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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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이름은 꽃돌이다냥~
    우리집 식구는 넷이다. 종으로 따지면 사람이 셋 고양이가 하나다. 누구는 고양이를 식구라고 부르는 것이 재미있단다. 그런데 정말 식구食口가 맞다. 비록 밥상은 함께 하지 않지만 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인 거다.
  • 나는 이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물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이것은 이제 나에게 ‘너’가 되었습니다. 혼자서 살던 나의 공간을 너와 나누어야 했고, 내 멋대로 쓰던 나의 시간을 너에게 할애해야 했지요. 너는 나의 쓰임을 복잡하게 만드는 참 불편한 존재입니다. 당신은 나의 글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의 장점을 읽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먼저 사과할께요. 전 저와 함께 사는 이의 불편함에
  • sooni1
    나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어김없이 하는 질문이 있다. “수니는 잘 있어?” 수니랑 같이 산지 5년째, 서울생활을 오롯이 함께 했으니 사람들이 그리 물어보는 것도 당연하다. 수니는 방황과 불면으로 점철된 내 이십대 후반의 산 증인이다. 아니 증묘라고 해야 하나.
  • 글을 쓰려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나를 스쳐간 고양이가 벌써 다섯 마리나 된다. 그 중 세 마리와는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한 마리는 방생(?)하게 되었고, 한 마리는 잃어버렸고, 한 마리는 세 달쯤 전에 입양을 보냈다. 세 마리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방생한 냥이를 만났을 때는 아직 고양이와 함께 할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두 번째는 고양이를 찾아준다는 아저씨에게 24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면서까지 찾아보
  • 물래길을 가꾸는 두물머리의 지킴이들. 사진: 양평매일뉴스
    한 5년 싸우면 승리한다는 분명한 보장이 있는 경우 누군가는 기꺼이 싸우려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싸움이 한정없는 것이라고 느낄 경우에는 단 1년을 버티는 것도 쉽지가 않다. 2 천 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여러 투쟁들이 장기투쟁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 짧게는 수백 일에서 수 년에 걸친 점거 농성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들 투쟁을 현재의 용례에 따라 ‘장기투쟁사업장’이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내가 보기에 이들 투쟁에서 ‘장기’는 단지 ‘긴 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차라리 ‘긴 투쟁’이라기보다 ‘무한정한 투쟁’의 형상을 띠고 있다.
  • 일본사회는 1990년대 초 거품경기가 무너지고,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이라 부른 장기적 불황을 겪었다. ‘비용 삭감’, ‘합리화’라는 외침 속에서 제일 먼저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해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젊은이들이었다.
  • 올 여름이 오기 전 일본에서 생활보호 수급자를 향한 공격이 있었다.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일하지 못해 수입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하나로 뭉뚱그려 돈을 주는 데 토를 놓았다. 정치가들은 생활보호 기간을 한정해야 한다, 현물지급 해야 한다 등 여러모로 제한을 둬야 한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많은 사람들도 그러한 불만에 동의하고 있는 듯 했다. 금융자본주의의 노예처럼 일을 해야만 하는 사
  • 자본과 임노동 관계를 통한 착취가 아니라 투기와 신용자본주의에 따른 새로운 자본축적이 나타났다. 이 새로운 자본축적은 다국적 기업과 주식회사의 배당, 임노동자와 중간층의 연금, 생활재의 대부loan화 따위에서 나오는 다양한 금융자본(채권자의 입장에서는 부채가 금융자산이 된다) 투기에서 나온 이윤으로 자본을 축적한다. 투기자본가 사이에서 상상도 못한 벼락부자가 나타났다. 생산자의 자본축적과 생
  •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민중은 서로 적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두 국민은 서로를 불신했다. 나는 일본이 패전하기 한 해 전인 1944년 태어났다. 전후 [한국의 경우 해방 후] 일본 공산당원으로 지낸 아버지는 병으로 활동을 접고 오사카의 슬램인 가마가사키(釜が崎)에서 나날이 삶의 의욕을 잃고 있었다. 여덟 살 무렵이던 나는 사회 구조에 대해 잘 몰랐지만, 가마가사키에 많은 조선인, 오키나와 출신인,
  • caffe
    워크샵 다음날 카페 커먼즈 분들이 별꼴 카페에 놀러왔습니다. 와타나베 상, 타카하시 상, 사카이 상, 니시지마 상과 따님, 미쿠도 상, 마츠모토 상, 이시다 상이 함께 인터뷰해주셨어요. 와타나베 상이 유스트림으로 인터뷰 장면을 생중계했는데요, 다시 보기가 가능 하니 궁금하신 분은 검색과 클릭을!
  • 카페 커먼즈의 사람들이 놀러온다는 소식에 수유너머N에 처음 가보았습니다. 처음 가 본 곳이 새로운 것은 당연하지만, 평소의 수유너머N과 카페 커먼즈의 사람들이 있는 수유너머N은 저에게 분명 다른 장소겠지요. 이튿날 삼선동 수유너머R과 별꼴카페가 커먼즈의 사람들로 채워지자 다른 공간이 되었던 것 처럼요. 덧붙이자면 수유너머N의 두 분이 저를 일본인으로 순간 착각하셨습니다. 서로에 대해 낯선 사람들
  • 들뢰즈와 데리다, 이들은 대표적인 ‘차이’의 철학자다. 데리다에게 ‘해체’, 그리고 이 해체주의가 내포하는 ‘차연(差延, différance)’이 있었다면, 들뢰즈에게는 ‘차이’, 정확히는 ‘차이 그 자체(différence en elle-même)’가 있었다. 그들이 ‘차이’를 말함에 있어 ‘차연’ 혹은 ‘차이 그 자체’를 사용했던 이유는 ‘차이’가 전통적인 사상에서 사용되던 ‘개념적 차이’로 오해됨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이들은 ‘차이’에
  • 들뢰즈(1925~1995)의 사적인 전기에는 특별히 극적이라 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그의 삶에는 결정적인 단절(또는 위기)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대신, 일종의 커다란 휴지기가 나타난다. 그는 53년 자신의 첫 저서(『경험론과 주체성』)를 쓴 이후, 8년이 지난 62년에야 다음 책(『니체와 철학』)을 출간했다. 들뢰즈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것은, 바로 이 8년간의 ‘구멍’이다. 이 강렬하고 독립적인 ‘지하연구’ 기
  • 쿠다 in 동시대반시대 2012-08-17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은 말 그대로 차이와 반복에 대한 글이다. 여기서 반복은 차이짓는 차이화로서의 운동으로 표현되고, 차이는 이것과 저것을 가르는 딱딱한 차이가 아니라 반복을 통해 생성되는 차이이다. 들뢰즈의 박사논문인 이 책에서 그가 던진 물음은, ‘차이는 어떻게 생성되는가?’ 혹은 ‘반복은 어떻게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이다
  • I. 들뢰즈의 감성론

    기존의 동일성의 철학, 재현의 철학에서 감성은 여타의 인식능력에 의해 파악될 수 있는 것만 파악하고, 공통감 안에 관계하는 대상으로서만 그것을 포착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인식능력에 의해 파악될 수 없는, 공통감의 밖에 위치하는 감성이 남아 있다. 들뢰즈는 감성적인 것의 존재가 진정한 사유를 촉발하는 것으로 보고 “사유되어야 할 것으로 이르는 길에서는 진실로 모든 것은 감성에서 출발한다”(DR, 322)라고 말한다.
