 이룬지 2년. weekly 아흔아홉 번째 시간. 오늘은 그동안 이야기하지 않았던 weekly 수유너머의 뒷모습을 담았다.
  • jung
    용산며느리 정영신 활동가, 언젠가는 앞의 꼬리표를 뗄 날이 올 것이다. 용산참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날, 그래서 구속된 남편과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명예를 되찾게 되는 날, 그녀는 용산 며느리란 수식어를 떼고 그냥 반-개발 활동가 정영신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 일인시위 중인 용산참사 유가족 이자 구속자 가족인 전재숙님
    “새벽 다섯시, 명동 마리 침탈 여섯시, 포이동 대치중 2011년, 8월 2일, 서울. 용역천국.” - 2011년 8월 3일 새벽, 배우 김여진씨의 트위터(@yohjini) 2011년... 여전히 대한민국 철거민들의 시간은, 청소차량에 실려 강제 이주당한 1971년 광주대단지에, 20여명에 이르는 이들이 불타죽고, 맞아죽고, 건물잔해에 깔려죽은 1980년대에, 그리고 다섯명의 철거민들이 학살당한 2009년 1월 20일 용산에 멈춰져 있다.
  • (나오유키) 일본에서도 공동체운동은 많이 있어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시골에 들어가 공동체를 만드는 방식이며, 연구활동을 새로운 삶의 방식과 결합시킨 예는 전무하다. 그런 점에서 ‘수유너머’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한국에서의 코뮨 운동의 역사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운동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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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6일 추장의 뉴욕대학(NYU) 동아시아 학과 초정 강연이 있었다. 일전 <래디컬 필로소피>(Radical Philosophy) 주최의 동명 학회에서 마주친 미국 일본학의 원로 하루투니안(Harry Harootunian, NYU, 콜럼비아 대) 교수가 추장에게 ‘수유너머’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는 청을 했었고 유키코 하나와(Yukiko Hanawa) 교수가 정식으로 초청하여 이루어진 세미나 형식의 강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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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랑 선생은 현재 뉴욕에서 내가 활동하는 <이본의 다락방> 멤버다. 뉴욕의 할렘에 위치한 <이본의 다락방>은 수유너머처럼 세미나와 생활을 함께 하는 작은 프로젝트 그룹이다. ‘미국 역사의 뒷골목’을 연재하고 있는 베이랑 선생과 ‘미국’과 ‘역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juk3
    풍경. 지난 11월 서부비정규노동센터(이하 서비센터) 운영위원회 지난 4월부터 매월 진행되고 있는 ‘연대하기 좋은 날’ 이라는 프로그램을 의논하는 시간. 이번엔 뭘 하지? 모두들 잠시 침묵. 재능지부가 요즘 집중 기간이잖아. 1월28일이 1500일이 되는 날이라 그때까지 집중한다고. 그러니 우리도 뭔가 거기에 호응할 수 있는 것 없을까?
  • osy
    수수료재협상과 해고협박철회를 요구하며 시작한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의 거리농성이 5번째 겨울을 맞이하며 여전히 진행 중 이다. 해가 갈수록 겨울의 찬바람은 몇 년 만의 한파라며 기록을 갱신하면서 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그와 함께 재능교육자본의 노동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의 강도도
  • drb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두리반 칼국수집을 찾아갔다. 시원한 해물육수에 직접 뽑은 칼국수 면발이 너무 맛있어 흡입하듯 한 그릇을 비웠다. 중독성 강한 국물맛이 아쉬워 마지막 한 모금까지 마시려는데 옆 테이블에서 늦은 점심을 드시던 안종려 사장님이 김치전골 한 접시를 말없이 갖다 주신다. 너무 얇아 투명한 만두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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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능 측정기와 하루를 시작한다. “삑~” 110 나노시버트. 기준치 이하다. 주방으로 들어가 음식물을 꼼꼼히 살핀다. 재료들의 원산지를 알아보고 통조림의 제조날짜를 확인한다. 방사능 연구원의 일상이냐고!? NO!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는 모임(차일드세이브)회원들의 일상이다. 3월 11일 이후 그들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었다. 아니, 평범하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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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계동 주택가를 처음 찾은 것은 11월1일.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선이 나타난다는 제보를 듣고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내로도 방사성물질 일부가 유입되긴 했다. 다만 유입된 방사성물질이 미량에 가까웠고 4월말부터는 감시망에서 사라졌다. 그래서 일본 원전 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이 서울의 한복판에 남아있을 가능성은 낮았다.