    들뢰즈는 말라르메의 『책』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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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in 동시대반시대 2012-08-09
    시집 한 권을 꺼내 읽고 있는데 그에게 전화가 왔다. 뭐하고 있었냐는 물음에 시집을 읽고 있었다고 시 한 편 읽어주겠다고 했더니 그가 물었다. "요즘 왜 이렇게 시집을 읽어?" 그러게 말이다. 나는 왜 시를 읽을까. 딱히 떠오르는 이유가 없어 그냥 좋다고, 요즘의 난 다른 어느 책보다 시를 읽는 게 참 좋다고 했다. 그가 말한다. "너 외로운가보다."
  • _120094012
    붐비는 도시의 토요일 저녁 6시. 서로의 공통점이 없는 몇몇 이들이 모여서 시를 읽는다. 시를 읽으며 시어와 시어 사이를 산책한다. 그 산책의 풍경은 때로는 건조하고 때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때로는 서늘하고 때론 통쾌하고 때로는 무섭도록 낯설고 때론 피비린내가 난다. 다양한 풍경의 길을 서로의 감각을 따라 시인의 의도를 따라 그 길을 함께 걷는다.
  • 영영 in 동시대반시대 2012-08-09
    시세미나를 처음 시작했던 작년 10월 15일. 하필 그 날은 10월답지 않게 추웠고 비도 왔었다. 비를 맞아서 축축한 몸을 가누면서, 계속 고민했다. 시세미나, 갈까 말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간다 한들 계속 갈 수 있을까. 낯선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새로 이사했다는 삼선동 연구실도 너무 멀었고, 바쁘다기보다 지쳐가는 그 때의 일정에 또 무슨 사건을 만드는 게 내키지 않았다.
  • 은유 in 동시대반시대 2012-08-09
    “완전 다른 시집이야. 혼자 읽을 때와는 다른 시집이라니까” 시세미나 끝나고 나오는 길, 한 친구가 들떠서 중얼거렸다. 나도 그랬다.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세미나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달랐다. 낮이 밤으로 바뀌는 동안 여럿이 모여 시를 읽고 나면 어둡던 시집은 환해지고 모난 가슴은 둥글게 부푼다. 마른 장작 같이 뻣뻣하던 시집이 분홍빛 솜사탕처럼 끈끈하게 몸에 엉긴다. 좀처럼 속내를 보여주지 않
  • 말미 in 동시대반시대 2012-08-09
    누군가를 만나 ‘나’를 소개할 때 우리는 ‘나의 무엇’을 말하게 되는가?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나이는 어떻게 되며’처럼 변함없이 증명할 수 있는 것, ‘누구와 살고 있고,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며’처럼 역할이나 위치, ‘어떤 사건들을 겪었으며, 겪고 있으며’처럼 깊이 있다고 여겨지는 완성된 과거들이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상대에게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며, 상대방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안정된 이야기
  • 주변사람들의 추측과는 다르게 도시에서 나고 도시를 떠난 삶을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도시토박이 _서울 용산역 광장 / 1980
     
  • 로맨스 조
    두물머리에서 로맨스 조를 만나기로 했다. 꽃모자를 쓰고 가방에 도시락을 챙겨서 중앙선 열차에 올랐다. 소풍가는 기분이다. 양수역에서 내려 많은 사람들은 아스팔트 깔린 '4대강 자전거 길' 쪽으로 갔고, 나는 유기농 농사짓는 두물머리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개망초꽃이 가득한 밭길을 걸으니 로맨스 조가 작사한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바람이 되어 만날까, 구름 되어 만날까, 강물이 되어 만날까, 바다 되어
  • 지오 in 동시대반시대 2012-07-18
    <두 개의 문>을 봤다. 유가족들의 비통함이 얼마나 절절할 것인지 남의 고통을 들여다봐야 하는 불편함에 미리부터 잔뜩 움츠렸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 날 있었던 사건을 전달하는 데 충실했다. 유가족들의 비통함이나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망루에 올라야 했던 농성자들과 명령이었기 때문에 열악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경찰 모두가 피해
  • IMAG1371
    사무실 벽 한켠에 [영화보러 가요!] 라고 안내문을 붙이고 이름을 적도록 칸을 비워뒀다. 이 때 경찰을 연상시키는 까만 포스터에 찍힌 [두 개의 문]을 보던 반짝이 언니가 말했다.
  • 3년전 아마 이맘때 쯤인 것 같습니다. 용산참사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남일당성당의 거리미사에 갔던 때가 말입니다. 저녁7시가 넘어서 진행되는 미사임에도 너무 더웠던 기억은 지독히도 비가 오지 않던 그해 여름의 무더위 때문일수도... 공장안으로 물도 전기도 들어가지 않고 심지어 해고노동자 하나가 그 날 낮 경찰의 테이저건에 얼굴을 맞았다는 소식에 대한 분노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두 개의 문>은 극장 개봉 이후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 작게는 독립영화계의 사건이고(<워낭소리> 이후 최단기간 2만 돌파), 크게는 한국사회 전체의 사건이다. 연일 단체관람과 매진행렬이 계속되고 있고, 각계 유명인사의 관람 독려와 ‘번개’와 GV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사건이 가능했고, 또 이 사건은 이후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까? 이후 전개에 대해서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지만, 이 사건
  • young
    <두개의 문> 관람객이 4만을 돌파했다.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 어떤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더 이상 가해자와 피해자를 따지지 말고 고통의 공감을 통해 모두 화해하자는 두루뭉술한 결론으로 영화가 읽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두개의 문>을 본 일선 경찰들의 느낌을 듣고 싶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철거민 쪽 유가족들의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었다. 경찰 쪽에는 선이 안 닿
  • 화악산 중턱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우리 늙은이들을 죽일래!”
    2005년 밀양을 지나가는 송전탑 이야기가 나온 이래 밀양의 어르신들은 7년을 계속 싸워왔다. 하지만 올 초 이치우 어르신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놓을 때까지 이 싸움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처음에 경찰은 자신의 존귀한 생명을 태워 만든 그 목소리조차 덮어버리려고 했다. 이치우 어르신이 겨울에 언 몸을 녹이려고 불을 지피다 몸에 옮겨 붙은 거라고 말이다. 사람을 어떻게 이리 모욕할 수가 있을까.
  • ▲ 공사를 막기 위해 포크레인 강철주걱에 주저 앉은 스님.
    . in 동시대반시대 2012-07-12
    한 달 전, 우연치 않게 ‘전교조 탈핵버스’에 동행해 한전과 싸우고 있는 밀양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었다. (참고:http://suyunomo.jinbo.net/?p=10227) 지난 1월 한 어르신의 죽음을 통해서야 알게 된 밀양 송전탑 투쟁. 하지만 그 뒤로 거의 잊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달, 직접 농성장을 방문해서 그분들이 용역들과 맞서 지키려했던 벌거숭이 땅을 보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한참이나 어린 용역들에게 “워리워리”라
  • ▲ 용회마을 어르신들이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다. 일을 하다가도 낯선 사람이나 크레인이 들어오면 일을 내팽겨치고 마을 입구로 모인다고 한다.
    . in 동시대반시대 2012-07-12
    단장면 용회마을 진입로에는 수십명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오두막에 앉아 진을 치고 있었다. 입구에 둘러쳐진 쇠사슬이 보였다. 마을로 진입하는 차들을 어르신들이 한 대 한 대 검문하고 있었다. 우리가 탄 차가 다가가자 쇠사슬이 내려왔다. 주황색으로 맞춰 입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의 티셔츠에는 '765kv OUT'이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쓰여져 있었다.
  • photo08
    6월 28일 일어난 일이다. 그 전날, 마흔 한 번째 촛불집회 때, 상동 총무님이 이야기를 전했다. 밀양시청 허가과로 한전의 적치장 및 진입로 허가 신청이 접수가 되었다고. 허가가 떨어지면 곧장 공사가 들어오는 것이다. 서서히 올 것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양시청을 향해서 정당한 의사 표시는 해야겠다는 생각 정도 했다. 대책위 회의에서‘내일, 시간 되는 대로’ 시청에서 모이자, 이런 정도로 결의가
  • ▲ 홍대 거리에서 펼쳐진 벼룩시장. 옷가지들과 책 등을 펼쳐놓고 사람들이 다가오면 “핵발전소는 왜 필요한가요”를 물어보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경 in 동시대반시대 2012-07-12
    밀양에서 돌아온지 2주 후, 홍대로 나섰다. 송전탑을 막기 위해 7년째 싸우고 있는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허울 좋은 서울 살이, 늘 바쁜 서울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직접 눈으로 본 후 ‘뭐라도’ 해야 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밀양을 다녀온 서울 뜨내기들은 주위 사람들을 통해 안 입는 옷과 물건, 책 등을 모아 거리로 나섰다. 겉으로는 벼룩시장이
  • 이계삼 선생님
    우리는 서로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학번은 같다. 기왕에 몇 번을 만난 터이기도 하고 경험이나 생각도 통하는 게 많아 서로 편한 친구로 지내도 좋은 사이인데, 또 그렇게 맘 편하게 지내기에는 이계삼 선생이나 나나 ‘과도하게’ 진지한 면이 있다. 특히 내게 그는 성직에 봉사하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만의 감성적인 문체로 교육 현장의 고통을 그려낼 때, 그리고 현재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이미
  • 주민집회에서 발언 중인 이계삼 선생님
    그가 나를 가장 먼저 데리고 간 곳은 129호 송전탑이 세워질 자리였다. 현재 새로 가동 중인 신고리 핵발전소 1, 2호기, 그리고 내년의 3호기, 그리고 계속 예정된 4~8호기까지, 거기서 나오는 전기를 전달하기 위해 밀양에는 모두 69개의 송전탑이 세워질 예정이다. 밀양이 한 눈에 보이는 화악산 등성이에 세워질 송전탑.
  • 수유너머 문에서 보내는 여름은 조용하고 시원합니다. 더 나가 약간 심심하기까지 합니다. 편집진은 재미있게 써달라고 하는데, 사실이 이렇다보니, 재미있게 쓰는 것은 역부족입니다. 여름이라고 해서 특별한 게 없습니다. 여름인데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 은 아니고요, 다른 코뮤넷처럼 여름 강좌나 특별세미나를 만들고 싶어도 아직 역부족입니다. 특별할래야 특별할 수가 없네요. 수유너머문의 친구들은 특별나
  • 1
    요즘 이 말이 자꾸 입에 맴돕니다. “아, 덥다! 어디 시원한 거 없나?” 그래서 저희가 세 가지 맛 아이스크림을 준비했습니다. 짜잔! 맛있겠죠? 사실, 저희가 준비한 건 이 아이스크림이 아닙니다. ‘알-스크림(R-scream)’입니다. 말하자면 ‘R의 외침’인데요.
  • . in 동시대반시대 2012-06-27
    이른 아침부터 헉헉대게 더운 여름. 은행, 백화점, 공공장소로 대피하는 건 에헤~ 옛말이다. 전력수급부족 현상으로 이제 더 이상 가슴까지 얼릴 시원한 곳은 없다. 새로운 장소와 사람과의 접속이 있는 수유너머N에서 뜨거운 여름, 답답한 세상살이에 찌든 사람들을 위한 여름강좌가 시작된다. 두둥~!