  • 인도네시아의 원자력 발전소 도입 계획은 실상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지닌다. 1945년 태평양지역에서 이루어진 아메리카의 핵실험의 영향이 있었다. 이후 핵을 개발하여 이용할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서 방사성 물질 연구 국가 위원회가 설치(1958년에 원자력 자문 위원회로 개조됨)된 것을 시초로, 1964년
  • 3·11 대재해 이후,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진 이후, 나는 외지인 뉴욕에 있으면서 동료들과 함께 오로지 일본에서 나온 텍스트를 영역하고, 이 사건에 반응하는 영어 텍스트를 일역해 <http://jffisures.org>에 게재하는 일에 몰두했다. 일본 현지에서 생활과 투쟁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건으로 내 머릿속은 완전히 뒤집혔다. 전에 생각하던 것들을 실감 어리게 생각해낼 수 없을 정도다. 오로지 이 결정적인 단절과 직면하는 것, 그 단절을 내부와 외부의 시좌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
  • 사고가 발생한지 100일이 넘게 지나려 하고 있다. 민중의 훌륭한 활동에 힘입어 후쿠시마현 및 도쿄를 포함한 관동권의 방사능 오염상황이 조금씩이나마 밝혀지고 있다. 물론 개개인의 생활권 구석구석까지 방사선량을 계측해야 하기에 이 운동은 여전히 불충분하다. 그러나 방사능 측정기를 갖고 있는 개인은 지금부터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임이 분명하고, 불충분하기는 하지만 자치체도 마지못해 계측을 시작했
  • 네? 저는 들은바가 없는데요?? 아니 제가 좋아할거라고 생각하고 한 일이라고요? 아니 그래도 이건 좀 아닌것 같은데요? 그걸 도대체 왜 해야하는건데요? 막 연애를 시작한 사람들의 대화같기도 하지만, 이건 나의 문제, 지금 여기의 당면한 과제다. FTA라는 세음절의 단어가 내 삶안으로 허락도 없이 쑤욱 들어왔다. 응당 그래야만하고 그럴수밖에 없다는듯. 그런데, 그거 도대체 왜 하자는거요?
  • 올해 3월 한국에 왔으니 벌써 10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 내 인생 첫 번째 데모는 5월 메이데이였다. 일본에서도 데모나 집회는 있었다. 하지만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고, 학생과 사회가 단절되어 있으니 그런 게 있다는 걸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 저는 대한민국 고3입니다. 사람들은 학생들이 한미FTA나 사회문제 발언할 때 “학생은 공부나 해라”라던지.. 꼴불견이라는 표정을 짓곤 합니다. 더군다나 저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고 정치랑은 아주 다른 꿈을 갖고 있기에 사람들의 표현들이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심지어 같은 학년들끼리도 이런 얘기를 하면 그 이야기를
  •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사는 백 년 단위로 반복된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꼭 백육 년 전 그러니까 일천구백오년 십일월 17일 외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권중현,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이근택, 학부대신 이완용 이렇게 을사오적이 대한제국의 주권과 대한제국 백성들의 존엄을, 속옷도 안 입고 다녔던 섬나라 여석들에게 송두리째 팔아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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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오후 예기치 않은 만남에 화들짝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오늘도 공부방을 열거냐’고 매달리는 1학년 아이를 보자마자 자동적으로 내 입에서 나온 말이다. 바람 부는 비탈길 한 쪽에 치우쳐 얇고 허름한 옷차림에 신발을 질질 끌며 하릴없이 혼자 걸어오던 아이가 밥만 먹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훨씬 반가운 얼굴로 아이를 대했을 것이다. 학교도 안 가고 공부방도 열지 않는 일요일이니 오늘은 무조건 집에
  • 오래 전에 나는 밥상머리에서 줄곧 어지러움을 느꼈다. ‘밥 먹자.’ 소리가 들리고 밥상에서는 내가 이미 아는 이야기들이 또 시작되었다. 그렇지. 아버지 동창 ***의 이야기, 이미 알고 있지. 난. 그렇지. 그 동창이 왜 요새 동창회에 못 나오는지도 알고 있지. 난. 그렇지. 아버지의 군시절 추억담. 베스트 5. 이미 알고 있지. 난. 그렇지. 아버지의 관심사. 이미 알고 있지. 난. 그렇지. 그래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들을 내용도 알고 있지. 난. 몇 백번은 더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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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들, 노들 네 단체 중에서도 매일 저녁 장애인학생들이 몰려드는 야학에서 밥은 꽤 뜨거운 화두다. 노들야학, 장애인으로 분류되는 학생이 많을 때는 50명이고 이 가운데는 제 손으로 밥을 못 챙겨먹는 사람들이 섞여있다. 활동보조인이든 가족이든 야학교사든 동사무소 직원이든 자기를 대신해 누군가가 숟가락을 들어줘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존재. 노들야학에 존재하는 이 언니 오빠들은 밥상 앞에서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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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나의 별명이다. 밥은 하늘이고, 하늘은 혼자 가질 수 없듯이 서로서로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밥가처럼 밥이란 모든 사람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배고픈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었다. 또 내가 밥을 좋아한다. 밥을 안 먹으면 괜히 힘이 빠지는 것도 같고, 신경질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성격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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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우리가 막연하게 꿈꾸었던 공동체의 상은 바로 ‘밥상공동체’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꿈’일 뿐이었다. 돌이켜보니 그 때에는 ‘밥’을 먹는다는 것에 대한 깊은 의미는 물론 ‘공동체’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었다. 그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정을 나눈다는 것만 생각했을 뿐.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들은 ‘밥’을 할 줄 몰랐다. 사회복지기관의 관행대로 취사를 담당하는 분이 늘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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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코티공원(Zuccotti Park)’과 ‘리버티스퀘어(Liberty Square)’는 야곱과 이스라엘처럼 동일한 것의 다른 이름이다. ‘주코티공원’은 맨하튼 남쪽 3100평방미터의 작은 공원이다. 소유는 사적인데 이용은 공적으로 하게 되어있는 묘한 공간이다. 뉴욕시가 개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부 면적을 공적 용도로 만들라고 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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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7일,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두 달 째 되는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점거자들은 이 날을 기념해서 전국적 공동행동을 촉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틀 전 경찰이 리버티스퀘어를 철거하면서 상황은 크게 변화했다. 점거 시위가 또 하나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은 것이다. 15일의 철거 이후, 언론에서도 이번 시위가 계속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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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의 힘은 위대합니다. ‘사람을 보라’ 사진들에서 우리사회의 희망을 보고 갑니다.” (우은희) “크레인에서 내려오셨다는 기사를 보고 하루 동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 한진중공업 노동자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박수현)
  • 일단 우리 세대를 동일한 문화 선상에 있다고 단정하는 건 좀 안 될 것 같다. 초딩 시절 HOT를 좋아하던 친구와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던 친구를 하나로 묶기가 좀 애매하단 말이다. 실사 남친과 종이 남친의 차이는 그들의 입체감(!)만큼이나 다르니까. 그래도 굳이 비슷한 점을 찾는다면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쫓아 용돈을 다 쏟아 부을 만큼 좋아했다는 거다. 특히 어릴 적부터 친구 보기를 돌 같이 하고 일본만화와 친구 먹었던 내 경우에는 그 충성도가 가히 최고였다.