  • 이미 언론지상에서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무수한 논의들이 오갔다. 선생님도 관련된 글을 몇편 기고하시고 토론회에도 참석하신 걸로 안다. 결국 질문은 이런 것이다. 진보진영 내부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그것이 단지 기존 권력이 장악하고 있는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에 충실하다는 것 이상의 차별성은 없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기존의 절차
  • 한국 정치의 역사에서 민주주의만큼 오랫동안 논의되고, 또한 강렬하게 추구되었던 정치적 가치가 있었을까? 오직하면 한 시인은 민주주의라는 이름 ‘타는 목마름’으로 불렀겠는가? 그러나 군부독재가 물러가고 소위 민주화 세력이 집권을 하면서 이제 더 이상 민주주의는 ‘타는 목마름’을 불러일으키는 이념이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MB정권 출범 이후 우리는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을
  • 이경 in 동시대반시대 2012-06-21
    밀양은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하고도 낯선 지역이다. 어떤 이들은 영화 ‘밀양’을 떠올리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대구와 부산 사이에 있는 조그마한 지역으로 밀양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영화 ‘밀양’은 알지만 밀양이 어디에 있는지,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더불어 서울에서 밀양으로 가는 직행버스가 없는 건 오가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만큼 밀양에 관심을 갖는 이가 없다는 뜻
  • 고병권2
    소위 ‘통합진보당(통진당) 사태’가 일어나기 얼마 전 ‘경기동부연합’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그 말이 생소했던 나는 수업에 함께 했던 대학원생들에게 ‘경기도 동쪽’이 어디를 가리키는 건지, 거기에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이 세력을 형성할 어떤 기반이 있는지를 물었다. 물음 자체가 내 무지에 대한 폭로였다. 어떻든 그들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나는 진보당 내부의 세력관계가 골치 아플 정도로 복잡하고, 과
  • 12_06_12_22_02_24_79344952_1102520059
    지난 5월 1일 있었던 메이데이 총파업의 전시가 라는 이름을 달고 지난 6월 9일(토)에 오픈했다. 전시실 1층에는 당일의 사진과 영상, 포스터와 피켓 등이 전시되었으며, 지하 전시실에는 워크그룹들의 목소리를 담은 개별 전시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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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파업 퍼레이드는 즐거운 축제 같았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하루 재미있게 즐기기위해 모인 것은 아니었다. 아무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대로 소수의 권력이 짜낸 구도 안에서 허우적 거리고 삶을 마감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모인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의 목소리를 꺼내기 위해 자신이 상상한 삶의 에너지를 보여주기 위한 자리를 원했고 그것이 총파업이었다. 총파업 전시도 마찬가지이
  • 5월 18일 금요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피곤하다. 몇 시간이나 떠들었는데 공허한 허공에 말을 뱉어놓은 것 같다. 씨앗을 심듯, 그렇게 알찬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결국은 요원한 희망일 뿐이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해서는 나중엔 대체 무슨 이야기를 떠들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생각해보니 토끼전의 다른 주인공이 거북이 아니라 별주부라 불리는 자라라는 사실을 이야기하느라 진을 뺀 것이었다. 거북이가 아니라 ‘자라’라구!!!
  • 현장인문학이라는 인연장으로 사람들을 만나 공부하고, 연극을 만들며 살고 있다. 나는 '현장'이라는 인연장에 끌린다. 현장(장애인노들야학과 구로청소년 공부방을 지칭)에 오는 사람들은 공부하며 살고 싶어서, 또는 다르게 살고 싶어서, 또는 갈 곳이 없어 그곳을 찾는다. 현장에는 학문이나 교양을 쌓기 위해 온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서는 할 말, 못 할 말이 따로 없고 할 말, 못 할 말을 구분할 수 있
  • 2011년 10월에 있었던 워크숍 "여성, 자활, 쉼터"
    사회복지법인 윙(w-ing.or.kr)은 탈성매매여성들의 자활공동체다. 1953년 ‘데레사모자원’이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내딛은 이래, 1960년대 ‘은성원’을 거쳐 지금의 ‘윙’까지 60년 가까이 여성복지 및 자활사업을 수행해왔다. 내 개인적으로 ‘윙’을 만난 건 2008년 겨울 수유너머에서 열린 ‘현장인문학’ 워크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였다. 수유너머가 구로파랑새공부방 그리고 노들야학과 관계를 맺기 시작할 즈음, 우리보
  • '우리가 강이 되어 주자'에서 영주댐 수몰 지역으로 들어 온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낙동강과 내성천 하류 쪽에서 주로 머물었던 터라 눈 돌릴 틈 없이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 들어와 보니 마음 내릴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그림 2010. 5 서울-팔당 두물머리 자전거 떼잔차질
    우리는 외부세력이다. 올해로 벌써 3년이 되었다.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자전거도로를 놓기 위해 강변의 유기농단지를 철거할 계획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야 말로 이곳에 가서 자전거도로 반대 운동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자전거를 좀 탄다는 친구들이 있어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나는 당시 자전거를 못 탔다. 출발과 정지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빈 운동장에서 매우 긴장하며 한 바
  • 2012_05_15_11_54_23
    5월 15일 화요일 위클리 편집위원들이 두물머리에 방문했습니다. 두물머리에는 아직도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두물머리를 관통하는 자전거도로를 반대하며 불복종 텃밭을 일구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기나긴 싸움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싸움에 지쳐 떠나가고 두물머리에는 이제 4명의 농부가 남았습니다. 4명의 농부들께서 시간을 내어주셔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되었습니다.
  • 지난 3월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가 폭파되기 시작한 이후로, 5월 들어 MBC 언론노조의 파업은 100일을 넘겼고, 삼성공장 노동자가 32번째로 백혈병을 앓다 세상을 등졌다. 그 밖에도 너무 많은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다. 어떤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전부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그 모든 사건들이 나에게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 5월 9일 저녁 7시, 여느 날처럼 대한문분향소에서는 문화제가 열렸다.
    누군가 내게 말했다. 이제는 화가 나기보다 무섭다고. 마치 연쇄살인범에 쫓기듯 우리를 죽음이 쫓아오는 것만 같다고. 22번째,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생명의 줄을 놓아버렸다. 대한문 분향소에 가면 영정 안에 오려진 그를 볼 수 있다. 지난 5월 9일 대한문 분향소를 찾았다. 3년전 77일의 옥쇄파업을 벌였던 이들, 자신들을 사실상의 무자비하게 진압해오던 경찰특공대를 맞이하면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던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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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5일 날도 좋은 어린이날 저녁 ‘cafe 해방촌’을 들렀습니다. 빈집 (http://binzib.net) 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그간 몇몇 장기투숙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빈가게’가 준비되고 있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던 터였습니다. 남산교회 근처에 있던 기존의 ‘빈가게’를 아주 가끔 들르고 있었고, 해방촌 오거리에 ‘재활용센터’가 있던 곳으로 옮기기 까지의 과정을 얼핏 얼핏 듣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 우리들은 오늘 또 한 번의 메이데이를 맞아, 전 세계의 총파업에 대한 미국발 오큐파이 운동의 호소에 부응하여, ‘총파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총파업’은 어쩌면 매우 기이한 의미의 총파업이었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면적인 파업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전면성’은 파업참가자들의 규모나 파업에 참가한 조직의 수를 뜻하지 않으며, 파업이라곤 하지만 중단할 ‘노동’조차 처음부터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
  • . in 동시대반시대 2012-05-04
    첫 번째 인터뷰 자료에서 스피박은 총파업에 대한 요구를 단지 그것이 법적인 변화나 노동 조건들에서의 변화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개량주의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혁명을 어떤 상상된 ‘대격변’으로 바라보는 관점이야말로 이제는 무덤에 보내야 할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과거의 어휘들을 통한 일종의 딱지 붙이기를 통해 새롭게 일어난 변화를 보지 않으려 해서는 안 된는 것이지요.
  •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때 사람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5월 1일 400여명의 청년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며 거리로 나왔을 때, 이들과 마주한 사람들의 얼굴이 그랬다. 비정규직, 백수, 알바생, 장애인, 대학생, 예술가, 성소수자, 생태운동가 등이 모여 총파업을 한다? 사람들은 노동조합이 아닌 이들이 총파업을 한다는 사실에 벙쩌했고, 무언가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 이들이 모였다는 사실
  • 쿠다 in 동시대반시대 2012-04-25
    “기계를 멈춰, 열어라 역사를!” 파업, 정치적 총파업은 우리들의 오랜 꿈이자 오래된 습관이다. 습관이 우리의 의도하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계획이 아닌 것처럼, 습관은 우리가 자각하기 전에 우리를 물들게 해버리는 것들이다. ‘습관을 들이다’는 내가 행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물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숨쉬는 것으로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 뒤늦게 하나의 슬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마 여기 있는 분들은 모두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난 2년간 여기저기를 다니느라 최근에야 나는 이 이야기를 들었다. 2010년 10월, 장애인 아들을 둔 가난한 일용직 아버지가 아들에게 기초생활수급권과 장애아동수당을 주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야기 말이다.
  • 사람들이 이렇게 물을 것만 같았다. ‘티베트 연대단체’ 랑쩬이 왜 ‘총파업’ 행동에 함께하지? 티베트, 그리고 총파업. 내가 봐도 두 단어가 이질적으로 보이긴 한다. 그 사연을 고백하자면 다음과 같다. ‘랑쩬’은 티베트어로 ‘자유’라는 뜻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던 해 3월, 티베트에서 큰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티베트를 여행했던 사람들, 티베트 문제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
  • 오큐파이 서울을 해오던 젊은이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노동 안 하는자들, 주부들, 어린이들, 10대, 대학생 디자이너, 예술가들은 새로운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대부분 작업장도 없고, 고용주도 없는, 심지어 백수인 이들은 메이데이를 조직화된 노동자의 총파업의 날이 아니라 모두의 축제날, 우리 삶의 흐름을 멈추는 날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류 정치권과 언론에서 주목을 받기 힘든 성소수자문제,
  • 자기배려의 유령들과 만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앎과 향연의 두 필자, 최진호-강민혁 인터뷰 앎의 쾌락, 삶을 바꾸다 정정훈 좀 의례적이기는 하지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최진호 저는 최진호라고 합니다. 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유너머는 12년째 하고 있어요. 수유+너머 초창기부터 참여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20대 후반부터 수유너머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죠.
  • 산호 in 동시대반시대 2012-04-11
    어쩌면 그냥 스쳐보냈을 봄. 여기 와서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도 아직 모르고 있다. 강정마을과 23일 간 보낸 밤. 아주 오래 잠을 잔 것만 같은데 아마 너무 긴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계획 없이 왔다 일정 없이 지내는 요즘. 뭘 하면 좋을까, 그만 갈까 막막한 심정일 때 운이 좋게도 자전거를 탔다. 바람이 불었고 바닷 내음이 났고 오는 길에 그냥 쉽게 사랑을 받았다. 다시 보고 싶지만, 아마 종적 장벽인지, 아님 나이의 장벽인지, 널 만나러 가는데 다들 어찌나 지랄인지 모른다.
  • 나는 (이 책에서) ‘새로운 아나키즘’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명사는 반드시 하나의 고정된 실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종교배적인 미정의 것, 현재진행형으로 전개 중인 다종다양체를 포괄하려 한다. 이 같은 미정성에도 불구, 어째서 이러한 제목으로 한 권의 책이 쓰여야 할까? 그것은 우리
  • 노암 촘스키는 “아무도 아나키즘이란 용어를 독점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몇 년간 현재 두리반, 마리, 4대강, 희망버스, 서울 오큐파이 등지에서 함께 활동해온 친구들은 다양한 직접행동을 한 청(소)년들은 분명 아나키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직접행동을 창조하고 거창한 이론보다는 행동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인 지식을 지지하며 지독한 반권위주의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아나키라고 할 수
  • 2012년 3월 서울광장을 점령한 '서울점령자들'은 전세계의 점령자들과 함께 한국사회에 5월 1일 사회총파업을 제안하고 있다. 오큐파이 참가자들이 제안하는 총파업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사회가 최초로 총파업을 제안한다는 것이고, 둘째, 미조직 프레카리아트들이 주축이 되어 제안된다는 점, 셋째, 작업장 점거 대신 거리 점거를 주요 행동으로 한다는 것이다.