  •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 왼쪽부터 마이클 무어, 패트릭 브루너, 링코 센, 윌리엄 그레이더, 나오미 클레인
    지난 10일 저녁, 잡지 <더 네이션(The Nation)>과 대학 <뉴스쿨(The New School)>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가 있었다. 제목은 “모든 곳을 점거하라: 기업 권력에 맞서는 새로운 정치와 운동의 가능성(Occupy Everywhere: On the New Politics and Possibilities of the Movement Against Corporate Power)”. 사회는 <네이션>의 편집자(executive editor)인 리처드 김(Richard Kim)이 맡았고, 패널로는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 이번 학기 중간고사는 모의 면접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학원에서나 가르칠 법한 내용을 이제는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학교는 학문의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이 되어 버린지 이미 오래다. ‘교양 수업’이고, ‘말하기 수업’이라고 하기에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오랜 밤을 고민했다. 다른 강사들과 상의도 했다.
  • 잉여
    일단 질문 하나. 메뚜기 동생은? 바로 사마귀다. 무슨 소리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은 포털 검색창에 ‘사마귀 유치원’을 넣어보라. 배꼽 잡을 준비를 하고, 수유너머 위클리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까먹지 말고.
  • ‘우리가 점거하고 있다’(11월 2일)
    지난 10월 29일 밤 리버티스퀘어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여기 신문과 방송 몇 곳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점거자들의 꼬투리를 잡으려 했던 세력들이 호재를 만난 듯 흥분했다(묘하게도 나는 이 사건을 한국 뉴스를 통해서 먼저 접했다. 참고로 여기 언론은 한국의 신문과 방송보다는 훨씬 차분하게 소식을 전했다.).
  • 위키 피디아는 청년유니온을 이렇게 소개한다.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 총 단결, 총 투쟁의 빨간 조끼와 단식투쟁 머리띠로 상징되는 ‘노동조합’과 ‘청년’이라는 단어, 이 둘의 조합은 유행가 말마따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만큼 어색하게 들린다. 노동조합을 사회경력 있는 어른들만의 전유물로 알아온 나에게는 더욱 그랬다. 세대별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정체가 뭘까?
  • 이제는 꽤나 오래전 일이다. 2007년 여름, 나는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이었고 내 용돈이라도 벌어 써야겠다 싶어 한 커피점에서 주말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나의 시급은 3700원, 카페라떼 한 잔의 가격은 4000원이었다. 한 시간 일해서 커피 한 잔 사먹을 수가 없다니.. 무척 힘이 빠졌지만 다른 알바를 구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커피점은 깔끔하고 분위기도 좋고 해서 평소 일 해보고 싶었던 곳이라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 구직급여(편의상 실업급여라 표현한다)의 수급 요건을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위와 같다. 예컨대 실직 전의 일당(평균임금)이 8만원 이였다면, 그의 50%에 해당하는 4만원(1일)을 지급받게 된다. 이 금액을 연령과 보험가입기간에 따라 90~240일 동안 따박따박 지급 받게 되는 것이, 실업급여느님의 성스러운 매커니즘이다.