  • 들불 포스터
    2년전 여름, 중국 북경의 피촌에서 텐트연극을 체험하고 왔다. 북경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 재개발이 진행되었고 주민들이 집에서 쫓겨났다. 그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당신들이 처한 문제와 세계 곳곳에서 쫓겨나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텐트라는 장 안에서 연극을 통해 나누었다. 중국, 대만, 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였다.
  • kenz
    KenZ in 동시대반시대 2012-04-05
    디자이너로 업종변환 후 삼년. 독한 하청의 나선에서 내려왔다. 아, 후련하다. 근데 뭐 먹고 살지? 접어두고 일단 놀자. 마음먹고 일본을 다녀온 내게 탱탱이 말을 걸었다. '위클리 수유너머 커버 디자인 해보지 않을래요?? 페이는 많지 않겠지만' 응? 수유? 아... 주간지에 대한 감이 그닥 없었기 때문에 쉽게 하겠노라 말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쿠우에게 시간을 낼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다. 뭐지? 긴장이 몰려왔다. 나 뭐 실수했나? 다.행.히 위클리란다.
  • 하루 in 동시대반시대 2012-04-05
    우연을 필연으로 과장하는 행위가 사랑이라 했던가? 아무렴 어떤가. 이제 와서는 말할 수 있겠다. 2년전 그 술자리에서 가볍게 주고 받은 몇마디가 결코 시시한 우연은 아니였음을...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얼떨결에 주고 받은 몇마디로 서툰 연애를 시작하듯 염려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던 위클리 수유너머와의 만남. 그리고 그 시작에는 또 모든 연애가 그렇듯 이 인연을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
  • yama-attack2
    지난겨울, 일본 전체에서 빈민가이기로 유명한 오사카의 가마가사키에 다녀왔다. 네 번째로 다녀온 일본여행 이었는데, 앞선 여행들과는 다른 일본을 경험한 기분이었다. 다른 여행의 기억들과 겹치는 것은 LAWSON, SEVEN ELEVEN 같은 편의점뿐이었다. 가마가사키 내에 있는 휑한 아케이드들과 나이 든 노동자들의 모습은 관광지가 된 인적 뜸한 세트장 같은 인상을 주었다. <산야, 당하면 복수하라>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사마가사키는 그들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 sanya
    . in 동시대반시대 2012-03-28
    아래의 기록은 85년도 도쿄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 의 2012년 3월 11일 서울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이다. 이케우치 분페이 씨는 1970년대부터 도쿄의 ‘산야’라는 지역에서 일용직노동자 지원해왔으며, 이후 의 산야제작상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는 4월에 있을 텐트연극 을 준비하기 위해 들렀다가, 이 다큐멘터리의 서울 상영회에 참가하게 되었다.(*이케우치 분페이 씨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아직도 매 달 한 번씩 일본 각지에서 상영회가 열린다.
  • . in 동시대반시대 2012-03-28
    동아시아 세 개의 도시, 도쿄-서울-광주를 잇는 한일연합 텐트마당극 『들불』『들불』은 도쿄를 거점으로 한 텐트극단 「야전의 달」, 「독화성」과 광주의 마당극단 「신명」 의 첫 공동 작업입니다. 이들은 80년대부터 각기 광주, 베이징, 타이페이, 도쿄를 거점으로 다양한 실험극을 해왔습니다.「야전의 달」과 「독화성」은 동아시아 각지를 떠돌며 지름 20미터, 높이 6미터의 텐트 극장을 세우고 연극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신명」은 고정된 실내 극장이 아니라 언제나 바깥, 빈 마당이라면 어디에
  • ‘마당극’의 ‘마당’은 딱히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여기서의 ‘마당’은 ‘이 마당에 어쩌고’ ‘저 마당에 어쩌고…’ 할 때의 ‘마당’의 의미처럼 ‘상황’ ‘정황’을 가리키는 시간적 개념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당에서 하는 연극, 마당극은 사회적 상황, 사회적 현실을 즐겨 다루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적 현실을 다룬 연극이 다 마당극은 물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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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 동시대반시대 2012-03-28
    텐트 극단 ‘독화성・호응계획’, ‘야전의 달’의 이케우치 분페이(池内文平) 씨는 80년대 초반부터 ‘바람의 여단’이라는 극단을 동료들과 함께 만들고, 일본 전역에 연극을 해왔다. 일본의 60, 70년대 앙그라(underground) 문화를 대표하는 텐트 연극은, 지름 20미터 정도의 거대한 천막 극장을 가설하고 그 안에서 연극을 하는 독특한 장르이다. ‘독화성’과 ‘야전의 달’은 한번 텐트를 쳤던 곳에 다시 같은 텐트를 세우고 같은 연극을 하지 않는다. 연극을 할 때마다 매번 다른 극본으로 다른 장소를 찾는다.
  • 들불 포스터
    그들과 만나는 시간을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치씨에게 받은 꽃, 여기 저기 고친 대본 번역과 노래 악보, 몸짓과 대사와 노랫소리의 잔영, 이것이 지금 내게 있는 전부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암흑 속에서 수많은 손들이 한없이 갈라지고 만나는 텐트-마당이 보이고 또 보인다. 내가 위로받았고 배꼽부터 기뻤던 어떤 시간들이 살아난다. 4월 6~7일 광주에 11~12일 서울 광화문에 나타
  • 는 감독 자신을 포함한 일본인들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피폭자들은 일본인 감독에게 “노인이 왔으면 과거 경험도 있으니까 쇠파이프로 한방 치고 싶지만, 젊은 사람이 와서 그럴 수도 없고....일본에서 오신 분이 판국 피폭자에게 쇠파이프로 안 얻어맞고 온전히 돌아갈 수 있는 것도 행복이다....일본 사람이란 말은 좋은 말이고, 우리는 일본사람을 왜놈이라고 한다. 뒤에서 말했다. 왜놈, 뭐 하러 왔냐고. ...”라는 웅성웅성한 말들 속에서 나온 단어이다. 그는 자신에게 들려준 한국인피폭자들의 솔직한 속내를 ‘왜놈’들에게 다시 들려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 왜놈이 왜놈에게. 겸양이자 자괴가 섞인 말이다.