  • 내가 왜 학원강사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기로 한다. 재미없는 얘기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내가 궁금한 점은, 그리고 함께 논구하고 싶은 지점은 ‘(일부 스타강사를 제외한 ) 영세보습학원의 종합반 강사들이 근로자인가 근로자가 아닌가’이며, 보다 공격적으로 표현하면 ‘왜 그들을 근로자로 취급해주지 않는가’이다.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대부분의 학원강사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 뉴욕시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워싱턴 스퀘어로 행진을 했다. 여기서 최소한 두 개의 제너럴 어셈블리가 열렸다. (사진: Stephen O’Byrne)
    2011년 8월 2일, 나중에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가 될 초기 모임, 십여 명의 사람들이 보울링 그린(Bowling Green)에 둥글게 앉았다. 우리가 언젠가 존재하기를 바라는 그런 사회 운동을 위한 ‘프로세스 커미티(진행위원회, process committee)’라고 명명하고 거기에 스스로를 임명한 사람들이었다. 거기서 이들은 아주 중요한 결정에 대해 숙고했다. 우리의 꿈은 뉴욕 제너럴 어셈블리를 만드는 것 이었다:
  • 10월 25일 밤 경찰이 쏜 물체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고 있는스캇올슨(Scott Olsen)을 동료들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새벽, 오클랜드 경찰은 ‘아큐파이 오클랜드(Occupy Oakland)’ 점거자들을 급습했다. 중무장한 폭동진압경찰이 출동해서 점거 장소를 철거한 것이다. 이후 시위대가 3천명 가까이 늘면서 하루 종일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다. 경찰은 최루탄이나 전기 충격탄(shock grenade)을 사용했고 고무 총탄도 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철길 위 사람들1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11-01
    한진중공업 사태를 기록한 사진집 <사람을 보라>가 지난 8월 출간됐다. 사진집으로는 드물게 2쇄를 찍은 이 책은 한국의 내로라하는 다큐멘터리사진가들이 참여했고 그 중심에 ‘한금선’이 있다. 그가 선후배와 동료 사진가 23명을 집으로 불러서 같이 사진을 보고 고르고 배치하고 찍어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딱 열흘. 사진가들에게 전권을 부여받고 일사천리로 만들었다. 신뢰와 열정과 내공 돋는 그이기에, 자칭 “성격 지랄 맞은 애”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내가 책을 100권이나 팔았다”며 눈을 다 감고 웃는 이 사람. 사진가-디렉터-판매왕에 빛나는 이 사람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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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11-01
    뮤직비디오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락뮤지션들이 연신 들락거리는 홍대 부근 건물 앞. 저만치서 검은 트렌치코트 자락 휘날리며 누군가 걸어온다. 부석부석한 단발머리, 주름지고 약간 부은 얼굴, 청바지와 검정구두...낙락장송 같은 쓸쓸한 아우라가 물씬 피어나는 그는, 한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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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30일 NGO단체 월드샤프와 함께 3주 일정으로 인도에 갔습니다. 뭄바이에서 남동쪽으로 1백20km에 위치한 뿌네(Pone). 카스트제도 계급에도 속하지 못하는 '달리트', 인도인들이 닿기만 해도 부정해진다고 여기는 불가족천민이 사는 곳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지라니 합창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던 김재창 씨(월드샤프 대표)가 작년 이곳에도 합창단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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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부터 카페 별꼴과 수유너머 R은 삼선동의 삼정빌딩 3층에서 동거하고 있다. 처음 카페 마담을 제안 받았을 때, 가장 두렵고도 난감했던 게 이 카페의 '애매모호함'이었다. 수유너머R과 카페 별꼴의 공존. 카페 운영자로 일하게 되면 수유너머와 카페의 운영 측인 장애인극단 판 사이에 끼여 머리 아플 게 불 보듯 뻔했다. 그리고 카페 운영자는 어떻게든 이 애매모호함을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불거질 애매한 문제들을 도대체 누구와 얘기해야 하나? 머리가 아팠다. 이틀 동안 몸살을 앓아가며 고민을 거듭했다. 혼자서는 이 애매한 과정을 뚫고 나갈 자신도 없었고, 무엇보다 카페를 한다면 공동운영을 꼭 해보고 싶었다.
  • 타임스퀘어에 모인 사람들(10월 15일) (사진출처: AP)
    지난 15일 ‘지구행동의 날’에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에는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행진을 했다. 지난 5일 행진도 그 정도의 수가 모였는데 열흘이 지난 뒤 역시 비슷한 규모의 사람들이 모인 셈이다.
  • 이틀 연속 바람과 비가 거셌다.(10월 19일)
    이제 월스트리트 점거도 한 달이 지났다. 19일, 공원을 다시 찾았다. 이틀 연속 차가운 비가 세차게 내렸다.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은 허용되지만 텐트를 설치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며칠 전에는 간단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의무(醫務) 공간만이라도 텐트를 치려고 했으나 경찰의 강력한 제지를 받았다.
  • 별꼴 오픈파티 손님들
    모든 일은 우연히, 그리고 얼떨결에 시작되었다. 평소에 친분이 있는 장애인극단 판에서 추진하는 카페이기도 했고, 이사 가는 수유너머R와 한 공간에 자리 잡을 카페이기 때문일까. 나는 어느 순간 5명의 카페 매니저 중 한 명이 되어 있었다.
  • eun-u
    사실 어떤 일을 겪기 전까지는 자기도 자기자신을 잘 모른다. 가령, 사이좋은 부부가 있다. 십년 동안 부부싸움 일회도 없이 그림처럼 살았다. 남자의 엄마가 치매로 쓰러졌다. 여자는 그다지 헌신하지 않는다. 남자는 실망한다. 당신 착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이었어?