  •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로부터 1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는 흩뿌려진 방사성 물질이 우리 몸을 해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는 걸 가장 우려하고 있다.체내에 축적된 방사성 물질은 α선으로 불리는 방사선을 몹시 한정된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그리하여 결국 주위의 세포를 암상태로 만들거나 파괴하여 신체 기능을 서서히 저하시킨다. 그게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지는 몸 안에 들어온 방사성 물질에 따라 달라진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이삼십년이 지나야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다. 길고긴 세월 동안 우리는 건강을 걱정하며 살아가야 한다.
  • 2011_03_01_핵없는평화선언문 선포식
    지난해 3월 인류는 큰 재난을 맞았다. 방사능은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모든 것을 파괴하였다. 16만 명 이상이 피난 생활을 강제당하고 있고 이미 수많은 노동자와 주민들이 상당량의 방사능에 피폭되었으며,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건강피해 사례가 발생할 것은 명백하다. 후쿠시마현의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방사선 관리구역에 해당하는 방사선이 계측되는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피해는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 수가 없다. 방사능 사고는 한 번 일어나면, 완전한 복구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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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jun in 동시대반시대 2012-03-14
    경험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했던가?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1년 만에 자국 내 모든 원전을 포기했다. 생존과 대면하는 최전선의 경험인 만큼 그 대가는 실로 천문학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러 세대와 전 지구가 함께 짊어질 고통을 수치화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병들어버린 대지와 신체로는 더 이상 미래의 청사진을 그릴 수 없다. 지금의 후쿠시마가 도래한 현실이며 도래할 내일이다. 한 번의 실수로 10만년을 저당 잡히는 핵 발전이 과연 효율적이고 지속적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탈핵의 길목에서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3월 11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 지진과 해일로 인한 사망자는 1만 4천 명을 넘었고 행방불명자도 1만 2천 명에 달했다. 1995년 한신 지진은 6천 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한 달 후 집계된 행방불명자는 두세 명에 불과했다. 이번 지진에서 이처럼 엄청난 수의 행방불명자가 발생한 까닭은 많은 사람이 해일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행방불명 목록에 속해 있는 자는 이제 사망자 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도쿄전력은 사람들을 휩쓸고 간 그 바다에 ‘낮은 농도’라면서 방사능 오염수를 배출했다.
  • 이 글을 쓰는 오늘은 2012년 3월 11일이다. “2011년 3월 11일, 극동의 어느 땅에서 인류사는 일거에 반전을 개시했다”는 관점에서 나는 지난 1년과 앞으로의 1년을 생각해볼 작정이다. 작년, 대지진으로부터 20일이 지난 뒤, 수백 킬로에 걸쳐 잔해가 이어진 도호쿠 지역의 해안선을 따라 도쿄에서 북상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수 킬로 떨어진 곳에 이르자 경찰이 감시선을 쳐놓아 우회해야 했다. 사실 경비가 그다지 삼엄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 ‘그 날 이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 3월 11일 이후, 많은 이들의 삶이 바뀌었다. 후쿠시마에 현에 살던 사람들의 7.5%에 해당되는 15만이 자기 집과 땅을 버리고 대피하여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일본은 지진의 땅이다. 그런데도 그 위에 55개의 핵발전소들이 세워졌다. 아니 왜? 가뜩이나 인류역사 상 유일하게 핵폭탄의 위력을 몸소 체험한 일본이, 핵이라면 지긋지긋도 할 만한데, 아니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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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 동시대반시대 2012-02-29
    고병권: 이진경 선생님과 고소 선생님, 책을 통해서는 서로 알지만 살아온 삶과 운동의 경험은 그와 다르겠지요. 서로에게 자신을 소개해주셨으면 합니다. 두 분의 삶과 운동은 개인적으로 매우 독특한 것이지만 어떤 점에서는 사회적으로 하나의 유형을 이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소 선생님이 미국에 처음 간 게
  • “뉴욕 도시 시리즈의 기본적인 관심은 도시에 말이 있을 수 있는지의 문제, 도시가 스스로 말할 때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제가 도시를 계속 사랑해 온 이유 중 하나는, 도시를 통해 비로서 세계라는 보이지 않는 관계성을 알게 됐다는 점. 세계로 부분적, 형식적으로 닿을 수 있게 됐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 11월 18일 <유체도시를 구축하라!-대도시, 분열과 공존의 카오스적 교차로>라는 주제로 수유너머N의 국제워크샵 세미나가 시작되었다. 11월부터 2월까지, 세미나를 시작하기 전 세 달가량을 정기적으로 볼 사람들이기에 서로 소개를 하며 얼굴을 익혔다. 그들은 건축과를 다니는 분, 도시건축설계와 관련된 분 그리
  • . in 동시대반시대 2012-02-29
    도쿄에서 왔습니다. 나카다 노리히토라고 합니다. 수유너머의 국제워크샵에 참가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저는 2009년 여름,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국제워크숍 때 처음으로 ’수유너머’를 방문했습니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텍스트를 진지하게 읽어들인 사람들이 질문을 주고 받아 내용이 농밀하고 자극적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왔다고 하면 누군가는 “이 워크숍을 위해 부러 왔는가?”라며 놀라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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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일본에 가서 가장 놀랐던 것은 동네에 시장이 없었다는 거다. “이 동네에는 시장이 어디에 있어?” 라고 묻자, 친구는 역 근처에 있는 두 군데의 대형 마트를 소개해줬다. “여기는 11시에 문을 닫으니까, 10시 쯤에 가면 삼각김밥 같은 걸 많이 세일해. 그리고 저기 있는 마트는 밤 12시 반까지…” “아니, 그거 말고 진짜 시장 말이야. 채소나 생선 같은 거 파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곳. 아니면 이 동네는 역 앞에 노점상 모여있는 데가 없어?” 그는 잠시 고민하다 관광 명소라면서, 지하철로 한 시간 반 떨어진 곳에 있는 츠키지 어시장이라는 데를 알려줬다.