  • 지난주 목요일(13일) 쥐 그래피티 사건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굳이 안 와도 된다고 통지서에 써 있었지만 대법정 구경 좀 하려고 굳이 갔습니다. 뇌가 썩은 걸까요? 대법원 건물이 꼭 남근처럼 생겼습니다. 공항 게이트보다 철저한 몸수색을 하고서야 2층 1호 법정으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기이하게도 2층에는 화장실이 없답니다. 대법정의 신성함을 화장실 냄새로 훼손할 수 없다는 발상이 참 놀랍습니다. 방청객들 각 잡는 것도 어이가 없습니다. …

  • 지난주 금요일 수유너머R과 카페 별꼴의 오픈파티가 있었다. 수유너머R에게 그것은 삼선동 시대를 여는 소박한 자리였다. 그러나 다채로운 공연, 그보다 더 다양한 손님들의 면면은 새 출발에 큰 힘을 보태주셨다. 아니 ‘손님’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날 오신 많은 분들은 수유너머에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으며 혹은 수유너머를 통해 우리와 연을 맺으신 분들이며, 앞으로 수유너머R의 미래를 지켜봐주실 분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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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하튼 남동쪽, 여기 사람들이 ‘로우어 이스트사이드’라고 부르는 곳에 ‘블루스타킹(Bluestockings)’이라는 아주 멋진 서점이 있다. 자신들의 소개에 따르면 자율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운영하는 독립 서점인데, 진보적인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11-1
    이번 점거에서 자주 보이는 피켓 중 하나는 ‘직접 민주주의(Direct Democracy)’다. 미국의 대의정당들인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해 사람들은 모두 월스트리트를 대의하는 ‘똑같은 놈들’이라고 말한다. 이들 정당들이 사실상 대중이 아닌 돈을 대의(대표, 표상, representation)한다는 점에서 ‘금권정치(plutocracy)’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기업의 이해를 대의한다는 점에서 ‘기업정치(coporatocracy)’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 자유의 종' 목거리를 만들어나눠주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 이 일을 하는가(10월 7일 리버티플라자).
    도대체 이번 점거는 무엇을 얻어냈을 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점거가 1회성 시위가 아니라 지속의 형식을 취하면서 사람들은 이것이 언제까지 진행되는 것인지 묻기 시작했다. 점거를 지속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지점이 어디냐는 것이다. 또한 성공과 실패에 대한 계산법이 분명히 서야 나중에 이 점거를 평가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묘하게도 이런 의견은 ‘도대체 요구하는 게 뭐냐’는 주류 언론이나 정치권의 물음과도 통한다. 점거의 목표 내지 목적을 묻는 것이다.
  • 점거 지지 행진에 참여한 전국 간호사 연대
    이미 많은 이들이 하는 이야기지만 점거 현장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와 있다. 언론이나 정치인들은 도대체 뭘 요구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하는 각자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10월 5일 행진에서 간호사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미국 의료보험 제도 개혁은 미국의 최대 현안 중의 하나이다. 오바마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재정이 대폭 삭감되면서 의료보험 개혁은 동력을 많이 잃어버렸다.
  • 행진 전 공원에 모인 사람들
    10월 5일. 행진이 예고된 3시가 되자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점거가 시작된 지 19일 째. 쥬코티 공원은 처음으로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인파를 만났다. 공식적으로 오늘 행진은 점거를 지지하는 대학생들과 노동조합이 함께 준비한 것이다. 사람들은 약간씩 들떠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대중이 스스로의 규모에 놀란 것이다. 평화재향군인회에서 나온 할아버지는 ‘뉴욕에서 이런 게 가능하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기 대학을 찾느라 분주히 움직였고, 동호회나 트윗에서 만들어진 모임들도 피켓을 만들어 회원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 제너럴 어셈블리 모습(사진 출처:vice.com)
    이번 점거가 지도자가 딱히 없는 자율적 시위라고 하지만, 자율적이라는 것이 어떤 노력도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아우토노미아, 즉 자율이란 방치와 무능력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 무엇보다 엄청난 능력을 요구하고 또 표현한다. 이번 시위에서 ‘규율 없는 무질서의 극치’를 떠올리는 사람들은, 거꾸로 군대식 규율이야말로 무신경과 무관심, 무능력의 표현임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규율 아래서 사람들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 월스트리트는 네로다. 그리고 로마는 지금 불타고 있다.
    4-USA OSA (3)
    9 28. . . 5 ( 2008 6 10 60 ), 500 ( 2008 4 ).
  • ‘이집트처럼 시위하라’는 구호를 몸에 붙인 할머니.
    9월 30일, 점거 14일째, 사람들이 급증했다. 매번 사람들은 늘지만 오늘은 어떤 도약이 느껴질 정도로 많았다. 5천정도? 어떻든 말 그대로 발 딛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금요일이기도 했고, 유명 밴드인 가 온다는 말이 인터넷에 돌았다. 이미 마이클 무어와 수전 서랜드같은 이들이 방문했던 터라, 그리고 많은 유명 인사들이 월스트리트 점거를 지지하고 있는 터라, 의 방문은 아주 그럴듯한 소문이었다.
  • ‘방사능의(radioactive) 내일보다 활력있는(active) 오늘이 낫다’
    10월 1일, 점거 15일째. 내가 찾아간 곳은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허드슨 강 부두 95호(Pier 95)였다. ‘핵 없는 미래(Nuclear-Free Future)’라는 이름의 ‘핵발전소 반대’ 집회장이었다. 일본인 친구 유코(Yuko)의 제안으로 찾아간 곳이었다(그는 일본의 ‘3-11 재앙’ 이후 나온 여러 글들을 일본어와 영어로 번역하고 있다. jfissures.org).
  • 마드리드 광장을 장기 점거한 채 ‘참된 민주주의(democracia real)’를 요구하고 있는 스페인 대중들
    뉴욕은 참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뉴욕을 찾는다. 언뜻 차이와 뒤섞임의 다양체를 생각할 수 있으나 여기만큼 그런 구성이 어려운 곳도 드물 것 같다. 계급과 인종, 민족 등의 선이 구역별로 정확히 나뉘고, 다양한 사람들은 사실상 고립된 개인들 -개별화된 채 무척 닮아 있는 개인들-처럼 보일 때가 많다.
  • 그림  24일 공원점거 풍경. 마치 시골장터가 열린 느낌이다
    9월 17일, 시위는 그렇게 끝났겠거니 했다. 그런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이번 월스트리트 점거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변호사이자, 2000년대 초반 국가부도 사태 당시 아르헨티나 대중들의 봉기와 놀라운 실험을 소개한 책, Horizontalism(2006)의 편저자인 마리나 시터린(Marina Sitirin)이 친구들에게 보낸 메일이었다.
  • “이윤이 아니라 사람” (9월17일 월스트리트에 있는 국립원주민박물관 뉴욕지부 건물 앞
    세계가 동시에 들썩이고 있다. 세계의 주식시장이 동시에 곤두박질친다. 한 기업은 다른 기업에, 한 나라는 다른 나라에 운명을 완전히 의탁하고 있는데, 모두가 제 발등의 불을 보느라 남을 돌볼 여력이 없다. 3년 전 위기는 금융에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정부의 재정 위기로 돌변했다. 해소된 줄 알았던 위기가 확대 전가된 셈이다.
  • 월스트리트 점거 투쟁을 알리는 웹 포스터
    8월 말 뉴욕의 어느 활동가로부터 연락이 왔다. 9월 17일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라’는 시위가 기획되었고 그것을 준비하는 모임이 있는데 한 번 지켜보겠느냐고. 세계가 이 난리인데 미국, 특히 뉴욕의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게다가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니 당연히 그러겠노라고 했다. 9월 초 톰킨스 스퀘어(Tompkin’s Square) 공원에 갔다(사실 이 모임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그 일정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어 있었다). 참고로 맨하튼의 로우어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이 공원은 여러 집회가 열린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이다.
  • pyy
    처음 강정마을에 도착해서, 이 정도 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국가가, 법이, 경찰이, 자본이 순박한 주민들을 속여가면서 이 사업을 해온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내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마치 작전을 수행하면서 강행하는 해군의 공사강행과 공권력투입을 보면서, 수많은 국내외 사회단체들이, 지식인들이, 정치인들이, 노동자들이 공사중단을 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군은 귀를 틀어막고 무조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 지난 주말 강정마을에는 평화문화제가 열렸다.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응원하러 뭍에서 180여명의 시민들이 비행기를 탔고, 평화의 버스에서 제주도민들과 만나 강정마을 입구에 모였다.
  • 들깨 in 동시대반시대 2011-09-20
    평화비행기 탑승객들을 비롯한 1000여명의 외부세력들을 맞이한 경찰버스에 써 있던 문구이다. 이 버스는 그러니까 영도에서 수천명의 탑승자를 막아선 그 버스였던 것이다. 영도에서 김진숙을 '지키고' 있던 경찰들이 강정에서도 구럼비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이 서로 무관하지 않았듯이 그들과 마주한 외부세력도 결국엔 한통속이었다. 그 장소가 명동이든, 영도이든 강정이든 말이다.
  • 제주도 서남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설치하려는 국방부의 계획에 따라 ‘육지경찰’이 투입되어 강동균 마을회장을 비롯한 활동가들이 구속되었고, 국방부는 구럼비바위를 깨뜨리는 공사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제주도와 국방부가 협약서를 서로 다른 이름으로 체결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사업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 IMG_4855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9-06
    웃음은 웃음을 부른다. 고용불안이라는 심각한 주제는 유머에 실려 널리 퍼졌다. 노동운동의 주체는 조합원이 아니라 시민으로 확대됐다. 집회는 삶의 조건을 사유하는 장소이자 삶의 여백을 즐기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비장함이 아닌 발랄함의 운동이 대세다.
  • IMG_4913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9-06
    희망이란 말은 빛나지 않는다. 차라리 남루하다. 1차 희망버스는 빛나지 않았다. 탑승객 700명. 세상은 무심했다. 2차 희망버스는 1만 명이 몰려갔으나 차벽을 넘지 못했다. 3차 대회를 지나 4차 서울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참가인원이 반으로 줄었고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슬로건은 희미하게 번졌다.
  • 2010년 12월 22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근대문화재보존 시민단체인 가 기자회견을 갖고 명동성당의 재개발이 아닌 영구히 보존하는 세계문화유산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경찰·용역·우익폭력과 신공안정국 조성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이 얼굴과 머리에 거즈와 흰 붕대를 한 모습으로 나왔다.
  • young2
    노조원들을 차로 치어 살해를 시도하고, 철거민들의 머리에 소화기를 던져 두개골을 함몰시키는 사람들. 그러나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도 되지 않는 이들. 공식적인 이름은 사설경비업체 직원이지만 실은 자본이 고용하는 합법적인 깡패들이다.
  • young
    가 령 ‘무풍지대’나 ‘야인시대’라던가 ‘왕초’ 혹은 ‘모래시계’와 같은 TV드라마들이 알려주는 바처럼, 예전에는 정치깡패라는 것이 있었다.
  • 사진-내성천 하류의 모래, 맑은 물, 민물조개가 만든 길_2011_사진 지율
    내성천은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에 있는 해발 1,236m의 선달산에서 발원하여 남류하면서 신흥 가계천, 낙화암천, 토일천을 차례로 합류한다. 영주시 이산면과 평은면을 관류한 후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지점에서 산악부를 사행하고 문수면 구문리 지점에서 지류인 서천이 합류한다.