  • jarip2
    2년 전 장애인 극단 ‘판’ 개소식 때 ‘그들’을 처음 봤다. 보문역에 있는 노동사목회관 대강당이었는데, 낮은 천장에 창백한 형광등 불빛, 스무 명 남짓한 장애인들과 우중충한 운동권 관객들, 최악의 공연무대였다. 그래도 ‘시와’의 감미로운 노래는 좋았다. 간만에 귀가 호사를 누렸다. 그런데 ‘회기동 단편선’이라는 요사스런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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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2월 10일, 한큐전철 톤다역 앞에서 국경 없는 냄비단의 노상냄비(Street Nabe)가 출현했다. 국경 없는 냄비단은 최근 일본 각지에서 증식하는 네트워크다. 그 실체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도쿄, 오사카, 교토를 필두로 각지에서 게릴라적인 노상냄비가 등장하고 있다. 노상냄비란 문자 그대로 거리에서 냄비를 끓여서 먹는 걸 뜻한다.
  • 그런데
    hanjun in 동시대반시대 2012-02-07
    2003년 한명의 경계인이 한국을 찾았다. 검찰을 비롯한 공안당국은 그에게 확실한 방향을 요구하였고 보수언론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간첩’이란 낙인을 선사(?)했다. 그 후 8년 동안 국민 간첩으로 살아온 그는 2010년 법원의 무죄 판결과 함께 한국을 떠났다
  • parkjung
    여러분의 유일한 친구, 청년대장 박정근은 말한다. “...아직 저는 해야 할 일도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사랑도 많고 각하께서 일자리를 잘 창출해주시면 회사에 입사할 능력과 의지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한 성욕감퇴도 어떻게든 기필코 해결해야 합니다. 에리카 김 같은 멋진 여성을 만나 일생의 사랑을 해보고도 싶고, 내곡동 같은 천혜의 자연으로 둘러싸인 멋진 녹지 안에 집을 짓고 거스 히딩크에게 제 자식을 소개해 주고 싶기도 합니다....”
  • zz
    정근이의 사진관과 집이 압수수색 당한 후 나는 정근이와 같이 살기 시작했다(사건링크 : http://cafe.daum.net/freePark/17wt/3). ’같이 살기 시작’이라는 말이 좀 선언적으로 들리는데 나는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고, 정근이는 압수수색 당한 그 현장에 머무는 것이 버겁고 힘들어서 자꾸 내 방에 오고 그랬었다. 일주일에 사흘을 우리는 같이 잤다. 정근이가 좋아하는 영화(스즈키 세이쥰, 재팬 로망 포르노)를 나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정근이가 좋아하는 음악(펑크, 그라인드 코어)를 역시 난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근이와
  • 대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달팽이 공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금방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면 곧 상대방은 이렇게 묻는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이죠?”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떠올려보자. 베이킹을 한다, 요리를 한다, 술을 만든다, 화장품과 비누를 만든다, 바느질을 한다,
  • * 본 논문은 원래 2012년1월14일,15일에 교토에서 오사카 대학의 도미야마 이치로(冨山一郎) 교수가 이끈 대중문화연구 프로젝트팀과 교토 대학의 이토 키미오(伊藤公雄) 교수가 이끈 공공권을 둘러싼 연구프로젝트팀 그리고 오사카 지역의 재야 협동조합/카페/연구 기관인 커먼즈 대학이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를 초대해서 연 국제연구 워크샵 에서 발표되었던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한국의 맥락 등을 고려해 약간 수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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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전지구적으로 전개되는 사회운동의 공간 중 구체적인 장소성을 가진 공간의 의미는 무척 크다. 나는 이렇게 글로벌한 운동이 일어나는 장소에서 자율공간이 갖는 현대적 의미를 보고하고자 한다.
  • 2011년 12월 16일, 일본의 내각총리대신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 사고가 냉온 정지상태가 되어 원자로의 안정 상태를 달성했다고 하며 사고의 ‘수습’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에 안심한 사람들은 도대체 몇이나 될까? 해외 언론도 ‘수습’이라는 견해를 수상히 여겼고 일본 내 전문가도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사고가 ‘수습’됐다는 수상의 견해는 솔직히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억지 ‘수습’선
  • 100 ! ! ! (2)
    1) 100 . , . . . ! . , ? ! ! .
  • 나와 ‘수유 너머’와의 인연은 그리 길지 않았다. 3 년 전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수유너머’가 제 발로 다가왔다. 덩굴째 굴러온 호박이었다. 당시는 그 기쁨을 표현할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했다. 넓지 않았던 거실을 강의실 삼아 ‘임꺽정’과 ‘사기’를 만났다. 시대와 무관하게 분명한 캐릭터로 나를 사로잡았던 홍명희와 사마천은 물신 숭배에 허우적대던 내 등에 죽비를 내리쳤다. 강의가 끝나고 외등에 의지해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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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이해하는 아주 나쁜 방식 중 하나는 그것을 정치적 집권 및 제도화의 수준, 다시 말해서 집권에 얼마나 기여했느냐 혹은 결국 어떤 제도적 개편을 이루었느냐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운동을 정치적 집권 내지 제도화를 위한 수단으로 보거나, 아니면 아직 제도화되지 못한 미숙한 정치 행위로 보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정치학자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던져놓고 논쟁하기를 좋아한다.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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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가장 바깥에서 시작하라 지금이 이 운동의 겨울이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지난 리포트에서 말한 것처럼 지상의 점거 장소는 사라졌다. 그러나 이 운동의 파장은 뱀처럼 여기저기로 흘러 다니고 때로는 두더지처럼 지상에 불쑥불쑥 머리를 내밀고 있다. 지금 곳곳에서 토론회와 워크숍이 열리고 있고 간헐적으로 기습적인 점거도 이루어지고 있다.
  • 웹진 ‘수유너머 Weekly’ 100호 원고를 부탁받고 2년 전 창간 무렵이 떠올랐습니다. 웹진 편집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남산 연구실에서 만난 몇몇 지인들과 2010년 1월 웹진의 출발을 축하했습니다. 연구실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처지였던 우리는 연구실의 활동, 연구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데 환호
  • 이럴 줄 몰랐다. 대충 6개월 정도, 그러니까 20호 남짓 내고 흐지부지 될 줄 알았다. 비록 일간은 아니지만 주간이기 때문에 그 리듬과 속도가 얼마나 숨가쁜지 “내가 해봐서 안다.” 예감은 한참 빗나갔지만, 기분은 매우 좋다. “위클리, 나이쓰~~”