  • IMG_8200
    4 대강 사업은 이제 지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22조를 퍼부어 아름다운 강을 인공화한 4대강 사업이 종료되는 올해 9월 쯤이면 그 중장비들을 강의 상류인 지천에 투입하여 20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천마저 콘크리트로 포장하게 되면 이제 우리는 이 땅의 모든 강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 76.03
    ‘잡년행진’, 제목 좋다. 확 들어온다. slut이라 했을 때는 느낄 수 없는 원초적이고 육체적인 느낌이 촉각적으로 들어온다. 욕이 지닌 속성이다. 일단 주목받는데 성공! '쌍년'이나 '창년'이라 쓰자는 의견도 있었다는데, 잡년이 마음에 든다. 욕의 강도가 문제가 아니라, 잡스러움이라는 지향이 살아있다.
  • mari073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7-25
    아찔한 가슴 라인, 숨 막히는 뒤태, 아슬아슬 초미니...인터넷 포털 뉴스에 1년 365일 떠 있는 기사제목을 그대로 가져다 써도 좋을 법한, 집단 난장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7월 16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원표공원에서 열린 슬럿워크(Slut walk), 일명 ‘잡년행진’이다.
  • [nggallery id=12]…

  • 74.6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7-12
    한진중공업 최초의 여성 용접공 출신, 김진숙 부산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185일차. 이를 두고 ‘여자의 몸’으로 극한의 외로운 투쟁을 전개한다고들 얘기한다. 모두가 한 여성 노동운동가의 입신에 주목하고 칭송할 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나는 잠시 딴 생각을 했다.
  • 쓸 수가 없다. 노트북의 커서만 깜빡거리고, 종이 위의 펜은 그 자리에서 멈춘다. 내가 보고 온 것을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듣고 무엇을 보았는가. 그것들은 나에게 무엇이길래 한마디가 주저스러운 것인가.
  • mari10
    쥐 그래피티 사건과 관련해서 만난 독일의 한 예술가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국가권력에게는 허가 받지 않은 모든 게 위험하다”고 코멘트 했더니, 그 예술가는 “허가 받은 모든 것은 지루하다”고 멋지게 응답했다. '허가 받지 않은 모든 것은 위험하다'고 여기는 국가주의자들과 '허가받는 모든 것은 지루하다'고 말하는 예술가들의 싸움이야말로 이 시대의 중력을 극복하는 미래전쟁의 전선이 아닐까.
  • 73.01
    1년 동안 경의선 공원에 걸어서 갈 수 있는 텃밭을 만들자고 모임을 하던 중에 30억짜리 땅을 주차장부지로 쓰고 있던 땅주인 분들이 무상으로 빌려주셔서 텃밭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흙 은행에서 흙을 구하고 ...
  • ansan5
    “흔히 도시를 사막에 비유하는데, 사막을 욕보이는 거다. 사막엔 생태계가 있지만 도시의 아스팔트에는 아무 것도 자라지 못한다.” “모든 생명체는 자기 먹거리를 자가 생산하는데 인간은 그러지 못한다. 농반진반으로, 장차 농사를 못 짓는 사람한테는 벌금을 물려야 한다.” “도시농업하려고 하면 자꾸 땅이 없다고 하는데 땅은 얼마든지 있다. 사람이 없지” “지자체에 땅을 달라, 예산을 달라고 요구하지 마라. 공원이나 녹지공간으로 설정된 곳 중 유휴지가 많다. 아스팔트 깨고 작물을 심어라. 일단 작물이 자라면 맘대로 철거 못한다. 그렇게 자생력을 키워야지 자꾸 정부에 의존해선 안 된다.”
  • gs
    카즈 in 동시대반시대 2011-06-28
    얼마 전 트위터에서는 한 가지 낭보와 비보가 불과 며칠 차이를 두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소식은 무려 531일간 강제철거에 맞서 싸우며 유지되었던 점거농성장 두리반이, 재개발 시행사인 남전디앤씨와 ‘홍대 인근에 다시 두리반을 차릴 수 있게 재개발 시행사가 법적 책임을 지고 지원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에 조인식을 치렀다는 내용이었다.
  • demos_001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6-28
    오랜만에 명동에 들렀습니다. 명동성당 언덕 지나 옛날 중앙극장 바로 옆에 카페 '마리'란 곳이 있습니다. 여기부터 향린교회 일대 주변지역 상점 11곳이 명동성당 재개발과 금융특화지구 설립을 위한 철거에 맞서 24시간 농성중입니다.
  • 72.1
    6월 8일, 두리반 싸움이 끝났다. 아니 정확히 말해 홍대 인근에 새로 칼국수 집을 열 때까지는 완전히 끝난 싸움은 아니지만. 홍대 인근 작은 칼국수 집 두리반은 2009년 12월 24일, 갑자기 들이닥친 용역들에게 가게를 빼앗겼다.
  • 71717171717
    이산 in 동시대반시대 2011-06-21
    극단 목요일오후한시는 관객의 짧은 이야기를 듣고 즉흥으로 연극을 만들어 답하는 공연집단이다. 배우들은 관객에게 이야기의 주제를 건넨다. 관객이 이야기를 배우들에게 선사하면, 배우들은 몇 번의 질문, 몇 번의 추임새, 또는 끄덕거리는 고개와 함께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다.
  • 71.5
    나는 기타 F코드를 겨우 망설이지 않고 잡게 되었을 때, 바로 공연을 시작했다. 내 공연의 특기는 수많은 버퍼링과 삑사리. ‘나는 가수다’, ‘전설을 노래하다’와 같이 기교와 감동이 난무하는 요즘 분위기에서 겁 없이 공연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나는 한다.
  • 모기 in 동시대반시대 2011-06-21
    주차장 변신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6개월가량 지났다. 나는 주차장 변신 프로젝트에 대해 말할 때면 항상 ‘변신’에 힘을 준다. 주차장을 변신시켜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 5
    24년 전, 수많은 시민들이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 나섰던 그 자리에 우리 시대 젊은이들이 촛불을 들고 다시 모였습니다. 1987년에는 군사독재에 맞선 청년들이 스러져갔고, 2011년에는 끝없는 경쟁과 등록금 빚에 몰린 청춘들이 스러져가고 있습니다.
  • demos+020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6-14
    수유너머R 심야합법강좌 '저자와 함께 읽는 '가 지난 6월 7일부터 4일 연속 열렸습니다. 첫날 강의 제목이 '개와 샐러드, 그리고 민주주의' 입니다.
  • 개별의지와 상관없이 두 노동 신체 사이의 결합에서 발생한 힘에 의하여 불가항력적으로, 어쩔 수없이,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채 구성-사육당한 신체가 삶의 주변 환경 배치와는 전연 무관하게 책과 인문학을 향한 자연발생학적 관심 때문에 사설 인문학의 성지 수유너머 측에서 개설하는 강좌나 세미나들을 코뮤넷에 공지할라치면 사이트만 한참을 기웃거리며 애꿎은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다 창닫기 버튼을 누르고 마는 그런 부류의 소시민(小市民), 아니 소심인(小心人)입니다.
  • 친애하는 〇〇〇 님 정성스런 메일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답장을 드립니다.
  • ake1
    3월 11일. 아직은 그 날의 사건을 말로 하기 어렵다. 나는 둘도 없는 친구 몇 명을 잃었다. 여전히 행방불명인 친척들… 그리운 고향은 쓰나미에 삼켜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거대한 쓰나미가 지나간 뒤, 그곳에 펼쳐져 있었던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잔해들과 상처를 입은 사람들, 그리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은폐해 왔던 무참한 역사, 그것에 드러난 균열이었다.
  • 맘에 드는 선택지가 없다면 거짓말이 되지만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던가. 1950년대 미국식 교육 과정을 거의 그대로 베끼던 초등학교 때 생생한 내 기억에는 무기명 비밀 보통 평등 선거로 반장을 선출했다. 내가 중학교 마칠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 인간은 창조의 마술사다. 인간의 역사는 마술의 기록이 아닐 수 없다. 하나 하나의 기록은 모두가 기적이었다. 그저 영원이거나 무한일 수 밖에 없는 시간과 공간에 말뚝을 박고 매듭을 지어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했다. 출발점엔 인간의 생각이 있다. 생각의 주인은 ‘나’였으나 인간은 그 나를 묶어 ‘우리’로 만들었다.
  • 68.1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1-05-30
    홍익대학교 인문사회관 B동 3층, 복도 끝에 창고방이 있다. 책상 하나에 꽉 차는 네모난 공간이다. 먼지 낀 창틀사이로 뒷동산 나무가 짙푸른 가지를 드리운다. 청소노동자 노문희는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할 때까지, 짬이 나면 이곳을 찾는다. 2003년부터 사용한 ‘나만의 방’이다.
  • N10.
    서풍 in 동시대반시대 2011-05-17
    4월 초중순이면 강가에 연둣빛의 버드나무들이 내성천에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은은한 모래강을 따라 버드나무들이 노오란 빛을 담은 연둣빛 꽃을 피울 때면 강을 찾는 고라니, 수달, 백로, 물떼새들의 발자국에서도 봄의 힘찬 기운이 느껴집니다.
  • 1.11
    지난 5월 1일, 겨우 90mm의 비로 남한강의 강천보와 이포보가 무너졌다. 8일에는 50여만 명의 시민에게 물을 공급하는 구미광역취수장의 임시보가 무너졌다. 구미 지역 단수 사태는 나흘 째 계속되고 있다. 수리 모형도 만들지 않은 채로 진행한 4대강 날림 공사, 법과 절차를 무시한 공사 강행은 이와 같은 참사를 이미 예고하고 있었다.
  • 우리나라 최고 서원 건축인 병산 서원 전경
    안동시가 ‘하회~병산 선비길’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서 작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의 훼손과 인근의 경관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안동시는 풍천면 하회리, 병산리 일원(하회마을~병산서원 구간 산길, 물길)에 길이 5.5km, 폭 2m의 길을 조성하고, 판매시설, 주차장, 화장실, 휴게시설 등을 신설하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 5
    5월 첫 날 봄비 고작 90mm에 4대강 공사 남한강 이포보, 강천보가 터졌다는 소식에 이제 재앙이 시작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동안 가물막이가 터진 적은 있어도 보(댐)가 터진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재앙은 재앙으로만 막을 수 있다’ 4대강이 망가지는 과정을 죽 지켜본 저는 답답한 마음에 ‘비가 많이 와서 보 공사한 거 다 떠내려가라…’라고 간절하게 기도해왔는데 막상 터진 보를 보니 마음이 무척 불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